국내 식품영양성분 DB는 농촌진흥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한국영양학회 등 식품 및 영양관련 사업을 실시하는 정부부처와 단체에서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1970년부터 식품성분표를 발간하기 시작하여 1981년 이후 5년 주기로 개정하고 있으며 2017년에 제9개정판을 발간하였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국내 생산량이 많은 다소비 농수산식품자원을 선정한 후 농산물별 최대 생산지를 고려하여 원재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수치를 사용하거나 일부 영양소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추가하여 식품영양성분 DB를 구축하고 있다.
4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공식품과 외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의 영양성분자료를 중심으로 식품성분 DB를 구축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안전정보포털 사이트인 식품안전나라에서 제공하고 있는 식품영양성분 DB는 농촌진흥청, 미국농무성 (USDA), 보건산업진흥원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영양정보 자료 등 국내외의 다양한 식품영양성분 분석 정보를 총망라하여 식품, 음식, 가공식품 등 총 17,177종 식품 항목의 함량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 분석을 위해 식품 및 영양성분 섭취량 분석 DB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정 내 조리음식에 대한 레시피 조사를 통한 가정식에 대한 음식레시피 DB, 학교와 산업체에서 제공하고 있는 음식 레시피 조사를 통한 단체급식소용 음식레시피 DB, 지방산 DB, 가공식품 DB 등이 포함되어 있다.
17 한국영양학회는 1998년 영양평가 프로그램인 CAN-Pro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식품영양성분 DB를 구축하였는데, 여기에는 농촌진흥청 식품성분표를 근간으로 하여 미국, 일본 및 유럽연합 등의 국외 DB를 활용하였고 또한 분석 방법과 수집 과정이 타당한 것으로 자체 검증한 개인 연구자의 자료도 활용하였으며 이후 수시로 데이터를 수정보완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CAN-Pro가 웹버전 프로그램으로 전환되어 실시간 데이터 업데이트가 가능한 시스템을 확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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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 결과 영양사, 영양학자, 식품업계 종사자 등 영양전문가들의 식품영양성분 DB 활용도는 73.6%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특히 식품영양 연구자군의 97.8%는 식품영양성분 DB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이는 식품영양성분 DB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각 직업군별로 그 이용 목적은 달랐지만 식품영양성분 DB를 연구, 교육, 식단 작성이나 상담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전체 대상자의 90.5%는 식품영양성분 DB를 활용한 식단 작성 혹은 영양소 함량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는 데, 이는 식품영양성분 DB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분율 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즉 영양전문가들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DB 자체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활용에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개발된 DB의 사용목적에 따라 활용되거나 선호되는 프로그램이 달라 각각의 프로그램에 대한 식품영양 DB 소비자의 사용 목적이 뚜렷이 구분되는 양상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급속한 속도로 다변화되고 있는 식생활 환경 속에서 식품영양 DB의 구축과 관리는 증거 기반 영양관리 및 영양 정책 수립에 있어 기초자료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연구, 교육, 임상, 정책 분야에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에서 주관하여 생산하는 국가 식품영양성분 DB 구축은 각 기관 별로 사용 목적과 주사용 대상에 따라 특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영양성분 DB 구축을 위한 영양성분 선정은 인체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거나 중요하게 생각되는 영양소 또는 생리활성 성분을 포함해야 하는데, 특히 자원이 부족한 경우 자료에 대한 수요, 국가 수준의 건강상의 문제, 영양학적 측면에서 현재 진행 중인 정책들, 기존 데이터의 가용성, 적합한 분석방법의 존재, 분석 작업의 타당성, 국가 및 국제 영양성분표시 규정 등을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정하여 가용자원 안에서 선택해야 한다.
10 현재 농촌진흥청의 9차 식품성분표에는 에너지, 수분, 단백질, 총아미노산, 지질, 탄수화물, 회분, 총식이섬유, 수용성 식이섬유, 불용성 식이섬유, 당류, 칼슘, 철, 마그네슘, 인, 칼륨, 나트륨, 아연, 구리, 망간, 셀레늄, 몰리브덴, 요오드, 비타민 C, 비타민 B
1, 비타민 B
2, 니아신, 판토텐산, 비타민 B
6, 엽산, 비타민 B
12, 비타민 A (레티놀당량), 레티놀, 베타카로틴, 비타민 E (알파 토코페롤), 비타민 D, 비타민 K, 지방산 (포화지방산, 단일이중결합지방산, 다중이중결합지방산으로 구분하여 구성), 콜레스테롤, 트랜스지방산, 식염상당량 등 43종이 수록되었다.
3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년에는 53종의 영양소를, 2013년에는 76종의 영양소를, 2015년과 2016년에는 다량영양소 12종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수분, 총당질, 자당, 포도당, 과당, 유당, 맥아당), 비타민 10종 (비타민 B
1, 비타민 B
2, 나이아신, 엽산, 비타민 B
12, 비타민 C, 레티놀, 베타카로틴, 토코페롤, 토코트리에놀), 무기질 11종 (회분, 나트륨, 칼륨, 칼슘, 철, 인, 마그네슘, 망간, 셀레늄, 구리, 아연), 지방산 29종 (포화지방산 C4 ~ C20 10종, 단일이중결합 5종, 다중이중결합 9종, 트랜스지방산 4종, 콜레스테롤), 아미노산 17종 (알라닌, 아르기닌, 아스파르트산, 시스테인, 메티오닌, 글루탐산, 글리신, 히스티딘, 이소루신, 루신, 리신, 페닐알라닌, 타이로신, 프롤린, 세린, 트레오닌, 발린) 등 총 79종의 영양소를 분석하여 공개하였다. 본 연구에서, 비타민 중에서는 비타민 C (65.3%), 비타민 A (62.7%), 비타민 D (60.1%)가 모든 조사대상자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았고 특히 식품업계 종사자 군의 경우 비타민 D의 활용도가 1위였다. 그리고 현재 식품영양성분 DB에 추가 및 보완되기를 희망하는 영양소로 당류 (14건), 다음에 많은 것이 비타민 D (12건)이었다. 그 외에 비타민 A, 비타민 E, 비타민 B
6, 판토텐산, 요오드, 크롬, 불소 등에 대한 DB 보완요구가 높았다. 특히 비타민 D는 미국,
7 스웨덴,
10 호주/뉴질랜드
11에서 주요 영양소 (key nutrient)로 선정된 영양소이고, 최근 우리나라 사람에서 비타민 D 영양불량자 빈도가 높게 보고되고 있어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영양소이다.
1920 앞으로 우리나라 식품영양성분 DB에 비타민 D는 우선적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는 영양소로 보인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 기관 별로 사용목적과 주 사용대상에 따라 특화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주요 국가식품영양성분 DB 생산자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촌진흥청이 서로 공조하여 식품영양성분의 분석항목을 통일하고 서로 다른 분야의 식품으로 나누어 데이터를 생산해낸다면 앞으로 국가식품영양성분 DB를 양적 · 질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있어 상호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토케미컬의 탁월한 건강효과와 이로 인한 연구자와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피토케미컬 섭취량 분석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식품영양성분 DB의 피토케미컬의 활용도는 카로티노이드류, 안토시아닌류, 이소플라본류 순으로 높았고, 중요도는 플라바논류, 이소플라본류, 플라보놀류 순으로 높아, 활용도와 중요도 간에 차이가 있었다. 식품영양성분 DB에 추가 또는 보완되기를 희망하는 피토케미컬로는 카로티노이드류 (7건), 루테인 (4건), 이소플라본 (2건), 그 외에 플라보노이드, 제아잔틴, 카테킨, 라이코펜, 폴리페놀이 각각 1건씩 으로서, 추가 및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시된 영양성분 137개 중 피토케미컬이 13.1%를 차지하였다. 이런 결과는 피토케미컬 성분 DB에 대한 요구가 높음을 반영하며, 향후 식품영양성분 DB를 업데이트할 때 피토케미컬 성분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USDA의 Nutrient Data Lab (NDL)에서는 1999년에 3개의 플라보노이드 DB (플라보노이드, 이소플라본, 프로안토시아니딘)를 구축하였다. 처음에는 소수의 제한된 식품에 대해서만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분석하였으나 최근 미국국민영양건강조사의 식생활조사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What We Eat in America, WWEIA) 2007 ~ 2008 자료로부터 얻은 약 2,900개의 상용 식품에 대해 29개의 플라보노이드 항목을 분석하기 시작하여 2014년에 약 500여개의 식품이 함유된 Flavonoids Release 3.2와 Isoflavone Release 2.1 등 2개의 DB를 구축하여 발표하였으며, 해마다 분석 식품 수와 영양소 항목 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USDA에서 피토케미컬 성분 DB 구축 시 새로운 ‘생리활성’ 물질을 선정하는 기준은 역학 연구, 임상 연구, 영양소섭취기준, 영양학 연구, 소비자 관심 등을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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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한국인의 식생활에 근거한 식품영양성분 DB는 약 50년 전부터 농촌진흥청의 식품성분표를 시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한국영양학회 등에서 구축하여 꾸준히 개정되어 왔으며, 다양한 직종군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식품영양전문가를 조사대상으로 하여 다른 직종의 DB 수요자를 아우르지 못한 한계가 있고, 또한 각 그룹 간에 조사대상자수가 상이한 제한점이 있다. 앞으로 식품영양성분 DB나 관련 프로그램의 활용에 대하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로까지 연구대상을 확대하여 후속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국가식품영양성분 DB 및 이를 이용한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특정 소비자층에 맞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며, 소비자가 추가 또는 보완되기를 희망하는 영양소를 반영하여 앞으로 식품영양성분 DB 보완에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 부처의 식품영양성분 DB 구축 목적에 따라 DB 소비자층을 구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국가 대표 식품영양성분 DB를 구축하고 양적 · 질적으로 검증된 통합 DB로 활용될 수 있도록 그 분석 방법이나 분석 항목들에 대한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식품영양성분 DB에 대한 활용 현황 및 요구도를 분석한 본 연구 결과는 향후 국가식품영양성분 DB구축 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데 있어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