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형당뇨병이란 자가면역성 기전이나 바이러스·감염 등에 의해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면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1]. 대한소아과학회에서 전국 15세 미만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1995∼2000년대까지 1형당뇨병 발생을 조사한 결과 연간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36명이었다[2].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조사에서는 1형당뇨병 발생률이 10만 명당 3.19명으로 1995년∼2000년대의 기간보다 높았다. 1995∼2014년까지 1형당뇨병 발생률은 평균 1년에 5.6%씩 증가하고 있다[3].
올해 1월 초, 1형당뇨병을 앓는 자녀를 둔 일가족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1형당뇨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당초 3월 말 시행 예정이던 1형당뇨병 관련 정책을 앞당겨 2월 26일부터 실시하기로 하였다. 본 개정안은 1형당뇨병 환자 지원을 강화하고 다양한 당뇨병관리 기기의 효과적인 사용을 촉진하게 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개정된 보건복지부의 고시를 바탕으로 2024년 기준 1형당뇨병 환자의 국가 지원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본론
1. 요양비의 보험급여 기준
1형당뇨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 및 기기가 필요하다. 인슐린주사를 위한 주사기 또는 펜니들과 자기혈당측정(self-monitoring of blood glucose)을 위한 혈당측정기 및 시험지, 채혈기, 채혈침 등 혈당 측정과 주사를 위해 다양한 소모품이 필요하다. 국가에서는 당뇨병환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2011년부터 소모성 재료 구입 비용을 당뇨병 유형 및 인슐린주사 횟수에 따라 지원하고 있다.
최근 미국당뇨병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모든 1형당뇨병 환자에게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4,5]. 이러한 최신 트렌드에 맞추어 소모성 재료 구입비용이 지원되는 품목의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24년 2월 26일부터 19세 미만의 환자 중 인슐린 자동주입기 복합폐쇄회로형 기기를 구입한 대상자에 한해 일 2,500원인 기준 액을 4,500원으로 늘리고 구입금액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급해준다. 이는 월 67,500원에서 월 94,500원으로 지원금액이 27,000원 늘어난 것이다. 또한, 연속혈당측정기 전극의 경우 19세 미만의 기준금액이 11,000원/일로 변경되었다. 해당 내용은 인슐린 자동주입기(센서연동형, 복합폐쇄회로형) 기기를 구입한 대상자에 한한다. 이외의 19세 미만 환자들은 기준금액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급 받는 것이 가능하다. 연속혈당측정기 본인부담금이 기존 30%에서 10%로 경감됨에 따라 월 2만 원에서 3만 원이면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인슐린펌프에 대한 지원 확대이다. 인슐린 자동주입기의 종류를 3가지로 나눠서 그 기기 종류에 따라 차등적으로 기준금액을 설정하였다. 기존에는 일괄적으로 5년에 1회, 170만 원 기준가의 70%를 환급 받을 수 있었으나, 개정안에서는 19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이 인슐린펌프 구입 시 기기 종류별로 기준금액을 다르게 설정하고 기준가의 90% 환급이 가능하다. 인슐린주입만 가능한 기본형의 기준금액은 170만 원으로 기존과 동일하고, 저혈당 예측 시 인슐린주입 중단 및 주입 재개 가능한 센서연동형 자동주입기의 기준금액은 250만 원, 혈당 측정값에 따라 주입하는 인슐린용량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복합폐쇄회로형 펌프의 기준금액은 450만 원이다[6]. 따라서 지원금액이 기존 119만 원에서 복합폐쇄회로형 펌프의 경우 405만 원, 센서연동형은 225만 원으로 늘어나 환자 부담이 경감되었다(Table 1).
Table 1.
Item | Previous standard amount | Revised standard amount (under 19 years old only) |
---|---|---|
Consumable materials | ||
Strip, lancet, insulin syringe, pen needle, infusion set, reservoir | 2,500 won/day (up to 90%) | 4,500 won/day (up to 70%)a |
CGM sensor | 10,000 won/day (up to 70%) | 11,000 won/day (up to 90%)b |
10,000 won/day (up to 90%) | ||
Insulin pump | ||
Basic pump | 1,700,000 won/5 years (up to 70%) | 1,700,000 won/5 years (up to 90%) |
Sensor augmented pump | 2,500,000 won/5 years (up to 90%) | |
Closed-loop pump | 4,500,000 won/5 years (up to 90%) |
최신 가이드에서는 1형당뇨병이 진단되는 시점부터 인슐린펌프를 사용하는 것이 성공적인 혈당조절에 도움이 되며, 지속적으로 혈당조절을 잘 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심한 저혈당이나 당뇨병케토산증과 같은 급성 당뇨병합병증의 빈도도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4]. 이번 지원이 인슐린펌프의 경제적인 진입 장벽을 낮추어, 보다 많은 환자들이 인슐린펌프를 사용하여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합병증 치료를 위한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 1형당뇨병 환자 재택의료 시범사업 변동 사항
2020년 1월 1일부터 보건복지부는 1형당뇨병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환자들이 병원에 내원 혹은 내원하지 않아도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스스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범사업 기간이 기존 2022년 12월 31일에서 2025년 12월 31일까지로 더 연장됨에 따라, 더 많은 1형당뇨병 환자들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재택의료 시범사업은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의사 주체로 최소 10분 이상 심층적인 상담을 진행한 경우 교육상담료 1, 의사, 간호사, 영양사가 최소 30분 이상 대면 교육을 실시한 경우 교육상담료 2, 전화 및 문자 등 쌍방 간 의사소통을 통해 월 2회 이상 상담을 진행한 경우 환자관리료로 산정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19세 미만의 환자에 대한 교육상담 산정 횟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교육상담료 1은 19세 미만 인슐린펌프를 사용한 환자에게는 등록 초기 연도에 한해 연간 8회로, 기존 6회에서 2회 늘어났다. 교육상담료 2도 19세 미만 인슐린펌프 사용 환자는 초기 연도에 12회로 늘어나고, 차기 연도부터는 10회까지 받을 수 있다. 인슐린펌프를 사용하지 않는 19세 미만 환자의 경우에도 초기 연도에는 12회를 받을 수 있고, 차기 연도부터는 연간 8회로 기존과 동일한 횟수로 산정 가능하다[7]. 1형당뇨병을 가진 가족은 진단 초기에 삶의 질을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8] 1형당뇨병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통한 질병 진단 초기의 심층적인 교육이 환자의 혈당 관리 및 가족의 지지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해본다.
결론
1형당뇨병은 적절한 식사조절과 운동[9], 적절한 약물 요법으로 당뇨병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혈당 변동이 큰 1형당뇨병의 경우 저혈당의 위험이 높다.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의 사용이 환자의 저혈당 예방 및 목표혈당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가이드에서는 1형당뇨병 환자에게 관련 기기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10,11]. 하지만 환자들은 경제적인 부담으로 이러한 관리기기들을 널리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번 개정안에서 당뇨병환자에 대한 국가적인 비용 지원이 확대됨에 따라 관리기기의 사용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이 많은 환자들의 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어 환자가 스스로 질병을 관리하며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고, 당뇨병합병증의 치료를 위한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1형당뇨병 환자군에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형당뇨병 환자군에도 이러한 지원이 확대된다면 정책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당뇨병 관리기기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환자들의 교육 요구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관리기기의 사용법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혈당 관리 방법까지 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 교육을 실시할 의료진들을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부족하여 의료진이 스스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관련 기관에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전문 의료진을 더욱 많이 양성한다면 변화하는 환자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