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임상영양요법은 당뇨병예방과 당뇨병환자의 혈당조절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치료 중 하나이다. 식품교환표(food exchange lists)는 건강한 식사패턴을 실천하기 위한 영양교육과 식사계획 시 사용하는 유용한 도구로, 1988년에 대한당뇨병학회, 대한영양사협회와 한국영양학회가 공동으로 처음 개발하였고 1995년에 개정, 2010년 3판 개정을 거쳐 현재까지 활용하고 있다[1].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식생활과 다양한 식문화에 대한 요구, 연속혈당측정(continuous glucose monitoring)기기를 비롯해 혈당관리를 위한 다양한 기기 개발 등의 이슈로 인해 식품교환표 개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2022년 3월 대한당뇨병학회 외 4개의 유관기관에서 12명의 위원을 위촉 받아 당뇨병 식품교환표 개정 task force team을 구성하여 개정 작업을 진행하였고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표준식품성분표 10.0 자료(database) [2]를 기반으로 식품교환표 분류 체계 수정 및 재분류와 식품군별 1교환단위 영양소 기준량 변경의 필요성을 검토하였고, 분류 체계와 식품군별 대표 영양소 기준량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둘째, 당뇨병교육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식품의 추가 및 삭제 요구도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개정 식품교환표의 식품군별 식품목록은 2010년 339종에서 435종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셋째, 환자의 평소 식습관을 고려하여 실천 가능한 범위에서 다량영양소의 섭취비율과 식사패턴에 활용이 용이하도록 다양한 탄수화물 섭취비율(40∼45%, 50∼55%, 60∼65%)을 기반으로 에너지별 식품군 교환단위 배분 예시를 계획하였다. 넷째, 환자들의 개별화한 식사를 위해 다양한 식사계획 방법과 식단을 제시하였다. 다섯째, 건강한 당뇨병식사 실천을 위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정보를 실시간 갱신(update)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해당 자료에 접근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수록하였다. 이에 본 고에서는 2023년 제4판 식품교환표 개정 내용과 건강한 당뇨병식사계획을 위한 활용 지침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1. 식품교환표 체계 및 식품목록 비교
식품교환표의 분류 체계와 식품군별 1교환단위 대표 영양소 기준량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였다. 단, 우유군을 저지방우유와 일반우유로 동일하게 분류하였으나 순서상 저지방우유를 우선하여 배치하였다(Table 1, Appendix 1). 2023년 개정 식품교환표의 가장 큰 특징은 식품군별 식품목록이 총 435종으로 2010년에 비해 약 100여 종이 증가하였고 최신 국가표준식품성분표 자료를 기반으로 식품별 1교환단위 중량을 검토한 결과 과일군에서 다수의 변경 목록이 있었다. 식품군별 추가 및 삭제 내역과 1교환단위 중량 변경 내용을 참고할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Tables 2∼9, Appendixes 2∼9).
Table 1.
Table 2.
Table 3.
Table 4.
Table 5.
Table 6.
Table 7.
Table 8.
Table 9.
2. 건강한 당뇨병식사계획 활용 지침
당뇨병 치료에서 식사 중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섭취에 대해 일관되게 이득이 입증된 이상적인 섭취비율은 없다. 따라서 최근 당뇨병 진료지침에서는 다량영양소의 적정 섭취비율을 제시하는 대신 환자의 의학적 상태와 현재 식습관 및 개인적 선호를 기반으로 대사목표에 따라 개별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3]. 많은 연구에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혈당 개선에 효과적이며, 메타분석(meta-analysis) 및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우리나라 성인당뇨병 환자에서 적절한 탄수화물 섭취량에 대한 전향적 연구(prospective study)는 부족하지만, 총 에너지섭취량의 약 65∼70%를 탄수화물로 섭취하는 것을 고려하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도록 권고하는 것은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중해식(mediterranean diet), DASH식(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diet), 저탄수화물식(low carbohydrate diet) 등의 식사패턴은 혈당 개선과 심혈관질환 예방 등에 대한 장기적인 이득과 안전성이 입증되었다[4]. 또한 일상적인 식사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세부적으로 다양한 식사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여러 방법으로 개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 합병증이 없는 성인당뇨병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혈당조절을 위한 탄수화물 양의 조절뿐만 아니라 6가지 식품군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에너지섭취와 다양한 영양요구량을 충족할 수 있도록 에너지별 식품군 교환수를 배분한 예시는 Table 10, Appendix 10에 제시하였다.
Table 10.
식품교환표를 이용한 식사 계획의 실제는 다음과 같다.
(1) 평소 식사력을 평가하고 표준체중과 활동량을 고려하여 에너지 필요량을 계산한다. (2) 치료목표에 맞는 1일 식사량을 계획한다. (3) 각 식품군별 1일 교환단위를 정한다. (4) 끼니별로 교환단위를 배분한다. (5) 식품교환단위를 이용하여 식품을 선택한다. (6) 실제 섭취할 식품의 양을 계산한다.
제4판 개정에서 탄수화물 섭취비율을 50∼55% 기준으로 설정함에 따라 제3판에 비해 일부 에너지에서 곡류군, 과일군의 교환단위수 배분이 감소한 반면, 어육류군, 채소군, 지방군의 배분은 증가하였다. 또한, 우유군 2교환단위를 배분한 1,800 kcal부터 1교환단위는 저지방우유로 간식을 계획하며 이상지질혈증 등 포화지방산 섭취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경우에는 저지방우유로 2교환단위를 배분하도록 한다.
결론
식품교환표는 일상생활에서 주로 섭취하는 식품들을 영양소 구성이 비슷한 것끼리 6개의 식품군으로 분류한 표로 당뇨병환자의 섭취량 평가, 식사계획 및 영양교육에 쉽게 활용하도록 개발한 도구이다. 제4판 식품교환표는 변화된 식생활 환경과 다양한 식습관 및 치료법의 환자에게 건강한 식사를 보다 효과적으로 계획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5]. 당뇨병 치료를 위한 임상영양요법은 지식의 전달을 넘어 실천을 통한 지속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당뇨병교육자는 환자의 식사의 질을 유지하고 개별화한 식사계획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식품교환표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활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