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간경변증 환자에서 발생하는 문맥혈전증은 약 13.9%의 유병률과 연간 10.4%의 발생률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간경변증의 중증도와 비례하여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맥혈전증의 치료와 관리에 대한 지침은 여전히 불확실한 실정이다. 대규모의 연구를 통해 문맥혈전증이 발생한 간경변증 환자에서 항응고 치료 효과에 따른 생존율의 차이를 규명할 수 있다면, 간경변증 환자를 진료하며 경험하게 되는 문맥혈전증 치료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총 5개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환자 자료를 기반 메타 분석을 한 연구이다(Individual patient data meta-analysis).1 간문맥, 정맥 혈전증, 간문맥혈전증, 항응고 치료, 그리고 간경변증을 주제어로 2020년 6월까지 MEDLINE, Embase, 그리고 Cochrane Central Register of Controlled Trials에 출판된 모든 자료를 검색하였으며, 이 중 간문맥혈전증에 대하여 비타민 K 길항제 또는 저분자량 헤파린을 투약하여 재관류 성공 여부와 생존율을 관찰한 임상시험이나 코호트 연구를 포함하였다. 간문맥혈전증이 간경변증 없이 발생하거나 간이식을 포함한 수술 후 발생한 경우, 그리고 종양과 연관된 문맥혈전증은 모두 제외하였고 간문맥혈전증 치료를 위해 경경정맥 간내 문맥정맥 단락술, 혈전용해술, 그리고 직접 경구항응고제를 사용한 경우도 제외하였다. 도출된 총 11개의 연구 중, 본 연구를 위한 자료 제공에 동의한 5개의 연구로부터 총 505명의 환자가 포함되었다.
5개 연구 모두에서 항응고 치료는 문맥혈전증 진단 이후 시작하였으며, 치료 기간은 9개월(중앙값, 범위 7–13), 추적 기간은 11.7–44 개월이었다. 자료가 부족한 5명을 제외한 총 500명의 환자를 최종 분석하였고, 이중 205명(41%)의 환자에서 항응고 치료가 시행되었으며, 295명(59%)의 환자는 문맥혈전증에 대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양 군에서 나이, 성별, 그리고 간경변증의 원인은 차이가 없었으나, 치료가 시행되지 않은 환자 군에서 Child-Pugh 및 model for end-stage liver disease (MELD) 점수와, 혈중 빌리루빈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으나, 항응고 치료를 받은 환자 군에서 정맥류 출혈 예방을 위한 베타차단제를 복용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간문맥혈전증의 정도와 위치는 양군 간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으며, 45%의 환자에서 완전 혈전 폐쇄가 있었으며, 약 80%의 환자에서 주간문맥에 발생하였다.
총 추적 기간 동안, 전체 환자 중, 총 161명이 사망하였으며, 이중 51명(24.9%)은 항응고 치료 환자 군이었고, 115명(39.1%)은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환자 군이었다. 간 관련 사망률 또한 항응고 치료를 시행한 환자에서 더 낮았다(9.3 대 20.3%). 나이, 간경변증 원인, MELD 점수, 혈전증 중증도와 위치, 베타차단제 사용과 같은 교란 변수를 보정하고, 간이식을 경쟁 사건(competing event)으로 간주하여 총 사망률에 대해 시행한 경쟁위험 분석(competing-risk analysis)을 시행한 결과, 항응고 치료를 환자 군은 치료를 시행하지 않는 환자 군에 비해서 총 사망률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adjusted subdistribution hazard ratio [aSHR] 0.59; 95% CI 0.49–0.70). MELD 점수 대신 Child-Pugh 점수로 보정하였을 때에도 항응고 치료 환자군에서 생존율 향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aSHR 0.56; 95% CI 0.46–0.67). 그리고 이러한 생존율 개선 효과는 문맥혈전증의 중증도나 재관류 여부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소그룹 분석에서 나타났으며, 항응고 치료의 기간이 더 길수록 사망률이 더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aSHR 0.97; 95%, CI 0.95–0.99 per month).
전체 환자 중, 215명(43.0%)의 환자에서 부분 또는 완전 재관류에 도달하였으며, 이중 118명(57.6%)은 항응고 치료를 받은 환자였고, 97명(32.9%)은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환자였다. 다수준 혼합효과 로지스틱 회귀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 항응고 치료를 시행하였을 때 유의미하게 높은 재관류 성공율을 보이며(adjusted odds ratio 3.45; 95% CI 2.22–5.36), 이러한 효과는 혈전증의 중증도와 관련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전성 문제와 관련하여 항응고 치료를 시행한 환자와 시행하지 않은 환자군 사이의 전체 출혈 사건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으며(19.0% 대 15.6%, p=0.315), 비문맥고혈압 관련 출혈은 항응고 치료 환자 군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9.7% 대 1.7%, p<0.001).
해설: 문맥혈전증은 간경변증 환자에서 문맥고혈압으로 인한 혈류 정체, 간경변증으로 인한 혈액 응고 관련 인자들의 변화, 혈관벽의 내피 손상 등의 기전으로 발생하는 소견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에 대한 인식이 늘어남에 따라 치료에 대한 논의와 연구들이 있어왔으나 아직 정립된 바가 없는 실정이다.2 본 연구에서는 간경변증 환자에서 발생한 문맥혈전증에 대해 항응고 치료를 시행한 경우, (i) 총 사망률과 및 간질환 관련 사망률을 낮출 수 있으며, (ii) 생존율 개선 효과는 문맥혈전증의 중증도와 재관류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발생하고, (iii) 항응고 치료는 재관류 성공률을 유의미하게 개선시킬 수 있었다. 다만, 항응고 치료를 시행한 환자에서 비문맥고혈압 관련 출혈이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환자 군에 비해 호발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겠다.
본 연구 결과는 경쟁위험 분석을 통해 간이식을 경쟁 사건으로 분류하고, 개별 환자 자료 기반 메타 분석을 통해 MELD 점수를 비롯한 여러 교란 변수에 대한 보정을 함으로써 문맥혈전증에 대한 항응고 치료가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히 평가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겠다. 또한, 본 연구결과는 최근 다른 대규모 메타분석에서 문맥혈전증에서 항응고 치료를 통해 생존율과 재관류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겠다.3
문맥혈전증에서 항응고 치료의 목적은 혈전증의 범위가 더 커지는 것을 막고 더 나아가 재관류를 도모하는데 있지만, 문맥혈전증의 중증도가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의 이행으로 이어지거나 간질환 관련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재관류 성공 여부와 관련 없이 항응고 치료 자체만으로도 생존율의 개선효과를 보였다. 이는 문맥혈전증이 없는 간경변증 환자에서 저분자량 헤파린을 투여함으로써 간문맥혈전증 예방뿐만 아니라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의 이행과 생존율을 개선시킨 선행 연구결과와 더불어, 심방세동이 동반된 간경변증 환자에서 항응고 치료가 총 사망률, 비대상성 간경변증 이행률, 그리고 문맥혈전증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와 유사한 결과라 하겠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문맥혈전증은 재관류 성공 여부와 관련 없이 간경변증 환자 중, 항응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 군을 나타내는 일종의 지표로 간주할 수 있겠다. 더 나아가, 항응고 치료를 통한 생존율 개선 효과는 대혈관 및 미세혈관 혈전증 감소와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간내 혈관 내피 기능장애, 간성상세포 활성화 및 간내 섬유화 진행을 예방 및 치료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항응고 치료를 통해 재관류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생존율의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항응고 치료를 시행한 환자의 경우 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 대비 약 3.5배 높은 재관류 성공의 결과를 나타내었다. 또한, 항응고 치료로 인한 문맥고혈압 관련 출혈(위 및 식도 정맥류 출혈 등) 발생률은 상승하지 않았으나, 비문맥고혈압 출혈(총 20명[9.7%], 위장관계 출혈 6명, 비강내/잇몸 출혈 5명, 주사 후 복강내 혈종 3명, 뇌내 출혈 1명, 기타 5명)은 치료하지 않은 환자군 대비 증가한 결과를 보였고, 심방세동이 있는 Child-Pugh B 간경변증 환자에서 비타민 K 길항제를 사용한 연구에서도 11.1%의 유사한 출혈률을 보였으므로, 출혈 합병증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궁극적으로 문맥혈전증 발생 간경변증 환자에서 위험도와 이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환자의 예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완전 또는 부분 문맥혈전증을 동반한 간경변증 환자에서 항응고 치료를 함으로써 재관류 성공 여부를 뛰어넘어 총 사망률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나타내었다. 따라서 이러한 문맥혈전증 환자에서 장기적으로 재관류 성공 여부와 관련 없이 지속적인 항응고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장기적인 예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Article
Anticoagulation improves survival in patients with cirrhosis and portal vein thrombosis: The IMPORTAL competing-risk meta-analysis. (J Hepatol 2023;79:69-78)
REFERENCES
1. Guerrero A, Campo LD, Piscaglia F, et al. 2023; Anticoagulation improves survival in patients with cirrhosis and portal vein thrombosis: The IMPORTAL competing-risk meta-analysis. J Hepatol. 79:69–78. DOI: 10.1016/j.jhep.2023.02.023. PMID: 36858157.
2. Anton A, Campreciós G, Pérez-Campuzano V, Orts L, García-Pagán JC, Hernández-Gea V. 2022; The pathophysiology of portal vein thrombosis in cirrhosis: Getting deeper into Virchow's triad. J Clin Med. 11:800. DOI: 10.3390/jcm11030800. PMID: 35160251. PMCID: PMC8837039.
3. Wang L, Guo X, Xu X, et al. 2021; Anticoagulation favors thrombus recanalization and survival in patients with liver cirrhosis and portal vein thrombosis: Results of a meta-analysis. Adv Ther. 38:495–520. DOI: 10.1007/s12325-020-01550-4. PMID: 33155180. PMCID: PMC7854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