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We developed the following guidelines as part of a 2020 research project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titled “Health impact assessment of healthcare workers (HCWs) undertaking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treatment and management in Korea: Identifying problems and researching effective solutions” (HC20C0003). We created these guidelines to address serious problems posed by infection and burnout among HCWs during COVID-19 response measures throughout the extended pandemic period. We formulated the guidelines using a systematic review and collated them with the latest literature to present interventions for the prevention of infection and burnout among COVID-19 HCWs. These guidelines will shed light on the gravity of infection and burnout among COVID-19 HCWs and include potential prevention strategies.
2019년 12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2019 novel coronavirus, COVID-19, 이하 코로나19) 발생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적인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이후 2023년 1월 20일 기준 누적 환자수는 약 3천만 명에 달하며 사망자는 33,134명이 발생하였다.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방역지침의 완화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되어 위중증률이나 사망률의 감소는 보이지 않고 있다[1].
코로나19 유행 발생 초기에 의료종사자들은 제한된 인력과 부족한 보호구를 가지고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해야 했다[2-4]. 또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이 장기화되고 있어, 의료종사자들에 대한 심리적, 신체적 영향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유행은 일선에 근무하는 의료종사자들의 코로나19 이환, 격리, 사회적인 낙인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5]. 이에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의료종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에 대한 연구나 지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근거를 바탕으로 한 표준화된 지침은 코로나19 대응의 주체가 되는 의료종사자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진은 의료종사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발표된 문헌을 검토하여 지침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코로나19가 의료종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문헌을 체계적 문헌검색을 통해 조사하였다. 본 임상 지침 제정을 위한 주요 검색 데이터로 PubMed (www.pubmed.gov), Cochrane Library (www.cochranelibrary.com) 및 EMBASE (www.embase.com)를 이용하였고, 국내 문헌 검색은 한국의학논문데이터베이스(KMBase, kmbase.medric.or.kr)와 RISS (Research Information Sharing Service 학술연구정보서비스)를 활용하였다. 2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6명의 감염내과 전문의로 이루어진 지침 개발위원회에서 수차례의 회의를 통해 본 지침의 핵심질문을 최종적으로 선정하였다. 6명의 문헌검색 전문가가 체계적인 문헌 검색을 수행하였으며, 각 핵심질문별로 통제어(PubMed와 Cochrane Library는 MeSH 용어, Embase는 Emtree 용어)와 자연어를 조합하여 민감도 높은 검색전략으로 검색을 진행하였다. 선별한 참고 문헌을 검토하였고, 본 임상 진료 지침에 총 101개의 참고 문헌을 인용하였다.
근거 수준 및 권고의 강도는 GRADE (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 방법을 이용하여, 근거 수준은 높음(high), 보통(moderate), 낮음(low), 매우 낮음(very low)으로 분류하였고, 권고의 강도는 강함(strong), 약함(weak)으로 분류하여 표시하였다[6].
1) 코로나19가 의료종사자에 미치는 정신적 영향은 무엇이고 이는 어떻게 예방될 수 있는가?
2) 코로나19가 의료종사자에 미치는 신체적 영향(코로나19 감염 제외)은 무엇이고 이는 어떻게 예방될 수 있는가?
3) 의료종사자의 의료기관 내 혹은 지역사회 획득 코로나19 감염의 영향과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4) 코로나19 의료종사자의 사회적 낙인은 의료종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5) 코로나19에 의한 격리는 의료종사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6) 코로나19가 의료종사자의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일선 의료종사자의 경우 86개 연구의 메타분석 연구에서 가족에게 전파가 될 수 있다는 염려(60.4%), 스트레스(56.8%), 자신의 건강에 대한 염려(46.0%), 수면장애(39.9%), 소진(31.8%) 등을 호소한다고 보고하였다[7]. 국내 코로나19 발생 초기(2020년 4월)에 한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연구에 의하면 우울과 걱정의 발생 빈도는 각각 33%, 12.5%로 확인되었다[8]. 특히 간호사 직종에서 우울, 걱정 발생빈도가 높았는데 이는 코로나19에 이환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낙인 등이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의 대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감염내과 의사의 경우 소진(90.4%), 염려(20.0%), 스트레스(4.3%)를 호소하였다. 감염내과 의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점은 첫 번째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종사자의 부족이었고, 이어서 감염관리 의료종사자의 부족이 두 번째였다[9].
이러한 의료종사자의 정신적인 영향과 소진은 진료의 질을 저하시키고 치료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환자의 만족도도 감소할 수 있다. 또한 소진으로 인한 의료종사자의 이탈로 인해 새로운 의료종사자를 고용하고 교육하는 것에 대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10]. 의료종사자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에 대한 죄의식을 가지는 경우도 있으며, 휴식하는 동안에도 병원이나 호텔 등에 고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5]. 적정수준의 추가 의료종사자를 확보하여 유연한 근무 스케쥴을 도입하고, 방해받지 않는 수면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11].
코로나19 의료종사자에 대한 정기적인 정신건강 상태를 조사하고 평가하며 이들의 필요에 따른 심리상담 및 정신의학과 진료 등의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의료종사자에게 심리적 지지 프로그램(psychological support program)을 제공했을 때에 심리 소진이 의미 있게 감소되었고, 삶의 질, 결근 등이 의미 있게 호전되었다. 정신건강과 삶의 질은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 횟수와 비례해서 호전되었다[12]. 의료종사자의 정신적 영향에 대한 조기 개입으로 핫라인을 만들어서 의료종사자가 신속하게 정신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13]. 이를 통해서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돌보는 의료종사자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핫라인을 이용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13]. 효과적이고 보다 접근이 용이한 개입을 위해서 eHealth와 mobile phone apps를 사용할 수 있다[14].
코로나19 등 신종감염병 발생 시에는 의료종사자에게 질환에 대한 정보, 감염관리 절차 등을 제공함으로 감염병 이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15-17]. 감염병에 대한 명확한 지시, 예방조치, 경영진의 피드백 제공과 지원은 심리적인 대처의 전략이 될 수 있다[16-18]. 디지털 학습 패키지 제공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국에서 개발한 패키지에는 근거 기반의 가이드라인, 의사 소통 및 사회적 낙인 감소, 동료 및 가족 지원, 심리적 응급처치에 대한 안내, 자기 관리 전략(예: 휴식, 수면, 교대 근무, 피로, 건강한 생활 습관) 및 감정 관리(예: 도덕적 상해, 대처, 죄책감, 슬픔, 두려움, 불안, 우울증, 소진 및 심리적 외상 예방) 등이 포함되어 있다[19].
개인 보호구 착용에 따른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부관련 문제로 마스크나 기타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의료종사자의 97%에서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20]. 손위생, 마스크나 장갑 등의 개인 보호장비, 호흡기 적합 시험(respirator fit test) 등으로 인해 가려움, 건조증, 피부염, 두드러기, 색소침착, 얼굴 흉짐, 여드름, 기저 피부질환의 악화, 한포진, 낙설, 구순염, 표재성 진균감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20-23]. 특정 소독제나 장갑 등 장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경우 대체 물품을 제공하고, 피부 장벽이 손상되거나 접촉피부염의 경우 피부보호제를 가능한 자주 발라준다. 장비 착용에 따른 피부의 물리적 손상에 대해서는 파우더나 피부보호제 등을 사용하고 적절한 크기의 장비를 제공한다. 고글이나 마스크 등으로 인한 기계적 손상은 압력을 줄여줄 수 있는 드레싱(silicone foam 혹은 hydrocolloid dressings)을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추가적인 감염 위험 없이 피부 손상을 줄여준다는 보고가 있다[24]. 표재성 진균 질환이나 습진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보호구 착용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여드름은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고려해야 한다[23]. 보호구를 착용해야 하는 근무자들에 대한 피부관련 상담을 위해 화상 진료 시스템(virtual occupational skin health clinics)을 갖추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25].
코로나19 의료종사자 중 35-90%가 두통을 호소하였고, 이는 표재성 신경의 압박이나 저환기, 보호구의 소음(PAPR) 등이 원인일 수 있다[26,27]. N95 마스크를 4시간 이상 계속 착용하는 것은 두통과 관련이 있어, N95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근무 환경에서는 4시간 이내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28]. 또한 전신 보호복 착용 후 4시간 이후의 심박동수, 산소포화도, 관류 지표가 착용 전과 비교하여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달라진다는 연구가 있다[26]. 보호 장비 관련 부작용이 발생하는 대부분의 의료종사자는 하루 6시간을 초과하여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9]. 또한 45-61%의 의료종사자가 전신 보호복 착용에 따른 과도한 발한을 호소하였다[30].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유행 당시 전신 보호복 착용 시간은 40분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였다. 이는 아프리카 특성상 주로 고온의 환경으로 인해 열과 관련된 열사병, 탈수, 인지 저하, 신체적 불안정성(postural instability) 등을 예방하기 위함이다[31]. 비록 우리나라 감염병동의 환경이 고온이 아니라 하더라도 전신 보호복 착용에 따른 열과 관련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계절적 영향과 근무환경(실내, 실외 등)을 고려하여 근무시간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열로 인한 부작용(heat stress)의 예방을 위해 전신 보호복을 착용하고 근무하는 특수 병동의 경우 최대 근무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32]. 또한 하루 8시간 이상의 근무는 피로도를 높이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사고 발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33]. 따라서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근무환경에서는 보호장비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 6-8시간 이내의 근무시간이 바람직하고, Level D 이상의 전신 보호복 착용 후 연속적 근무는 1시간 이내로 하고, 길어도 4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이외에도 전신 보호복 착용은 호흡과 관련된 가슴 두근거림, 심박수 상승, 피로감, 어지러움과 오심, 기관지 수축(bronchospasm) 등의 신체생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큰 소리 대화로 인한 음성 관련 질환, 호흡기 적합 시험(respirator fit test)으로 인해 천식과 혈관 부종의 발생도 보고되어 있다[21]. 덧붙여 코로나19의 유행 후 여성에게 더 많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사부담과 성별 편견 등으로 인해 여성 의료종사자의 피로도(burnout)가 더 높게 발생하여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34].
전신 보호복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무 시간을 더 줄이고, 더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35].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작업자의 피로를 예방하기 위해 긴 시간의 휴식을 드물게 주는 것보다 일하는 동안 짧은 휴식을 자주(예를 들어 1-2시간 마다) 가지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권고한다[33]. 미리 계획된 휴식시간을 가지고, 두통, 어지러움, 집중력 및 인지저하 등을 예방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과 음식 섭취가 필요하다. 또한 각 기관에서는 개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의료종사자들의 신체적, 생리학적 문제들을 줄이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 여기에는 휴식시간 보장, 일선 관리자의 정기적인 점검, 두려움이나 불이익 없이 문제들을 보고할 수 있는 체계의 확립 등이 포함된다[30].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률은 국가마다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는데, 진단방법이 동일하지 않아 국가 간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미국의 경우 2021년 9월 14일까지 의료종사자는 551,801명의 감염(미국 전체 감염 중 1.34%)과 그중 1,753명의 사망(미국 전체 사망 중 0.26%)이 보고되었다[36]. 이탈리아의 경우 2021년 9월 13일까지 의료종사자는 총 142,722명(총 감염자 중 3.09%)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하였다[37]. 국내의 경우 2021년 6월 말까지 총 565명(국내 총 감염자 중 0.38%)의 의료종사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38]. 그러나 위의 통계들은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이 지역사회로부터인지 의료기관으로부터인지를 구분해 놓지는 않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발표된 97개의 의료종사자 코로나19 감염을 다룬 최근 메타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의료종사자 중 간호사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48%), 다음은 의사였다(25%) [39]. 국내 보고도 다르지 않아 2021년 6월 말까지 코로나19에 진단된 의료종사자 총 565명 중 간호사가 73.5% (415명), 의사 20.0% (113명)였다[38].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영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40]. 첫째,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직접적인 건강에 대한 영향이다. 중국에서 2020년 초에 발표한 44,672명의 코로나19 환자 중 3.8% (1,716명)가 의료종사자였고, 그중 14.8%가 중증 혹은 위중증 환자였으며, 총 5명의 의료종사자가 사망하였다[41]. 이렇게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의료종사자가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어서 많은 의료종사자 감염이 보고되었고[42], 특히나 보호구가 부족한 의료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일선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종사자는 감염에 취약해지게 된다. 둘째, 감염된 의료종사자는 바이러스를 취약한 환자에게 전파할 수 있다. 병원 내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있을 경우, 감염 시작의 원인이 환자로부터인지 의료종사자로부터인지 구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의료종사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젊고, 무증상 혹은 경증의 코로나19 비율이 높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에게 감염을 전파하기가 더 쉬울 수밖에 없다[43]. 실제 네덜란드 3개 병원의 원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유전자 정보를 이용하여 검사한 결과 의료종사자가 지역사회에서 감염 후 병원 내 집단감염의 원인이 되었던 보고가 있다[44]. 셋째, 의료종사자의 감염률이 높아지게 되면 의료시스템에 인력부족을 야기하게 된다. 실제 2020년 초 일선에서 일하는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여러 나라에서 인력대란을 겪었다. 의료종사자의 경우 교육과 수련의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수요만큼 바로 공급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대유행 상황에서는 의료종사자의 감염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42]. 넷째, 감염된 의료종사자는 바이러스를 밀접 접촉하는 가족, 다른 의료종사자 동료, 그리고 지역사회에까지 퍼트릴 수 있다[43]. 의료종사자는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이 의료 기관 내 COVID-19 전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45]. 따라서,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은 환자와 동료 의료종사자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경로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은 코로나19 환자로부터의 감염보다는 지역사회에서 감염되어 의료기관 내로 유입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44,46]. 의료종사자들 사이에서는 동료끼리 적절한 보호구를 하지 않고 접촉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보고된다[47,48]. 실제로 많이 우려하는 코로나19 환자로부터의 감염은 환자가 코로나19 확진되기 전 적절한 보호구 없이 접촉한 경우에 주로 발생하였다[47,48]. 따라서 의료종사자의 경우 근무지와 일상생활에서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키도록 하여야 한다. 근무지에서의 방역수칙은 질병관리청에서 배포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각 의료기관 내 지침을 참조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침을 보게 되면 집단체온 측정, 근무지에서 화장실과 식사 시를 제외한 모든 순간에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근무지 분리, 근무 책상 거리두기, 재택근무, 화상회의 독려), 그리고 발열 혹은 코로나19 의심증상 발생한 의료인의 빠른 검사와 밀접접촉 직원 조사 등이다.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요인은 다음과 같다. 한 후향적 코흐트 연구에서 분석한 의료종사자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요인은 감염위험도가 높은 환경의 장시간 노출, 부적절한 손위생과 보호구 착용이었다[49]. 다른 증례-대조군 연구에서도 역시 부적절한 보호구 착용이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요인이었다[50]. 적절한 보호구 착용과 접촉주의의 중요성은 중국 우한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볼 수 있는데, 2020년 초 중국 우한의 4개의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의료종사자 420명의 경우, 적절한 보호구 착용과 함께 감염관리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결과, 단 한 명의 의료종사자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51]. 미국 Vanderbilt 대학병원에서 시행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종사자의 SARS-CoV-2 항체 양성률을 조사하였을 때, 모든 상황에서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한 경우에 유의하게 항체 양성률이 항상 낮았음을 보고하였다[52]. 앞서 언급한 의료종사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이에 대한 메타분석에서도 적절한 보호구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의료종사자가 의료기관 내에서 코로나19 환자의 감염상태를 모르고 접촉했을 때,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하지 못하고 접촉한 경우 4.7%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면, 적절한 보호구를 착용했을 경우에는 단 한 건의 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다[39]. 이렇게 여러 연구들에서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예방에 있어 손위생을 포함한 접촉주의와 더불어 적절한 보호구의 착용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기관 내에서의 적절한 보호구에 대한 지침은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배포한 코로나19 대응지침 의료기관용을 참고하면 되겠다[53].
SARS-CoV-2 전파의 약 40%는 무증상 혹은 증상발생 전(pre-symptomatic)에 일어난다[54]. 따라서, 의료종사자의 무증상 선제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되어 시행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무증상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집단 선제검사는 장기간 지속적으로 시행하기가 어려워 특정 시점의 의료종사자 선제검사로 무증상 환자를 일찍 발견했다는 보고는 있지만[55,56], 무증상 의료종사자에 대한 선제검사로 인해서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발생을 장기적으로 감소시켰다는 효능을 입증한 잘 고안된 중재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 단지, 단기간에 걸쳐 무증상 의료종사자에 대해 반복적인 선제검사를 해서 코로나19 전파를 완화하는 효과를 보여주는 몇 개의 연구결과는 있다[57,58]. 의료종사자에 대한 코로나19 선제검사는 코로나19 원내전파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임은 명확하지만,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전파 예방을 위한 전략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되어야 한다(지역사회 유행양상, 코로나19 진단검사 역량, 유증상시 조기검사 시행 참여도, 접촉 추적 역량, 백신 접종 여부 등) [59].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선제검사를 수행하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한 모델링 연구에서는 고위험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료종사자의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만연한 경우 일주일에 2회, 지역사회 발생률이 낮은 경우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의 빈도로 선제검사를 함으로써 의료기관내 코로나19 전파를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60]. 다른 연구에서 제안한 내용은 지역사회 감염발생이 낮을 때는 코로나19 유증상이 있는 경우에 진단검사를 진행하고, 유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무증상 의료종사자의 선제검사를 제시하였다[58]. 국내에서는 적극적인 접촉추적과 진단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증상 발생 시 조기에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권유하지만, 의료기관마다의 의료종사자 감염발생 상황에 맞추어 주기적 무증상 선제검사도 고려할 수 있겠다.
코로나19 감염 의료종사자 중 유증상으로 검사하여 진단된 경우, 발열, 후각 소실, 근육통 증상이 코로나19 진단의 양성가능성을 높이는 증상이었다[39]. 미국 예일대병원에서 시행한 무증상 의료종사자에 대한 SARS-CoV-2 스크리닝 결과 0.24%의 양성률을 보였는데, 실제 양성으로 나온 의료종사자의 16% 정도는 아주 경미한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역시 영국에서 약 천명의 무증상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선제검사에서 3%의 검사 양성률을 보였는데, 이 중 40%는 실제 증상이 동반된 상태였다[57]. 즉, 많은 경우 경미한 증상은 무시하기 쉽기 때문에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증상이라고 하더라도 진단검사를 받도록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겠다[56]. 국내 의료기관 집단감염 사례를 보게 되면, 다인실 환경, 다인실 내 간병인 혹은 보호자 상주 비율이 높은 점 등으로 의료종사자에서 환자, 보호자 혹은 간병인으로 전파 이후 다시 의료종사자으로의 감염 사례가 많아 모든 입원환자와 보호자/간병인 스크리닝 검사도 의료종사자 검사와 함께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61].
의료종사자의 백신접종은 의료종사자 본인의 코로나19 감염예방과 함께 환자감염도 예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 예방접종 자문그룹의 의견과 많은 국가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캠페인의 예방접종 우선순위에는 의료종사자가 포함되어 있다[62]. 2021년 5월 이후로 국내에서 많이 접종하고 있는 BNT162b2 (화이자), mRNA-1273 (모더나), ChAdOx1nCoV-19 (아스트라제네카) SARS-CoV-2 백신의 예방효과는 각각 95%, 94.1%, 62.1%로 알려져 있다[63-65]. 이 예방효과는 의료종사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고, 실제 프랑스, 미국, 영국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흐트 연구에서도 기존 백신효과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었다[66-68]. 2021년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국가에 따라 백신 접종률은 차이를 보이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다시 감염자 수가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델타변이 SARS-CoV-2 바이러스 영향도 있지만, 백신의 면역원성이 백신접종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감소하기 때문이라는 보고가 있다. 미국의 대규모 health-care system에 등록되어 있는 490만 명을 대상으로 BNT162b2 백신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백신 2회 접종 후 첫 달에는 90% 예방효과를 보였으나 5개월 후에는 47%까지 효과가 감소하였음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입원율을 증가시키지는 않았다[69]. 이런 이유로 국내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종사자에 대해서 추가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백신 망설임(vaccine hesitancy)이란 백신접종을 거부하거나 연기하는 행동을 말한다[70,71]. 많은 국가에서 긴급승인으로 들여오게 된 코로나19 백신은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백신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으로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의료종사자들도 백신 망설임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의료종사자의 백신 망설임은 대중의 백신 망설임 수준과 연관되어 있다[72]. 특히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의료종사자의 권유가 백신접종 결정을 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여준다[73]. 즉, 일반대중의 백신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의료종사자 사이에서 백신 망설임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종사자의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의무화 하였다[74].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의 빠른 개발로 인한 우려와 불안감을 고려하면 의무적인 백신접종이 옳은 방법은 아니다. 대신 백신 부작용과 효과에 대한 투명한 결과 발표와 더불어 의료종사자에 대해서는 백신의 안정성과 효과에 대해서 과학적인 문헌에 기초한 교육을 반복적으로 시행하여 백신접종을 자발적으로 더 하도록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겠다[72].
낙인(stigma)은 특정한 인종, 성별, 질환 등의 특성이 있거나, 특정 사건이나 사람과 연관된 사람이나 그룹을 거부하거나, 피하거나 두려워하도록 만드는 태도나 믿음을 뜻한다. 낙인은 개인의 삶의 기회를 방해 또는 억압하는 방식으로 타인을 분류하고, 차별하는 일련의 사회적 과정으로 작용한다. 의료에 있어서 낙인은 특정 질환에 대한 개인적 또는 집단적 신념으로 인해 사람들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특히 감염질환과 연관된 낙인의 경우 질환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포가 낙인을 악화시키는데, 특히 일선에서 일하는 의료종사자가 낙인에 찍힐 위험이 커진다[75]. 새롭게 발생한 감염병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며, 알려진 치료법이나 완치법이 없는 경우, 이러한 감염병과 관련한 낙인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76].
연구들에 따르면 최일선에서 일하는 의료종사자는 종종 환자에게 의료를 제공하는 동안 감염에 노출되어 자신의 생명을 위험에 노출시킴에도, 지역사회로부터 바로 그 감염병의 잠재적 원인으로 간주되어, 서비스 거부, 주거, 언어 폭력 또는 가십 및 사회적 평가 절하와 같은 낙인을 경험하며, 그들의 가족까지 ‘이차적’ 낙인에 직면한다[77].
SARS 환자 치료에 참여한 10,511명의 의료종사자를 평가한 연구에서 응답자 중 상당한 비율이 사회적 낙인(49%)과 가족 구성원(31%)으로부터 배제되는 경험을 하였고, 이들 중 31%의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 때문에 자신의 가족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생각했다[78].
코로나19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시기에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3,551명의 비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한 온라인 연구에서 상당한 비율의 응답자가 의료종사자는 공공장소에 외출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되며, 자유를 제한해야 하며, 지역사회로부터 격리되어야 하고, 그들의 가족과 헤어져야 한다고 응답했다[79]. 코로나19 관련 낙인에 대해 173개국 7,411명(의료종사자 837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연구에서 의료종사자는 직업, 개인, 지리적 및 사회문화적 교란 변수를 통제한 이후에도 유의하게 코로나19 관련 괴롭힘이나 낙인을 유의하게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62].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하여 의료종사자, 환자 및 의료 기반 시설에 대한 폭력, 괴롭힘 또는 낙인찍기 사건이 다수 보고되었고, 기록된 폭력 및 괴롭힘 사건 중 67%가 의료종사자가 대상이었다[80].
코로나19로 인한 낙인은 의료종사자에게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메르스(MERS) 유행과 관련한 연구에서 감염질환과 관련된 낙인과 차별은 의료종사자들의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에 영향을 미치며, 심리적 고통이나 신체 증상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다[81]. 코로나19에서도 낙인은 피로, 소진을 증가시키고 업무 만족도를 감소시켜 의료종사자의 업무능력 저하에 큰 영향을 미쳤다[82, 83]. 특히, 차별과 낙인을 경험한 사람들은 불안,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자살 충동을 포함한 정신 질환의 위험이 높았다[76].
의료종사자에 대해 낙인을 찍는 경향은 코로나19가 매우 위험한 질환이며,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물체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공포나, 코로나19가 미치는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두려움들이 결합되어 나타난다[79]. 의료종사자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낙인은 건강에 대한 위협을 과대평가하고, 인식을 과장하는 경향의 일부일 수 있다. 언론 보도는 미지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에 두려움이나 불안을 유도할 수 있다[84]. 코로나19에 대한 언론의 선택적 보도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불러 일으키며, 이성적으로 사고 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낙인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82]. 특히, 여러 매체를 통해서 대량의 뉴스가 유통되면 가짜뉴스의 위험이 증가되고, 불안이나 불확실성이 증가되며 낙인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확한 정보나 지침의 명료하고 신속한 전달이 불안이나 공포 또는 낙인을 피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언론이 뉴스를 전달함에 있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82]. 의료종사자에 대한 낙인과 사회적 낙인을 줄이기 위해서 신뢰할 수 있고 공신력이 있는 기관의 홍보가 있어야 하며, 이러한 경우 메시지는 명확해야 하며 두려움을 조장하지 않으면서도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방향이어야 한다[62,75,82].
코로나19와 관련한 낙인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심리적, 육체적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의료인에 대한 낙인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로, 의료종사자에 대한 심리적 지지나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82].
의료종사자의 경우 코로나19 노출 시 격리의 이유에 대해서 비의료종사자에 비해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격리와 주의사항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의료종사자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의료종사자는 코로나19에 노출 시 격리는 감염의 전파를 차단하는 것에 있어서는 긍정적이나, 급성 스트레스 반응, 외상 후 증후군, 우울 증상, 알코올 중독/의존 증상 등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85,86]. 또한 자신과 타인이 감염될 수 있다는 공포, 신체적인 제약, 동료에 대한 걱정, 격리기간 동안 감시되는 것에 대한 불편감, 경제적인 손실, 낙인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87]. 따라서 의료종사자의 격리 시에는 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근거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코로나19 노출 의료종사자 격리 시에는 그들의 심리 상태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확인하고 적절한 개입을 시행해야 한다. 격리된 의료종사자는 상당한 심리적인 고통과 정신병리를 동반하고 이러한 부분은 3년 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86]. 의료종사자의 격리는 남아있는 의료종사자의 인력부족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로 이어질 수 있어 동료 의료종사자의 격리 대상자에 대한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근무지와 동료로부터의 격리가 소외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동료 의료종사자의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기관 혹은 관리자는 격리된 의료종사자가 심리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동료 의료종사자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88].
코로나19 노출 후 의료종사자를 격리할 때에는 업무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의료기관보다는 다른 장소에서 격리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2015년 국내 메르스 유행 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병원에서 격리된 의료종사자는 집에서 격리한 것보다 긴 기간동안 우울 증상과 급성 스트레스 반응(acute stress disorder)을 보였다[89]. 또한 의료종사자는 격리될 경우 의료종사자가 아닐 경우에 비해 일에 대한 부담(workload)과 부가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다[87]. 따라서, 코로나19에 노출 후 격리가 필요한 의료종사자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서 정서적 개입을 고려해야 하며, 근무지에서 격리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근무지를 벗어나서 격리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겠다[90].
코로나19 관련 의료종사자의 가족에 대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의료종사자와 가족 관련하여 발표된 몇몇 자료를 알아보면 가족의 존재 및 지지가 중요한 정신적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가족과 같이 거주하는 것은 불안을 더 조장한다는 보고도 있다[91,92].
감염병 확산에 의한 전국적인 유행시기에 사람들은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종사자 및 의료종사자 가족에 의해 본인들에게 전파될 위험성에 미리 걱정하여, 의료종사자 및 의료종사자 가족을 직장이나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의도적인 회피를 하거나 공공장소 출입금지 더 나아가 직장에 출근을 저지하거나 학교에 등교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향을 보여왔다[93]. 이는 의료종사자가 환자 진료에 지치고 힘든 상황인데 가족들의 불이익까지 고려하여 자신 및 가족이 사회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게 하고 이런 일을 당하게 될까 봐 걱정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또한 심하게 조장하게 된다[78,79].
코로나19 의료종사자가 가족과 같이 거주하는 경우 다른 가족에게 전파시킬 위험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4]. 특히 집에 자녀가 있거나 대가족일 경우 더 불안 점수가 높았다. 자녀가 있는 의료종사자는 자녀가 없는 의료종사자보다 자녀에게 전파시킬 가능성에 대해 불안점수가 높았고, 의도적으로 자녀와의 접촉을 피하면서 의료종사자와 자녀와의 가족적 유대가 점차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중국에서 간호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자녀가 있는 것과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불안을 증가시키는 중요 요인이었다[95]. 파키스탄에서 의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연구에서 의사가 가족을 감염시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약 60% 정도는 심지어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진료를 하지 않는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였다[96].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의 의사의 경우 가족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종사자가 치료하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서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가 사망한 경우 의료종사자의 피로와 불안 그리고 치료 실패에 대한 감정이 가족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의료종사자가 치료하고 있는 환자 발생의 양과 중증도 정도도 의료종사자와 의료종사자 가족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겠다[97].
코로나19 의료종사자에 대한 심리평가 연구에서 두 자녀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병원 종사자의 정신건강에 대한 보호 요인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98].
의료종사자 가족에 대한 충분한 정신적 지지가 필요한데,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더욱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겠다. 하나의 방법으로 직접적인 대면이 어려우면 현대적인 의사소통 수단을 이용하여 의료종사자 가족 및 친구들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서적 도움이 되겠다.
미국 스탠포드 의과대학 샤나펠트 교수 등은 코로나19 판데믹 상항에서 의료종사자의 불안감에 대해 이해하고 그에 대한 해소 방법에 중점을 두는 연구를 발표하였다[99]. 이 연구에서 제시된 의료종사자의 핵심불안 요인 중 의료종사자 가족과 연관된 요인으로 직장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되어 이런 감염원을 집으로 가져가게 되는 것, 본인이나 가족에게 감염이 발생할 경우 기관에서 본인이나 가족을 위해 필요한 지원 및 관리를 해 줄 것에 대한 불확실성, 근무 시간 증가 및 휴교 기간 동안 보육 서비스 이용, 근무 시간 및 필수요구(음식, 수분 공급, 숙박, 교통)에 대한 증가에 따라 추가로 개인 및 가족에 대한 지원 등이 있었다. 연구진은 정부/기관이 의료종사자 뿐만 아니라 의료종사자 가족을 위한 의학적/사회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98]. 의료종사자의 일 때문에 가족과 분리되어 있거나 가족의 지원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의 경우도 의료종사자 소진의 위험 요인으로 제시되었다[100,101].
이러한 요인들에 의한 의료종사자 및 의료종사자 가족의 불안 요소의 예방을 위해 국가적, 지역적, 개인적 차원에서 적절한 사회적, 정서적 지지 및 지원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 보건 의료인뿐만 아니라 그들 가족 및 주변인에 대한 사회 정신적인 영향 면에 대해 추가적인 역학적 조사 및 적절한 연구가 필요하겠다.
본 지침은 코로나19 의료종사자의 감염과 신체적, 정신적 소진을 예방할 수 있는 중재 방법을 제시하였다. 또한 감염병 대응 의료종사자에 대한 낙인과 격리가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의료종사자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였다.
본 지침의 근거가 되는 대부분의 연구들은 국외에서 수행된 것으로서, 국내 상황과 관련된 연구 결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본 지침을 적용할 때에 이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내 코로나19 대응 현장과 국내 의료종사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 축적이 필요하다. 또한, 코로나19의 유행상황이 지속적으로 변화됨에 따라서 정부지침이나 기관 내 지침의 변경으로 인해 본 지침에서 제안된 내용들이 바로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발생이 종식된 이후에는 유행발생 후 의료종사자에게 발생한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국내 자료의 축적이 필요하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지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밝힌다(과제고유번호 : HC20C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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