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련감염관리를 위해서는 국가적인 의료관련감염 감시체계가 꼭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시작된 전국의료관련감염감시체계(Korean National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KONIS)가 현재 총 6개의 모듈로 운영 중이다[1]. KONIS의 감염감시 대상 구역이 확대되고 감시대상도 다양해졌지면, 이와 함께 어떤 지표를 관리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개별 의료기관의 감염관리를 위해서는 벤치마크가 될 만한 국가적인 감시지표가 있어서 이를 기준으로 어느 지점에 감염관리 역량을 집중할 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관련감염관리 이번 호에서 우리나라에 도입할 만한 새로운 감염감시지표를 제시한 중요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2]. 이 연구에서는 세계에서 각 국가별로 운영 중인 의료관련감염 감시체계의 현황을 조사하고,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새로운 감시지표를 발굴하여 국내 도입가능성에 대해 감염관리전문가들이 평가한 결과를 정리하였다. 새로운 감시지표의 도입, 감염감시 영역의 확대, 감염감시 참여 의료기관 확대, 새로운 벤치마크 지표, 새로운 감염감시 방법의 도입 등 5가지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는 새로운 감시지표의 도입과 새로운 벤치마크 지표에 대해 살펴 보고자 한다.
새로운 감시지표의 도입에서는 다제내성균 감시, 항생제 내성률과 항생제 사용량 감시 등을 검토하였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에서 6가지 다제내성균에 대해 표본감시를 하여, 혈액과 비혈액 검체에서 1,000재원일수당 진단 건수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에 대해서는 전수감시를 하여 인구 10만명당 발생수를 제공하고 있다[3]. 또한 항생제 내성률 변화 추이에 대한 감시로 국가 항균제 내성정보 모니터링 시스템과 국가 항균제 내성균 조사 감시체계가 운영되고 있다[4]. 이 자료들은 전국적인 현황을 파악하고 국가정책 개발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지만, 개별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를 위한 벤치마크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개별 의료기관의 입장에서는 각 기관의 다제내성균 획득률과 항생제 사용량을 연계한 정보가 중요하다. KONIS처럼 개별 의료기관이 비슷한 규모의 다른 기관의 항생제 내성률과 항생제 사용량 자료를 비교할 수 있는 감시체계가 있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미국[5]과 독일[6]에서는 항생제 사용량에 대해 의료기관 전체와 해당 병원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감시체계를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8년부터 전국의료기관 항생제 사용량분석 및 환류시스템(Korea National Antimicrobial Use Analysis System, KONAS)이 운영되면서, 의료기관 별 항생제 분류 별 사용량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7,8]. 그러나 KONAS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자료 중 심사 후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일과 결과 보고일의 시점이 약 1년 이상 차이가 나는 큰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 감염전문가의 수가 많이 부족한 현실에서 각 의료기관이 항생제 사용량을 전향적으로 직접 입력하기란 쉽지 않지만, KONAS도 KONIS처럼 의료기관 기반의 전향적 감시체계로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현재 KONIS 중환자실 모듈에서는 요로카테터 관련 요로감염, 중심정맥관 관련 혈류감염,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entilator-associated pneumonia, VAP)의 세 가지 감염을 감시하고 있다. 대표 지표로는 1,000재원일수당 의료관련감염 건수를 쓰고 있다. 세 가지 감염에 대해 감염감시를 위한 진단기준을 만들어 쓰고 있는데, 이 중 VAP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진단하기가 가장 어려운 감염이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호흡기 관련 이상 상태(ventilator-associated events, VAE) 감시로 변경하자는 제안이 있었다[5]. VAE는 인공호흡기 환자에서 폐의 산소요구도를 반영하는 FiO2 (fraction of inspired oxygen)와 PEEP (positive expiratory pressure) 지표를 감시한다. 하루 중 가장 낮은 FiO2와 PEEP을 그 날의 대표값으로 보고 이 대표값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이것이 폐렴과 관련된 것인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2014년에 VAE 국내 적용 가능성을 평가한 연구가 있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도입되지는 않았다[9]. 이 연구에서 VAE적용과 VAP기준 적용과의 일치도는 38%로 낮았다. VAE를 적용한 진단 흐름도 역시 VAP 못지 않게 복잡하다[5]. 또 환자 상태에 따라 FiO2와 PEEP은 수시로 바뀔 수 있는데, 이를 의무기록에서 일일이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서 전산화가 잘 되어 있지 않은 의료기관에서는 도입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2016년 이후 KONIS의 중환자실 모듈에 200 병상 이상의 의료기관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으므로, VAE를 적용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ONIS 참여병원이 중소병원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감시지표들을 의료기관 간에 단순 비교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좀더 표준화된 새로운 감시지표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표준화 감염비(standardized infection ratio, SIR)는 표준모집단에서 여러 위험인자를 통계적으로 보정하여 예상되는 의료관련감염 건수를 추정한 후, 해당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발생한 의료관련감염 발생수를 예상 감염 발생수로 나눈 값이다. SIR이 1.0보다 크다면 예상보다 더 많은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하였음을 의미하며, 반대로 1.0보다 작으면 예상보다 적은 감염이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10]. 표준화 기구사용비(standardized utilization ratio, SUR)도 비슷한 개념이다[11].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위험인자를 보정할지 정하는 것이다. KONIS 중환자실 모듈에서는 중환자실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국내에 적합한 인자를 찾고 통계적으로 보정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 중환자실 입원환자의 중증도를 비교적 단순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중환자실 입실 환자 중 인공호흡기 치료 환자 비율, 신대체요법 치료 환자 비율 등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번 연구[2]에서는 국내에 도입할 만한 새로운 감염감시지표를 폭넓고 깊게 검토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겠다. 각 의료기관에서는 다제내성균 획득률과 항생제 사용량을 연계한 정보가 중요할텐데, 항생제 사용량을 다른 기관과 쉽게 비교해 볼 수 있도록 KONAS가 의료기관 기반의 전향적 감시체계로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KONIS 참여병원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의료기관 간의 적절한 비교를 위한 SIR, SUR의 도입을 위한 기초 연구들이 계속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REFERENCES
1. Lee MS. 2021. Operation of the nationwide surveillance system for healthcare associated infection. 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Cheongju:
2. Name. 2022; Applicability of new indicators for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s surveillance in Korea. Korean J healthc assoc Infect Control Prev. 27:104–17. DOI: 10.14192/kjicp.2022.27.2.104.
3. Korea Disease Control. 2021. Guidelines for prevention & control of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s, 2021. 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Cheongju: DOI: 10.14192/kjicp.2022.27.2.93.
4. Korea Disease Control. 2021. National antimicrobial resistance surveillance in Korea, 2020. 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Cheongju: DOI: 10.14192/kjicp.2022.27.2.93.
5. NHSN. 2022. National Healthcare Safety Network (NHSN) patient safety component manual. NHSN;Atlanta: DOI: 10.14192/kjicp.2022.27.2.93.
6. Schweickert B, Feig M, Schneider M, Willrich N, Behnke M, Peña Diaz LA, et al. 2018; Antibiotic consumption in Germany: first data of a newly implemented web-based tool for local and national surveillance. J Antimicrob Chemother. 73:3505–15. DOI: 10.1093/jac/dky345. PMID: 30239728.
7. Kim HB. 2019. Prevalence of antimicrobial use in hospital and assessment of the appropriateness of antibiotic prescribing in Korea.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Cheongju: DOI: 10.1093/jac/dky345.
8. Kim B, Ahn SV, Kim DS, Chae J, Jeong SJ, Uh Y, et al. 2022; Development of the Korean Standardized Antimicrobial Administration Ratio as a tool for benchmarking antimicrobial use in each hospital. J Korean Med Sci. 37:e191. DOI: 10.3346/jkms.2022.37.e191. PMID: 35726144. PMCID: PMC9247727.
9. Lee MS. 2014. A pilot study of focused new surveillance definition, ventilator associated event for ventilator applied patients in Korea. Kore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Cheongju: DOI: 10.1093/jac/dky345.
10. NHSN. 2022. The NHSN standardized infection ratio (SIR): a guide to the SIR (updated April 2022). CDC;Atlanta: DOI: 10.1093/jac/dky345.
11. NHSN. 2022. The NHSN standardized utilization ratio (SUR): a guide to the SUR (updated April 2022). CDC;Atlanta: DOI: 10.1093/jac/dky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