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Peripheral neuropathy is one of the most common complications of both type 1 and type 2 diabetes. The most common diabetic neuropathy (DN) is distal symmetric polyneuropathy, with characteristic glove- and stocking-like presentation of distal sensory or motor function loss. Because painful DN is associated with increased mortality and morbidity, early recognition and preventive measures are essential. Nevertheless, diagnosing DN or painful DN is challenging, particularly in patients with early and mild neuropathy, and there is no established gold standard. Furthermore, there is no established DN treatment other than improved glycemic control, and only symptomatic management is available for painful DN. However, thanks to health-conscious living, almost one-third of patients with painful DN derive sufficient pain relief with existing pharmacotherapies. These include antidepressants (tricyclic acid, 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anticonvulsants (calcium-channel blocker, sodium channel blocker), and others (sarpogrelate). A more precise and distinct symptom profile from patients with painful DN may help identify patients more responsive to one treatment versus another. In addition to pharmacological, physical, cognitive, or educational management for painful DN, large randomized clinical trials are needed to identify the most effective minimally invasive interventions. 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pain scrambler therapy, sympathetic ganglion block, and botulinum toxin injections have been investigated as alternative therapeutic outcomes.
170 cm, 52 kg, 44세 남자 환자가 서울대병원 통증센터에 초진 방문하였다. 환자는 4개월 전부터 악화된 허리와 둔부 통증 및 양측 하지 전반에 걸쳐 당기는 것 같은, 그리고 10분 정도 걸으면 시작되는 하지 저림을 호소하였고 통증 강도는 숫자통증등급 점수 7/10에 해당하였다. 통증은 “발바닥과 발등을 포함한 하지 전반”이라고 하였으나 보행 시에는 주로 앞쪽 허벅지로 뻗치는 듯한 양상이 두드러진다고 하였고 보행을 많이 한 날에는 저녁까지 저림이 지속되고 이로 인해 자다가 깰 정도로 불편하다고 하였다. 환자는 근처 병원에서 비스테로이드소염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와 acetaminophen을 처방 받아 복용하였으나 통증 호전 정도는 미미하였고, 미추 sacral hiatus를 통한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3회 실시하였으나 이러한 시술로도 통증은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고 하였다. 당일 실시한 신체검사상 하지직거상 검사(straight leg raising test)에서 좌우측 하지 모두 60도 거상 시 (+)였고 그 외에 허리, 천장관절 및 이상근의 압통과 같은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좌우측 하지의 감각 및 운동검사와 심부건반사(deep tendon reflex, DTR) 모두 정상이고 족배 동맥(dorsalis pedis ar-tery) 촉지 시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소견을 종합하여 요추 3/4 레벨 혹은 그 하부 레벨을 포함한 디스크 탈출증 혹은 이로 인한 중심관 협착 및 척수신경 압박 가능성을 의심하고 기본혈액검사 및 요추 X-ray를 촬영하도록 하였고, 요추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도 촬영하기로 하였다. 또한, 젊은 남성치고 몸무게가 적게 나가고(최근 수개월 간 5 kg의 체중감소를 경험), 부모님이 당뇨병환자라는 점을 파악하고 기본혈액검사에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가하였다. 초진 당일에 하지 저린 증상을 조절하고자 프리가발린(pregabalin) 25 mg을 기존 외부 진통제 복용 시 하루 2회 추가 복용하도록 처방하였고, 통증 정도가 심하여 혈액검사가 나오는 대로 요추 3번 부위를 타깃으로 스테로이드(덱사메타손[dexamethasone] 5 mg)와 국소마취제를 혼합하여 경신경공 접근을 통한 경막외 스테로이드 블록을 실시하기로 계획하였다. 시술 대기를 하며 검사 결과를 확인하였다. ESR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CRP (C-reactive protein), AST/ALT (aspartate aminotransferase/alanine aminotransferase), BUN (blood urea nitrogen), creatinine, eGFR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을 비롯한 대부분의 검사결과가 정상이었으나 serum glucose 506 mg/dL, 당화혈색소 14.5%, urine glucose 4+로 확인되었다. 환자는 수년 전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은 없다고 들은 상황이었다. 환자에게 당일 예정했던 시술을 연기하고 내분비내과 진료를 먼저 받도록 하였고, 요추 MRI 결과를 확인하고 혈당조절을 1차로 실시한 뒤 시술을 다시 고려하기로 하였다.
상기 환자처럼 허리와 하지 방사통 양상의 통증을 호소할 때 우선 요천추 병변(주로 디스크 탈출이나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하겠지만 예상치 않게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으로 인한 증상이 중첩되어 하지 저림이나 시림이 나타나는 경우를 접하곤 한다. 이 환자의 경우 아직 요추 MRI 결과를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X-ray상 L3/4, 4/5 디스크 공간이 좁아져 있었고, 통증 소견을 종합했을 때 요추 병변으로 인한 하지 통증이 먼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젊은 환자에서 처음부터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을 의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이미 3회나 실시했던 경막외신경블록에 반응이 전혀 없고 통증 양상이 양측성으로, 전형적인 피부분절(dermatome)을 따르지 않고 당뇨병 가족력 및 체중감소 소견을 고려했을 때, 요추 병변 이외의 통증 원인을 함께 의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환자는 요추 병변과 더불어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성 통증이 함께 동반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환자에서 우선 철저한 혈당조절을 바로 실시하고 ‘저림’을 조금 완화시킬 만한 항경련제(가바펜틴[gabapentin], 프리가발린), 항우울제(둘록세틴[duloxetine], 삼환계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milnacipran)와 더불어 sarpogrelate의 복용도 고려할 수 있다[1,2]. 언급한 약제들은 용량 적정이 매우 중요한데, 처음부터 절대 고용량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최저 용량부터 부작용을 평가하며 증량하여 환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2~3개월 정도 약제를 복용한 후에도 요추 병변에서 기인하는 통증이 지속될 경우 요추 경막외 신경블록, 요부교감신경블록 등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국소마취제와 혼합하는 스테로이드의 사용으로 혈당상승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감량하여 주입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해당 환자는 혈당조절이 한동안 안 된 것으로 보이며 발 전반의 먹먹함, 감각저하 같은 음성증상(negative symptom) (있어야 하는 감각이 없는 경우)보다는 저리고 당기는 등의 양성증상(positive symptom) (없어야 하는 증상이 있는 경우) 위주로 호소하고 있어 적절한 약물치료와 시술을 통해 어느 정도 통증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될 경우 이를 좀 더 평가하기 위해 근전도-신경전도나 감각신경검사와 같은 전기생리학적 검사를 고려하게 될 것이다[1,2].
통증센터 외래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단순히 허리를 삐끗한 환자부터, 대상포진 후 신경통,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 정말 다양한 환자들을 만난다. 이러한 통증을 그 병태생리학에 따라 크게 통각수용기성 통증(nociceptive pain)과 신경병성 통증(neuropathic pain)으로 나눌 수 있는데[3], 실제로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두 가지 형태의 통증이 함께 나타나는 mixed pain도 상당히 많다. 또한, 골관절염이나 단순한 근육통과 같이 초기에는 분명히 통각수용기성 통증으로 시작된 통증이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는 경우, 이로 인한 우울감, 수면장애, 사회활동 저하 등이 복합적(biopsy-chosocial comorbidity)으로 작용하여 nociplastic pain 으로 변질되기도 한다[3]. 더불어 장기간 지속되는 통증으로 인하여 nociceptive nerve fiber에서 말초신경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이 일어나고 신경병성 통증 양상을 함께 띠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신경병성 통증의 경우 치료가 상당히 까다로운데 신경 손상 정도와 기간에 따라 평생 동안 통증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이러한 신경병성 통증의 대표적인 통증 중 하나가 바로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이다. 문헌에 따르면 당뇨병말초신경병증 환자의 약 50%가 통증이나 별다른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는다고 보고되고 있다[1,4]. 다른 문헌에서는 당뇨병말초신경병증 환자의 약 1/3에서만 통증을 호소한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5]. 일반적으로 당뇨병의 이환 기간이 길수록 신경병성 통증을 호소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하지만, 같은 이환 기간과 유사한 혈당조절 상태를 보이는 당뇨병환자 그룹에서 어떤 환자는 연관된 신경병성 통증을 호소하고 어떤 환자는 아무런 불편감을 호소하지 않는지는 아직까지도 수수께끼이다.
당뇨병이 노인에게서 이환율이 높고 발이나 손처럼 말초 쪽 이상감각이나 저림 및 통증을 주로 호소하기 때문에, 처음에 척추 디스크 병변이나 협착증 등을 의심하고 X-ray를 거쳐 MRI까지 찍고 척추에 부신피질호르몬을 주입하는 시술을 반복해서 받다가 오히려 혈당만 올라가고 그 여파로 말초 신경 통증은 더 악화되어 통증센터를 방문하는 안타까운 환자분들의 케이스를 간간히 접하게 된다. 이는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을 의심할 만한 상황에서, 의사도 그렇고 환자들도 이에 대한 정보와 주의가 부족하여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로 볼 수 있다. 물론, 척추 쪽 퇴행성 질환으로 인한 통증과 당뇨병말초신경병증이 동반된 경우가 통증 외래에서는 가장 흔한 형태인데, 척추 병변이 통증을 더 야기한다고 판단되더라도 당뇨병환자에서 부신피질호르몬을 사용한 시술은 주의를 요하며 부득이하게 실시하는 경우 시술 이후 혈당조절에 각별히 신경쓰도록 환자들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또한, 혈당조절을 담당하는 내분비내과 의료진과 해당 환자의 시술로 인한 혈당 상승에 대하여 미리 상의하고 시술 계획을 잡는 것도 추천된다.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은 척추 병변과는 달리 주로 양측으로 나타나며 glove-like한 통증으로 피부분절을 잘 따르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1,2]. 신경병성 통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화끈거림, 저림, 시림, 쏘는 것 같은 통증처럼 양성증상이 밤과 낮에 상관없이 나타나는데 신경병성 통증의 특징상 밤(특히 새벽), 궂은 날씨, 추운 날씨에 좀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6]. 이러한 증상들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불쾌한 이상감각(dysesthesia), 먹먹함과 같은 음성증상 쪽으로 넘어가게 된다[7]. 외래에서 만난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발바닥이 먹먹한데 자갈밭을 걷는 것 같이 불쾌하고 아프다”거나 “발바닥에 스펀지가 붙어 있는 것 같은데 불쾌하고 먹먹하고 아프다”라고 호소한다. 발쪽의 감각 저하로 인하여 걷다가 헛발질을 하거나 넘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이로 인해 골절이나 허리 염좌 같은 2차적인 통증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꼭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신경병증 환자의 치료에서 양성증상은 경구약물이나 시술을 통해 어느 정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음성증상에 대해서는 알려진 치료 방법이 별로 없어 의료진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이로 인해 환자가 통증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음성증상을 호소하기 전 철저한 혈당조절을 실시하고 말초신경 감작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통증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조기 진단이다. 브러시로 쓸어보고, 모노필라멘트(monofilament)를 이용해 정상 감각 부위와 비교해보고, 말초 혈관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족배 동맥을 촉지하고 DTR 등을 실시해 보는 등 다양한 신체검진은 모든 통증질환 환자에게 기본적인 검사이다. 그러나 혈당조절 상담만으로도 바쁜 외래에서는, 어떤 경우 말초신경병성 통증이 동반되고 있는지 진단하기 어려울 때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이럴 때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선별검사로 당뇨병말초신경병증 설문(Michigan Neuropathy Screening Instrument Questionnaire, MNSIQ) [8]과 같은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하여 해당 질환에 대한 스크리닝을 실시할 수 있다. 이렇듯, 통증의 양상과 특징 + 신체검진 + 신경병성 통증에 대한 스크리닝을 종합하여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을 의심하고 어느 정도의 진단이 가능하다. 이때, 하지 통증을 호소하는 당뇨병환자라고 해서 모두 당뇨병신경병성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요추에서 기인하는 통증이나, 기타 말초신경 포착증후군, 전해질 이상 혹은 약물 부작용과 같은 다른 원인을 먼저 의심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구분하기 위하여 요추 영상촬영, 종합적인 혈액검사, 근전도 및 신경전도 검사나 감각이상 검사와 같은 신경생리 검사를 함께 고려할 수 있겠다.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의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혈당관리임이 틀림없다. 이와 함께 신경병성 통증임을 조기에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실시함과 더불어 충분한 수면을 돕고 만성통증으로 인한 기분장애를 겪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요소들 중 통증 관리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60대 이상이고 대다수가 여러 퇴행성 질환들을 함께 겪을 수 있는 연령인 만큼 동시에 척추의 퇴행성 질환이나 당뇨병 혹은 비당뇨병 혈관질환들도 함께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복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후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으로 진단한다면 환자에게 이에 대하여 설명하고 치료 목표를 함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만성통증 치료가 마찬가지지만 통증 치료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통증 치료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은 항암 치료 후 발생한 말초신경병성 통증, 뇌졸중 후 발생한 신경병성 통증과 더불어 가장 치료가 더디고 도중에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는 통증 중 하나이다. 대다수의 환자들이 통증의 완벽한 치료를 원한다. 그러나 이미 통증 기간이 너무 오래되고 말초신경 손상이 꽤 진행된 경우라면 통증 치료는 완치(cure)가 아니라 관리(care)를 목적으로 함을 우선 알려야 하고, 환자가 혈당을 얼마나 잘 조절하는지가 관건임을 미리 설명할 필요가 있다. 치료가 어렵지만 경구약물이나 시술 등을 통해 당뇨병합병증으로 나타나는 통증을 완화할 수 있고 보다 편안한 일상활동을 영위할 수 있으며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 대다수의 환자들이 통증 치료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받아들이면서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지 않더라도 통증 치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를 지속하게 된다.
치료에서 혈당관리는 가장 중요한 기본요건이다. 그 외에 크게 경구약물 치료와 시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시술 치료는 침습적, 비침습적 치료로도 나눌 수 있다. 물론 시술적 치료보다는 경구약물 치료를 먼저 실시하는 것이 원칙인데, 경구약물을 충분히 복용하고 있음에도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을 정도, 혹은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로 통증을 호소하거나(보통 0~10점의 통증 강도 점수에서 4점 이상인 경우로 정하기도 한다), 경구약물에 대한 알레르기나 부작용이 너무 심한 나머지 아예 약물을 복용하지 못하거나 효과를 보기까지 증량하지 못하는 경우에 시술적 치료로 넘어가거나 시술적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우선 처방되는 경구약물은 신경병성 통증 조절을 위한 경구약물이 기본이 된다. 날카로운 통증이나 저림과 같은 양성증상들은 칼슘통로차단제(calcium-channel blocker) (가바펜틴, 프리가발린)에 비교적 잘 반응하며 항우울제 계열(삼환계항우울제인 nortriptyline, 선택적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 계열인 둘록세틴, venlafaxine)의 약제도 병용하는 경우에 효과가 있다[1,2]. 화끈거리는 양상의 통증이 주된 불편감이라면 항경련제보다는 항우울제에 좀 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약제들을 사용했을 때 실제로 외래에서 경험하기에는 10명 중 반수 이상에서 처음에 졸림, 어지럼증, 입마름 등의 부작용을 호소한다. 따라서 이런 약제를 한 번도 복용해 본 적이 없는 환자라면 가장 저용량부터 시작하여 부작용을 관찰하며 서서히 용량을 올려서 환자가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루 2회 혹은 3회 복용하는 약제의 용량을 올릴 때는 저녁 약부터 증량을 시도하는 것이 수면장애에도 도움을 주고 약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환자에게 일반적인 감기약처럼 잠깐 복용한 뒤 증상이 확 개선되는 것이 아님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효과는 약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2주 정도는 복용한 뒤 평가하는 것이 좋고,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해당 약들을 복용해야 증상 개선 효과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는 정보를 알려줘야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가바펜틴이나 프리가발린 같은 칼슘통로차단제들은 부작용을 견딜 만하다면 용량을 지속적으로 조금씩 올려줘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어떤 메타분석에서는 저용량 프리가발린보다는 하루 300 mg 이상의 프리가발린을 복용해야 해당 질환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9]. 이러한 통증약물 복용 시 환자의 반응은 초기에는 경미할 수 있지만, 어쩌다 환자가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 대다수의 환자들이 통증 악화를 경험한다는 것은 약제의 효과를 어느 정도 경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대부분 호소하는 부작용은 초기에 어지럼증과 졸림이며, 이러한 증상은 초기에 주로 나타나고 꾸준히 약을 복용하다 보면 사라질 수 있는 부작용들이다. 일부에서 약제 부작용으로 변비와 식욕 촉진, 구역감, 두통, 피곤함, 그리고 드문 경우 복시(diplopia) 혹은 흐려보임(blurred vision), 비틀거리는 운동장애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9].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체중증가, 몸(특히 팔)의 부종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필자가 경험했던 드문 부작용은 남자 환자에서 여성형유방, 여성 환자에서 탈모가 있었다. 어떤 사정으로 약물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 대부분 바로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었으나 이 역시 서서히 단계를 거치며 계단식으로 줄여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는 고용량 프리가발린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제때 외래에 방문하지 못해 약 복용을 갑자기 중단하게 되었고, 갑작스러운 식은땀, 통증 악화, 초조감, 두통, 구역감, 불면증과 같은 withdrawal symptom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은 경우도 있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위장장애가 함께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고 혹시라도 트라마돌(tramadol)과 같은 약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 sero-tonin syndrome (떨림, 설사, 근육경직, 발열, 초조, 불안, 땀 분비)과 같은 부작용도 염두에 둬야 하겠다. 많은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 환자에서 말초혈관장애가 함께 동반되고 있기 때문에 sarpogrelate와 같은 약제를 보조적으로 복용할 수도 있다[10]. 흔하게 처방하지는 않지만 0.025~0.075% capsaicin cream이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11]. 통증이 너무 심한 경우 acetaminophen, NSAIDs, 트라마돌, 아편유사제(opioid)와 같은 진통제 복합 처방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진통제들은 신경병증성 통증에서는 보조약물 정도에 불과함을 기억하고 1차치료 약제인 항우울제와 항경련제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술적 치료들은 피부경유전기신경자극(TENS; 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페인 스크램블러와 같은 비침습적 치료부터 요부교감신경블록, 척추신경자극기(spinal cord stimulation) 삽입처럼 침습적인 시술까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6]. 다만, 어떤 시술이라도 1회 시술만으로 장기간에 걸쳐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을 먼저 기대하고 실시하기는 어렵다. 말초신경병성 통증 환자에서 페인 스크램블러의 연속적 치료가 증상 완화 및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는 임상 결과가 있으며[12] 이는 비침습적이고 부작용이 거의 없어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 환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증 환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Figs. 1, 2). 그러나 최소 10회 이상의 연속된 치료가 필요하므로 환자가 거의 매일 2주에 걸쳐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감이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유사한 기전을 탑재한 가정용 기계가 현재 시판 중에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요부교감신경블록의 경우 요추 2번과 3번 부위의 앞쪽 방척추 부위까지 바늘을 진입시켜야 하는 시술로 fluoroscopy 유도하에 실시한 경우 시술 성공률은 70~80% 정도이다. 이 시술은 자율신경계 흥분을 조절하여 하지로 내려가는 혈액순환을 돕고 신경병성 통증 강도를 낮추고 증상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13]. 국소마취제만 사용하여 이 시술을 하는 경우 그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어 botulinum toxin A를 주입한다던가, 열고주파 신경파괴술 등을 이용하여 장기간 지속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시술 방법들은 아직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 환자에서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경구약물로 효과가 미약하거나 부작용이 심해 복용이 어려운데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 받는 경우 실시할 수 있는 유용한 치료 방법이다. 이러한 시술들로도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척수신경자극기의 삽입을 고려할 수도 있다. 척수신경자극기는 다양한 기전을 통해 통증을 조절한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말초에서 중추로 들어가는 통증신호를 조절하고 그 외에도 말초혈관 확장을 유도하는 국소 효과도 있다[6]. 기술의 발전으로 사용하는 전지 자극의 종류 및 형태가 다양해졌고 삽입하는 배터리 사이즈도 얇고 매우 작아져서 시술이 상당히 편리해졌다. 다만, 시술에 사용하는 자극기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보험으로 시술하려면 까다로운 조건(적극적인 치료에도 6개월 이상 수치통증척도가 7/10 이상 지속되는 환자)을 충족해야 한다.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은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는 환자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그 기전이 명확하지 않고 100%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아직까지는 불명확한 질환이다. 해당 환자에게 통증의 강도, 위치, 특징 등을 자세히 물어봐야 하고 다른 질환으로 인한 통증을 배제하면서 통증 강도에 따라 경구약물 처방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경구약물 복용으로도 통증이 크게 완화되지 않는다면 시술적 치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추천된다. 그러나 이러한 시술 전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혈당조절임은 명확하다. 실제로 외래에서 당뇨병이 동반된 통증 환자들을 볼 때 진료시간의 절반을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과 혈당조절 교육에 할애할 정도로 이는 해당 통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은 당뇨병환자에게 꽤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의료진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치료가 늦어지고, 신경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한다면 얻을 수 있는 치료 효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하다.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당뇨병말초신경병성 통증의 진단과 치료는 당뇨병환자를 1차적으로 진료하는 의료진의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REFERENCES
1.Jensen TS., Karlsson P., Gylfadottir SS., Andersen ST., Ben-nett DL., Tankisi H, et al. Painful and non-painful diabetic neuropathy, diagnostic challenges and implications for future management. Brain. 2021. 144:1632–45.
3.Sloan G., Selvarajah D., Tesfaye S. Pathogenesis, diagnosis and clinical management of diabetic sensorimotor peripheral neuropathy. Nat Rev Endocrinol. 2021. 17:400–20.
4.Herman WH., Petersen M., Kalyani RR. Response to comment on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Stan-dards of Medical Care in Diabetes-2017. Diabetes Care. 2017. 40(Suppl 1):S1–35. Diabetes Care 2017;40:e94-5.
5.Abbott CA., Malik RA., van Ross ER., Kulkarni J., Boulton AJ. Prevalence and characteristics of painful diabetic neuropathy in a large community-based diabetic population in the U.K. Diabetes Care. 2011. 34:2220–4.
6.Dworkin RH., O'Connor AB., Kent J., Mackey SC., Raja SN., Stacey BR, et al. Interventional management of neuropathic pain: NeuPSIG recommendations. Pain. 2013. 154:2249–61.
7.Yagihashi S., Yamagishi S., Wada R. Pathology and patho-genetic mechanisms of diabetic neuropathy: correlation with clinical signs and symptoms. Diabetes Res Clin Pract. 2007. 77(Suppl 1):S184–9.
8.Moghtaderi A., Bakhshipour A., Rashidi H. Validation of Michigan neuropathy screening instrument for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Clin Neurol Neurosurg. 2006. 108:477–81.
9.Snedecor SJ., Sudharshan L., Cappelleri JC., Sadosky A., Mehta S., Botteman M.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pharmacological therapies for painful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Pain Pract. 2014. 14:167–84.
10.Yoo H., Park I., Kim DJ., Lee S. Effects of sarpogrelate on microvascular complications with type 2 diabetes. Int J Clin Pharm. 2019. 41:563–73.
11.Snyder MJ., Gibbs LM., Lindsay TJ. Treating painful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an update. Am Fam Physi-cian. 2016. 94:227–34.
12.Moon JY., Kurihara C., Beckles JP., Williams KE., Jamison DE., Cohen SP. Predictive factors associated with success and failure for Calmare (Scrambler) therapy: a multi-center analysis. Clin J Pain. 2015. 31:7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