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장에는 수 조의 정상 세균총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장내 물질 대사나 면역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1-3]. 장내 세균총은 사람마다 다양하고 여러 인자에 의해 결정되는데, 식이, 환경, 유전적 요소와 더불어 항생제의 사용이 장내 세균총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1-4]. 한편, 장은 항생제 내성의 저장고 역할을 하여서 사람간 혹은 사람과 환경간 항생제 내성의 전달에 관여한다[3].

현대의학에서 항생제는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된다. 감기처럼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병에도 많은 의사들이 자동으로 항생제를 처방한다. 더욱이 여러 균을 사멸하는 광범위 항생제의 사용이 전세계적으로 매 년 증가하고 있어서 더욱 커다란 문제이다. 항생제를 사용하면 내성균이 발현되고 장의 유익균이 파괴되는 것은 잘 알고 있으나 실제로 보지 못하니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Fig. 1은 장기간 항생제를 사용하고 Clostridioides difficile에 감염된 환자들의 장 마이크로바이옴 heatmap이다[4]. 우선 그림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가로 축이 우리의 대표적인 정상 세균총들이고 세로축이 각각의 환자들이다. 파란색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빨간색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보다시피 대부분의 환자들의 정상 세균총들이 거의 다 파란색으로 소멸되었거나 소량으로 존재하고 일부의 균들만이 과도하게 분포함을 보여준다. 특히 중간 가로줄 위의 환자들에는 장구균(Enterococcus)만 과도하게 있고 나머지 정상균들은 많이 감소한 상태이다. 이처럼 장구균이 주로 분포한 환자군들은 아래의 Bacteroides와 Lactobacillus가 주로 있는 환자군에 비하여 항생제를 더 많이 사용하였고 사망 환자도 주로 장구균 군에서 발생하였다.

이번 포토 에세이에 장내세균총의 heatmap을 보여드린 것은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장세균총이 얼마나 심하게 소실되며 균의 분포가 왜곡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특히 소아에서의 항생제의 사용은 있어야 할 세균총의 완전한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우리는 항생제를 반드시 필요할 때 적절하게 사용하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