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국제당뇨병연맹(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IDF)에서 발간하는 백서 IDF Diabetes Atlas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2000년 약 1억 5,100만 명에서 2021년 5억 3,700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45년에는 7억 8,300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1]. 국내 당뇨병 환자도 2010년 320만 명, 2020년 424만 명, 2030년 517만 명, 2040년 580만 명, 2050년 591만 명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2].
당뇨병은 약물요법, 식사요법, 운동요법 등의 자기관리 행동실천을 통해 질병관리가 이루어지는데, 대한당뇨병학회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0에서는 당뇨병 환자 중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28.3%뿐으로 약 70%의 환자들이 목표혈당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3]. 당뇨병 진단을 받고 질병관리를 잘 하는 것은 환자에게도 어려운 과제이며,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서 중요한 측면은 환자의 매일매일의 건강행동과 생활습관 선택에 따라 당뇨병 임상결과가 결정된다는 것이지만 대부분 환자들은 건강행동변화를 어려워한다[4,5].
당뇨병 환자들이 목표혈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직접 교육상담을 하는 당뇨병교육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관리에 양가감정이 있고 행동변화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숙고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전략적으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잘 훈련되지 않은 당뇨병교육자의 경우 일방적으로 교육상담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 행동변화에 양가감정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변화 동기가 더 낮아져 행동변화 가능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당뇨병교육자가 당뇨병 환자의 건강행동변화를 촉진하고 변화 동기를 증진시킬 수 있는 근거기반 방법을 훈련 받고 보건의료현장에서 실천할 필요가 있다. 200개 이상의 무작위할당 임상 연구에서 동기면담(motivational interviewing, MI)이 광범위한 행동변화 문제에 있어 효과성이 확인되어 근거기반 접근으로 수용되고 있다[6].
보건의료전문가를 대상으로 MI 교육훈련을 실시했던 체계 적 문헌고찰 연구에서 보건의료전문가의 일상적인 실천에 많은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유의미한 영향이 있었다[7,8]. 하지만 국내에서는 당뇨병교육자를 대상으로 MI 교육훈련의 효과성을 검증한 연구가 없었기에, 본 연구에서 MI 교육훈련 전‧후에 당뇨병교육자의 상담기술, 자기효능감 변화를 알아봄으로써 효과성을 검증하고자 한다.
기존의 보건의료전문가와 당뇨병 환자 간 의사소통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를 살펴보면, 당뇨병 환자가 전문가와의 의사소통을 좋게 인식할수록 자기관리와 치료 순응도가 향상되고, 웰빙, 개인의 통제감과 자기효능감을 크게 인식하였고, 당뇨병 디스트레스(distress)는 덜 경험하였다[9]. 본 연구에서 당뇨병교육자의 상담기술과 상담활동의 자기효능감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전문가의 상담기술과 자기효능감이 환자와의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치고, 의사소통 질(quality)에 따라 당뇨병 환자의 질병관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및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MI 교육훈련 프로그램 전‧후 당뇨병교육자의 상담기술과 자기효능감 차이를 본 통제집단 사전‧사후검사 실험설계 연구이며, 연구 설계는 Table 1과 같다. 사전검사는 연구대상자 접수 시 시행하였으며, 사후검사는 MI 교육훈련 프로그램 시행 후 시행하였고, 추적검사는 교육훈련 시행 3개월 이후에 실시하였다.
2. 연구대상자
2019년 3월 9일, 2019년 6월 22일 실시된 하루 코스의 MI 교육훈련에 무작위할당되어 참석이 가능한 당뇨병교육자를 모집하였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교육자 자격인정증 소지 여부와 상관없이 당뇨병 환자를 교육상담 하고 있는 실무자는 연구에 포함시켰으며, 기존에 MI 교육훈련을 받은 적이 있는 대상자는 연구에서 제외시켰다. 2019년 1월 29일에 대한 의료사회복지사협회, 대한당뇨병교육사회복지사회, 대한당뇨병교육영양사회, 대한당뇨병교육간호사회에 협조요청을 하여 대상자를 모집하였으며, 연구참여 모집인원 26명이 선정되었을 때 모집을 중단하였다. 연구 진행 중 통제집단에 배정된 2명의 대상자가 중도탈락하게 되면서 최종 24명이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2019년 3월 9일에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우선 교육훈련을 실시하였고, 모든 검사 측정이 끝난 2019년 6월 22일에 통제집단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하였다. 연구대상자에게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에 무작위할당 배정되며, 본인이 원할 경우 언제든지 참여 중단을 할 수 있고, 비밀보장이 된다는 내용이 포함된 서면동의서를 받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3. MI 교육훈련 프로그램
당뇨병교육자를 위한 MI 교육훈련 프로그램은 Steinberg 와 Miller [6]가 2017년에 출간한 Motivational Interviewing in Diabetes Care 도서 내용과 Miller와 Moyers [10]가 제안 한 MI 학습의 8단계를 통합하여 연구자가 하루 코스의 7시간 MI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Table 2와 같이 구성하였으며, 국제 MI훈련가 네트워크(Motivational Interviewing Network of Trainers [MINT]) 회원인 연구자가 MI 교육훈련을 직접 실시하였다.
Table 2.
4. 측정 도구
1) 상담기술
Shim과 Lee [11]의 연구에서 개발한 Korean Counselor Level Questionare 하위척도 중 본 연구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상담대화기술’을 이용하였다. 이 척도는 1점이 ‘상당히 일치하지 않는다’, 2점이 ‘다소 일치하지 않는다’, 3점이 ‘다소 일치한다’, 4점이 ‘상당히 일치한다’로 평정되는 4점 리커트 척도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상담기술 역량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발 당시 도구 신뢰도 Cronbach's α값은 0.83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사전검사 시 0.70, 사후검사 시 0.82, 추적검사 시 0.83이었다.
2) 자기효능감
Lee 등[12]이 국내 타당화한 Counselor Activity Self-Ef-ficacy Scale 하위척도 중 본 연구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하위척도 ‘조력기술 자기효능감(helping skills self-efficacy)’, ‘회기관리 자기효능감(session management self-effica-cy)’을 이용하였다. 이 척도는 0점이 ‘전혀 확신하지 않는다’, 9점은 ‘완전히 확신한다’로 평정되는 10점 리커트 척도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상담자 활동의 자기효능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국내 타당화 당시 상담자 활동 자기효능감 척도의 신뢰도 Cronbach's α값은 0.79~0.96이었고, 본 연구에서 신뢰도 Cronbach's α값은 사전검사 시 0.82, 사후검사 시 0.96, 추적검사 시 0.93이었다.
5. 자료 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자료 확인과 입력 절차를 거쳐 IBM SPSS Statistics 프로그램(ver. 26.0; IBM, Armonk, NY, USA)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기술통계 값을 구하였고,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동질성을 검증하기 위해 Mann–Whitney U test를 하였고, MI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효과성 검증을 위해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상담기술과 자기효능감의 사전‧사후 검사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Wilcoxon singed-ranks tes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대상자는 총 24명으로 여자가 23명(95.8%), 남자가 1명(4.2%)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35.0 ± 8.1세였다. 영양사 14명(58.3%), 사회복지사 9명(37.5%), 간호사 1명(4.2%)이 연구에 참여하였으며, 모두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교육자 자격인정증은 6명(25.0%)이 소지하고 있었으며, 학력은 학사 4명(16.7%), 석사 17명(70.8%, 석사재학~졸업), 박사 3명(12.5%, 박사재학~졸업)이었다. 총 임상경력은 110.5 ± 87.3개월이었으며, 당뇨병교육 경력은 57.9 ± 59.0개월이었다(Table 3).
Table 3.
2. 두 집단의 동질성 검정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사전검사에서의 상담기술과 자기효능감의 동질성을 비교하기 위해서 비모수검정인 Mann– Whitney U test를 이용하였으며, 검정 결과 두 집단 간 ‘상담기술’과 ‘상담자 활동 자기효능감’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였다(Table 4).
3. MI 교육훈련 프로그램 전‧후 상담기술, 자기효능감 변화
상담기술은 실험집단에서 사전검사에 비해 사후검사, 추적검사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하였으며(Z – –2.057, P < 0.05; Z – –2.319, P < 0.05), 조력기술 자기효능감 역시 실험집단에서 사전검사에 비해 사후검사, 추적검사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Z – –3.008, P < 0.01; Z – –2.170, P < 0.05). 회기관리 자기효능감은 실험집단에서 사전검사에 비해 사후검사에서는 유의미하게 높아졌지만(Z – –2.201, P < 0.05) 추적검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통제집단에서는 사전검사, 사후검사, 추적검사 모두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Table 5, Fig. 1).
Table 5.
Counseling skills |
Self-efficacy |
|||
---|---|---|---|---|
Helping skills | Session management | |||
Experimental group | ||||
Pre-test | 3.02 ± 0.25 | 6.37 ± 0.71 | 6.22 ± 1.06 | |
Post-test | 3.34 ± 0.45 | 7.62 ± 0.99 | 7.50 ± 1.15 | |
F/U-test | 3.32 ± 0.45 | 7.25 ± 1.03 | 6.98 ± 1.04 | |
Post-pre | Z | –2.057 | –3.008 | –2.201 |
P | 0.040∗ | 0.003∗∗ | 0.028∗ | |
F/U-pre | Z | –2.319 | –2.170 | –1.468 |
P | 0.020∗ | 0.030∗ | 0.142 | |
Control group | ||||
Pre-test | 2.97 ± 0.34 | 6.06 ± 1.29 | 6.66 ± 1.02 | |
Post-test | 3.06 ± 0.28 | 6.29 ± 1.21 | 6.13 ± 1.16 | |
F/U-test | 3.06 ± 0.32 | 6.44 ± 0.91 | 6.58 ± 1.08 | |
Post-pre | Z | –1.292 | –0.563 | –1.379 |
P | 0.196 | 0.574 | 0.168 | |
F/U-pre | Z | –1.807 | –1.486 | –0.051 |
P | 0.071 | 0.137 | 0.959 |
고찰
본 연구는 하루 코스 7시간 MI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하였으며, MI 교육훈련을 받은 당뇨병교육자의 상담기술과 자기효능감이 증진되는지 검증하기 위해 실시되었다. 연구결과 통제집단은 상담기술과 자기효능감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으나, 실험집단은 사전검사에 비해 사후검사, 추적검사에서 상담기술, 조력기술 자기효능감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 하지만 회기관리 자기효능감의 경우 사후검사에서는 유의미하게 증가하였으나 추적검사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MI 교육훈련을 받은 보건의료전문가의 상담역량이 증진된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하며, MI의 교육훈련 효과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지도감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다[7,8].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연구대상자 샘플에 간호사는 1명만이 포함되어 당뇨병교육자의 모집단을 대표하지 않을 수 있다. 통계적 검정력을 높이기 위해서 연구대상자 수를 충분히 확보하고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샘플링을 한 반복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실제 상담기술 시연과 같은 행동적인 측면을 측정하지 않고 자가보고형식의 척도를 통해 연구대상자가 지각한 상담기술과 자기효능감을 측정하였기 때문에 반응의 진실성 여부와 실제 상담기술 역량이 증진되었는지를 검증하지는 못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감안하여 연구결과를 주의해서 해석해야 하며, 향후 본 연구의 한계를 보완해서 MI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당뇨병교육자의 상담 역량이 당뇨병 환자의 행동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환자의 변화 동기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MI에 보건의료전문가들이 보다 관심을 가지고 보건의료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