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비인두암의 빈도는 인종에 따라 다르며 동남아시아에서 더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매년 10만명 당 10~50명 정도 발생한다[1]. 방사선 치료는 비인두암에서 일차 치료라고 할 수 있으나 방사선 치료 후 가장 심각하게 생기는 합병증이 방사선 괴사이고 약 1.04%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비인두암에서 방사선 치료 후 괴사가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뼈는 나비뼈(sphenoid bone), 측두골(temporal bone), 사대(clivus) 부분이다[2,3]. 방사선 치료 이후에 비인두 주변으로 산소 부족, 세포 수 저하, 혈관 발달 저하가 생기면서 점막이 변하고 섬모의 운동 장애가 생기면서 병태 생리학적으로 골 방사선 괴사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3]. 골 방사선 괴사가 나타났을 때 가장 흔히 보이는 증상은 두통, 썩은 냄새, 간헐적 출혈이다[4]. 전산화 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검사와 같은 영상 검사, 내시경 검진을 통해서 진단할 수 있다. 골 방사선 괴사의 범위가 넓어져서 인두 주위 공간으로 괴사가 진행되면 인접한 경동맥 파열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생명이 위험할 수 있고 주의하여야 한다[5,6].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단순 드레싱 및 코세척 등의 대증적 치료보다 결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7-10]. 괴사정도가 심하고 광범위할 경우 상악동 회전 접근(maxillary swing approach)을 통해 괴사조직을 제거하고, 유리피판 이식술을 시행하는 방법이 좋은 방법으로 사용되어 왔다[8].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하여 경비강으로 괴사조직을 제거한 후 비중격 피판 이식술을 시행하여, 깨끗한 점막을 덮어주는 방법이 소개되었고, 좋은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11,12]. 경비강 내시경 접근법이 최소침습수술법으로서 좋은 술식이지만, 비중격 피판이 잘 생착되지 않거나, 괴사가 재발한 경우에는 상악동 회전 접근법등을 통한 유리피판술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번 케이스는 비인두암의 방사선 치료 이후 발생한 골괴사를 치료하기 위해 내시경 하 괴사조직 제거술 및 비중격 피판 이식술을 이용해 재건하였으나 이후, 괴사가 해결되지 않았을 때, 내시경 하에 괴사조직 제거를 시행하고, 구강-목터널을 통하여 안면부 절개없이 유리피판을 비인강에 위치시킨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57세 여자 환자로 고혈압 및 만성신부전으로 혈액 투석 중인 분으로 2012년도 발견된 비인두 종양에 대해 타병원에서 시행한 조직검사 결과 미분화된 비인두 상피암 소견으로 2013년에 6,200 cGy 항암방사선치료 받았으며 이후 재발 소견 보여 타병원에서 15년도 9월 2차례 내시경하 우측 비인두 절제술 시행받았다.
2018년 우측 후인두 1.79 cm 종양(병기 rcN1)이 관찰되어 원발부위 재발 소견으로 본원에서 6,000 cGy, 방사선 치료를 재시행하였다. 방사선 치료 6개월 후, 통증 및 악취로 시행한 전산화 단층 촬영 및 비인강 내시경 소견상 방사선 괴사로 확인되어 경비강 내시경하 괴사조직 제거술 및 비중격 피판술을 시행하였다(Fig. 1). 수술 시 우측 비인두에 광범위한 괴사 소견이 보였으며 괴사는 경동맥 주변까지 퍼져 있어, 경동맥과 붙은 괴사조직은 일부 남기고 괴사조직을 제거 하였다.
괴사조직 제거 이후에 호전되었던 통증이 비중격 피판술 약 4개월 이후 재발하여 시행한 내시경 검진 상, 비중격 피판이 덮이지 않은 아래쪽으로 방사선 괴사가 더 진행한 소견이었고, 자기공명 영상검사 상 비인두 괴사로 인한 농양이 내경동맥과 맞닿아 있는 소견이 보였다(Fig. 2).
통증의 조절과 내경동맥의 보호를 위하여 내시경하 괴사 조직 제거술 및 유리피판 이식술을 계획하였다. 비중격 뒤쪽 절제술 후 우측 비인두 괴사조직을 제거하였고 경동맥 안쪽벽 주변 연부조직까지 괴사조직 제거하였으며 뒤쪽으로는 C1 경추뼈까지 노출 후 드릴로 괴사된 뼈를 제거하였다. 2.5×3.5 cm 결손 부위는 전외측 넓적다리 유리피판을 3×4 cm으로 제작하여 입안을 통하여 비인두에 위치시켰고, 우측 편도와(tonsillar fossa) 뒤쪽으로 절개를 넣어 피판 혈관을 구강에서 경부쪽으로 가지고 온 후, 얼굴 동맥과 정맥에 문합하여 주었다. 피판이 다소 비대하였으나, 추후 축소될것을 고려하여 비인강을 대부분 피판으로 채운 후, 비인강으로 비기도를 삽입후 경과관찰 하였다(Fig. 3). 비기도는 약 3주간 유지하였으며 주관적으로 숨찬 증상 없이 비기도로 충분히 기도 확보가 되었기 때문에 침습적인 기관절개술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2일간 경과관찰 하였고 수술 후 이식한 부위 생착 잘 된 상태로 환자의 주관적 통증은 많이 호전되었다. 구강 식이는 수술 후 약 1달 반 정도부터 시작하였으며 수술 후 4일째 경피적 방사선 위루술(percutaneous radiologic gastrostomy)을 시행하여 위루관을 통한 경관유동식이를 수술 후 1달 반까지 유지하였다. 퇴원 전 비기도는 제거하였으며 기도 충분히 확보되어 잘 유지되는 상태로 수술 후 21일째 퇴원 하였다.
추적관찰 도중 환자 통증 및 악취는 모두 호전되었으며, 코막힘등의 증상도 보이지 않았다. 피판은 기간이 지날수록 수축되어 비인두의 공간은 충분히 확보되었다. 환자 간헐적인 코피가 있어 시행한 전산화단층 촬영 혈관조영검사(CT angiography)상 수술전과 비교하여 혈관벽이 약해진 소견으로, 풍선 폐색 검사(balloon occlusion test)상 곁가지 혈류(collateral flow)가 충분함을 확인 후, 경동맥 색전술(ICA embolization)을 시행하였다. 이후에 특이 신경학적 증상 및 증후 발생하지 않았고 마지막 피판술 후 20개월째 증상없이 경과관찰 중이다(Fig. 3).
고 찰
비인두암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이후 골방사선 괴사가 발생하면 항생제 치료, 비강내 드레싱, 내시경하 괴사조직 절제술을 하게 된다[7,9]. 이후에도 방사선 괴사가 재발하게 되면 단순 드레싱, 내시경하 죽은 조직 제거술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 비중격 피판술을 이용하여 재건을 해주는 방법이 도입된 이후부터 비인두 방사선 괴사 환자들의 사망률이 낮아졌다는 보고가 있고, 방사선 골괴사가 생겼을 때 내시경하 괴사 조직을 제거하면서 비중격 피판술을 시행하는 것이 치료의 방침으로 자리잡고 있다[13]. 이 방법은 최소 침습적인 방법으로 치료 후 환자의 예후를 좋게 한다. 하지만 괴사의 범위가 광범위한 경우 또는 비중격 피판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괴사가 재발한 경우에는 다른 피판술이 필요하다. 비강내에서 시행할 수 있는 비중격 피판술 이외의 피판으로는 하비갑개 혹은 외측벽 피판술 (inferior turbinate flap or lateral nasal wall flap)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피판의 크기가 충분하지 않아, 괴사범위가 큰 경우에는 한계가 있고 비중격 피판과 마찬가지로 접형구개동맥을 통하여 혈행을 공급받기 때문에, 비중격 피판술이 실패한 경우 마찬가지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비강외에서 시행할 수 있는 국소 피판으로는 temporoparietal flap이 사용될 수 있다. 넓이는 충분하게 얻을 수 있으나, 부피가 충분치 않아서, 광범위한 괴사시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경우 유리피판 이식술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접근방법으로는 고식적으로 상악동 회전 접근이 많이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안면부를 절개하고 정상 상악골을 절단하고 진행하는 수술법으로 술기가 어렵고, 술후 접근법에 의한 합병증의 발생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8].
이 증례에서 시행한 방법은 괴사조직 제거는 내시경을 이용하여 시행하고, 경부 절개를 통해서 경부-경구 접근법(transcervical-transoral approach)으로 유리피판 이식술을 시행한 것으로 비중격 피판술이 실패했을 때나 괴사의 범위가 광범위할 때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증례에서처럼 전외측대퇴 유리피판(anterolateral thigh free flap)을 이용하여 피판 이식술을 시행할 경우, 피판의 크기가 커서 기도가 좁아질 수 있으나 수술 후 비기도를 이용하여 충분히 기도를 확보하였으며, 수술 후 피판의 부피가 줄어들게 되어 피판 이식이 성공적이라면 비중격 피판술 외 비침습적인 또 하나의 치료 방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리 피판의 크기는 약 50% 정도의 피판 크기의 감소를 고려하여 결손 부위의 약 2배 이상 크게 만드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수술 후 빠른 구강식이로 인하여 피판 및 영양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판이 안정화 될 동안 위루관을 통하여 1달반간 구강식이를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이 술식을 적용하려면 유리 피판을 비인두에 고정하기가 어려워서 수술 부위가 안정화될 때까지 그리고 충분히 기도가 확보될 때까지 10일에서 14일까지의 장기간 패킹이 필요하다. 이관과 비중격 후방의 점막과 피판을 봉합해주는 방식으로 일부 고정을 해주면 피판이 위치를 잡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