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매우 드문 세포 기질 종양으로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발생 가능하다[1]. 두경부 영역에서의 발생은 드물고 대부분 후복막, 두개내, 폐, 복부나 요로계통에서 발생하는게 대부분이다[2]. 나아가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의 비중격이나 비강내에서의 발생은 더욱 드물고 특히 비중격 수술 후 비중격에 발생한 경우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명백한 염증과 연관된 증상은 나타나지 않으며 임상적, 영상학적으로 간혹 악성종양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많은 동의어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병리조직학적으로 하나의 해부병리적인 질병 분류가 아니라 비특이적인 만성 염증성 질환을 지칭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다[3].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비록 드문 양성 질환에 속하나 주위 조직을 침범하며 성장하는 경향이 있어 악성 종양과의 감별이 중요하며, 조직학적 소견에 따라 국소 침범 및 악성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에 유의하여 조기에 근치 절제를 시행해 수술 후 최종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주의 깊은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최근 저자는 과거 두 차례 비중격 교정술, 비용종 제거술과 내시경 누낭비강문합술 시행 후 지속적인 약물치료에도 비폐색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내원한 45세 남자 환자에서 수술 후 조직검사를 통해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을 진단한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5세 남자 환자가 5년전 타 병원에서 두 차례의 비중격교정술, 비용종수술, 내시경 비강누낭문합술 이후 발생한 양측 비폐색으로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하였으나 호전이 없어 시행한 전산화 단층촬영상 비중격 천공, 비중격 및 비배부의 종물 소견 관찰되어 조직검사 후 섬유화를 동반한 조직구성육아종 소견으로 본원에 전원되었다. 과거력상 수술 외 특이 병력은 없었으며 문진상 코막힘 외에 체중 감소, 발열, 통증, 시력 저하 및 복시 등의 증상은 없었고 내원시 시행한 일반 혈액검사와 면역혈청검사에서도 이상소견 보이지 않았다. 이학적 검사상 경부에 만져지는 종물은 없었으며 우측 비배부가 좌측에 비해 약간 돌출된 양상이 관찰되었고 압통은 없는 상태였다. 내시경 검사상 양측 비강입구는 종물에 의해 막혀있는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1). 비강 내측의 비중격 전방에 불규칙한 경계의 약 1.5 cm 가량의 천공소견 관찰되었으며 비중격의 상부에 비교적 표면이 매끄러운 분홍색의 종물 소견 관찰되었다(Fig. 2). 전산화 단층촬영 소견상 조영전 영상에서 종물은 균질한 동밀도의 연조직 음영을 보였고 조영후 영상에서는 불균질한 종물 내부의 조영 증강소견이 관찰되었다. 비교적 경계가 분명한 연조직의 종물이 비배부 아래에서 시작하여 비중격의 상방까지, 일부는 하비갑개 상부까지 연장되는 소견 관찰되었다. 종물에 의한 주변의 안와 부위, 상악동으로의 침습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3). 자기공명촬영 소견상 T1 강조영상에는 중등도의 신호 강도를 나타내고 T2 강조영상에서는 비교적 저신호 강도를 가진 내부가 불균질한 고형 종물 소견을 보였다. Gadolinium-T1 강조 영상에서는 내부가 불균질한 고형 종물이 비중격의 우측에서 하비갑개 상부와 연접해 조영되었으며 안와벽과 상악동으로의 침범이나 두개저 결손 소견은 없었다(Fig. 4). 종물은 비교적 주변조직과 경계가 분명하였으며 주변조직으로 약하게 침윤되어 보이는 양상으로 염증성 병변과 악성 종양의 감별이 필요한 상태로 수술을 시행하였다.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비주 중앙 부위에 절개를 가한 후 외비접근법을 통해 비배부의 피부와 비중격의 점막을 박리하여 비중격과 종물을 노출시켰다. 비중격의 전반에 천공소견 관찰되었으며 천공의 상부에 있는 비중격의 종물은 키스톤 일부를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침범되어 있었으며 모든 병변을 안전절제역을 확보한 후 제거하였다. 비강과 비중격의 점막에는 침범소견 보이지 않고 종물과 쉽게 분리되어 점막은 보존한 상태로 종물을 제거하였다. 수술 중 절제한 종물은 동결조직절편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섬유화를 동반한 만성 염증의 조직으로 보고되었다. 종물을 일괴적출하기는 불가능하여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절제하였으며 비중격 상방의 병변은 인접한 점막과의 유착 없이 분리되었다. 수술 중 기존 천공 부위의 재건은 시행하지 않았으며 비배부의 종물과 비중격이 대부분 절제된 상태로 수술 후 안비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자가 귀연골을 채취하여 비중격의 재건과 위장(camouflage)이식을 시행하고 피부봉합을 시행 후 비중격에 실리콘 시트를 대고 수술을 마무리 하였다. 종물의 육안 소견은 3×2.3 cm의 크기로 흰색의 비교적 단단하고 잘 구획화된 다결절의 고무양상이었다(Fig. 5). 최종 조직검사결과 다양한 세포 밀도를 보이며 염증 세포와 함께 섬유다발모양의 교원섬유질이 관찰되었다. 또한 방추형 세포의 미만성 증식과 종물 전체에 림프구와 형질세포등의 염증세포들이 혼재된 소견 관찰되었고 세포의 이형성, 유사분열 및 종양괴사는 관찰되지 않았다(Fig. 6). 면역조직화학 검사상 방추형 세포는 α-smooth muscle actin에 양성이었으나 CD34는 음성반응을 보여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으로 진단되었다. 이후 12개월의 외래 추적 관찰 상 재발이나 안비 소견은 없었다(Fig. 7).
고 찰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과 악성 신생물을 임상적 및 방사선학적으로 평가하여 구별하는 것은 어렵다. 많은 경우에서 비강 및 부비동의 병변은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상 공격적으로 주변 근육, 뼈 및 신경으로의 침습을 보여준다[4]. 안와 부위와 신체의 다른 곳의 염증성 근육아세포종은 덜 공격적인 성향이 있다. 따라서 진단에는 반드시 생검이 필요하다[3]. 최근까지도 원인과 병인에 대해서 아직 완전히 설명 되진 않았으나 Lawrence 등[5]은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임상 병리학적으로 특징적일 수 있으나 아직 생체학적으로는 논란이 있음을 확인하고 종양에 대한 세포분자학적 검사를 시행하여 ALK receptor와 관련된 유전자 위치의 클론성 재배열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음을 확인하고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선행 감염의 병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어떤 만성적인 염증 상태에서 종양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였으며, 비장 및 간의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에서 앱스타인바 바이러스가, 그리고 간과 폐의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에서 방선균과 노르카디아가 발견되었고, 일부 폐의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가 발견되었다고 보고하였다[6]. 본 예의 환자의 경우 과거 여러 차례 수술을 통한 잦은 자극과 비중격 천공 그리고 만성적인 염증이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원발 또는 전이된 악성 신생물과 침습적인 진균 감염을 감별해야 하지만 다소 심하지 않은 양상의 병변인 경우 부비동에서 염증성 비용종 정도로 생각할 수 있으며 병변이 비강에 발생한 경우 임상증상으로 코막힘, 안면통증, 두통, 안구통증, 코피, 안면 부종등이 나타날 수 있다[7]. 질환 평가를 위해 시행하는 영상학적 검사로는 전산화 단층촬영과 자기공명영상 촬영이 유용하며 전산화 단층촬영은 병변의 범위를 규정하고 치료의 효과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고 보통 부종을 동반한 종괴와 안면 근막층으로부터 근육, 지방, 신경과 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침습 상태를 알 수 있다. 전산화 단층촬영은 연부 조직이 저음영으로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다양하고 비특이적인 특징을 보인다. 자기공명영상 소견상 T1영상에서 동일 신호 강도로, T2 영상에서는 저신호 강도의 세기로 나타나며[8] 두 영상학적 검사 모두 악성 종양의 양상으로 국소적으로는 상악과 비골을 나아가 비강안의 전 영역에 걸쳐 공격적인 형태를 보이게 된다. 침습 상태와 예후에 관한 28사례에 관한 연구에서 이러한 침습적인 특징들을 보일 때 더 안좋은 예후를 보인다고 보고하였다[9]. 하지만 전산화 단층촬영과 자기공명영상은 본 질환에 대한 명확하고 특징적인 소견을 제공하지 못하며 골파괴와 같이 주변 조직을 침범하는 경우 악성종양과 유사한 소견으로 보이기 때문에 악성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따라서 본 질환의 진단은 영상학적 검사, 나아가 동결절편검사로는 진단하기가 불확실하며 면역조직화학검사를 통해 타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하다.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육안상 잘 구획화된 다결절성의 단단한 고무양의 흰색의 절단면을 보인다[8]. 조직학적인 소견은 성상 또는 축상 형태의 근섬유 아세포들과 염증의 축상세포가 혼재된 모습을 보이며 세포기질은 저명한 맥관구조를 보이며 염증세포와 혼재되어 있으며 림프구들과 형질세포들, 드물게 호중구들과 호산구들을 보이기도 한다. 저세포성의 세포분열을 보이며 세포의 이형성이나 괴사소견과 같은 악성의 소견은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10]. 저명한 혈관분포와 함께 점액양상의 기질, 밀집된 축상세포, 염증세포와 축상세포가 거의 없이 밀집된 섬유기질소견이 함께 관찰된다. Coffin은 비강내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의 조직학적 특성을 염증세포가 침윤된 점액질의 바탕에 느슨하게 배열된 성상세포들과 축상세포들, 치밀한 콜라겐 세포를 가진 치밀한 축상세포 활성, 그리고 상흔 같은 널판지 양상의 콜라겐(plate-like collagen resembling a scar) 저세포성 세포분열의 세가지 특징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다[11]. 감별진단으로는 결절성 근막염, 근섬유아세포육종, 섬유육종, 마이코박테리아 감염증, 섬유성 조직구증 등이 있으며 발생부위에 따라 재발과 악화 정도가 다르지만 폐가 아닌 부위에서의 국소 재발과 악화 확률은 25% 정도이다[12].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은 스테로이드 치료,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와 함께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치료로 알려져 있으며 완전 절제 수술은 90% 이상의 치료 성과를 보이며[13] 악성으로의 변형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14].
결론적으로 증례도 적고 발병율도 낮아 치료에 대한 치침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수술적으로 병변을 완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영상학적, 임상적으로 악성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치료를 피하기 위해 조직학적 검사와 면역염색 검사에 기초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저자들은 두차례의 비중격 수술 후 비중격에 발생한 염증성 근섬유아세포종을 수술적으로 완전 절제한 후 비중격 재건을 통해 안비와 재발소견 없이 성공적으로 치료된 예를 보고하는 바이다. 또한 본 예와 같이 병변이 비강내에 발생한 경우 과거 시행한 몇 차례의 수술 및 비중격 천공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미루어볼 때 코 관련 수술 후 면밀한 외래 추시를 통해 병변의 발생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