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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간신경통(intercostal neuralgia)은 늑간신경(intercostal nerve)의 손상이나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만성 신경병성 통증으로 수술, 외상, 대상포진과 같은 늑간신경의 염증이나 늑간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에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 종양이나 혈종 등에 의한 늑간신경의 압박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외상성 또는 의인성 신경종 및 원발성 신경종도 늑간신경통의 원인이 된다[1-3].
그 중 늑간신경에 발생한 원발성 신경종에 의한 늑간신경통은 매우 드물다. 늑간신경의 원발성 신경종은 대부분 양성종양이며 증상이 없어 영상학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늑간신경통의 다른 원인과는 다르게 수술적 제거가 주요 치료방법이 된다.
본 증례는 수술 및 외상의 과거력이 없는 난치성 늑간신경통 환자에서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상 발견된 우측 11번 늑간신경 신경집종(schwannoma)의 수술적 제거를 통해 늑간신경통을 치료하였기에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69세 남자 환자가 수년 전부터 발생한 오른쪽 흉부 및 옆구리 통증으로 본원 소화기내과를 거쳐 통증클리닉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약 7년 전부터 동일 부위에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통증으로 내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통증의학과 등에서 검사와 간헐적 치료를 반복해왔다. 과거 단순흉부촬영, 흉부 CT 등의 검사 상 특이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통증에 대해 늑간신경차단술 및 약물치료 등의 대증적 치료를 시행 받았다. 신경차단술 시행 시 단기간의 제한적인 호전 후 다시 증상이 악화되었으며, 약물치료는 효과가 없었다.
환자는 본원 통증클리닉에서 상기 증상에 대해 진료를 시행한 과거력이 있었다. 그 당시 문진 상 증상과 관련된 외상 및 수술의 과거력은 없었으며, 이학적 검사상 특이 소견은 없었다. 진단 검사로 흉부 및 늑골에 대한 방사선검사와 골스캔(bone scan)을 시행하였다. 방사선검사상 특이 소견은 보이지 않았지만, 골스캔에서 우측 10번 늑골의 골절이 확인되었으며, 늑간신경차단 및 약물치료 등의 대증적 치료를 시행하였다.
환자는 최근 우측 흉부 및 복부의 통증이 악화되어 본원 소화기내과에 내원하였다. 통증은 숫자 통증 등급(numerical rating scale) 상 7-8/10 정도였으며, 우측으로 눕거나 움직일 때 흉부 및 복부로 방사되는 날카롭고 저린 듯한 양상이었다. 소화기내과에서 내시경 및 복부 전산화단층촬영 등의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검사상 복부의 이상소견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우측 11번 늑간에서 약 1 cm 크기의 단일 신경 종양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어 환자의 증상과 관련성 확인을 위해 통증치료실로 협진이 의뢰되었다(Fig. 1). 이학적 검사상 병변 부위에서 심한 압통과 방사통이 확인되었으며, Tinel 검사상 양성반응을 보였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국소마취제 및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신경차단술을 초음파 유도하에 시행하였다. 신경차단 후 증상이 소실되었지만,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지 않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본원 흉부외과에서 전신마취하 종양제거술을 시행하였으며, 제거된 종양은 3 × 1.3 × 1 cm 크기로 조직병리학적 검사상 낭성 변성을 동반한 신경집종으로 확인되었다. 수술 후 환자의 증상은 호전되었으며, 3개월 간의 경과 관찰 후 증상이 재발되지 않아 치료를 종결하였다.
고 찰
늑간신경통은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12번째 늑하신경을 포함해서 침범된 늑간신경의 분포를 따라 나타나는 예리(sharp)하고 전격적(shooting)인 통증 또는 작열통(burning pain)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1]. 통증은 대부분 등에서부터 앞 가슴쪽으로 방사되며 하부 늑간신경의 경우 복부의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저린감 또는 마비감 등을 포함한 통증과 근위축이 나타날 수 있고, 숨을 깊게 쉬거나 흉부의 움직임에 의해 악화될 수 있지만, 늑연골염, 늑골골절 등의 흉부 근골격계 질환에 비해 심하지는 않다. 늑간신경통의 원인으로는 수술, 외상, 늑골골절, 대상포진 등의 감염성 질환, 늑간신경의 압박, 외상성 또는 의인성 신경종 등으로 다양하다[1-3]. 흉부 및 복부의 수술 후 늑간신경 손상에 의해 늑간신경통이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유방절제술(mastectomy), 개흉술(thoracotomy) 및 흉강경수술(thoracoscopic surgery) 등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복강경수술(laparoscopic surgery)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4-6]. 하지만 외상, 수술, 대상포진 등의 과거력이 없는 환자에서 늑간신경통이 발생한 경우 그 원인을 찾기 어렵고 또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못해 장기간 통증에 의해 환자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7,8].
이러한 늑간신경통의 드문 원인 중 하나인 양성 흉벽 종양은 크게 혈관성, 말초신경, 뼈 또는 지방 조직에서 기원한다. 그 중 말초신경에서 발생하는 신경집종(schwannoma)은 신경집(nerve sheath)의 슈반세포(schwann cell)에서 기원하는 양성종양으로 대개 증상이 없고 종양이 천천히 자라며 그 크기가 커지면 증상이 나타나거나 만져질 수 있다. 신경집종은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이 가능하지만, 두경부, 상지, 종격동(mediastinum)의 후부 및 후복막강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흉부에 발생하는 신경집종은 주로 후종격동에 발생하고, 흉벽에 발생하는 것은 5% 미만으로 드물게 발생한다. 늑간신경의 신경집종은 대개 일측에서 단일 종괴로 발생하고 흉강 내로 덩어리가 커지며, 대부분 증상이나 증후가 없어 영상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신경종의 크기가 큰 경우 단순 흉부방사선 사진에서도 발견되기도 하지만, CT나 자기공명영상이 보통 진단에 사용된다. 그 중 대부분 접근성이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한 CT가 주진단 방법으로 많이 사용된다. CT 상 신경종은 저음영의 윤곽이 뚜렷한 난형 또는 원형의 종괴로 확인되며,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CT나 초음파를 이용한 바늘생검을 시행할 수 있지만, 수술적 제거에 의한 조직검사가 확진 방법이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늑간신경 분포에 따라 감각이상 또는 방사통 등의 신경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신경집종에 의한 늑간신경통의 치료는 수술에 의한 완전 절제이며, 절제 후 재발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9,10].
최근 초음파 장비는 비침습적이고 접근성이 용이하여 신경, 근골격계 질환의 진단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초음파를 이용한 신경차단술 등의 중재적 시술 시 신경 및 혈관을 포함한 주위 구조물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차단을 목표로 하는 신경과 바늘과의 관계를 알 수 있으며, 주사액이 퍼지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어 소량의 국소마취제를 이용하여 정확하고 안전한 신경차단이 가능하여 통증치료의 영역에 있어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본 증례의 경우 초음파를 진단 및 늑간신경차단 시술을 위해 사용하였다면 늑간신경통의 원인이 되었던 늑간 내 종양을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추가적 검사를 통해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함으로써, 통증의 기간을 줄이고, 시간 및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특이적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심장 또는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등을 거쳐 흉부 및 복부 내의 심각한 질환을 배제하기 위한 기본적인 검사를 시행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 통증클리닉으로 의뢰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다른 과를 거치지 않고 환자가 직접 통증클리닉으로 내원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통증의 원인에 따라 치료적 접근이 달라지기 때문에 내원 초기부터 정밀한 문진 및 이학적 검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환자가 외상, 수술, 대상포진 등을 겪은 후 통증이 발생한 경우 원인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통증의 발생과 연관된 뚜렷한 과거력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적절한 진단 및 치료가 어려워 환자가 장시간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므로 뚜렷한 외상, 수술 등의 흉부질환 과거력이 없는 환자에서 흉부 또는 흉배부의 통증 특히 방사통 양상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신경차단술 및 약물치료를 이용한 대증적 치료뿐만 아니라, 폐, 흉막, 흉추, 척수부의 종양이나 악성병변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 전산화단층촬영 및 자기공명영상촬영 등의 검사를 시행하여 적극적으로 감별진단을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ORCID
Hyun Joo Heo: https://orcid.org/0000-0003-2507-6629
Ji-Hye Lee: https://orcid.org/0000-0003-3269-3844
So Mang Im: https://orcid.org/0000-0001-6028-2669
Ok Hyun Kim: https://orcid.org/0000-0002-3086-8121
Han Gyeol Lee: https://orcid.org/0000-0001-7835-0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