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The increase in mortality and morbidity associated with the use of muscle relaxants, is associated with a lack of clinical pharmacological knowledge of the drugs, and a lack of understanding the risk of postoperative residual curarization. This is due to the absence of standards for neuromuscular monitoring. Clinicians experienced in neuromuscular monitoring and using muscle relaxants in the clinic may have some queries regarding the monitoring: Why should neuromuscular monitoring be done? Are clinical tests really not effective? Why is it not good when I actually perform neuromuscular monitoring? Would using sugammadex not require neuromuscular monitoring? This review answers most of the questions that many clinicians have, and also forwards the knowledge required of clinicians.
오래전부터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사냥감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근이완제(curare)를 화살 독으로 사용하였는데, 이에 호기심을 가진 유럽의 탐험가들을 통해서 알려지게 되었다. 1942년 Griffith와 Johnson이 정제된 curare 추출물을 마취에 도입하여 가벼운 마취로 통증과 반사 근육 운동을 차단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고, 이 추출물의 주요 활성 성분은 tubocurarine으로, 이는 현대적 근이완제의 원형(prototype)이 된다[1]. 근이완제의 사용은 외과수술에서 무균처리법을 사용하게 된 것에 버금가는 일대 혁신으로 일컬어지며 현대 균형 마취(balanced anesthesia; 무의식, 적절한 진통, 근이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근이완제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부작용들도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1954년 Beecher와 Todd [2]는 미국 Massachusetts 주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10년간 발생한 마취와 수술이 연관된 사망 사례에 대한 분석을 발표하였는데, 마취와 연관된 사망 사례 중에서 근이완제가 사용된 경우에는 소 수술(minor surgery)의 경우 2배, 대 수술(major surgery)의 경우에는 6.6배 이상의 높은 위험도가 있다고 보고되면서 근이완제의 안전한 사용에 관하여 임상의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하였다. Christie 등[3]은 근이완제가 사용된 환자에서 수술 후 지속된 무호흡(prolonged apnea) 사례가 증가하는 것을 보고 기존의 통상적인 임상 검사법만으로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추 요인(마취제, 마약류 등)과 근이완제의 잔류 효과에 의한 말초 요인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이를 감별하기 위해서 근이완제를 사용한 환자에서 말초 신경 자극기의 도입을 주장하였다. 1971년 Ali 등[4]이 근이완제 잔류 효과의 양적인 측정방법으로서 사연속자극비(TOF-ratio, train-of-four ratio)를 이용하는 방법을 제시하였고, 기저 값(baseline value)이 필요하지 않고 측정 가능하므로 편리하여 오늘날 신경근 감시의 표준방법으로 정착되었다.
근이완제의 사용에 따른 사망률(mortality)과 이환율(morbidity)의 증가는 근이완제에 대한 임상 약리학적인 지식 부족과 수술 후 잔류 근이완(postoperative residual curarization, PORC)의 효과의 위험성에 대한 이해 부족 그리고, 신경근 감시에 대한 표준이 제정되어 있지 않음에 기인한다. 임상에서 근이완제를 사용하고 신경근 감시를 해본 경험이 있는 마취과의사는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의문점이 있을 것이다. 신경근 감시는 왜 해야 하는가? 임상 검사법들은 정말로 효과가 없을까? 신경근 감시를 실제로 했을 때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슈가마덱스(sugammadex)를 사용하면 신경근 감시가 필요 없지 않을까? 이 리뷰는 많은 임상의사들이 가지고 있을 이러한 의문점들의 해답인 동시에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근이완제의 임상 사용은 1942년 Griffith와 Johnson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신경근 감시에 관한 역사는 매우 짧은 편이다[1,5]. 1995년 당시 대략 2%에 그쳤던 신경근 감시에서는 관찰된 환자의 62%에서 잔류 근이완(사연속자극비 < 0.9) 빈도를 보였지만, 2004년에 조사에서는 60%로 상승하였고, 잔류 근이완이 3%로 극적으로 감소하였다. Baillard 등[5]은 잔류 근이완을 감소시키기 위해 신경근 감시와 길항제 투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근이완제의 약역동학을 잘 알고 있으면 임상에서의 객관적 감시는 필요하지 않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Katz 등[6]의 연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는 100명의 환자에게 d-tubocurarine을 투여하고 반응을 관찰하였는데, 7명의 환자는 매우 적은 용량의 투여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근이완이 발생했지만 6명의 환자는 전혀 근이완이 유도되지 않은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다. 즉, 환자들 간의 매우 다양한 반응의 차이가 관찰되었다. 따라서 평균적인 약역동학을 적용해서 환자의 반응을 예상해서는 안 되며 객관적인 감시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임상에서 신경근 감시가 주로 활용되는 목적은 첫째, 근이완제의 발현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이고, 둘째 수술 중 근이완 깊이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며, 마지막으로 잔류 근이완의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하여 회복기 환자를 평가하기 위해서이다(Fig. 1). 특히, 마지막은 중요한데 근이완제 길항 시점을 확인하고 길항제의 투약 용량을 결정하며, 잔류 근이완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점이다. 환자가 마취에서 회복되는 동안 적절한 자발 호흡의 회복과 기도 유지가 중요하다. 이전에는 흡기 시 호기낭의 움직임이나 느낌, 기침, 움직임, 근육의 긴장 또는 수축 등의 경험적인 방법으로 근이완의 회복을 간접적으로 판단하였다. 이후 혀 내밀기, 머리 들기, 손을 쥐는 힘, 다리 들기 등의 임상적인 방법들을 사용하였으나 이는 객관적이지 못하고 개인적인 차가 큰 탓에 실제 근이완 정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술 후 잔류 근이완의 발생이 빈번하였다[4].
발관(extubation)은 마취과 영역에서 특히 안전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수술 종료 시에 수술 후 잔류 근이완은 저산소혈증에 대한 호흡계의 반응과 구토 반사(gag reflex) 등을 억제한다[7,8]. Pancuronium과 같은 작용시간이 긴 근이완제의 사용은 기존 잔류 근이완 기준(TOF < 0.7)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의 빈도가 더 높으며, 이와 연관하여 술 후 폐 합병증의 발생빈도를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9]. 그러나 atracurium이나 vecuronium같은 중간시간작용 근이완제를 사용하지만 회복실에서 잔류 근이완은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는 환자에게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술 후 폐 합병증과 연관이 있다[9,10].
일반적으로 많은 마취과의사들은 잔류 근이완을 평가하기 위하여 임상 검사법(clinical tests)에 일상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16]. 근이완에서 회복되었다는 증거로서 혹은 잔류 근이완이 없다는 증거로서 환자가 눈을 뜨거나, 팔을 들어보라고 주문하거나, 충분한 일회 호흡량을 호흡하는지 등을 기준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법들은 근이완 회복을 평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17]. 또한 환자가 이러한 검사법을 완전히 수행하지 못할 때 마취과의사는 환자가 잔류 근이완 상태인지 진정제의 효과인지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 반면에 많은 환자들은 잔류 근이완의 기준에 해당하는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검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18]. 심지어 사연속자극비가 0.5에 해당하는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5초간 머리 들기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4]. 이러한 문제점들은 임상 검사법들이 특이도(specificity)는 높은 반면, 민감도(sensitivity)는 턱없이 낮으며, 양성예측도와 음성예측도가 낮은 것에 원인이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임상 검사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환자의 협조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교적 높은 민감도를 보이는 설압자 검사법(tongue depressor test)의 경우 삽관 상태의 환자는 수행할 수 없으므로 일상 수기로서 추천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임상 검사법은 발관이 된 상태에서 상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단지 참고로 고려사항이며, 이 자체로는 객관적인 양적 신경근 감시를 대체할 수 없다.
한편 객관적 검사가 아닌 주관적 검사를 적용하는 경우는 사연속자극을 했을 때 감쇠(fade)반응을 촉지(tactile)하거나 시각적으로 탐지(visual detection)함으로써 잔류 근이완을 평가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도 충분한 경험을 가진 임상의사조차 0.5 초과의 사연속자극비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19]. 이중방출자극(double-burst-stimulation, DBS)은 잔류 근이완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임상에 도입되었다[20]. 이 검사법은 두 번의 작은 강직성 자극(60 ms, 50 Hz, 750 ms interval)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단일 연축 자극(single twitch stimulation)보다 더 강한 근육의 수축을 유발한다. 따라서, 더 분명한 감쇠(fade)현상을 보임으로써 감지가 쉽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Drenck 등[21]의 연구에 의하면 이중방출자극으로도 잔류 근이완을 완전히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객관적이고 양적 측정이 가능한 신경근 감시의 일상화가 근이완 깊이를 평가하고 근이완 회복의 정도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22].
신경근 감시가 임상에서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도한 대로 측정이 잘 안 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임상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측정값을 경험하면서 신경근 감시에 대한 신뢰성의 저하를 초래하는 것 같다. 모든 임상 검사법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정확도(accuracy)와 정밀도(precision)이며, 이 두가지를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참값에 근접하는 측정값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하며(accuracy) 동시에 반복적인 측정값들간의 유사도가 높아야 한다(precision 또는 reproducibility). 신경근 감시를 수행할 때 이러한 정확도와 정밀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은 1) 장비의 설정(setup)과 측정 부위의 고정(fixation), 2) 보정(calibration) 절차, 3) 최대상 자극(supramaximal stimulation), 4) 감시 부위의 선택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이다[23].
장비의 설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점은 적절한 전극의 위치와 측정 부위를 충분히 고정하는 것이다. 신경근 감시를 위한 전용 전극이 출시되어 있으나 비싼 가격과 쉽게 구하기 어렵다는 문제 때문에 일반적으로 심전도 검사에 사용하고 있는 은-염화은(Ag/AgCl) 혼합물이 코팅된 전극을 사용하고 있다. 전극을 부착할 때 유의할 점은 접착 전극이 가능한 작은 표면에 접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설정된 전류가 전극을 통해서 운동 신경에 전달될 때 피부 저항을 극복하고 가능한 최대의 근수축을 유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전극의 접촉면이 7–11 mm 이내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목표로 하는 신경을 올바르게 자극하기 위해서 전극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부착되어야 한다. 엄지모음근의 수축을 감시하기 위하여 척골 신경을 자극하는 경우, 전극은 척골 신경의 주행에 따라 배열되어야 하며 2.5–4 cm의 간격을 둔다. 권장된 간격보다 더 멀어지거나 가까운 경우에는 자극 전류의 침투 깊이를 변화시키므로 해당 신경을 자극하지 못하거나, 다른 신경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전극을 연결할 때는 극성(polarity)에 유의한다. Brull 등[24]의 연구에 의하면 원위부(distal) 전극에 음극(negative)이 연결되었을 때 최적의 결과를 얻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극을 위치할 때 주의할 점의 하나는 근육을 직접 자극하지 않도록 위치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비탈분극성 근이완제를 사용할 때 특징적으로 발생하는 감쇠(fade)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반응의 크기도 약하다. 또한 깊은 근이완상태에서도 반응이 소실되지 않고 약한 수축 반응이 계속 감지된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과다한 근이완제의 투여가 될 우려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근가속도검사(acceleromyography, AMG)는 해당 근육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보장되어야 정확한 검사가 가능한데 실제 수술 중에 환자들은 수술용 소독포(surgical drape)로 덮여 있거나 외과의사의 신체와 자주 접촉하여 움직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부적절한 고정은 일차 관측점(primary end-point)의 획득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ulnar fingers)의 움직임을 고정하고 외과의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도록 일정한 간격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Brull 등[25]의 연구에서 측정의 정밀도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엄지모음근에 일정한 전부하(preload)를 부과하도록 제시하였는데, 사연속자극시에 엄지의 위치가 자극 전의 위치와 비교할 때 실제로 5 ± 4 mm의 범위로 이동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근가속도 검사는 관찰 근육의 가속도를 측정하여 근수축력으로 변환하는 검사법이므로, 근육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준점이 달라지면 운동 거리가 달라지며 결국 가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관측값들의 정밀도(precision)가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전극을 통해 운동신경에 전기자극을 주면 근육 연축이 발생하는데 이때 연축 반응을 일으키는 가장 적은 전류량을 역치(threshold)라 하며 대략 15 mA이다. 신경다발에는 많은 신경섬유가 있으며 이러한 모든 신경섬유를 탈분극시킬 수 있는 전류량을 최대 전류(maximal current)라고 한다. 근육의 수축력은 전류량에 대하여 S자형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낮은 전류에서는 나타나지 않다가 역치에 도달하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여 급격히 증가하고, 어느 한도에 도달하면 모든 축삭들이 반응하는 정점(plateau)이 나타난다. 임상에서는 최대전류보다 10–20% 높은 전류량(최대상 전류, supramaximal current)을 신경자극을 위해 사용한다. 이는 어떤 여건에서도 최대 자극이 보장되는 전류량을 의미한다(Fig. 2).
일반적으로 신경근 감시에 사용되는 근육들로는 엄지모음근(adductor policis muscle), 눈둘레근(orbicularis oculi muscle), 눈썹주름근(corrugator supercilli muscle), 후두근(laryngeal muscles), 횡격막(diaphragm), 엄지발가락굽힘근(flexor hallucis brevis muscle) 등이 있다. 각종 수술에서 이완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근육은 수술 종류에 따라 다르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관심을 두고 있는 부위의 근육을 직접 감시하는 것이지만 해당 근육으로의 접근의 제한성 때문에 임상적으로는 다른 부위의 근육을 대리자로 이용하게 된다. 앞서 나열한 각각의 근육들은 근이완제에 대해서 다른 민감도를 보이며[26,27], 한 개체의 좌우 상지(upper extremity)사이에도 유의한 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28,29]. 따라서 근이완제의 작용을 나타내는 작용 발현 시간, 지속시간, 최대 효과 시간 등은 근육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Fig. 3). 정확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이러한 차이는 근육의 혈류 차이,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밀도 차이, 아세틸콜린 유리의 차이,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활성도의 차이, 근섬유 조성의 차이, 신경근 접합부의 숫자, 근육의 온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나의 근육만을 감시하는 것은 다른 주요 근육들에 대한 근이완제의 효과의 부분적인 이미지만을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시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근육을 선택하고 타 부위에서의 반응의 차이에 대해서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부위를 선택하든 감시 중에 부위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서로 다른 부위에서 측정된 값들의 상관도는 일치하지 않음을 유의해야 한다.
근이완제의 작용을 길항(antagonizing or reverse)시키는 전통적인 방식은 항콜린에스테라제(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를 투여함으로써 신경근 접합부위에서의 아세틸콜린의 농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항콜린에스테라제 자체가 갖는 부작용과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투여되는 항콜린제 자체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깊은 근이완(deep or profound block)상태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슈가마덱스1)는 최초의 근이완제 선택적 결합 길항제(selective relaxant binding agent)이다. 슈가마덱스는 근이완제에 결합 작용만 할 뿐, 아세틸콜린 분해효소나 신체내의 어떤 수용체에도 작용하지 않으므로 항콜린제의 동반 투여가 필요하지 않고, 그로 인한 부작용의 우려가 없다. 수술 종료 시점까지 충분한 깊이의 근이완을 유지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필요한 시점에서 모든 근이완 깊이에서 빠른 시간 내에 길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슈가마덱스는 지금까지 근이완제와 길항제의 사용에 관한 인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앞서 언급한 Beecher와 Todd [2]가 보고한 바와 같이 근이완제의 사용은 주술기 사망률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새로운 길항제는 그러한 위험성을 줄여줄 것으로 임상의사들은 기대하였다. 슈가마덱스는 근이완제의 사용과 관련된 모든 문제들을 다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렇지 않다. 모든 약제는 용량-반응의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를 가지고 있으며, 슈가마덱스 역시 이를 충실히 따르는 약이다. 슈가마덱스의 계발 단계에서부터 지적되어온 약물의 과민반응과 같은 부작용 문제[32,33]와는 별개로, 슈가마덱스를 사용한 환자에서도 임상적으로 유의한 잔류근이완이 발생하였다는 증례 보고들[34]에 이어서 대규모 조사결과[35,36]들도 발표되었다. 이 보고들에서 공통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길항이 시도되는 시점에서 체내에 잔류하고 있는 근이완제의 양에 비하여 충분하지 않은 슈가마덱스를 투여하였다는 것이다. 슈가마덱스는 근이완 깊이에 따라 권장하는 투여량이 있지만 임상의사들이 권장하는 용량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즉각적으로 투여된 슈가마덱스는 혈관 내와 신경근 접합부에 위치하고 있는 근이완제와 빠른 시간 내에 결합하여 길항 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것은 신경근 접합부위의 결합되지 않은 근이완제 농도 감소를 유도하고, 말초 부위(peripheral compartments)로부터 혈관 내로 근이완제의 전위(shifting)를 일으킨다. 부족한 용량의 슈가마덱스는 이렇게 말초에서 전위되어온 근이완제를 길항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잔류 근이완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슈가마덱스의 높은 가격과 무관하지 않다. 환자의 체중에 근거하여 투여하는 약물이므로 경우에 따라서, 2–3 개의 슈가마덱스가 필요한 경우가 생기는데 임상의사들은 비용 문제로 충분한 용량 사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36]. 또 하나의 원인은 슈가마덱스의 투약 용량을 결정하는데 근거가 되는 체중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임상에서는 실제 체중(actual body weight)과 이상 체중(ideal body weight), 마른 체중(lean body mass) 등 여러 가지 체중 지수가 사용되고 있다. 높은 신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를 갖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 어떤 체중을 기준으로 슈가마덱스를 투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여 흔히 부적절한 용량이 투여되는 경향이 있다. 제조사에서는 실제 체중을 근거로 투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체중 지수가 실제 체중보다 적게 계산되므로 권장 용량보다 적게 투여되어 잔류 근이완이 발생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Van Lancker 등[37]은 고도의 비만(신체질량지수 > 40 kg/m2)환자를 대상으로 슈가마덱스의 적정 투여 용량을 연구하였는데, 1–2 개의 사연속자극에 대한 반응이 있을 때 ‘이상 체중 + 40%’로 계산된 체중을 기준으로 슈가마덱스 2 mg/kg을 투여할 것을 제시하였다.
결국 슈가마덱스를 사용하더라도 신경근 감시가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잔류 근이완의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Kotake 등[35]은 잔류 근이완(TOF-ratio < 0.9 기준)발생에 대한 조사에서 신경근 감시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률이 각각 13.0%(자발적 회복; 2.8–33.6%), 23.9%(네오스티그민 길항; 16.2–33.0%) 그리고 4.3%(슈가마덱스 길항; 1.7–9.4%)라고 하였다. 이는 Ledowski 등[36]의 연구 결과와 비슷한데 신경근 감시가 동반되지 않은 상태에서 슈가마덱스 단독 길항의 경우 잔류 근이완이 8–9.4%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하였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슈가마덱스는 신경근 감시를 대체할 수 없다.
신경근 감시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나라별로 신경근 감시의 실태를 조사한 연구들이 잇따라 발표되었다. 대표적인 조사는 유럽과 미국의 마취과의사들을 대상으로 대규모로 시행된 설문조사 연구이다[38]. 전체 2,636건의 완료된 설문을 분석한 결과, 임상적으로 중대한 잔류 근이완의 발생률이 1%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64.1%(미국), 52.2%(유럽)였다. 반면, 양적(quantitative) 신경근 감시 장치의 보급률은 미국과 유럽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는데 각각 22.7%(미국), 70.2%(유럽)의 비율이었다. 한편, 장비를 보유한 센터에서 신경근 감시장치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각각 90.6%(미국), 80.7%(유럽)로 높은 활용도를 보였다.
2016년 Chacko와 Haldar [39]는 영국 마취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조사의 결과를 발표하였다. 전체 응답자(602명)중에서 단지 31.7%만이 신경근 감시를 일상적으로 수행한다고 응답했으며, 8.9%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였고 이 중에서 50.2%는 임상적인 징후만으로 근이완 회복을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저자들은 2007년에 시행된 이전의 설문[40]과 비교해서 신경근 감시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하였으며, 근이완제와 길항제의 용량 적정을 위해서 양적인 신경근 감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진 덕분이라고 해석하였다.
신경근 감시에 대한 국내의 사정은 또 다른 면모를 보인다. 대한신경근연구회(The Korean Neuromuscular Meeting, http://knmr.or.kr/)는 근이완제 사용과 감시에 대하여 2008년과[16] 2013년(unpublished) 두 차례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신경근 감시를 표준 마취 감시법으로서 적용하게 된다면 잔류 근이완의 발생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78.2%(2008년), 74.4%(2013년)로서 비슷한 비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근이완 회복을 감시하는 일상 수기로서 TOF-Watch와 같은 양적 신경근 감시장치를 이용하고 있는 비율은 각각 16.7%(2008년), 24.7%(2013년)에 불과하였다. 근이완 회복을 감시하기 위하여 객관적 신경근 감시장치가 반드시 수술실에 구비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83.3%(2008년), 84.7%(2013년)로 비슷했지만, 실제로 상시 활용 가능한 장비가 수술실 3개 혹은 이상에서 1대인 비율은 각각 65.4%(2008년), 81.8%(2013년)로 여전히 충분한 공급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마취과의사가 대부분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체 보급률은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설문 결과를 요약해보면 국내의 마취과의사들의 잔류 근이완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과 양적 신경근 감시 장치의 유용성을 높게 인지하고 있지만 임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의 보급이 부족하고, 보유하고 있는 장비의 활용도는 매우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더 짧은 지속시간을 갖는 근이완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에서 잔류 근이완이 존재한다[11]. 근이완제를 투여한 이후 충분히 시간이 경과하였더라도 잔류 근이완이 발생하지 않음을 보장할 수 없다.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 적절한 길항제를 투여하고 신경근 감시를 일상 수기화해야 한다[41]. 새로운 길항제의 출현이 신경근 감시를 대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예전보다 더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 도래하였다. 안전한 마취와 회복을 위하여 신경근 감시가 일상 수기가 되어야 함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앞서 각국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마취과의사들은 이미 잔류근이완에 대한 인식과 신경근 감시의 필요성에 대해서 높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일상 수기로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장비의 보급률이 낮은 것과 신경근 감시가 표준 마취 감시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의 사정은 매우 열악한데 환자 감시에 관한 표준 제정이 학회차원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마취통증의학 교과서에 언급된 표준은 미국마취과학회의 표준이며, 마취기록에서조차 신경근 감시에 관한 내용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미국마취과학회에서 제정한 마취 감시의 표준(standards for basic anesthesia monitoring)2)에 5가지 표준(anesthetist, oxygenation, ventilation, circulation, body temperature)을 제정하였는데 2015년 최종 수정판에 신경근 감시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 마취과학회들의 연합체인 WFSA (World Federation of Societies of Anesthesiologists)는 근이완제가 투약 되었을 때, 말초 신경 자극기의 사용을 권장한다는 문구를 표준에 포함하고 있다[42]. 한편, 독일(German Society of Anaesthesiology and Intensive Care, 2014)의 경우에 WFSA처럼 근이완제 사용시에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프랑스(SFAR, French Society of Anesthesiology and Intensive Care, 2000)의 경우는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임상검사법만으로 잔류 근이완을 확인할 수 없으며, 객관적 감시가 근이완 길항과정에서 중요한 수기이고, TOF 자극에서 쇠퇴(fade)가 없는 것이 확인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6년 영국과 아일랜드 마취의사협회(Association of Anesthetists of Great Britain and Ireland, AAGBI)는 마취 중 표준 감시에 관한 권고안을 공식 발표하였다[43]. 마취과의사의 감시하에 마취 혹은 진정 치료를 받는 모든 환자의 최소한의 감시 표준을 제공하기 위하여 작성되었던 권고안의 4번째 수정판의 부록(appendix)에서는 cardiac output, depth of anesthesia에 이어 세 번째로 마취의 유도, 유지 및 종료시의 근이완 작용에 대한 표준 감시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는 현재 알려진 지침들 중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 지침으로서 임상 활용가치가 높으므로 국내 마취과의사들은 이것을 임상 지침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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