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수술 후에 발생하는 오심 및 구토(postoperative nausea and vomiting, PONV)는 전신마취 환자에게 비교적 흔한 합병증들 중 하나이다[
1-
5]. PONV는 불편함을 유발하고, 수술 후 통증보다 환자들은 심지어 PONV에 의한 괴로움을 더 호소하기도 하기 때문에[
6], 그것을 치료하기 위한 경제적 부담이 큰 실정이다[
1]. PONV의 관리에 있어서, 현재는 항구토제의 사용이 표준으로 되어 있으나 그 효과가 완벽하지 않고 중추신경계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기에[
2], 비약물적 요법이 보완적으로 쓰이고 있다[
3,
5]. 비약물적 요법 중에서, Pericardium 6 (P6, 내관) 경혈을 자극하는 것이 수술 후 오심 및 구토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었고[
2,
3,
7], 특히 고추파스(capsicum plaster) 요법이 효과가 있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8,
9].
갑상선 절제술은 PONV 발생률이 특히 높은 수술로 알려져 있고[
10],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endoscopic sinus surgery, ESS)을 포함한 이비인후과적 수술은 PONV의 발생률이 갑상선 절제술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높지 않으나, ESS를 받는 환자의 절대적인 수가 적지 않고 PONV 자체가 매우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오랜 시간의 수술, 복강경 수술 등과 더불어 PONV의 발생률을 비교적 높이는 수술로 알려져 있다[
11].
한편, 이전에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서 P6 경혈을 고추파스로 자극하였을 때 수술 후 24시간 동안 구토와 오심 모두의 빈도가 P6 경혈에서 유의하게 낮았다는 보고가 있었다[
9]. 그리고, 부인과 및 유방 수술을 받는 220명의 P6 경혈을 침술로 자극했을 때, 부인과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는 PONV가 감소되었으나 유방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는 PONV가 감소되지 않아 수술의 종류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를 수 있음을 언급한 연구 결과도 있었다[
12]. 이렇게 수술의 종류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를 수 있는데, ESS에 관한 연구는 시행된 바가 없다. 따라서, ESS를 받는 환자에서 PONV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기에, 본 연구에서는 비약물적 요법 중에서 고추파스 요법을 선택하여 ESS를 받는 환자에서 수술 후 24시간 동안 고추파스를 P6 경혈에 부착하여 수술 후 오심 및 구토의 빈도와 항구토제의 사용 빈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대조(위약)군과 Sham group보다 고추파스(P6)군에서 PONV 및 항구토제의 사용 빈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연구 시작 전에 병원 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구 진행 승인을 받았고 수술 전에 환자와 보호자에게 연구 목적 및 방법을 설명한 뒤 연구 참여에 동의한 환자를 대상으로 서면 동의서를 받은 후 진행하였으며, 본 병원에서 동일한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전신마취로 ESS를 받는 환자들 중 미국마취과학회 신체등급 분류 1, 2에 해당하는 18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 선정 시 이전에 수술 후 오심과 구토가 있었던 환자, 평소에 멀미를 잘 하는 환자, 위식도 역류 환자, 항구토제를 투약중인 환자, 흡연자 등은 제외하였다[
11-
13]. 본 연구에 사용된 파스 성분에 대한 과민증이 있거나 기왕의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파스 부착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에, 자극 부위의 피부질환이 존재 또는 의심되거나 부작용의 가능성이 우려되는 피험자는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본 연구는 이중맹검하에 sham-controlled study 법으로 전향적으로 진행되었고, 대상 환자들은 각각 대조(위약)군(n = 50), 고추파스 P6군(n = 50) 그리고 sham group (n = 50)에 무작위로 배정되었다(
Fig. 1). 양쪽 P6 경혈과 양쪽 어깨에 고추파스는 아니지만 고추파스와 동일한 모양의 위약파스를 붙인 군을 대조(위약)군으로 하였고, 양쪽 P6 경혈에는 고추파스를, 양쪽 어깨에는 고추파스와 동일한 모양의 위약파스를 붙인 군을 고추파스 P6군으로 하였으며, 양쪽 P6 경혈에는 고추파스와 동일한 모양의 위약파스를, 양쪽 어깨에는 고추파스를 붙인 군을 sham group으로 하였다. 어깨 부착부위는 견봉각(acromial angle)에서 하방 5 cm 부위로 통일하였다. 견봉각에서 하방 5 cm으로 통일한 것은 비경혈점으로서 부착을 위한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무작위로 배정한 결과 각 군의 성별, 나이, 체중, 키, 마취시간 등은
Table 1과 같이 각 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환자의 분류된 군을 모르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에 의해 마취시작 전 대기장소에서 환자의 양측 P6 경혈에 고추파스(신신 캡시쿰 HOT
®, 신신제약, 성남, 대한민국) 또는 동일한 형태의 위약파스를 부착하거나, 양쪽 어깨에 고추파스 또는 동일한 형태의 위약파스를 부착한 후 반창고로 밀봉하였다. 고추파스와 위약파스는 수술이 종료된 뒤 8시간 후에 제거되었다. P6 경혈은 아래팔 안쪽 요골쪽 수근굴근(flexor carpi radialis muscle)과 손바닥쪽 장근(palmaris longus muscle)의 인대 사이에 있으며, 손목의 가장 원위쪽(distal) 횡선과 팔굽 횡선 사이의 원위쪽 1/6에 해당하는 지점으로, 손목의 가장 원위쪽 횡선에서 3 cm 정도 위쪽에 있기에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8,
12]. 그리고, 고추파스는 0.49 mg의 methyl salicylate, 1.64 mg의 고추가루(capsicum powder), 그리고 0.16 mg의 고추팅크(capsicum tincture)를 반지름 1.1 cm, 넓이 0.95 cm
2의 둥근 종이 한 장에 담고 있다. 모든 환자는 마취전투약을 시행하지 않았으며 마취의 유도는 propofol 1.5–2 mg/kg을 사용하였고, 근이완을 위하여 rocuronium 1 mg/kg을 사용하였다. 기관내삽관 후 마취 유지에 50% 산소-공기로 sevoflurane 1.5–2.0 vol%를 사용하였고 remifentanil은 목표 효과처 농도 3 ng/ml로 주입되었다. 이비인후과 의사가 5분 후 수술이 종료된다고 말할 때 remifentanil의 투여를 종료하였고, 수술 종료 후 glycopyrrolate 0.4 mg과 neostigmine 2 mg이 정주되었다. 마취 회복 후 환자는 회복실에 입실하여 통증 조절을 위해 ketorolac 30 mg이 정주되었다. 환자는 수술 후 6시간 뒤에 물을 마시기 시작하였다. 환자가 분류된 군을 모르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수술 후 24시간이 될 때까지 오심 및 구토의 발생 여부와 오심 및 구토 발생 시 사용된 항구토제인 ondansetron 4 mg의 사용 여부를 확인하였다. 수술 후 0–1시간 사이에 항구토제가 필요한 환자에서 항구토제 투여 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 후 1–6시간 사이에 항구토제를 한 번 더 투여하였으며, 그럼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 후 6–24시간 사이에 항구토제를 한 번 더 투여하였다. 본 연구에서 오심은 윗배가 울렁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위의 내용물을 구강 외로 배출하려는 행동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정의하였고, 구토는 위의 내용물을 구강 외로 배출하려는 행동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위의 내용물이 구강 외로 배출되지 않는 상황과, 위의 내용물을 구강 외로 배출하려는 행동을 보이면서 실제로 위의 내용물이 구강 외로 배출되는 상황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이 정의를 환자 및 보호자와 간호사에게 모두 설명한 뒤, 환자 및 보호자에게 위의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담당 간호사에게 말하도록 하였고, 이 때 담당 간호사는 환자가 분류된 군을 모르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에게 보고하도록 하였으며, 보고를 받은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병실을 방문하여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여 기록하였다.
Fig. 1
Flow diagram of participants. Control (Placabo) group patients have inactive tape at both Pericardium 6 (P6) acupoints and both shoulders. Capsicum group patients have capsicum plaster at both P6 acupoints and inactive tape at both shoulers. Sham group patients have capsicum plaster at both shoulders and inactive tape at both P6 acupoints. ESS: endoscopic sinus surgery.
Table 1
Group |
Control (Placebo) n = 50 |
P6 (Capsicum) n = 50 |
Sham n = 50 |
P value |
M/F (n) |
32/18 |
34/16 |
37/13 |
0.557 |
Age (yr) |
40.8 ± 13.7 |
41.2 ± 14.2 |
40.8 ± 11.6 |
0.984 |
Weight (kg) |
63.8 ± 10.7 |
68.0 ± 11.5 |
67.2 ± 11.2 |
0.134 |
Height (cm) |
163.4 ± 9.0 |
167.3 ± 7.9 |
165.0 ± 9.7 |
0.09 |
Duration of anesthesia (min) |
78.9 ± 30.2 |
68.6 ± 25.3 |
74.2 ± 25.2 |
0.165 |
표본의 크기는 검정력 분석법(power analysis)으로 계산하였다. 유의수준(α error) 5%, 검정력 80%(β = 0.2)로 수술 후 24시간 동안 오심 및 구토의 빈도를 50% 낮추기 위하여 각 군에서 필요한 환자수는 44명이었으나[
9,
10,
14], 도중의 탈락 가능성을 고려하여 각 군의 환자수를 50명으로 배정하였다(
Fig. 1). Demographic data 중 성별을 제외한 연속형 자료의 분석을 위해서는 일원분산분석(one-way analysis of variance, one-way ANOVA)을 시행하였다. Demographic data 중 성별 그리고 오심, 구토 및 항구토제의 사용 빈도 등의 범주형 자료는 적어도 하나의 기대값이 5 미만인 경우는 Fisher’s exact test를, 그렇지 않은 경우는 Chi-square test를 시행하였다. 세 군간 결과값 비교 시 사후분석(post-hoc test)으로는 Bonferroni correction을 시행하였다. P값이 0.05 미만인 것을 통계학적으로 의의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통계처리를 위하여 SPSS software version 15.0 (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였다.
결과
150명의 대상자 중 탈락자는 없었다. 대조(위약)군과 sham group보다 고추파스(P6)군에서 수술 후 24시간 동안 PONV와 항구토제의 사용 빈도는 유의하게 낮았다(
Table 2). 수술 후 0–24시간 동안 오심은 대조군에서 21명(42%), 고추파스군에서 1명(2%), sham group에서 19명(38%)이었고, 구토는 대조군에서 14명(28%), 고추파스군에서 0명(0%), sham group에서 13명(26%)이었으며, 항구토제의 사용은 대조군에서 17명(34%), 고추파스군에서 0명(0%), sham group에서 16명(32%)이었다. 세부적으로는 대조(위약)군과 sham group보다 고추파스군에서 수술 후 0–1시간 동안에는 오심, 구토 및 항구토제의 사용 빈도가 유의하게 낮았고, 1–6시간 동안에는 오심 및 항구토제의 사용 빈도만 유의하게 낮았다. 1–6시간 동안의 구토의 빈도와 6–24시간 동안의 오심, 구토 및 항구토제의 사용 빈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Table 2). 수술 후 0–1시간 동안 오심은 대조군에서 19명(38%), 고추파스군에서 1명(2%), sham group에서 17명(34%)이었고, 구토는 대조군에서 11명(22%), 고추파스군에서 0명(0%), sham group에서 10명(20%)이었으며, 항구토제의 사용은 대조군에서 15명(30%), 고추파스군에서 0명(0%), sham group에서 13명(26%)이었다. 수술 후 1–6시간 동안 오심은 대조군에서 15명(30%), 고추파스군에서 1명(2%), sham group에서 12명(24%)이었고, 항구토제의 사용은 대조군에서 10명(20%), 고추파스군에서 0명(0%), sham group에서 8명(16%)이었다.
Table 2
Incidence of Postoperative Nausea and Vomiting (PONV) and Use of Antiemetics
Group |
Control (Placebo) n = 50 |
P6 (Capsicum) n = 50 |
Sham n = 50 |
Hour (0–24 h) |
Nausea (%) |
21 (42) |
1 (2)*,†
|
19 (38) |
Vomiting (%) |
14 (28) |
0 (0)*,†
|
13 (26) |
Antiemetic use (%) |
17 (34) |
0 (0)*,†
|
16 (32) |
Hour (0–1 h) |
Nausea (%) |
19 (38) |
1 (2)*,†
|
17 (34) |
Vomiting (%) |
11 (22) |
0 (0)*,†
|
10 (20) |
Antiemetic use (%) |
15 (30) |
0 (0)*,†
|
13 (26) |
Hour (1–6 h) |
Nausea (%) |
15 (30) |
1 (2)*,†
|
12 (24) |
Vomiting (%) |
6 (12) |
0 (0) |
5 (10) |
Antiemetic use (%) |
10 (20) |
0 (0)*,†
|
8 (16) |
Hour (6–24 h) |
Nausea (%) |
6 (12) |
0 (0) |
5 (10) |
Vomiting (%) |
2 (4) |
0 (0) |
2 (4) |
Antiemetic use (%) |
3 (6) |
0 (0) |
3 (6) |
고찰
P6 경혈을 자극하는 것이 PONV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전의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3], 본 연구에서도 고추파스에 의한 P6 경혈 자극이 PONV의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 이전에 PONV가 있었던 사람, 평소 멀미에 잘 걸리는 사람, 여성 등에서 PONV가 빈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11,
15], 본 연구에서는 이전에 PONV가 있었던 환자, 평소에 멀미를 잘 하는 환자, 위식도 역류 환자, 항구토제를 투약중인 환자 등은 제외하고, 나머지 환자들을 무작위로 배정한 결과 환자의 성별, 나이, 키, 몸무게 등에 있어서 각 군마다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고, 마취시간, 마취제의 종류, 마취방법 등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흡연도 수술 후 오심과 구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에 대상자에서 제외하였다[
13]. 또한, 수술한 의사도 동일한 이비인후과 의사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P6 경혈군에서 수술 후 24시간 동안 오심 및 구토의 빈도가 유의하게 낮은 것은 고추 파스에 의한 P6 경혈의 자극에 의한 결과로 생각된다.
하지만, 본 연구와 동일한 마취 방법으로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 받은 환자에서 P6 경혈을 압박기(acupressure)로 자극하였을 때에는 수술 후 1–6시간 사이에서만 두 군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0–1시간, 6–24시간 사이에서는 오심의 빈도가 P6 경혈군에서 유의하게 낮았으나, 구토의 빈도는 P6 경혈군에서 유의하게 낮지 않았다[
7]. 다른 연구에서는 본 연구와 동일한 마취 방법으로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 받은 환자에서 P6 경혈을 고추파스로 자극하였을 때 수술 후 24시간 동안 오심과 구토 모두의 빈도가 P6 경혈에서 유의하게 낮았다는 보고가 있었다[
9]. 본 연구에서는 P6 경혈을 고추파스로 자극하였을 때 수술 후 0–1시간 동안에는 오심과 구토의 빈도가 유의하게 낮았고, 1–6시간 동안에는 오심의 사용 빈도만 유의하게 낮았으며 1–6시간 동안의 구토의 빈도와 6–24시간 동안의 오심 및 구토의 빈도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세부적인 시간 구간별 결과의 차이는 자극법의 종류(비침습적인 압박기와 고추파스) 및 대상 수술의 종류(갑상선 절제술과 ESS)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본 연구와 동일한 마취 방법을 사용한 3가지 연구만을 통한 추측일 뿐, 쉽게 단정짓기는 어렵고 따라서 향후에 이와 관련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본 연구는 고추파스군에서 단 한 명(2%)만이 오심을 호소하여 ESS에서 고추파스의 효과가 강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점에 관하여, 갑상선 수술과 같이 PONV의 발생률이 특히 높은 수술에서 PONV를 낮추기에는 고추파스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ESS와 같이 PONV의 발생률이 높지 않은 수술에서는 PONV를 낮추기에 고추파스의 효과가 더욱 크다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중이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P6 경혈을 고추파스로 자극하였을 때 수술 후 0–6시간에는 PONV의 예방에 있어서 ondansetron과 동일한 효과가 있었을 만큼 고추파스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있지만[
8], 오심의 발생률은 21.05%, 구토의 발생률은 7.89%로서 본 연구의 결과만큼 강력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 부분도 향후에 추가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PONV의 정도(severity)는 측정하지 않았는데, 이를 측정하였다면 결과에 대하여 더욱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본 연구의 한계라고 생각된다.
일찍이, 비약물적 요법으로 침술(acupuncture), 전기침술(electroacupuncture), 경피적 전기적 신경자극(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경혈자극(acupoint stimulation), 압박기 등을 통한 경혈의 물리적 자극이 수술 후 6시간 이내의 오심 예방에 있어서만 위약(placebo)보다 구토 예방에 효과가 있고, 수술 후의 구토 예방에 있어서는 통상적인 항구토제와 동등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가 있었다[
16]. 특히, P6 경혈의 경우에는 침습적 침술 요법이 비침습적 자극보다 수술 후 1시간에서 6시간까지의 구토와 오심에 있어서 조금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있었다[
17]. 그러나, P6 경혈에 대한 침습적 침술 요법과 비침습적 자극에 의한 효과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이 부분에 관해서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다[
3].
하지만 환자들은 비침습적인 방법을 더 선호하고, 고추파스에 의한 자극은 침술과 같은 침습적 자극으로 인한 감염의 위험과 시술에 따르는 환자의 고통을 방지할 수 있다. 더불어, 고추파스는 10장이 약 1000원이므로 wrist band 등과 같은 다른 압박기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경혈 자극 부위에 대한 정확도 면에서도 다른 비침습적 기구들보다 비교적 더욱 안정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다른 비침습적 기구들은 환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그 위치가 변할 수 있어 자극 위치가 바뀔 수 있지만, 사용된 plaster는 직경 1.1 cm의 부착형이므로 피부에 접착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움직임에도 부착된 고추파스는 처음에 부착된 위치에 고정된 채로 부착된 특정 부위를 안정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추파스에 의한 P6 자극 효과의 기전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고추 파스가 P6 경혈을 약하게 지속적으로 자극한 결과 위장관의 평활근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식도 하부 괄약근의 이완을 40%정도 줄임으로써 오심과 구토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져있다. 이것은 고추파스에만 해당되지 않고, P6 경혈을 자극하는 다른 방법에도 모두 적용된다[
18]. 다만,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고추파스가 더 경제적이고, P6 경혈을 더 안정적으로 자극할 수 있기에 본 연구에서는 고추파스를 연구에 이용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 sham group을 설정하였는데, 이렇게 sham group까지 설정한 이유는, 결과를 만든 원인이 P6 경혈 자극에 의한 효과인지, 아니면 고추파스 자체에 의한 효과인지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Sham group과 고추파스 P6 군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고 대조군에서만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그 원인이 P6 경혈 자극인지 고추파스 자체인지를 구분할 수 없으나, 대조군과 sham group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고, 고추파스 P6 군에서만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이것은 P6 경혈 자극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결과일 것이다.
PONV 연구에 있어서 각 군에는 최소한 100명 이상의 환자가 배정됨이 권장된다고 알려져 있다[
4]. 따라서, 본 연구에서 각 군에 배정된 환자가 50명이라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기는 하지만, 표본의 크기가 검정력 분석법에 의하여 계산되었기 때문에, PONV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5].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고추파스에 의한 P6 경혈의 자극이 ESS를 받는 환자에서 수술 후 24시간 동안 PONV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