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최대화하려면 임상 경과에 따른 검체 채취 시기, 채취하는 검체의 종류, 검출법의 선택 등을 고려해야만 한다. 또한 검사의 실제적인 적용에 있어 검사 소요 시간, 확장성, 비용 역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검사 관련한 모든 요소를 최적화하더라도 위음성 결과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실제적으로 환자가 증상이 없고 격리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위음성 결과는 유행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에 위양성 결과 역시 행정력 낭비, 불필요한 격리, 경제적 손실, 불안감 조성, 불필요한 의료 자원의 투입, 유병률과 발생률의 왜곡, 대응 정책의 오류 유발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검사는 현재와 같은 대유행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이 없다.
이번 호에 발표된 Kim의 종설은 코로나19 진단검사의 현황을 정리하고 각 검사의 장단점과 활용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분자진단검사에 있어 무증상의 신규 확진자에서 확진일로부터 10일이 경과하거나 24시간 이상 간격을 두어 PCR 검사가 두 번 음성인 경우 격리해제되는 현 국가 방역기준이 PCR 양성이라도 감염성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을 수 있고, 격리 해제 후 PCR 양성인 사례도 격리하지 않는 점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하였다. 관련하여 싱가폴의 최근 연구에서 환자의 증상 여부와 혈청학적 상태에 따른 상대감염률(relative infectivity)을 연구한 결과 628명의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3790명 중 89명(2%)이 감염되었고 이 중 50명(56%)은 무증상자와 접촉했고, 39명(44%)은 유증상자와 접촉했었다. 물론 유증상자와 접촉한 경우, 무증상자와 접촉한 경우에 비해 발생률이 3.85배 더 높았지만 무증상자 역시 감염력은 있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1]. 이 결과는 자원이 허락되고 국가적으로 발생률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면 무증상 확진자도 격리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는 유증상 확진자에 집중해서 관리하는 것도 인구 단위에서의 전파를 감소시키는 데는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고려해 볼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Kim의 종설에서 동온증폭법은 실시간 RT-PCR보다 낮은 민감도 때문에 유증상 감염 및 전파위험을 반영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어서 국내외에서 현장검사용으로 개발된 제품들이 검역소, 고위험집단시설 등에서 신속 선별검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였다. 참조한 캐나다 공중 보건 검사실 네트워크의 지침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해당 방법은 증상이 발생한 지 7일 이내인 사람에서 사용되어야 하며 음성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 관리 방침의 결정에서 근거가 되지 못한다[2]. 따라서 모든 음성 결과에 대해 추가 검사를 해야 하므로 검사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제한된 상황에서 주의 깊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백신접종이 유효한 단계에 이르기까지 신속하고 정확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감염 확산을 억제하고 국가적인 의료 붕괴를 방지하여 치명률을 최소화하는데 유효한 수단이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3]. 한국은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신속하게 코로나19 진단검사 제품을 상용화하고 이를 활용하여 민간 의료기관 검사실들이 조기에 진단 검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렇게 국가적인 진단 역량을 끌어 올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매사에 명암이 있듯이 우리의 진단검사에도 반성해야 할 측면들이 많이 있다. 특히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단계의 면밀한 검증 없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제품을 상용화하거나 섣불리 신기술이 개발되었다고 공언했다가 양산이 불가하다고 정정하는 사례도 있었다. 국내 한 업체가 남미에 수출한 RT-PCR 제품이 미국 CDC 긴급 승인 제품과 비교해서 66.7%의 민감도를 보이고 RNA 추출 대조물질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는 논문이 저널에 실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3분 진단키트’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개발 업체의 양산 기술 미확보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Kim은 어떤 검사법과 제품을 선택하는지는 검사 대상에 따른다고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확진 검사인 RT-PCR 검사 역시 임상 경과에 따른 바이러스의 양적 변화와 배출량 차이로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코로나19의 진단검사 결과는 항상 환자의 임상 증상과 연관해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의 한 환자의 경우 비인두도말 RT-PCR 검사에서 3번 음성이 나오고 입원해서 중증 인플루엔자 A 감염으로 진단되었다가 기관지폐포세척액 검사에서 코로나19로 진단되어 23명의 의료진이 격리된 경우도 있었다[4]. 이처럼 모든 조건에서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이고 검사 시간도 짧아서 대유행 대응에 최적인 단일 진단검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역학적 연관성과 임상 증상, 여러 검사법들을 조합해서 판단하는 것이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진단 방법일 것이다. 이를 통해 적절한 시간 내에 정확한 진단을 해서 대유행의 정점에 머무는 시간과 크기를 줄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것이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