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례: 56세 남자 환자가 황달 및 혈액 검사 이상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9년 전 위암으로 Billroth I 부분 위 절제술을 시행 받았으며, 9개월 전 위 주변 림프절에서 위암 재발이 확인되어 고식적 항암 치료를 시작하였으나 4개월 전부터 중단 중인 병력이 있었다. 환자는 만성 병색을 보였고, 신체검진에서 공막 황달이 관찰되었으며 복부의 압통이나 만져지는 종괴는 없었다. 활력 징후는 혈압 128/89 mmHg, 맥박수 78회/분, 체온 36.8℃였다. 일반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6,490/μL, 혈색소 12.5 g/dL, 혈소판 300,000/μL였고, 생화학 검사에서 AST 105 U/L, ALT 175 U/L, ALP 317 U/L, GGT 1,443 U/L, 총빌리루빈 4.91 mg/dL였다.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에서 3개월 전 CT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췌장 상부 경계 부위 총담관의 조영증강을 동반한 벽 비후가 새롭게 관찰되었고 이 병변 상방으로 총담관이 확장되어 있었으며 담낭의 팽창도 확인되었다(Fig. 1). 환자의 병력과 영상 소견을 바탕으로 재발성 위암의 담도 전이에 의한 악성 담도협착으로 진단하였다.
담도 배액을 위해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을 계획하여 측시경을 삽입하였다. 십이지장 제2부에서 십이지장 주 유두를 확인하였을 때 주 유두로 생각되는 돌출부에 인접하여 매듭주름 상방의 구측융기(infundibulum) 부위에 주 유두와 비슷한 형태의 돌출부가 추가로 관찰되었다(Fig. 2). 두개의 돌출부를 서로 간의 위치관계에 따라 각각 원위(distal)와 근위(proximal) 돌출부로 칭하였을 때, 일반적인 주 유두와 비슷한 위치에 놓인 원위 돌출부로 먼저 선택적 삽관을 시도하였고, 조영제를 주입하지는 않았으나 세 번의 시도에서 모두 췌장 방향으로 유도철선이 진행하여 췌관으로 삽관되었음을 확인하고 기구를 회수하였다. 근위 돌출부는 원위 돌출부의 10시 방향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크기와 모양은 유사하였으나 개구(orifice) 방향이 십이지장의 근위부를 향하고 있었다. 근위 돌출부를 통한 삽관은 쉽게 성공하였고 유도철선이 담도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담도조영술에서 담낭관 합류부의 직하방에 짧은 분절형 담도협착이 관찰되었고 담도와 췌관의 연결성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3). 이에 두개의 돌출부가 각각 담도(근위부)와, 췌관(원위부)에 독립적으로 연결된 이중 십이지장 주 유두임을 확인하였다. 근위부 주 유두에 소절개 유두괄약근절개술을 시행 후, 담도 배액을 위해 근위부 유두를 통해 비 피막성 자가팽창 금속 스텐트를 삽입하였다. 이후 원위부 유두를 통해 다시 췌관 삽관을 시행하여 췌장염 예방 목적의 플라스틱 스텐트를 삽입한 후 시술을 종료하였다(Fig. 4). 이후 환자는 증상과 혈액 검사 모두 호전되어 경과 관찰 중이다.
진단: 이중 십이지장 주 유두
일반적으로 총담관과 주췌관은 바터팽대부(ampulla of Vater)에서 하나의 공통관으로 합쳐지고, 십이지장 제2부의 벽으로 하나의 개구부를 통해 연결된다. 이 개구부를 십이지장 주 유두라고 하며, 이는 발생 4주에 원시 중간창자(primitive midgut)의 복측 벽에서 발생한다.1 드문 해부학적 변이의 일종으로 분리된 두개의 주 유두를 가지는 경우 이중 십이지장 주 유두라고 지칭하며, 1985년 1,600건의 ERCP를 분석한 한 연구에서 3예가 확인되어 0.18%의 빈도를 보고하였다.2 그러나 매우 드문 형태의 변이로 정확한 빈도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이 변이의 존재와 췌장담도 질환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3 유두부 주변으로 두개의 개구부가관찰될 때 감별해야 할 질환은 총담관십이지장 누공(choledochoduodenal fistula)이다. 총담관십이지장 누공은주로 담석에 의해 발생하나, 드물게는 십이지장 궤양, 췌장의악성 종양, 결핵 등 주변 장기의 염증성 질환이 원인이 될 수있으며 담도성 동통과 간기능 검사 이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담도기종(pneumobilia)이 관찰되기도 한다.4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 재발성 위암의 담도 전이에 따른 담도 협착으로간기능 검사 이상 소견을 보여 이차성 누공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전에 담도염 관련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고 담석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두개의 주 유두는 크기가 비슷하고 모두 일반적인 주 유두의 나뭇잎 모양(“fronding” pattern)을 보였다. 더불어 각각의 유두가 독립적으로담도와 췌관에 연결되어 있었으며 두 유두 간의 연결성이 관찰되지 않아 총담관십이지장 누공보다는 해부학적 변이인 이중 십이지장 주 유두로 판단하였다. 이중 십이지장 주 유두는 각각의 유두를 통한 면밀한 ERCP 검사를 시행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으며, 다른 영상 검사로는 진단에 제한이 있다.5 이는 두개의 주 유두가 매우 인접해 있어, CT나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의 해상도로는 담도와 췌관의 독립적인 개구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보고된 증례에서 두개의 주 유두 중 근위부에 위치한 유두가 담도와 연결되고, 원위부에 위치한 유두는 췌관과 연결되어 있었다.3,6,7 앞서 밝혔듯 이 변이와 특정 질병과의 연관성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ERCP를 시행하는 시술자가 이러한 드문 변이에 대해 미리 인지하고 있을 경우, 이 변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시술 시간과 불필요한 시술 조작을 최소화하고 ERCP 연관 합병증의 위험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임상적인 중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REFERENCES
1. Kothadia JP, Kone V, Raza A. 2018; Double major duodenal papillae: a rare congenital anomaly of hepatic and pancreatic drainage system. Clin Gastroenterol Hepatol. 16:A39–A40. DOI: 10.1016/j.cgh.2017.09.053. PMID: 29421157.
2. Simon MA, Moreira VF, Meroño E, Seara JF, del Olmo L. 1985; The double papilla of Vater. Gastrointest Endosc. 31:353–354. DOI: 10.1016/S0016-5107(85)72231-6. PMID: 4043695.
3. Chavalitdhamrong D, Draganov PV. 2014; Unexpected anomaly of the common bile duct and pancreatic duct. World J Clin Cases. 2:36–38. DOI: 10.12998/wjcc.v2.i2.36. PMID: 24579069. PMCID: PMC3936217.
4. Wu MB, Zhang WF, Zhang YL, Mu D, Gong JP. 2015; Choledochoduodenal fistula in Mainland China: a review of epidemiology, etiology, diagnosis and management. Ann Surg Treat Res. 89:240–246. DOI: 10.4174/astr.2015.89.5.240. PMID: 26576403. PMCID: PMC4644904.
5. Culver EL, Booth JC. 2016; Choosing the correct path: the double orifice papilla. Gastrointest Endosc. 84:378–379. DOI: 10.1016/j.gie.2016.01.009. PMID: 26775766.
6. Francis JM, Kadakia SC. 1994; Anomalous double orifice of a single major papilla of Vater. Gastrointest Endosc. 40:524–525. DOI: 10.1016/S0016-5107(94)70237-3. PMID: 7926559.
7. Joo KR, Shin HP, Kim HJ, Cha JM, Park JB, Lee JI. 2007; Two cases of double papilla of Vater. Clin Endosc. 34:170–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