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는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의 팬데믹(pandemic) 선언 후 2021년 7월 23일까지 1억 9천2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410만 명 이상에 달하고, 우리나라에서만 187,362명 발생, 2,068명 사망을 기록하고 있다[1]. 2021년 전 세계적으로 COVID-19 백신의 신속한 보급으로 일상회복의 기대감도 있었지만 최근 델타 변이바이러스로 인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COVID-19에 감염되면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사망의 위험도 현저하게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2],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 환자는 COVID-19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충분한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COVID-19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을 낮추기 위해 당뇨병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절하기를 권고하였다[3].
실제 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는 신체활동 및 식생활 변화, 사회적 고립감으로 인한 우울·불안감의 증가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등 생활의 변화를 가져왔으며[4] 이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장기화되고 있는 COVID-19 환경에 따른 당뇨병 환자들의 안전하고 행복한 식생활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1. 가정간편식 및 배달형 식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20년 8월 ‘COVID-19 이후 생활의 변화’ 조사결과를 보면 배달음식 주문 빈도 증가가 22.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4], 2020년 7월 한국농촌경제원의 소비자조사 보고서에서도 배달 및 가정간편식 구매비율이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5]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COVID-19로 인한 재택근무나 온라인 수업, 외식환경 제한이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HMR)을 포함한 배달형 식사를 확산시켰다. 그러나 현재 판매되고 있는 가정간편식이나 배달형 식사는 당뇨병 환자들이 선택하기 쉽지 않은데, 실제 탄수화물 혹은 지방 열량 비율이 높거나 나트륨 과잉 및 칼슘·마그네슘·아연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등 균형 있는 영양식을 선택하기 어렵다[6]. 제품 구매 시 식품의 포장이나 온라인 웹페이지에 표시된 영양정보를 확인하여 나트륨과 당류 섭취 권고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선택하고, 조리할 때 채소를 더 넣거나 샐러드나 쌈 등을 추가하여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도 좋다. 가정간편식 조리 시 제공된 양념 및 스프의 양을 조절하거나 배달 주문 시 양념을 따로 요청하여 양을 조절하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고, 어묵·햄 등은 끓는 물에 3~5분 데친 후 조리하면 지방과 나트륨 함량을 줄일 수 있다. 국물요리의 경우 건더기 위주로 먹고, 샐러드는 소스나 드레싱보다는 요거트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 음료 대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식사는 최소 15분 이상 천천히 씹어 먹는다. 다행히 최근에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도시락이나 반찬 조합의 형태로 끼니를 배달하는 업체가 증가하고 있으며[7], 이 중에는 풀무원, 닥터키친 등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당뇨병 환자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기준에 맞춰 설계하여 배달하거나 임상영양사를 배치해 개인 맞춤형 당뇨식단을 제공하는 업체도 있어 당뇨병 환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2. 당뇨병 영양관리 애플리케이션
우리나라는 2019년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질병의 예방 및 사후관리를 목적으로 건강관리앱을 활용한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짐에 따라 앱 기반의 당뇨병관리 프로그램들이 다양해지고 있다[8]. 당뇨병관리 프로그램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자가관리 행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지원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9].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검증되지 못한 방송 및 인터넷 자료로 인해 잘못된 식품 및 식습관을 선택하거나 평상시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앱을 이용한 영양관리서비스 활용을 적극 권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개발한 ‘당밥’, 삼성서울병원에서 개발한 ‘당뇨&영양 앱’이 대표적이며 당뇨병 환자들에게 가장 유의해야 할 식습관 가이드 제공, 음식의 칼로리와 주요 영양밸런스를 표시하여 섭취한 식단 및 영양평가, 계절별로 준비된 추천식단의 조리법과 조리팁 제공, 잘못된 식습관을 알아보는 자가진단과 식사요법에 대한 정보제공, 식전·식후 혈당을 기록하여 그래프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등 개인의 식생활과 혈당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두잉랩에서 개발한 ‘다이어트 카메라 AI’는 음식 사진을 인식하여 당뇨병 환자가 식전 음식에 대한 영양정보와 적정 섭취량을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적극적인 영양관리를 할 수 있게 한다. 최근 ‘AI기반 임신성 당뇨환자 맞춤형 영양솔루션 개발’ 등 COVID-19 상황에 맞추어 비대면 일대일 영양관리 서비스 앱 개발과 활용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Supplementary Table 1과 같이 당뇨병관리앱 내 식이관리 프로그램이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Supplementary Table 1
3. 면역밥상과 건강기능식품
COVID-19 이후 면역력을 높여주는 식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더 흔히 감염증에 이환되며 몇몇 감염증에 의한 합병증 및 사망위험이 비당뇨인보다 더 높아[10] COVID-19 감염예방을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 대한영양사협회와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rea Food Forum, KOFRUM)이 ‘면역력 증강 식품 10가지 플러스 원(+1)’을 선정하였다[11].
그 식품들은 ① 현미(베타글루칸, 옥타코사놀, 비타민B군, 감마오리자놀 등), ② 마늘(알리신), ③ 파프리카(베타카로틴, 비타민C), ④ 고구마(베타카로틴), ⑤ 고등어(오메가-3), ⑥ 돼지고기(단백질, 아연, 비타민B6, 셀레늄), ⑦ 홍삼(진세노사이드, 폴리페놀), ⑧ 표고버섯(베타글루칸, 비타민D), ⑨ 견과류(비타민E, 셀레늄, 단백질), ⑩ 유산균 제품(프로바이오틱스)이며 플러스 원(+1)으로 하루 20분가량 햇볕을 쬐면 체내에서 생성되는 비타민D를 추천했다. 그러나 이를 개별 식품의 효과로 기대하여 과잉 섭취하기보다 식사(밥상)의 개념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2020년 식품산업통계정보(aT Food Information Statistics System, aTFIS)의 ‘건강기능식품 소비 행태 파악’ 보고서에 따르면 비타민, 홍삼, 유산균, 오메가3 순으로 구입 경험이 높았고,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 구매 시 기대하는 건강 증진 효과로는 ‘면역력 강화’가 가장 많았으며, 건강기능식품 구입 사유 또한 ‘체력ㆍ면역력이 염려되어서’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12].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 검사를 통한 맞춤형 헬스케어 상품도 출시되고 있어 건강기능식품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무분별한 건강기능식품 섭취는 필수적인 당뇨병 치료 및 자가생활관리에 소홀해지기도 하여 문제가 될 수 있다[13]. ‘높은 혈당 감소에 도움’이라 표현한 기능성 인정 원료의 경우에도 기능성 내용 인정 범위는 당뇨병전단계 혹은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이 섭취함으로써 공복 혈당 감소나 식후 혈당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것을 의미하며, 혈당조절 및 합병증 조절을 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는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13]. 따라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경우 ‘식품안전나라(https://www.foodsafetykorea.go.kr/)’를 이용하여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전문가와 상담하여 결정하도록 한다.
4. 코로나 블루와 식생활
코로나 블루(corona blue)는 COVID-19와 우울증을 뜻하는 ‘blue’가 합성된 신조어이며 ‘코로나 우울’이라고도 부른다. 입원 치료 및 격리 과정, 감염병 위험 노출에 대한 불안과 공포,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고독과 분노 등이 원인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불면증, 소화불량, 불안 증세, 무기력증 등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경기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55.8%가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고,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인 47.5%보다 더 악화된 수치이다. 수면장애 또한 30.6%로 지난해 20.2%보다 더 나빠졌다[14].
당뇨병 환자의 경우 대표적인 정신과적 질환이 우울장애, 불안장애, 적응장애와 더불어 섭식장애(eating disease)이므로[15]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식사가 매우 중요하며 가능한 한 혼자 식사하기보다는 가족과 동반 식사하는 것을 권한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면 과식이나 잦은 간식 섭취 등 불규칙한 식습관을 초래하고 수면습관에도 영향을 끼친다[16]. 아침식사의 경우 혼자 먹는 사람의 수가 많아졌는데[17], 혼자 밥을 먹는 것은 적은 양의 단출한 식사, 짧은 식사시간, 그리고 불균형한 영양섭취와 관련이 있으며 집에서 혼자 먹는 경우에도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18]. 혼자 먹는 식사와 우울증에 대한 일본의 한 연구에서 혼자 먹는 식사는 우울증과 관계된 주요한 요인 중 하나였고, 혼자 먹는 생활방식은 우울증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19].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동반 아침식사와 우울증 간의 관련성 연구에서도 혼자 식사하는 경우 우울증 유병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아침식사의 횟수보다 동반 여부가 우울증 유병률에 더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20].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한 영양소 섭취 상태와 우울증과의 관련성 연구에서는 여성의 경우 우울증군에서 섬유소와 비타민C를 유의적으로 낮게 섭취하고 있었다[21]. 식이 섬유 섭취와 우울증은 여러 가지 기전을 통해 연관되어 있는데 장내 미생물 조성의 변화와 세로토닌의 전구물질인 트립토판대사와 관련이 있으며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과 안전성이 감소될 경우에는 세로토닌과 관련된 우울증 등의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22]. 따라서 섬유소와 비타민C를 포함한 식이요법은 우울증의 예방과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21].
수면과 식이 사이의 연관성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어 있다. 아침을 거르고 불규칙하게 먹을수록 수면의 질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23], 간식 습관은 짧은 수면을 가진 사람과 관련이 있다[24]. 탄수화물 섭취와 수면과의 연구에서 과자와 국수를 많이 소비한 사람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는데 이는 탄수화물의 양보다 질이 수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보인다[25]. 생선과 채소의 섭취는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반면 제과와 면류 등의 높은 섭취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렸으며, 일부 불면증을 앓고 있는 중년 여성에게 지중해식 식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도 확인되었다[26].
결론
COVID-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식생활을 포함한 다양한 생활방식의 변화를 가져와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관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활동량이 감소되어 체중이 증가될 수 있고, 배달음식 이용 및 간편식 증가로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불안감과 우울감 등으로 불규칙한 식사 및 수면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의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어 정확한 정보 확인이 필요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해지고 있는 앱 기반의 영양관리서비스 활용을 권한다. 기존의 식사관리 지침이 유효하지만 감염이 쉽게 극복되지 않아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상황별 식사지침과 비대면 영양관리에 대한 방법과 연구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