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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과 멸균 수단으로서의 과산화수소
멸균은 감염관리를 전담하는 우리들의 이상이다. 멸균을 달성하여 단 한 톨의 세균 포자나 바이러스, 곰팡이도 없도록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각이다. 그러나 이상은 이상일 뿐 실제 상황으로 돌아와 보면 그리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다 태워서 없애버리면 아무 것도 안 남으니까.
그래서 차선책을 써야 한다. 그것은 열(heat) 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고압 상태로 고온의 열을 가하는 autoclave를 사용한다. 하지만, 멸균이 필요하지만 고온을 가하면 다시 쓸 수 없도록 망가지는 물품에는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또 대안들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높지 않은 온도에서도 멸균이 가능한 대안 방법들을 강구하게 되었으며, 이 목적에 부합하는 틀로서 액체, 증기 혹은 기체, 그리고 플라즈마(plasma)의 3가지 멸균법이 개발되었다.
액체 성상으로는 glutaraldehyde 나 peracetic acid, peroxygen 계통의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만, 완벽한 멸균을 바라기는 쉽지 않다. 사용 농도에 따라 멸균까지는 못 가고 고수준 소독에 머물 수 있다. 그리고 병실 등의 넓은 영역에 고루고루 행하기에도 역시 한계가 있다. 한치의 틈도 없이 구석구석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을 써야 한다. 이러한 목적에 부합되는 것이 기체 혹은 증기 형태로 된 소독이다.
기체로 행하는 멸균법으로 ethylene oxide (EO) 가스를 사용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는 낮은 온도에서도 최대의 멸균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시행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발암 가능성, 그리고 환경 오염 등이 단점이다. 이러한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이 과산화수소이다[1].
과산화수소의 핵심은 산소다. 산소는 우리 상식과는 달리 지구 상 생물들에게는 사실상 해로운 원소다. 그 이유는 생체에서는 걸핏하면 다른 원자로부터 전자를 하나씩 빼앗아 오면서 에너지 수준에서 매우 불안정해지곤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매우 난폭해져서, 또 다른 전자를 탈취해 오려 극단적으로(radically) 작동한다. 그래서 이를 문자 그대로 radical이라 부른다. 산소는 제1단계에서 superoxide anion이, 제2단계에서 peroxide가, 제3단계에서 hydroxyl radical이 생성되며, 이들 모두가 radical로 작용한다. 즉, 그 대상이 미생물이라면 대대적인 파괴가 일어난다. 이것이 바로 과산화수소가 산화제로 작용하는 이유이며, 소독과 멸균 과정의 기전이다. 사실 이 과산화물과 radical은 생체가 미생물의 침입에 대처하는 주요 무기이다[2].
과산화수소는 사용하는 농도와 시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포자를 죽이기엔 모자라는 농도라면 소독의 능력을, 그 이상의 농도라면 고수준 소독 내지 멸균까지 달성할 수 있다. 멸균제로서는 두 가지 형태 중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데, 하나가 증기이고 나머지 하나가 plasma다. 이러한 성상으로 사용하게 되면 대상에 골고루 퍼져 들어가며 유효한 멸균력을 발휘할 수 있다[1]. 또한 EO 가스와 비교해서 더 짧은 시간에 완료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물과 산소(기체)로 분해되어 사라지므로 환경 오염 등의 뒤끝도 없으며, 발암의 가능성도 없다는 장점을 발휘한다. 물론 적용할 수 있는 대상 범위가 EO 가스보다 넓지는 않다는 점과 피부나 점막에 고농도로 고스란히 노출 시에 해로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성과 능률 면에서 고수준 소독과 고온이 아닌 조건에서의 멸균법으로 주종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019 (COVID-19) 판데믹인 현 시점에서, 백신이나 치료제뿐 아니라 소독 분야에 있어서도 과산화수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3,4]. 특히 원내 소독의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중요하다[5].
이번에 본 학회지에 실린 Park 등[6]의 논문에서는 원내 여러 부서의 소독에 있어서 과산화수소의 유용성을 자외선 소독과 함께 비교 분석하여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성과는 부서에 따라 적응증과 방법의 선택을 확실하게 정립해 주었다는 면에 있다. 예컨대, 병실이나 수술실은 자외선이, 중환자실, 응급실은 빛 노출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과산화 수소가 더 적합하다는 결론 도출은 실제 임상에서 유용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논문을 정독 및 숙지하여 원내 감염관리 활동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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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uthor has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to disclose.

REFERENCES

1. Yoo JH. 2018; Review of disinfection and sterilization - back to the basics. Infect Chemother. 50:101–9. DOI: 10.3947/ic.2018.50.2.101. PMID: 29968977. PMCID: PMC603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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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aruso AA, Del Prete A, Lazzarino AI. 2020; Hydrogen peroxide and viral infections: a literature review with research hypothesis definition in relation to the current covid-19 pandemic. Med Hypotheses. 144:109910. DOI: 10.1016/j.mehy.2020.109910. PMID: 32505069. PMCID: PMC726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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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aruso AA, Del Prete A, Lazzarino AI, Capaldi R, Grumetto L. 2020; Might hydrogen peroxide reduce the hospitalization rate and complications of SARS-CoV-2 infection? Infect Control Hosp Epidemiol. 41:1360–1. DOI: 10.1017/ice.2020.170. PMID: 32319881. PMCID: PMC7308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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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entral Disease Control Headquarters. A guideline for disinfection of group facilities and multi-use facilities in response to coronavirus infectious disease 2019 (COVID-19), the 3-. A guideline for disinfection of group facilities and multi-use facilities in response to coronavirus infectious disease 2019 (COVID-19), the 3-4 ed. 4 ed. http://ncov.mohw.go.kr/shBoardView.do?.brdId=2&brdGubun=25&ncvContSeq=3411 . Updated on 19 August 2020.
5. McEvoy B, Rowan NJ. 2019; Terminal sterilization of medical devices using vaporized hydrogen peroxide: a review of current methods and emerging opportunities. J Appl Microbiol. 127:1403–20. DOI: 10.1111/jam.14412. PMID: 3141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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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Park SY, Lee JY, Kim EJ, Kwak SH, Hong MJ, Lim YJ, et al. 2021; Comparison of the microbiological efficacy of disinfection using ultraviolet and hydrogen peroxide system for carbapenemase-producing Enterobacteriaceae in a healthcare setting. Korean J healthc assoc Infect Control Prev. in press. DOI: 10.14192/kjicp.2021.2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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