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바이러스는 지속적으로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신•변종 바이러스가 빈번히 출현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 면역저하자의 증가, 국제 교역 및 여행의 증가는 바이러스 전파 가속화에 기여하는 요인이다. 해마다 계절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행으로 연간 인구 10만명 당 4.0-8.8명이 인플루엔자 연관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1].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2020년 11월 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6천2백만명 이상의 환자와 145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2].
바이러스는 핵산을 갖고 있지만 새로운 바이러스로 증식하기 위해 필요한 기구를 갖고 있지 않으며, 특징적으로 숙주 세포를 감염시킨 뒤 숙주 세포에 기생하여 증식한다. 바이러스의 통제 전략은 바이러스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립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바이러스의 구조 및 증식과정, 환경에서의 안정성과 주요 바이러스의 소독에 대해 기술하였다.
Main Body
1. 구조
2) 캡시드(capsid)
핵산은 단백질 막인 캡시드로 둘러싸여 있으며 캡시드는 캡소미어(capsomere)라는 소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핵산과 캡시드 단백질로 구성된 구조를 뉴클레오캡시드(nucleocapsid)라고 부르며, 캡소미어의 배열에 따라 뉴클레오캡시드의 형태가 결정된다. 정이십면체형(icosahedral)의 뉴클레오캡시드는 캡소미어가 20개의 삼각형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대칭적인 모양을 형성하고 있다. 나선형(helical)의 뉴클레오캡시드는 캡소미어가 속이 빈 코일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막대 모양을 띄고 있다[3].
3) 단백질
캡시드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핵산을 보호하며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숙주세포 수용체 부착에 관여한다. 바이러스의 외부에 있는 단백질은 항원으로 작용하여 항체반응을 유도할 뿐 만 아니라 항체의 타겟이 된다. 바이러스의 내부에는 바이러스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이 있으며 바이러스의 mRNA 합성에 관여하는 중합효소가 있다[3].
4) 외피(envelope)
바이러스의 외피는 뉴클레오캡시드가 발아(budding) 과정으로 세포막을 통해 나올 때 획득되며 바이러스의 외피는 숙주 세포막의 지질과 바이러스 특이 단백질로 구성된다. 지질은 대부분의 외피보유바이러스 무게의 20-35%를 차지하는데, 바이러스 외피 지질의 50-60%는 인지질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콜레스테롤로 구성된다[5]. 이러한 외피가 있는 바이러스를 외피보유바이러스(enveloped virus)라고 부르고 외피가 없는 바이러스를 외피비보유바이러스(non-enveloped virus)라고 한다.
2. 증식
1) 부착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이 숙주 세포의 특이적인 수용체에 부착된다. 특정 숙주 세포의 수용체에 대한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의 친화성이 바이러스에 감수성이 있는 숙주의 범위와 숙주 내에서 감염이 일어나는 특정 부위를 결정한다.
2) 투과(penetration)
외피보유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외피와 세포의 외막의 융합(fusion)을 통해 세포 내로 침투한다. 외피보유바이러스의 일부와 외피비보유바이러스는 바이러스세포내이입(viropexis)을 통해 세포 내로 들어가는데 바이러스의 스파이크가 숙주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한 후 형질막이 바이러스입자(virion)를 둘러싸고 섭취소체 소포(endosomal vesicle)를 형성한다[6]. 탈외각(uncoating)은 바이러스의 단백질이 제거되고 핵산이 유리되는 과정이다.
3) 단백질 합성 및 복제
바이러스의 mRNA가 합성된 후 바이러스 단백질이 합성된다. 핵산의 복제 전에 바이러스의 핵산 복제 과정에 필요한 효소가 합성되고(초기 단백질), 이후 핵산 복제 후에 후기 단백질인 구조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합성된다.
4) 조립 및 방출
바이러스의 핵산과 캡시드 단백질로 자손 바이러스가 조립되며, 바이러스 입자는 두 가지 방법으로 세포 밖으로 방출된다. 일반적으로 외피비보유바이러스는 세포막이 파괴되고 성숙된 바이러스 입자가 방출되며, 외피보유바이러스의 경우 외부의 세포막을 통해 발아하여 방출된다[7].
3. 환경에서의 안정성
환경 표면에서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은 바이러스의 전파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SARS-CoV-2)는 구리나 판지에서 보다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의 표면에서는 72시간 경과 후에도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나, 구리와 판지에서는 각각 4시간과 24시간 후에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8]. SARS-CoV-2는 20℃에서 테스트했을 때 유리, 스테인리스 스틸, 종이와 폴리머 지폐의 표면에서 28일까지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으며, 40℃에서는 24시간 이내에 바이러스의 역가가 99.99% 감소하였다[9].
4. 소독
외피보유바이러스는 지질로 구성된 외피를 갖고 있어, 외피보유바이러스의 불활화에는 친지질성(lipophilic)의 소독제가 주로 사용된다. 반면 외피비보유바이러스를 불활화하려면 바이러스의 캡시드 단백질이나 증식에 필수적인 단백질의 변성이 필요하여 글루탈알데하이드(glutaraldehyde)나 치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lorite)이 효과적이다[12,13].
의료기관에서 SARS-CoV-2에 대한 환경 소독제로 0.1% (1,000 ppm) 치아염소산나트륨 또는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소독제를 사용할 수 있고, 치아염소산나트륨에 의해 손상될 수 있는 표면의 경우 중성 세제로 세척한 후 70% 이상의 에탄올을 이용할 수 있다[14].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의료기관 감염예방•관리에서는 의료기관에서 SARS-CoV-2에 대한 환경 관리를 위한 소독제로 치아염소산나트륨(1,000 ppm)과 70% 알코올 등을 권장하고 있다[15]. 치아염소산나트륨의 접촉시간은 구멍이 없는 표면은 10분 이상, 물품 침적 시 30분 이상 침적할 것을 권고하였다[15]. 소독제를 준비, 희석 및 사용할 때는 안전한 사용과 화학 물질의 혼합 방지를 위해 제조사의 권장사항을 따라야 한다[16].
소독제 스프레이(0.1% ortho-phenylphenol, 79% 에탄올), 6% 치아염소산나트륨(800 ppm 유리 염소), 페놀 제제(1:256으로 수돗물에 희석한 14.7% 페놀)를 로타바이러스로 오염된 스테인리스 스틸 디스크에 분사하여 3-10분간 노출시킨 후 자원자의 손가락으로 로타바이러스의 전파 정도를 측정한 결과 바이러스의 전파가 저해되었으나, 4급 암모늄 제제(1:128로 수돗물에 희석한 7.05% 4급 암모늄 제제)와 수돗물은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지 못했다[17]. 95% 에탄올, 70% 이소프로파놀, 일부 페놀, 2% 글루탈알데하이드, 0.35% 과초산(peracetic acid), 일부 4급 암모늄 제제는 1분 이내에 로타바이러스를 3 log10 이상 감소시키는 효능을 보여주었다[11].
노로바이러스는 전 연령대에서 급성 위장관 감염을 일으키며 특히 저온에서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발하여 겨울철 식중독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분변-경구 경로를 통해 감염되며 사람 간 접촉이나 환경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자의 분변과 구토물에 많은 수의 바이러스입자가 존재하며 적은 수의 바이러스로도 쉽게 감염될 수 있다[18]. 노로바이러스는 적절한 동물모델이 없고 조직 배양이 되지 않기 때문에 노로바이러스의 불활화에 대한 연구자료가 부족하다. 다만 환경에서 노로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을 가늠하는 데에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family Caliciviridae에 속하면서 배양이 가능한 feline calicivirus의 연구결과를 참고할 수 있다.
건조한 상태의 feline calicivirus는 실온에서 21-28일간 생존했으나 37℃에서는 하루 이상 생존하지 못했다[19]. 1,000 ppm의 염소가 feline calicivirus의 역가를 1분 동안 4.5 log10 가량 감소시켰고 500 ppm의 농도로는 10분간 접촉시켰을 때 바이러스 역가가 동일한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100 ppm까지 염소의 농도를 희석했을 때는 5분간의 처리에도 바이러스의 역가가 감소하지 않았다[20]. Feline calicivirus를 3분간 5,000 ppm의 accelerated hydrogen peroxide와 79% 에탄올 및 0.1% 4급 암모늄 혼합 제제에 각각 노출시켰을 때 바이러스 역가가 4 log10 이상 감소하였으며, 1:256 농도로 희석한 4급 암모늄 제제에 feline calicivirus를 10분간 노출했을 때 바이러스가 불활화된 것으로 보고되었다[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