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비만과 당뇨병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비만의 증가는 공중보건학에서 집중하고 있는 중요한 문제이며, 관리가 안될 경우 삶의 질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소아청소년의 비만이 21세기의 가장 심각한 보건의료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정부 및 지역사회의 적극적이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1].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범정부적 차원의 ‘2018년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을 계획하고 중장기 목표 및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에도 불구하고 경제 수준의 향상과 서구화된 식생활의 변화, 편리함을 추구하는 생활방식 및 신체 활동의 감소 등으로 인해 비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이다. 특히 성장발달 과정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 비만이 급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성장기에 있는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지방세포 수 자체의 증가로 성인 비만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고, 실제 비만한 소아청소년의 약 40%는 성인기 비만으로 이행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2]. 비만하지 않은 아동에 비해 만성퇴행성질환 관련 합병증, 고혈압 등의 심혈관계질환, 고지혈증 및 당뇨병 등의 대사성질환과 같은 신체적 문제를 동반할 위험이 높아서[3–6] 관리에 대한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소아청소년 비만 환자들의 치료 및 관리는 비만클리닉 또는 소아청소년과에서 행동수정교육, 식이, 운동요법을 권고 받아 관리를 하고 있으나 환자 개인별 문제행동에 집중되어 있고, 이 또한 소수의 병원만이 소아청소년과와 협진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있을 뿐이다. 교육과 협진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당뇨병 팀의 경우에도 대부분 성인 환자 대상 중심의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을 뿐 비만 소아청소년 중 당뇨병 동반질환 대상에 대해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개입할지라도 변화의 한계가 있는 환자의 개별 문제와 현상에 대해 단편적인 접근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장의 실제 모습이기에 본 종설에서는 소아청소년 비만에 있어 환 자뿐 아니라 가정, 지역사회 내 학교에서의 단계적 접근의 필요성과 접근방안을 제시하여 교육현장 활용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본론
1. 소아청소년 비만과 당뇨병
연령에 따른 기준이 상이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가 95백분위수 이상으로 정의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기 비만으로 이행될 가능성과 더불어 고혈압 등의 심혈관계질환과 고지혈증 및 당뇨병 등의 대사성질환과 같은 신체 문제를 동반할 위험이 높다. 또한 자존감의 저하와 우울, 부정적인 신체상 등 심리 문제들이 동반되어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7–9].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제 비만도와 자신의 인식비만도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 선행연구에서 자신이 비만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여학생은 그렇지 않은 여학생에 비해 우울 경험이 5배가량 높았다고 보고되고 있어[10]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간과할 수 없음을 다시금 인지할 수 있다.
비만의 발생요인은 운동 등 신체활동의 감소, 식습관, 유전, 가족력, 사회경제적 요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11], 오늘날 소아청소년은 실외 활동보다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 등을 이용한 게임, SNS, 유튜브 등에 할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신체 활동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한 야식과 간식 섭취, 인스턴트 음식을 즐기는 등 생활양식의 변화로 인해 그에 대한 관리도 어려운 실정이다.
소아청소년에서의 비만 증가와 동반된 당뇨병의 증가는 1형과 2형 당뇨병에서 모두 관찰되며, 비만과 동반된 1형 당뇨병의 증가는 가속화 가설로 설명된다. 추가적으로 1형과 2형으로 확연히 구분되지 않거나 두 가지 당뇨병 유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이중 당뇨병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청소년 비만이 급격히 증가한 90년대부터[12], 고도 비만이 1%를 넘어 급증 추세를 보인다는 것은 당뇨병을 비 롯한 비만 관련 질환 발생 증가추세와 일치한다. 이 추세는 개인, 가정, 지역사회, 국가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임을 전문가들은 예견한다[13,14]. 소아청소년 비만의 발생 연령, 중증도에 따라서 성인 비만으로의 이행 및 질병발생 위험도의 차이가 있고,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단, 다양한 연령에서 발생한 비만아 모두가 성인 비만으로 이행되는 것은 아니며, 소아청소년기에 정상 체중이었다고 해서 성인 비만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2.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한 치료
비만에 따른 여러 영향력을 고려할 때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한 치료는 꼭 이행되어야 하며, 비만 치료법을 선택할 때는 연령, 비만 정도와 가족력, 사회경제적 수준, 출생 체중 등이 고려된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개인의 식습관과 신체활동 등의 행동 유형과 함께 가족 구성원 및 가족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수정요법, 약물요법 등을 교육하며,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수술적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으로 시행한다.
대부분의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의 핵심은 식습관과 일상적인 신체활동 및 운동량에 대한 조절을 포함한 행동수정요법이다. 효과적인 비만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 영양사, 의료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정신과 의사 등 여러 전문분야로 구성된 전인적이고 다학제적 팀접근(multidisciplinary team approaches)이 요구된다[15]. 이 중 가족중심의 치료, 생활습관변화를 위한 다면적인 치료프로그램은 참여도 및 지속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연령에 따라서는 부모의 결정이 우선시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부모교육이 더 중요한 상황이 되기도 한다[16].
행동수정요법은 가족 간 부적절한 음식 이야기, 식사 및 운동 관련 행위 모니터링 하기, 에너지 섭취 및 운동량 목표설정하기, 적절한 보상하기, 문제해결능력훈련 및 부모역할과 관련된 기술습득 등이 포함된다[17]. 식사 또는 운동 일기는 자기 스스로 또는 부모가 모니터링 하는 것을 활용한 다[18]. 특히 저학년일수록 가족력의 영향이 크고,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부모를 행동수정 대상에 포함하여 변화를 유도할 경우 더 효과적이며[19], 소아만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부모를 목표로 하여 본보기(parental modeling)가 될 경우 유의미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이를 현장에서 활용해보는 것을 제안한다[20].
단, 치료에 있어서도 지역사회측면에서의 개입은 지역적 특성 차이, 재정적 문제, 관리의 한계 등으로 인해 우선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가족에 영향을 미치는 체계로써의 지역사회적 접근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이에 단계별 적용에서는 지역사회적 접근도 살펴보고자 한다.
3. 소아청소년 비만치료의 단계별 적용
연령과 비만도에 따라서 4단계로 나뉜 단계별 접근법을 활용하였고, 개인, 가족, 지역사회 내 학교로 구분하고 적용의 일부는 경험적 근거를 기반으로 작성하였다. 1단계에서 시작하여 단계별 3∼6개월간 시행 후 목표치에 도달한 정도를 평가하고, 필요시 다음 단계로 변경한다[21,22].
2) 제2단계: 구조화된 체중조절(structured weight management)
1단계와 행동은 비슷한 반면 행동변화를 위하여 구조화된 내용으로 강화, 지지하도록 한다.
3) 제3단계: 포괄적 다면적 처치(comprehensive multidisciplinary intervention)
행동수정의 강도가 높아지며 외래 방문을 2∼3개월에 1회에서 적어도 1개월에 1회로 방문횟수를 증가시킨다.
결론
본 종설에서는 당뇨병 발병률이 높은 소아청소년 비만과 그에 대한 관리를 위해 학생 개인, 가정, 학교를 포함한 지역사회에서 실시할 수 있는 단계별 접근을 살펴봤다. 병원의 전문 당뇨병 교육자들은 주로 개인 또는 부모를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때에 따라 지역사회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다학제적 접근이 어렵고, 단계별 접근에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자들의 교육 관점의 변화와 더불어 교육자들을 관리하는 학회 차원에서 소아내분비학회와의 협력적 관계가 우선 구축되어야 하고, 성인대상이긴 하지만 축적된 당뇨병학회의 전문적 자료를 소아내분비학회와 공유하여 대상에 적합한 매뉴얼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