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인슐린펌프라고 불리는 continuous subcutaneous insulin infusion (CSII)은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생리적인 인슐린 분비에 가깝게 인슐린을 피하에 공급해줄 수 있는 당뇨병 관리 기기로, 2014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1,000,000명 이상[1], 미국에서는 350,000∼515,000명의 환자가 인슐린펌프를 사용 중이라고 한다[2]. 그러나 국내에서는 고가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함께 적절한 교육 및 관리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널리 사용되지 못하였다.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를 인슐린펌프에 연결하면서 기술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에도 앱을 통해 인슐린펌프를 연속혈당측정기와 연결해서 사용하거나 인슐린펌프에 연속혈당측정기 데이터가 전송이 되어 저혈당 한계치에 도달하기 전에 기저인슐린 주입을 자동으로 멈추어 저혈당을 예방해주는 센서 연동형 인슐린펌프(sensor augmented pump, SAP)가 수입되어 사용 중이다. 이에 발맞추어 2019년 1월부터 국내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 소모품인 전극이 건강보험 적용되었고, 2020년 1월 1일부터는 연속혈당측정기의 송신기와 인슐린펌프까지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 시행되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연속혈당측정기와 함께 인슐린펌프 사용자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제1형 당뇨병에서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를 사용하는 환자를 위한 자가 관리 교육과 구조화된 교육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인슐린펌프의 효과 및 선택
인슐린펌프 교육
인슐린펌프는 가장 진보된 형태의 인슐린 전달방식이지만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제공하고 동기 부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9]. 특히 연령, 성별과 상관없이 구조화된 인슐린펌프 교육프로그램 사용이 인슐린펌프 사용자의 혈당조절 개선과 중증 저혈당 발생률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결과도 있다[8].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인슐린펌프 치료 관련하여 구조화된 교육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 인슐린펌프 시작은 인슐린펌프 치료에 대해 훈련된 의사, 당뇨병 교육 간호사 및 영양사로 구성된 당뇨병 전문팀이 시작해야 한다[10].
1. 인슐린펌프 착용 전 교육
인슐린펌프 착용 전 환자의 동기 부여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인슐린펌프 치료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슐린펌프 치료만으로 혈당관리에 대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진 환자라면 인슐린펌프 치료의 장단점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주어야 한다. 또한 소아를 위한 인슐린펌프 교육을 계획하는 경우 반드시 부모 및 다른 보호자와 함께 교육하도록 해야 한다[11].
1) 인슐린펌프의 장단점
인슐린펌프 치료로 인한 생활 패턴의 유연성, 주사 횟수 감소 등의 장점뿐만 아니라 케톤산증 발생 위험 증가와 피부 관련 부작용, 착용 불편감 및 스포츠 활동 장애 등의 일상생활 방해 요인, 고비용, 특히 센서 연동형 인슐린펌프 사용 환자에게는 센서 정확도에 대한 만족도가 낮을 가능성, 알람 피로도 등에 대해 교육한다.
2) 탄수화물 계산법
인슐린펌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회주사요법과 마찬가지로 탄수화물 계산이 필요하다. 사전에 교육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환자라면 인슐린펌프 착용 전에 탄수화물 계산에 대한 재교육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3) 베이잘(basal)과 볼루스(bolus) 개념
인슐린 주사법을 시행하던 환자가 인슐린펌프 치료로 변경하는 경우 초속효성 인슐린만을 사용하고 기저인슐린을 주사하지 않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인슐린펌프의 작동 원리인 베이잘과 볼루스의 개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인슐린 민감지수(insulin sensitivity factor, ISF)와 인슐린 탄수화물 비(insulin to carbohydrate ratio, ICR)에 대해서도 미리 확인하고 점검해주어야 한다[12].
2. 인슐린펌프 착용 교육
1) 인슐린펌프 설정
인슐린펌프 착용 당일 환자를 위해 필요한 하루 총 인슐린용량(total daily dose, TDD), 베이잘 용량 설정, 인슐린 탄수화물 비와 인슐린 민감지수, 목표혈당 등 인슐린펌프 세팅에 필요한 내용들을 미리 설정해둔다. 특히 환자에 따라 적절한 개별적인 목표혈당 설정은 저혈당 예방에 있어 중요하다[13].
3) 주입 부위 선택
인슐린펌프 주입 부위는 인슐린 주사 부위인 복부, 상완부, 허벅지, 둔부 등을 선택할 수 있으나 개인에 따라 개별화해야 한다. 주입세트 변경 시 이전 부위로부터 약 5 cm 이상 떨어진 부위에 삽입해야 한다. 또한 지방이상증과 흉터, 발진, 감염 등의 피부 병변을 줄이기 위한 주입 부위 순환의 중요성에 대해 인슐린펌프 사용 초기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교육해야 한다[10].
3. Follow-up
인슐린펌프를 착용한 후 다음 방문은 최소 1주일 이내여야 한다[14]. 환자 혹은 보호자가 적절한 주입 부위를 선택하고 2∼3일마다 주입세트를 변경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1) 인슐린펌프 용량 조절
인슐린펌프 착용 후 주기적으로 센서 혹은 혈당측정값을 확인하여 베이잘 주입량과 볼루스 계산기에 대한 적절한 설정값 변경이 필요하다. 인슐린펌프 및 센서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PC에서 더 자세한 기록을 검토할 수 있다. 의료진은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환자와 함께 논의하여 설정값 등을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 스스로 포도당 패턴을 인식하고 인슐린 용량 조절에 대응하는 등 인슐린펌프 문제해결에 대한 철저한 지식을 갖추어야 자가 관리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15]. 특히 볼루스 계산 기능 등 인슐린펌프의 고급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당화혈색소가 크게 개선되므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이를 강화해야 한다[16].
2) Adherence 확인
인슐린펌프 사용자의 혈당조절이 불량한 원인은 부적절한 베이잘 주입량이나 볼루스 계산기 설정값 때문일 수도 있으나 주입세트를 3일 이상 사용하거나 식사나 간식 시 볼루스를 제때 주입하지 않는 등 환자가 인슐린펌프에 대한 적절한 수행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특히 청소년에서 인슐린펌프 사용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슐린펌프 관련 행위 준수율이 낮아진다고 한다[17]. 그러므로 인슐린펌프의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업로드 받아 환자의 인슐린펌프에 대한 adherence를 확인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
지난 수십 년간 제1형 당뇨병 관리 기술은 인슐린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 등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왔다. 특히 센서 연동형 인슐린펌프는 점점 보편화되며 기능도 개선되고 있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는 인공췌장도 개발될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당뇨병 관련 기술에 적응하고 대비해야 한다. 제1형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펌프 치료에 대한 심리사회적 장벽을 해결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인슐린펌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슐린펌프에 특화된 구조화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지속적인 교육 및 적절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인슐린펌프 치료와 관련된 전문의료진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 시행이 선행되어야 한다. 당뇨병 교육자뿐만 아니라 대한당뇨병학회와 유관 기관에서는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