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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시대의 의료 정보 관리: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Abstract

The power of the Internet, mobile devices, and data science including artificial intelligence is making a big difference in our daily lives. The introduction and proliferation of electronic health records, personal health records, and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medical field raises expectations that the future of medical practice will change. Both individuals and medical institutions will receive or perform multiple medical services based on much larger and more complete health and medical datasets. Medicine is also expected to increasingly make use of real world evidence (RWE), based on data supplied in the form of real world data (RWD), that will be applied in the clinical setting in real time. Further, the learning healthcare system will complete the data-driven medicine that will be used to deliver future medical care. For these reasons, doctors need to be more data-friendly and respond to these changes.

서론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의학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알파고로 대표되는 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발전은 영상 진단 분야를 비롯한 의학의 여러 분야에 적용이 되기 시작하였다. 까다로운 시술과 수술 역시 로봇 및 증강현실 기술 덕으로 또 한 단계 다른 레벨로 서게 되었고, 3D 프린터는 인공 장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및 원격 의료 기술들 역시 빠르게 발전해나가고 있어 새로운 당뇨병 관리 방식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유전자 가위(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CRISPR)는 앞으로 인류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다 줄지 예측조차 되지 않는다.
이렇게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 변화 속에 의사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 의사라는 직업이 계속해서 존재는 하는 것일까? 존재한다면 역할은 어떻게 변화해갈까?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여 의사들이 준비해야 할 일을 알기 위해서는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의료 분야보다 앞서서 다른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블록체인 기술 등이 일으키는 변화를 보면, 적어도 의료 분야에서 일어날 변화의 큰 줄기는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본론

1. 기술과 의학의 만남

1) EHR (Electronic health record)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병원정보시스템의 환자 기록 관리 시스템은 대부분 EMR이라고 칭한다. 환자의 진료기록을 전자 문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electronic health record (EHR)라는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EHR은 의료기관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시스템과도 진료 정보 정보를 교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국내뿐 아니라 다른 의료기관에서의 진료기록, 그리고 일상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건강기록 등을 모두 포괄, 진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국내에도 외부 시스템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EHR이 도입되어 어느 의료기관을 가더라도 환자는 연속적인 형태로 진료를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이고, 가정이나 직장 등 의료기관 밖에서 얻어진 정보까지 통합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는 진료를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피검사를 통해 얻은 결과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측정한 혈당 수치 등이 모두 EHR 시스템을 통해 의료진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 등 데이터 과학의 발전은 훨씬 방대해질 데이터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2) PHR (Personal health record)

모바일 기술 등의 발전에 힘입어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 의료 데이터를 관리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받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개인은 이 시스템을 통해 자신이 평소에 기록한 운동, 수면, 식이습관 등 건강 관련 데이터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나 가정용 의료기기 등을 통해 측정한 혈압, 혈당, 맥박 수 등의 의료 정보, 그리고 자신이 방문했던 의료기관에서 작성 또는 측정하였던 진료 정보까지 모두 하나로 모아 관리할 수 있다. EHR이 의료기관이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하면, PHR은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은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같은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디지털 치료약(digital therapeutics)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 환자 유래 건강 데이터(Patient-generated health data, PGHD)

기존 의료기관에서 생성되던 데이터와 대비가 되는 데이터로서 개인의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가정용 의료 기기 등 의료기관이 아닌 개인이 관리하는 기기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통칭한다. 라이프로그(lifelog), CGHD (citizen-generated health data)로도 불리우는 PGHD 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제공해준다.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운동, 수면, 식이 등 일상 생활 관련 데이터부터 시작하여 연속혈당측정기(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s) 등 인체 삽입/패치형 의료기기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까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 데이터는 연속적으로 긴 시간에 걸쳐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과 개인의 건강 관련 사건이 발생하는 시점 그 즉시 측정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단점은 환자 스스로가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인 만큼, 데이터 신뢰도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 중 유의미한 정보를 뽑아내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한 데이터 분석 기술 발전 역시 함께 발전해야만 가치 있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4) 데이터 과학(Data science)

4년 전, 알파고의 등장으로 딥러닝(deep learning)은 인공지능의 새 장이 시작되었음을 알렸다.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영상 진단 분야를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일부는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2020년 새해 첫날, Nature에는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이 유방암 진단에서 인간 의사를 능가하였다는 연구가 실리기도 하였다[1]. EHR, PHR 등 다양한 경로로 얻을 수 있는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방, 진단, 치료, 생활습관 개선 등 건강 및 의료 영역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은 적용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외의 데이터 과학 분야 역시 점점 더 중요해지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특히 의료 영역에서의 적용과 관련하여, 두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측이 된다. 첫 번째로는 유전체 데이터나 PGHD와 같이 분석 없이는 다룰 수 없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결론을 찾아내는 방법론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실사용데이터(real world data, RWD)를 얻고 분석, 활용하는 기술이다. 앞으로는 통제된 환경 속에서 생성된 데이터 외에도, 일상적인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데이터인 RWD를 활용하여 실사용증거(real world evidence, RWE)를 만들어내고 이를 의학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2. 환경의 변화

1) HITECH (Health Information Technology for Economic and Clinical Health Act)

EHR을 의료기관에서 자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도입 시 진료 정보 교류, 진료기록 열람, 전자처방전, 약물 간 상호작용 점검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지만 비용이 적지 않게 소모되기 때문이다. 2009년 미국 의회는 HITECH를 제정하였다. EHR 기술을 채택하여 유의미한 활용(meaningful use)을 위한 목표 달성 시 최대 5년간 $63,750 (US dollar)의 인센티브를 의사마다 지급한다는 내용이 여기에 포함되었고, 이를 통해 미국 내의 EHR 도입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2].

2) 블루버튼(Blue Button)과 애플 헬스(Apple Health)

블루버튼은 미국의 보훈처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재향 군인 등이 보훈 병원 등에서 의료기록 사본을 전자 문서 형태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 CMS)에 의해 Blue Button 2.0 API로 확장이 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메디케어 가입자는 연구자나 디지털 의료 서비스 등에 쉽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애플 헬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가입자는 자신의 의료기록 사본을 전자 문서 형태로 받아올 수 있다. 애플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300개가 넘는 의료기관이 애플 헬스와 연결이 되어있고, 이 의료기관의 환자들은 자신의 앱으로 예방접종 상태, 처방력, 검사 기록 등을 받아볼 수 있다.

3) HL7 FHIR (Fast healthcare interoperability resources)

블루버튼과 애플 헬스 등이 공통적으로 FHIR이라는 표준을 채택하고 있다. FHIR은 의료 정보를 전자적으로 교환하기 위한 표준으로 컴퓨터, 스마트폰, 의료기기 등 기기 형태 등에 상관없이 컴퓨터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정보를 보내고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무엇보다 큰 장점 중 하나는 확장성이 좋다는 것과 개발자들이 이해하기 편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 덕에 최근 의료 정보를 교환하기 위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HL7 FHIR을 채택하여 의료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4)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제, 그리고 개인 주도형 의료 데이터 이용 활성화 전략

국내에서도 보다 고도화된, 그리고 상호운용성을 갖춘 전자의무기록(EMR/EHR)을 도입하기 위한 인증제를 보건복지부 주도로 시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인증제에서는 크게 기능성, 상호운용성, 보안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특히 상호운용성의 경우 전자의무기록시스템 혹은 컴포넌트 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2020년 인증제가 본격 도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 인증이 본격 도입되면 미국과 유사하게 의료기관 질 평가 등 채찍의 목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인센티브 지급 등이 이루어질 때 보다 고도화된 시스템 확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작년 말 ‘개인 주도형 의료 데이터 이용 활성화 전략’을 의결하였다. 이는 개인에게 데이터 권리를 부여하고 이 데이터를 스스로 활용,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으로 이를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 혁신이 유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부 추진 계획 및 시행방안은 추후 마련될 예정이지만, 국내에서도 EMR을 넘어서서 EHR 및 PHR이 확산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은 틀림없을 것으로 보인다.

3. 미래를 위한 준비

기술의 발전, 그리고 환경의 변화는 머지 않은 미래에 보다 이상적인 EHR, 그리고 PHR이 실생활에 도입이 되게 해줄 것이다. 의료기관에서는 자신의 의료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던 데이터뿐만 아니라 다른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진료 받은 후 전달하는 데이터, 그리고 환자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함께 의료진에게 전달을 해줄 것이고, 의료진은 이 모든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 진료에 임하게 될 것이다. 개인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자신이 과거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얻은 데이터들을 모두 종합하여 활용, 건강관리를 받거나 제3자에게 데이터 공유를 하는, 모든 행위들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 방대한 데이터들은 AI 등 데이터 과학의 도움으로 보다 쉽게 해석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의료 분야 밖에서 정보통신기술의 도움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의료계 내에서도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1) EHR, PHR, 그리고 데이터 과학

2) 데이터기반의학(Data-driven medicine), RWD, 학습 의료 시스템

과거의 의료는 의료인 본인의 경험,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오랜 역사를 통해 집대성된, 과거로부터 전수된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른바 경험중심의학(experienced-based medicine)이라고 부르는 의학이다.
과학적 방법론의 발전은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다수의 환자, 그리고 정상인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 등을 행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현대의 정보통신기술은 실시간으로 건강, 의료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가공하여 정보를 만들어주고, 이 정보가 모여서 의학을 재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낳게 한다. 근거중심의학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으로 데이터기반의학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이러한 형태의 모습의 의학이 다가올 미래에 등장할 의학의 모습일 것이다. EHR, PHR 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들은 실시간으로 RWD라는 이름으로 RWE를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이 RWE는 현재 여러 임상시험 등이 그러는 것처럼, 의료에 실시간으로 반영되어 다음 의료를 만들어 내는, 일종의 선순환 싸이클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이른바 학습 의료 시스템(the learning healthcare system)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결론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그리고 데이터의 힘이 우리의 일상 생활에 큰 변화를 준 것처럼, 의료 환경에도 큰 변화를 주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 의료는 그 특수성 때문에 다른 분야에 비해 변화가 늦은 편이지만, 크고 작은 변화는 이미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모든 일이 의료 분야에도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힘을 통해 데이터는 연결되고 모일 수 있게 된다. 의사는 이러한 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환자의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만큼, 보다 폭넓게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을 가지는 것을 더욱 더 강하게 요구 받을 것이다. 21세기 의 변화에 맞춰 앞으로 일어날 환경 변화를 대비하고, 새롭게 쏟아질 데이터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 관리에 보다 정확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의사가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REFERENCES

1. McKinney SM, Sieniek M, Godbole V, Godwin J, Antropova N, Ashrafian H, Back T, Chesus M, Corrado GC, Darzi A, Etemadi M, Garcia-Vicente F, Gilbert FJ, Halling-Brown M, Hassabis D, Jansen S, Karthikesalingam A, Kelly CJ, King D, Ledsam JR, Melnick D, Mostofi H, Peng L, Reicher JJ, Romera-Paredes B, Sidebottom R, Suleyman M, Tse D, Young KC, De Fauw J, Shetty S. International evaluation of an AI system for breast cancer screening. Nature. 2020; 577:89–94.
crossref
2. Blumenthal D, Tavenner M. The “meaningful use” regulation for electronic health records. N Engl J Med. 2010; 363: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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