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바 간농양은 원충인 이질 아메바(Entamoeba histolytica)에 의해 발생한다. 과거에는 높은 사망률과 이환율을 보이는 감염 질환이었으나, 최근 위생 상태의 개선으로 인해 아메바 감염은 급격히 감소하여 국내에서 아메바 간농양의 발생은 상당히 드물며, 2000년 이후로 국내에서는 아메바 유행지역으로의 여행력이 있거나,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3
아메바 간농양은 아메바 유행지역(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열대, 아열대 지역)으로의 여행력이 있는 환자에서 발열, 우상복부 통증 등을 호소한다면 우선 의심해볼 수 있다. 아메바 간농양을 진단하기 위한 영상학적 검사는 복부 초음파, 복부 컴퓨터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영상학적 검사에서 아메바 간농양은 주로 간 우엽의 단일 농양으로 관찰된다. 복부 초음파에서 원형의 경계가 명확한 저에코성 병변으로 관찰되며, 컴퓨터단층촬영에서는 테두리 조영 증강을 보이는 저밀도의 종양 소견으로 보인다. 자기공명영상에서는 T1 강조영상에서 저신호강도로 T2 강조영상에서 고신호강도로 나타난다.4 하지만 간농양은 시기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므로 영상학적 소견은 화농성 농양 및 악성 종양을 포함한 감별 진단을 고려하여 적절한 임상적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아메바 질환으로 의심되는 경우 분변에서 원인 아메바 검사를 하면 되지만 대부분의 아메바 간농양 환자에서 장염이 동반되지 않으므로 분변 도말 검사 및 분변 항원 검사에서 아메바를 발견할 확률은 10% 미만으로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5 세침 흡인 또는 카테터 삽입은 일반적으로필요하지 않지만 농양의 직경이 10 cm 이상으로 곧 파열의위험이 임박해 있거나, 경험적 치료법에 반응이 부족하거나임상적 악화 소견이 있는 경우, 다른 질환의 배제가 필요한경우 초음파 또는 컴퓨터단층촬영 유도 하에 시행될 수 있다.6 농양을 흡인하였을 때 특징적인 적갈색을 나타내며, 아메바는주로 변연부에 존재하므로 세침 흡인으로 얻은 흡인액에서는20% 미만에서만 영양형 아메바를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진단을 위해서 주로 혈액에서 아메바 혈청 항체 검사를 하게된다. 아메바 간농양 환자의 대략 95% 이상에서 아메바 혈청항체 양성을 보이므로 진단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나, 첫 7-10일 이내에는 음성일 수 있고, 유행지역에서는 이전 감염으로 인해 35%에서 혈청 항체 양성을 보이므로 현성 감염과 과거 감염을 감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존 검사법의 제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재조합 아메바 항원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혈청 항체 검사법들이 개발되었다. 두 개의 상이한 항원을 이용한 연구에서 통상적인 혈청학적 진단 검사보다 재조합 항원에 대한 혈청반응성을 더 빠르게 소실하여 유행 지역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으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crude soluble antigen과 excretory-secretory antigen의 병용 검사법이 단일 항원 검사법보다 아메바 간농양의 혈청 진단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하였다.7,8 농양 흡인액의 아메바 항원 검사와 PCR 검사법들도 여러 상업적 및 In-house 검사법들에서 75-100%의 높은 진단 민감도, 특이도를 보고하고 있어 아메바 간농양 진단에 역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9-12 향후 국내에서 상용화된다면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까지 아메바 간농양을 진단하기 위한 상용화된 신속 진단 검사는 없다. 그러나 아메바 간농양 환자의 혈청을 이용한 lateral flow dipstick test의 개념 증명 연구에서 민감도 87%, 특이도 100%를 보였고,13 최근 fluorescent silica nanoparticle을 이용한 새로운 면역크로마토그래피법 연구에서 아메바 간농양 환자를 포함한 아메바증 환자의 혈청으로 검사하여 민감도 100%, 특이도 97.6%의 우수한 진단능을 보고하여14 추후 다기관, 타당성 연구들에서 이러한 신속 진단 검사법들의 임상적 유용성이 증명된다면 아메바 간농양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 Kim 등15은 최근 아메바 간농양의 발생 비율과 아메바 간농양의 임상적 특징, 예후 등을 화농성 간농양과 비교하여 알아보고자 하였다. 저자들은 아메바 간농양의 경우 영상 검사에서 간농양 소견과 E. histolytica IgG 양성으로 정의하고 화농성 간농양은 영상 검사와 농양 혹은 혈액배양에서 세균이 동정되었거나, 동정되지 않더라도 E. histolytica IgG가 음성이면서 다른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로 정의 후 아메바 간농양의 비율과 임상적 특징을 화농성 간농양과 비교 분석하였다. 아메바 간농양은 7.2%로 보고하였다. 국내에서 아메바 간농양은 1960년 중반부터 1970년대에 간농양의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빈도로 발생하였으나, 이후 보건 위생의 개선으로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급격히 감소하여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3.6%로 보고 하였다.16,17 본 연구15에서도 분석하였듯이 임상적인 특징으로 아메바 간농양과 화농성 간농양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지 않다. 영상학적 검사도 간농양의 시기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므로 특징적인 영상 소견으로 두 질환을 감별하기 어렵다. 본 연구15는 단일 병원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최근 국내 아메바 간농양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아메바 간농양의 발생율을 보고하였고, 더불어 기존의 국내 연구들에서 아메바 혈청 항체 검사로서 아메바 간농양을 확인하였던 사례는 드물어 진단 검사로서 혈청 항체 검사를 활용한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보건 위생의 향상으로 국내 아메바 간농양은 급격히 감소하였지만 여전히 국내 간농양 환자 중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메바 유행지역으로의 여행력이 있거나,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에서 거의 대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역학적 배경이나 기저 질환 없이 발병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으므로 배양을 통해 원인 균주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원인 균주가 확인되었더라도 항생제 투여로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아메바 간농양을 의심하여 혈청학적 진단 검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겠다.18 하지만 현재 사용 가능한 아메바 혈청 항체 검사는 검사 자체의 위양성, 위음성의 제한점이 있고, 국내에서는 해외 수탁 검사로만 가능하여 약 3주 정도 소요되므로 초기 아메바 간농양 진단에 유용하지 못하다. 따라서 현재 사용 가능한 혈청 항체 검사의 여러 가지 제한점들이 있으므로 향후 혈청 항원, 항체 검사나 PCR 검사법과 같은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법 도입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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