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성별에 따라 정상체중 청소년의 주관적 체형인식을 파악하고, 저체중인식이나 과체중인식과 관련된 개인 및 학교 수준 요인을 탐색하고자 다수준 분석을 실시하였다.
학생 개인의 주관적 체형인식과 관련한 학교 수준 요인을 살펴보면 학교 평균 체질량지수(BMI)가 증가할수록 남녀학생 모두에서 저체중인식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과체중인식의 위험성은 감소하였다. 178개 학교의 13세 1,186명, 16세 1,212명의 캐나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이, 성, 가구소득, 부모학력 등 개인 수준의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보정한 후에도 학교 평균 체질량지수(BMI)가 증가할수록 자신을 저체중으로 인식하는 결과를 보였다[
12]. 미국 132개 학교의 7~12학년 청소년 10,85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단위의 종단연구결과도 남녀 학생 모두에서 이와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23].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청소년들은 자신이 속한 환경 속에서 긴밀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체형과 관련된 기준을 형성 및 수용한다. 학교 전체적으로 비만한 또래들이 많을 경우 실제 정상체중임에도 본인을 저체중이라고 왜곡 인식하여 올바른 생활습관 형성에 장애를 가져와 전 생애를 통해 과체중이나 비만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이와 반대의 경우 정상체중임에도 과체중으로 왜곡 인식하여 과도한 체중감량행동이나 부적절한 체중감소방법을 사용하여 성장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체중감량 프로그램의 효과는 미미한데 이는 생활습관의 변화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자신의 체형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223]. 또 다른 학교 수준 요인은 주당 체육수업시수로 체육 수업이 없는 학교에 비해 3회 이상인 학교가 남녀 모두에서 과체중인식의 위험성이 감소했으며, 이는 캐나다 9~12학년 청소년 19,32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체육수업에 등록하는 학생일수록 성별에 관계없이 과체중인식의 위험성이 감소하는 결과와 일치하였다[
24]. 남성의 근육질 몸매와 여성의 마른 몸매를 이상화하는 대중매체[
15]와 외모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청소년의 체육수업 참여를 유도[
10]하게 되어 근육을 발달시키거나 살을 뺌으로써 주관적 체형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사료된다. 남학생의 경우 학교가 위치한 도시규모가 대도시일수록 저체중인식의 위험성이 증가했다. 한국 만 6~17세 소아청소년 145,893명을 대상으로 한 Kwon 등 [
6]의 연구에서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남학생의 체형 과소평가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나, 2014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기반의 12~18세 청소년 35,702명을 대상으로 한 Kim과 So [
17]의 연구에서는 남녀모두에서 학교가 위치한 도시규모는 체형인식 왜곡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신장, 체중의 실측 여부나 연구대상의 차이에 의한 것일 수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도시규모와 주관적 체형인식이 관련성이 있었으므로[
6] 반복연구를 통한 고찰이 더 필요하다. 학교가 위치한 도시규모가 대도시일수록 또래, 대중매체 등의 체형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15], 남학생의 경우 마르거나 뚱뚱한 몸매 보다는 근육질의 몸매를 선호하여 정상체중임에도 저체중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학교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증가할수록 남학생의 과체중인식의 위험성이 감소했다. 청소년의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의 사용 및 정보의 공유가 보편화된 한국의 실정상[
10]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많은 또래가 모여 있는 학교일수록 사회적으로 이상화된 체형에 관한 메시지의 수용과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었다. 정상체중 남학생의 경우 근육질 몸매를 기준으로 한 메시지의 수용과 파급력으로 인해 과체중인식의 위험성은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
개인 수준 관련요인을 살펴보면 인구사회학적 요인의 경우 주관적 경제상태가 높아질수록 남녀학생 모두에서 체형인식 왜곡 위험성이 낮아졌는데 이는 다른 연구들과 일치된 결과 [
1719]에 의해 뒷받침된다. 이는 주관적 경제상태가 높을수록 자신의 체형을 정확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하는 것이며,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경우 적절한 영양을 섭취하고 체중을 관리하는 기회가 많아져 정상체중의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일 수 있다[
27]. 일주일 평균 용돈이 증가할수록 남녀학생 모두에서 저체중인식 위험성은 증가하나 과체중 인식 위험성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Kim 등[
18]의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정상체중 청소년이 자신을 저체중으로 인식할 경우 패스트푸드나 과자 등의 인스턴트 음식 소비가 증가[
10]하는 것으로 나타나 학생 본인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을 의미[
5]하는 일주일 평균 용돈과 저체중 인식이 관련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건강 관련 행동 요인 중 체질량지수(BMI)가 증가할수록 남녀학생 모두에서 저체중인식 위험성은 감소하고 과체중인식 위험성은 증가했다. 이는 체질량지수(BMI)가 증가할수록 자신의 체형을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보고한 선행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
1516]. 청소년기는 신체적 성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이다[
6]. 신장과 체중을 함께 고려하는 정확한 체형인식에 대한 정보의 부족[
5]이 급성장기인 청소년에게 과체중 인식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스마트폰 일일 사용시간이 증가할수록 남녀학생 모두에서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증가했다. 2009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기반의 12~18세 청소년 72,399명을 대상으로 한 Lim과 Wang [
10]의 연구에서 스크린 타임이 증가할수록 여학생의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증가했으며, Xie 등[
15]의 연구에서도 대중매체 노출이 증가할수록 여학생의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증가했다. 최근 SNS (Social Network Service)의 사용이 청소년들 사이에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영상을 통한 정보 및 감성의 공유는 사회적으로 이상화된 외모를 기준으로 자신의 체형을 비교평가하게 한다[
18]. 또한 대중매체는 마른 몸매를 부각시키고 뚱뚱한 몸매에 대해서는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데, 이러한 메시지는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에게 영향력을 발휘한다[
7]. 특히, 마른 몸매를 이상적인 체형으로 선호하는 여학생에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결과일 것으로 사료된다. 정신건강 요인과 관련하여 스트레스를 많이 인지할수록 남녀학생 모두에서 체형인식 왜곡 위험성이 증가했으며,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하지 않은 남학생은 저체중인식의 위험성이 감소하고 여학생은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남녀학생 모두에서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감소했다. 최근 인터넷의 보편화와 스마트폰의 확산은 매체를 통해 보이는 비현실적인 체형을 자신과 비교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
21], 우리나라 청소년은 학업이나 진로 다음으로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 외모 스트레스와 부정적 신체상이 관련이 있었으며[
21], 정신적으로 건강한 학생일수록 자신의 체형을 정확하게 인식할 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체형을 왜곡 인식할수록 스트레스, 우울, 자살생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는데[
20], 본 연구와 마찬가지로 단면조사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후 종단연구나 중재연구를 통해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객관적으로는 정상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체형이 사회문화적으로 규정된 이상적 몸매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은 청소년의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여성의 날씬한 몸매나 남성의 근육질 몸매를 이상화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 왔으며,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소수의 임상 집단이나 비만 환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정상체중인 사람들도 흔히 경험하는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2829]. 인구사회학적 특성 중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남학생은 저체중인식의 위험성은 감소하나 과체중인식 위험성은 증가했다. 아르바이트와 같은 취업 경험은 자신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몸매 기준에 부합한다는 의미의 사회적 경쟁력 획득을 상징해 체형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417]. 과체중 인식은 남학생에게도 체형만족도와 자아존중감을 낮추는 요인이었으며[
17], 이는 전반적 자아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져 취업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건강행동 특성 중 주당 격렬한 신체활동을 ‘3일 이상’하는 남학생은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는데 Lim과 Wang [
10]의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자신의 체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정상체중의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과체중 인식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것으로 생각된다. 여학생의 경우 인구사회학적 특성 중 나이가 증가할수록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증가했다. 기존의 연구에서도 여학생의 나이[
14]나 학년[
15]이 증가할수록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 2차 성징과 관련된 신체적, 성적 성숙은 남녀 간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나며, 남학생은 근육이 발달하는 반면 여학생은 체지방이 증가한다[
8]. 따라서 여학생의 경우 정상적인 신체적, 성적 성숙을 사회문화적으로 규정된 마른 몸매에 대한 기준과 비교하여 자신의 체형을 과체중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어 건강한 체중과 정확한 체형인식에 대한 교육적 개입이 필요하다[
14]. 부모의 학력과 관련해서는 아버지 학력이 높아질수록 여학생의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증가했다. Shin과 Nam [
14]의 연구에서는 어머니가 고학력일수록 여학생의 저체중인식 위험성이 증가했으며, Xie 등[
15]의 연구에서 는 부모의 학력 둘 중 고학력을 독립변수로 투입했을 때 여학생의 과체중인식 위험성이 감소하는 등 다양한 결과가 보고되었는데 이는 연구대상이나 부모의 학력 측정 방법 등의 차이에 의한 것일 수 있어 후속연구를 통한 고찰이 더 필요하다. 학업성적과 관련해서는 성적이 높을수록 과체중인식이나 저체중인식의 위험성이 감소했는데, 2001~2009년 미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9~12학년 청소년 72,825명을 대상으로 한 Fan 등[
11]의 연구에서도 정상체중 여학생의 GPA (Grade Point Average)가 높을수록 과체중인식의 위험성이 감소하였다. 이는 학업성취도가 낮은 여학생은 정상체중임에도 자신의 체형을 부정확하게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과체중으로 인식하는 경우 무분별한 체중감량의 위험성이 있고, 저체중으로 인식할 경우 신체활동을 하지 않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101117]. 정확한 체형인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입을 통해 인지능력향상을 도모하여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 관련 행동 특성 중 음주를 한 경험이 있는 여학생의 체형인식 왜곡 위험성이 증가했는데, Xie 등[
15]의 연구결과에서도 음주 경험이 있거나 정기적으로 음주를 하는 여학생의 과체중 인식 위험성이 증가했다. 체중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나 체형인식 왜곡은 건강 위험 행동 채택과 관련이 있으며 성장발달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5]. 외모에 대한 서구화된 가치는 여성에게 더 잘 적용되며,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대상화(objectification)는 쉽게 개인 스스로의 자기내면화로 이어져 일상적으로 자신의 몸을 감시하게 한다[
28]. 이러한 결과로 야기된 왜곡된 주관적 체형인식은 체형불만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양한 신체, 심리, 사회적 문제와 관련될 수 있는 것이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