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List > J Korean Med Assoc > v.61(8) > 1100009

이 and Lee: 응급실 폭력문제 개선을 위한 제언

Abstract

Recently, a violent incident in which a drunken patient attacked an emergency physician at a general hospital emergency department (ED) shocked the entire country of Korea. According to a study published in the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Emergency Medicine and a recent survey conducted by the Korean Society of Emergency Medicine, workplace violence (WPV) against healthcare providers in the ED is common in Korea. Most of the violent offenders were males and between the ages of 30 and 40 years old. However, many of the victims were nurses. WPV against healthcare providers in the ED most often occurred during the night shift, and 77.4% to 88.1% of cases involved verbal insults and threats. Diverse efforts should be made to prevent WPV against healthcare providers in the ED and to improve the responses to cases of WPV. A national reporting system should be established. Current laws must be strictly enforced, and further amendments to the law are also needed. The Governmental Emergency Medical Basic Plan should include an improvement plan for WPV against healthcare providers in the ED every 5 years. It is necessary to establish and enforce a national standard police protocol for preventing and responding to WPV against healthcare providers in the ED. Support for resources, such as an ED police program, security personnel, and equipment such as closed-circuit television, is needed. Most of all, it is important to advance the culture of people's use of the ED and to promote safety culture.

jkma-61-444-au001

서론

응급실은 24시간 365일 응급환자에 대하여 응급의료가 시행되는 의료기관 내의 공간이다. 특히 심정지 환자, 급성심근경색증이나 급성뇌졸중과 같은 급성심뇌혈관환자, 중증외상환자에게 소생술을 시행하는 매우 중요한 곳이며, 따라서 항상 시간을 다투며 의사, 간호사 등의 인력과 시설, 장비를 중증응급환자에게 집중하여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러한 응급실에서 응급의료에 종사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와 같은 의료인과 간호조무사, 방사선사와 같은 의료기사, 응급구조사들에게 누구든지 폭행, 협박, 위계, 위력 등을 행사하거나 시설이나 장비를 파괴, 손상, 점거하는 것은, 해당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에 대한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중증응급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는 중대한 범법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익산 소재 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발생한 응급진료 중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폭력사건은 여전히 빈발하고 있는 우리나라 응급실 폭력의 민낯을 보여 주며, 이제는 이러한 응급실 폭력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료계뿐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의 여론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응급실 폭력의 현황에 대하여 선행 연구들과 최근 설문조사를 간략히 살펴보고, 응급실 폭력문제 개선을 위하여 필요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응급실 폭력의 현황: 대한응급의학회지 발표 논문을 중심으로

대한응급의학회지에 ‘응급실 난동환자에 대한 연구’가 1992년 처음으로 발표된 이래, 2000년대 초중반 3편, 2015년에 1편이 의료인, 응급의료기관 대상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응급실 폭력에 관한 논문이 보고되어 우리나라 응급실 폭력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12345]. 응급실 폭력 가해자는 남성이 대부분이었고, 30–40대가 가장 많았으며, 33.9–51.3%가 주취자였다. 피해자의 경우 간호사가 가장 많았다. 응급의학과 전공의의 92.4%가 응급실 폭력을 경험하였고, 응급실 폭력은 주로 야간에 발생하였다. 언어적 폭력이 77.4–88.1%로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물리적 폭력은 11.9–25.0%를 차지하였다. 응급의료센터 60곳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84.8%가 응급의료센터 근무 시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이 있었다는 응답을 했고, 같은 비율로 경찰이 응급의료센터 폭력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이는 경찰의 방관자적 자세 때문이라고 92.8%에서 답했다. 2013년에 발표된 ‘우리나라 의학드라마의 폭력성’ 논문을 통해, 5개 의학드라마 총 94회 방영분 가운데 총 2,302건의 폭력이 나타났는데, 이는 드라마 한 회당 평균 24.5건의 폭력 장면이 연출된 것으로, 언어적 폭력이 88.5%, 물리적 폭력과 위협 11.5%를 차지하여 극적 재미를 위한 드라마이지만 우리나라 의료현실의 폭력문제의 심각성과 대중의 인식을 간접적으로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다[6]. 최근 익산 소재 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발생한 응급진료 중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폭력사건 이후 대한응급의학회에서 7월 6일부터 12일까지 긴급 실시한 응급실 폭력실태 설문조사에 응급의학과 전문의, 전공의뿐 아니라 간호사, 응급구조사 총 1,642명이 응답하였다. 이 가운데 97%의 응답자가 응급실에서 폭언을 경험하였고, 62%의 응답자가 폭행을 경험하였다고 답하였다. 대한응급의학회지에 발표된 선행연구와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볼 때, 응급실에서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들에 대한 폭언, 폭행은 일상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응급실 폭력문제 개선을 위한 제언

1. 응급실 폭력 관련 자율보고체계 구축과 조사, 통계

우리나라 의료기관 내 특히 응급실에서 발생하는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들에 대한 폭력 관련 연례적인 조사나 통계는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응급실 폭력에 대하여 보고받거나 자료를 수집하는 정부부처나 민간기관 또는 단체도 없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15년째 매년 발간하고 있는 ‘응급의료 통계연보’에도 관련 항목 통계는 없다. 응급실 폭력이 환자안전, 직원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현재까지도 기본적인 응급실 폭력에 대한 자료나 통계, 또는 보고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보건의료인이 환자에게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환자안전에 위해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고에 대하여 ‘환자안전보고학습시스템’을 통한 자율보고가 환자안전법에 의하여 2016년도부터 시행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된다고 하겠다[7]. 지금이라도 정부 관련 부처는 환자안전보고학습시스템과 같은 응급실 폭력 관련 자율보고체계를 법률에 의하여 마련하여 응급실 폭력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의 기본자료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2. 법률 개정: 반의사 불벌 조항 폐지와 상해에 대한 가중 처벌

현재 의료법 제12조 의료기술 등에 대한 보호 조항에 의하여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에게 폭행, 협박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어기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8]. 다만, 이 조항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단서가 제87조 벌칙에 명시되어 있는 소위 반의사 불벌죄이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 응급의료 등의 방해 금지 조항에 의하여 응급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인과 응급구조사, 그리고 간호조무사, 의료기사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 이송, 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으로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어기면 역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9]. 이 조항은 반의사 불벌의 단서 조항이 없으나, 응급의료의 방해를 증명해야 하는 또 다른 단서가 있다고 할 것이다. 만약 의료인이 응급실에서 폭행을 당했으나 해당 의료인이 응급처치나 진료에 방해를 받았는지가 다툼의 여지가 있게 된다. 따라서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에게 행한 폭행, 협박에 대하여, 피해자에게 오히려 여러 가지 부담을 주는 반의사 불벌의 단서 조항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벌칙 조항에서 벌금형을 아예 폐지하자는 안에 대하여도 입법부에서 신중히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최근 익산 소재 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발생한 응급진료 중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폭력사건과 같이, 의료행위를 행하던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에 대하여 폭행으로 그치지 않고, 상해가 발생한 경우에 대한 법률조항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10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 등의 가중처벌 조항에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위하여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운전자를 운행 중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가중 처벌을 이미 2010년부터 개정되어 시행하고 있다[10]. 이와 같이 의료행위를 행하는 또는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 이송, 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하는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에 대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가중처벌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신설하여야 한다.

3. 엄정한 법 집행과 엄중한 법 적용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의료법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관련 법 조항이 현재 없는 것이 아니며, 벌칙 조항이 가벼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다른 응급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응급실에서 응급 처치, 진료 중인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에 대한 폭행에 대하여도 사법 당국은 100–300만 원 정도의 벌금형, 징역 6–8개월에 집행 유예 2년과 같은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드물게 4–8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행위를 행하는 또는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 이송, 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하는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 폭력사건에 대하여 관련 현행 법률에 따라 엄정한 법 집행과 엄중한 법 적용을 경찰, 검찰 그리고 사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

4.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응급실 폭력 개선계획 포함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는 지난 20여 년간 양적으로 성장하였으나 질적 수준은 아직 크게 개선되지 못하였고,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보이듯이 공중보건위기 대응, 그리고 만성질환자 관리 등과 같은 새로운 응급의료에 대한 시대적 필요에 새로운 미래 대응전략이 필요하다[11]. 이에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5년마다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현실에서 빈발하며 환자안전에 위해를 초래하는 응급실 폭력에 대한 대응과 개선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은 부재하였다. 이제라도 관련 전문가 학회와 정부 부처는 환자안전을 최우선의 목표로 두고, 응급실 폭력문제에 대한 대응과 개선 방안, 중장기 전략과 계획에 대하여 논의를 시작하여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리고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따라 관련 정부부처는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시행하며, 관련 전문가 학회에서도 협조를 다하며, 향후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따른 평가와 차기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계속적인 개선활동의 반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법률 개정 없이도 관련 정부부처의 의지만으로도 시작 가능한 일이다.

5. 응급실 폭력예방, 폭력대응 경찰 및 의료기관 표준지침 제정과 시행

2013년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응급실 폭력에 대한 대처방법을 제시하는 폭행대응지침을 발표하고 현장에 배포한 바 있다. 폭행 발생 시 대응방법, 폭행 관련 법률, 폭행 상황 예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폭행 발생 시 대응방법에는 경찰 신고 절차와 예시를 그림으로 표현하여 이해를 쉽게 하였다[5]. 그러나 이후 현재까지 증보나 개정판 발표가 되지 않고 있어, 점점 현장에서는 잊혀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응급실 폭력 발생 시 경찰의 초등대처는 항상 아쉬운 점으로 얘기되는 점이다. 응급환자라고, 주취자라고 일반 폭력사건보다 응급실 폭력사건에 대하여 다소 미온적으로, 온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는지 경찰 스스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112 신고 시 1차 출동하는 일선 지구대 경찰관들이 응급실 폭력에 대하여 폭력예방, 폭력대응 지침이 없거나 또는 교육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이 기회를 통하여 확인해 보아야 한다. 관련 전문가 학회와 경찰청은 이번 기회에 응급실 폭력예방, 폭력대응 표준지침을 심도 깊게 논의하고 제정하여, 이를 전국 경찰에 공유하고 상시 교육하며, 응급실 폭력 발생 시에 해당 표준지침에 의거하여 엄정하게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의료기관에서도 마찬가지로 의료기관용 폭력예방, 폭력대응 표준지침을 평소에 의료기관 종사자들에게 교육시키고 응급실 폭력 발생 시에 표준지침에 의거하여 폭력상황 조기인지, 경찰 신고 등 신속히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6. 응급실 폭력예방과 대응을 위한 자원의 지원: 경찰상주제도, 경비인력과 장비 지원

응급실에서 시행되는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처치와 진료는 국공립의료기관이나 사립의료기관에 관계없이 해당 지역사회에서 매우 필수적이며 중요한 사회안전망으로서 공공의료의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응급실 폭력은 이러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응급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응급실 경찰상주제도에 대하여 심도깊이 논의해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익산 소재 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발생한 응급진료 중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폭력사건 이후 응급실 경찰상주제도에 대하여 논의가 진행되자 현직 경찰들의 반응에 대하여 조선일보 7월 18일자 신문 보도에서 “경찰이 병원 경비냐”, “경찰이 응급실에 있으면 다른 112 신고는 어떻게 출동하느냐”는 등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인 응급의료의 공공성을 이해하지 못한 반응이며, 정부는 현 단계에서 응급실 폭력문제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 응급의료 환경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여전히 후진적이고 부족하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응급실 폭력 발생 시 경찰관의 빠른 출동에도 시간적 한계가 있으므로, 이미 응급실 폭력사태가 종료된 다음에 경찰관이 도착하게 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따라서 응급실 현장에서 응급실 폭력에 즉각 대응하여 환자와 보호자, 의료인력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인력과 별도의 경비인력은 매우 필요하다. 대형 의료기관에서는 전문보안업체와 계약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비인력의 지원을 시행하고 있으나 의료기관의 규모가 소규모일수록 경비인력 지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사태 이후 감염예방·관리료 보험수가가 신규 책정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일정한 기준에 따라 감염병 환자나 감염병 의심 환자에게 급여되고 있는 것과 같이, 주취자처럼 응급실 폭력문제를 일으키기 쉬운 고위험 환자들에게 일정한 관리료를 기준에 따라 보험수가로 지급하고 이를 통하여 응급실 폭력 예방과 대응에 필요한 경비인력과 같은 자원을 의료기관이 지원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러한 보험수가의 경우 대형 의료기관에는 역시 많은 환자로 인해 많이 급여되고,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에는 적은 환자수로 인하여 적게 급여될 수밖에 없는 한계점도 있다. 현재 지역응급의료센터급 이상 응급의료기관에는 응급코디네이터 인력 1명의 연간 인건비에 대하여 응급의료기관평가 결과에 관계없이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을 참고할 만하다. 보험수가로는 충분한 경비 인력을 확보, 배치, 운영하기 어려운 규모의 응급의료기관에는 일정한 보조금을 매년 지급하여 응급실 폭력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또한 이러한 경비인력들도 현재 경비업법에 따라 일반경비업무로 적용되어 응급실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특수경비업무로 적용되도록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12].
인력지원뿐 아니라 응급실 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하여 CCTV나 휴대용 녹음기 등의 지원도 필요하다. 응급실 폭언과 폭행의 순간에 객관적 증거 확보를 위하여 CCTV나 휴대용 녹음기는 필수적인 장비이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매년 시행되는 응급의료기관평가 결과에 따라 매년 지급되고 있는 보조금에서 이와 같은 응급실 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한 장비를 구매할 수 있게 관련 정부부처에서 허용만 하면 쉽게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이다.

7. 응급실 이용 문화의 선진화와 안전문화의 증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의료현장의 폭력은 빈발하고 있는 중요한 보건의료계의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131415]. 미국의료기관평가위원회(Joint Commission)가 의료현장의 폭력 예방을 위하여 강조하는 것은 환자 안전활동과 의료인의 안전활동 사이의 상승작용이며, 안전문화의 증진이다[16]. 의료인이나 의료기관만의 노력으로, 또는 정부만의 노력으로 응급실 폭력이 예방되고 환자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국민과 의료인, 그리고 정부와의 상호신뢰 속에서, 응급실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현 단계에서 성취가능한 목표를 합의에 의하여 정하고 계획에 의하여 진행하는 조치에 대하여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실행하는 의지, 문제점을 찾아 끊임없이 개선 노력을 하면서도 서로 비난하지 않는 자세가 매우 필요하다.
이제는 거의 모든 병원이 전산화된 의사처방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응급실에 도착하여 먼저 원무과에서 접수하여 전산시스템에 등록되어야 의사 처방을 낼 수 있어 기본적인 접수 안내에 대하여도 이를 수납 안내로 오인하고 ‘돈보다 사람을 먼저 진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신과, 응급실에 도착하면 빨리 접수한 순서가 아니라 의학적 판단에 따른 환자 중증도 분류에 따라 응급환자 진료가 시행되고 이것이 결국 응급환자의 진료를 더 빠르게 하여 궁극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데도 불구하고 ‘저 사람보다 내가 먼저 왔다’는 불만은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도 될 만큼 우리 의식도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는 더욱 안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국가적인 응급실 이용 문화의 선진화와 이를 통한 응급실 폭력과 같은 후진적 행태가 사라지는 것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결론

의료행위를 행하는 또는 응급 환자에 대한 구조, 이송, 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하는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에 대한 폭력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법행위이다. 현행 법률 하에서도 엄정한 법 집행과 엄중한 법 적용을 촉구하며, 향후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법률 개정을 포함한 응급실 폭력문제 개선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보다 안전하고 선진화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하여 이번 기회에 정부와 의료인, 그리고 시민사회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심도 깊은 논의와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끈기 있게 천착하여 응급실 폭력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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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CID iDs

Kyung Won Lee
https://orcid.org/0000-0001-5492-5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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