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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길, Oh, and Gil: 한국인 고혈압 환자의 의료접근성 및 미 충족 의료실태와 위험요인 분석

Abstract

Purpose

The purposes of this secondary analysis study was to examine prevalence, risk factors and unmet healthcare needs among adults with hypertension.

Methods

A sample of 3,386 adults over the age of 40 with hypertension were drawn from the Korea Health Panel Study (2013). Using SPSS 22.0 version, descriptive statistics including frequency, percentage, chi-square and logistic regression were performed.

Results

Results showed that 18.9% of the sample reported unmet healthcare needs with the most frequently cited one was financial burdens (43.2%). The reported experiences of unmet healthcare needs differed by gender, marital status, vision or hearing impairment, memory problem, impaired mobility, subjective health status, total family income, depressive episode and the difficulty in making decisions. The sample participants were more likely to report unmet healthcare if they had vision impairment, low income and perception that their health status as moderate to poor. Those without vision impairment were less likely to report unmet healthcare needs.

Conclusion

The identified risk factors of unmet healthcare needs should be addressed which would enhance access both to health care and to resolution of unmet healthcare needs. Since visual ability seems to impact perception of unmet healthcare needs, it may be useful to find ways to address this factor.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질병의 치료나 건강증진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은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상자가 원하거나 의료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의료서비스를 대상자가 받지 못하는 것을 미 충족 의료(unmet health care need)라고 하는데[1] 미 충족 의료의 발생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뿐만 아니라 증상의 경감이나 제거에도 방해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심각한 문제이다[23].
선행연구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미 충족 의료 비율은 16.2%[4]이고, 만성질환자의 미 충족 의료 비율은 22.8%[5]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병의원(치과제외)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사람의 비율이 12.2%이며 이 중 경제적인 이유가 21.7%로 보고되었다[6]. 만성질환을 가진 성인 중 의료급여 대상자 혹은 국가유공자의 미 충족 의료는 29.5%[5]이며, 특히 쪽방 주민과 같은 빈곤가구의 미 충족 의료는 더 높아 40.6%에 이른다[7]. 특수 상황에 대한 의료 충족여부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응급수송을 위한 구급차 이용이 충족되지 못한 경우가 58.9%에 이르는 실정이다[8].
미 충족 의료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한국은 우선 낮은 의료 보장률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 급여나 기초생활보장대상자와 같은 의료보장 대상자에서 제외된 빈곤층은 미 충족 의료를 쉽게 경험할 수 있다[9]. 의료윤리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의료자원의 평등한 분배를 통한 모든 이를 위한 의료서비스는 보건의료 정의사회 구현을 위한 궁극적 목표이자 보건의료정책의 방향이다. 하지만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은 의료서비스의 제한을 더 쉽게 경험하며 특히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빈곤층의 경우 미 충족 의료는 더욱 심화된다[3410]. 또한, 낮은 의료접근성(access to health care)도 미 충족 의료의 주된 유발요인이다. 앞서 언급된 낮은 의료보장률은 본인의 의료부담을 높여 의료접근성의 큰 장벽으로 작용[11]할 뿐만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신체장애, 활동제한 등도 의료접근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유병률이 약 25~30%인 40세 이상 한국 성인의 대표적 만성질환[6]인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는 심각하다. 고혈압 환자가 적절한 약물치료나 추후관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 뇌졸중, 시력저하, 신부전과 같은 치명적 합병증이 유발되거나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12]. 또한 고혈압 환자의 약물복용 순응도가 불과 80% 정도이고, 합병증 예방에 필수적인 안저 검사와 미세 단백뇨 검사 미수검률이 60.6%, 49.1%에 이른다는[3] 사실은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문제를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고혈압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인 뇌졸중[13]은 편마비로 인하여 보행을 제한하고 망막변성[14]은 시력저하를 초래하여 물리적 의료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 치료받지 못한 고혈압은 신부전을 초래하고 신장투석을 필요로 하게 되어 경제활동의 제한, 경제력 약화를 불러 와[15] 미 충족 의료의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한 고혈압은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나기 전 까지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질병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가 건강관리 실천이 낮은 경우도 많아[16] 미 충족 의료가 발생할 수 있기에 간호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전문인의 관심이 필요하다.
다른 선행연구도 고혈압 혹은 당뇨병 환자의 미 충족 의료발생의 위험을 지적하였는데 특히 고혈압 환자는 외래나 입원과 같은 의료서비스보다 전반적인 의료이용에서 미 충족을 경험한다고 하였다[17]. 또한 Song 등[4]의 연구는 만성질환이 있는 대상자는 경제적 이유로, 만성질환이 없는 자는 시간적 이유로 미 충족 의료를 더 많이 경험한다고 하였고 젊은 연령층은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의료접근성에 더 영향을 받고 60세 이상 노년층은 경제활동 참여 제한에 따른 경제력 약화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 Lim [5]의 보고에서도 만성질환자의 미 충족 의료 비율은 상당한 수준으로 특히 40세 미만의 여성, 국민건강보험보다는 의료급여자, 1인 가구, 경제활동으로 시간적 제약이 많은 자, 저소득층, 만성질환이 2개 이상인자, 주관적 건강인식이 낮은 자에게 미 충족 의료 발생이 높게 나타났기에, 여성과 단독가구를 위한 의료접근성의 개선과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 보험 및 보장 수준의 향상, 만성질환자들의 의료이용 향상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보건의료 정책과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의 측면에서 볼 때 의료서비스 미 충족 여부는 그 사회의 보건의료 정책과 의료서비스 체계의 효율성에 대한 평가이자 복지국가를 가늠하는 척도이다[3]. 따라서 한국인의 대표적인 성인질환인 고혈압 환자가 경험한 미 충족 의료 정도를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한국의 보건의료정책이나 서비스 체계를 평가하는 방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어떤 인구학적, 신체적, 사회·심리적 요인이 의료접근성을 낮추고 결과적으로 미 충족 의료를 초래하는지에 대한 세심한 고찰은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본 자료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의 고혈압 환자가 경험하는 미 충족 의료 문제를 분석한 연구가 부재하다는 것은 미 충족 의료로 인한 건강 위험과 문제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국가와 공영기관에서 수집한 빅데이터와 패널 조사 자료는 다양한 변수를 전국단위로 조사하여 큰 표본수를 가졌다는 장점이 있어 근래 들어 간호학을 포함한 보건 분야에서 이러한 형태의 자료를 활용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인의 대표성을 가진 한국의료패널 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미 충족 의료 발생 실태와 영향요인을 분석하여 고혈압 환자와 필요한 의료 서비스 충족 향상을 위한 정책마련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인 40세 이상 고혈압 환자가 경험한 미 충족 의료를 분석하고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미 충족 의료발생의 차이를 확인하며 미 충족 의료 발생의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로서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 한국인 40세 이상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 발생 빈도 및 미 충족 의료의 원인을 파악한다.

  • 인구학적, 신체적, 사회·심리적 특성에 따른 미 충족 의료발생의 차이를 분석한다.

  • 미 충족 의료 발생의 위험요인을 분석한다.

연구 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한국의료패널 데이터를 활용한 횡단적 2차 분석 조사연구이다.

2.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본 연구에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하여 2013년 전국적으로 시행한 한국의료패널 자료가 활용되었다. 2013년 한국의료패널의 데이터에서 「만성질환 관리」 설문에 응답한 전체 대상자는 30,871명이었다. 그중 진단코드 고혈압(질병코드: I10) 대상자는 3,652명이었으며 40세 미만의 대상자인 48명은 제외하였다. 대상자의 미 충족 의료를 파악하기 위해 「의료접근성」의 설문지에서 미 충족 의료 문항에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한 사람을 포함하였다. 제외된 대상자는 “병의원 진료 또는 검사가 필요한 적이 없었다”로 응답한 대상자(n=17), 설문에 응답하지 않은 대상자(n=65), 기타 종속 변수들이 결측치로 나타난 대상자(n=137)를 제외하였고 최종 3,368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의료패널 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가구를 방문하여 일대일 면접(face-to-face interview)을 통해 대상자에게 질문하고 응답을 기록하거나 응답자가 본인과 가구원들에 대한 정보를 직접 기입하는 자기응답 설문조사(self-administered questionnaire survey)방법을 이용하였다. 이 패널 조사의 목적은 한국인의 의료비 지출 수준과 보건의료 이용실태를 파악하기 위함이며 이를 위해 가구와 가구원에 대한 인구사회·경제적 특성과 만성질환, 의료이용 현황과 민간의료보험 실태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18].

3. 연구도구

1) 미충족 의료 발생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미 충족 의료 발생 유무이다. 의료패널 원 자료 설문지에서 “지난 1년간, 병의원 진료 또는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었으나 받지 못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습니까?” 라는 문항에 ‘예, 받지 못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다.’라고 응답한 대상자는 미 충족 의료 발생군으로 구분하였다.

2) 독립변수

독립변수는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신체적 특성과 사회·심리적 특성을 포함하였다.

(1) 인구학적 특성

성별, 나이(10년 단위로 범주), 교육수준, 현재 배우자 유무를 포함하였다. 현재 배우자 유무는 사실혼을 포함한 현 결혼상태는 배우자 있음으로 구분하고 별거(이혼전제), 사별 또는 실종, 이혼, 결혼한 적 없음은 배우자 없음으로 구분하였다.

(2) 신체적 특성

시력과 청력장애, 기억력, 걷기장애, 장애판정, 주관적 건강상태를 포함하였다. 시력장애는 “당신은 시력에 문제가 있습니까?(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 착용한 상태에서의 시력을 말함)”라는 질문에 ‘전혀 없음’, ‘조금 있음’, ‘많이 있음’과 ‘전혀 보이지 않음’으로 나누어 조사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전혀 없음과 조금 있음을 각각 구분하고 전혀 보이지 않음을 많이 있음에 포함하였다. 청력장애는 “당신은 청력에 문제가 있습니까?(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라는 질문에 ‘전혀 없음’, ‘조금 있음’, ‘많이 있음’과 ‘전혀 듣지 못함’으로 나뉘나 본 연구에서는 전혀 없음과 조금 있음을 각각 구분하고 전혀 듣지 못함을 많이 있음에 포함하였다.
기억력 문제는 “정신적인 혼돈이나 기억력 감퇴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습니까?”라는 질문에 ‘예’는 기억력 문제 있음으로 ‘아니오’는 기억력 문제없음으로 구분하였다. 걷기장애는 “당신의 운동능력은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걷는데 지장이 없다’는 문제없음으로, ‘나는 걷는데 다소 지장이 있다’는 약간 있음으로, ‘나는 종일 누워 있어야 한다’는 많이 있음으로 구분하였다. 장애판정은 “OOO님께서는 혹시 장애등급을 판정받으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장애판정(등록 또는 미등록)’과 ‘장애보유, 미판정+미등록’은 장애보유 대상자로 ‘장애판정 없음’은 장애판정 미대상자로 구분하였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귀하께서는 현재 본인의 건강상태가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좋음’과 ‘좋음’은 좋음으로 ‘보통’은 보통, ‘나쁨’과 ‘매우 나쁨’은 나쁨으로 구분하였다.

(3) 사회·심리적 특성

가구소득, 경제활동, 우울감과 의사결정 장애를 포함하였다. 대상자의 경제상태를 반영하 는 수입은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으로 분류되기도 하나 본 자료는 개인수입이 아니라 가구 소득이라는 점에서 사회·심리적 특성으로 포함하였다.
가구소득은 5분위로 구분된 자료를 상, 중상, 중, 중하, 하로 구분하였다. 경제활동은 “OOO님께서는 수입을 목적으로 일을 하셨습니까?”, 우울감은 “최근 1년간 2주 이상 연속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많이 슬펐거나 불행하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까?”, 의사결정 장애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결정을 내리는데 곤란을 겪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예’, ‘아니오’ 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의 자료처리 및 분석은 IBM SPSS/WIN Statistics 22.0 프로그램으로 분석하였다.
  • 대상자의 미 충족 의료 발생율와 원인은 실수와 백분율을 이용한 기술통계로 분석하였다.

  • 대상자의 인구학적, 신체적, 사회심리적 특성에 따른 미충족 의료 발생의 차이는 교차분석(χ2 test)을 각각 시행하였다.

  • 대상자의 미 충족 의료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은 인구학적 특성, 신체적 특성과 사 회심리적 특성을 차례로 추가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을 실시하였다.

5. 윤리적 고려

한국의료패널 자료 이용에 대한 승낙을 받았으며 신청 시 연구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였고 연구시작 전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의 심의를 거쳐 승인(DC15EISI0079)을 받았다.

연구 결과

1. 대상자의 미 충족 의료 발생율과 원인

대상자 중 미 충족 의료의 발생율은 18.9%였다. 미 충족 의료의 원인으로는 ‘경제적인 이유’가 43.2%로 가장 많았고, ‘증세가 경미해서’가 19.4%,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가 16.4%, ‘거동이 불편해서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방문이 어려웠음’이 12.4%로 나타났다. 대상자의 미 충족 의료 빈도와 원인은 Table 1과 같다.

2.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미 충족 의료 발생의 차이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미 충족 의료발생의 차이는 Table 2와 같다. 성별에 따른 미 충족 의료의 차이는 여자가 22.7%로 남자의 13.8%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42.20, p<.001). 연령에 따른 미 충족 의료발생은 40대, 50대, 60대, 70대 이상에서 각각 17.6%, 18.7%, 16.6%, 20.6%로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교육수준에 따른 미 충족 의료는 무학이 26.4%, 초등학교 졸업자가 22.9%, 중학교 졸업자가 18.6%, 고등학교 졸업자가 13.0%, 대학 졸업 이상이 12.6%로 무학이 가장 높았으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χ2=55.73, p<.001). 배우자 유무에 따른 미 충족 의료는 현재 배우자가 없는 군이 24.9%로 있는 군(16.5%)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31.65, p<.001).

3. 대상자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미 충족 의료 발생의 차이

대상자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미 충족 의료발생의 차이는 Table 3과 같다. 시력장애에 따른 미 충족 의료는 없음과 조금 및 많음이 각각 13.7%, 23.0%, 32.3%로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χ2=72.04, p<.001). 청력장애에 따른 미 충족 의료는 청력장애 없음이 17.5%, 조금이 23.6%, 많음이 25.5%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χ2=16.36, p<.001). 기억력 문제에 따른 미 충족 의료는 기억력 장애가 있는 대상자가 27.9%로 장애가 없는 대상자(18.2%)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13.43, p=.001). 걷기장애에 따른 미 충족 의료는 걷기장애 없음, 조금, 많음이 각각 15.5%, 26.9%, 45.5%였으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χ2=69.06, p<.001). 또한, 주관적 건강상태에 따른 미 충족 의료는 좋음이 10.5%, 보통이 16.0%, 나쁨이 31.8%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χ2=154.42, p<.001). 장애판정 유무에 따른 미 충족 의료는 장애판정 대상자가 21.6%로 장애판정이 없는 대상자(18.5%)보다 높았으나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4. 대상자의 사회·심리적 특성에 따른 미 충족 의료발생의 차이

대상자의 사회·심리적 특성에 따른 미 충족 의료 발생의 차이는Table 4와 같다. 가구 소득분위에 따른 미 충족 의료차이는 하, 중하, 중, 중상, 상층에서 각각 27.8%, 20.2%, 13.4%, 11.8%, 11.5%로 나타났으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χ2=96.53, p<.001). 경제활동 여부에 따른 미 충족 의료 차이는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17.7%, 하지 않는 사람이 19.9%였으나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우울감에 따른 미 충족 의료차이는 우울감이 있는 대상자가 35.3%로 우울감이 없는 대상자(17.1%)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62.89, p<.001). 의사결정장애에 따른 미 충족은 의사결정 장애가 있는 대상자가 31.4%로 없는 대상자(18.6%)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9.26, p=.010).

5. 미 충족 의료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성인 고혈압 환자에게 발생된 미 충족 의료의 영향요인을 찾기 위해 3가지 모형의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차이를 분석한 Mode I은 성별, 교육 수준, 현재 배우자 유무에 따른 미 충족 의료 비차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구체적으로 남자에 비해 여자의 미 충족 의료 비차비가 1.41 (95% CI=1.15~1.7)이었다. 교육수준은 무학에 비해 초등학교 졸업과 중학교 졸업은 미 충족 의료의 차이가 없었으나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교 졸업 이상은 무학에 비해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각각 0.55 (95% CI=0.39~0.76), 0.57(95% CI=0.38~0.86)이었다. 배우자가 있는 군보다 배우자가 없는 군의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27 (95% CI=1.04~1.56)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Model II는 신체적 특성을 추가하여 분석한 것으로 시력장애, 주관적 건강, 성별과 현재 혼인상태에 따른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첫 번째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던 교육수준은 통계적 유의성이 소실되었다. 구체적으로 시력장애는 시력장애가 없는 것에 비해 약간 있으면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52 (95% CI=1.25~1.85)고, 시력장애가 많으면 1.95 (95% CI=1.39~2.74)로 나타났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좋음에 비해 보통이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48 (95% CI=1.15~1.90)이고, 나쁨은 2.97 (95% CI=2.27~3.88)이었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두 번째 모형에서의 성별은 남자에 비해 여자의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29 (95% CI=1.04~ 1.59)이고 현재 배우자가 있는 군에 비해 없는 군의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25 (95% CI=1.01~1.55)이었다.
최종 Model III은 사회·심리적 특성을 추가하여 살펴본 것으로 분석결과 총 가구소득, 우울감, 성별, 시력문제와 주관적 건강상태에 따른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Model II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던 현재 배우자 유무는 통계적 유의성이 소실되었다. 구체적으로 가구소득은 5분위(상위 20%)에 비해 1분위(하위 20%)의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2.04 (95% CI=1.42~2.93)이고, 2분위(하위 20~40%)는 1.58 (95% CI=1.09~2.28)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 3분위(상위 40~60%)와 4분위(상위 20~40%)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우울감이 있으면 우울감은 없는 것에 비해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75 (95% CI=1.34~2.28)였으며 세 번째 모형에서의 성별은 남자보다 여자의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28 (95% CI=1.03~1.59)로 나타났다. 시력문제는 없는 것에 비해 약간 있으면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49 (95% CI=1.22~1.81)이고, 시력 문제가 많으면 1.89 (95% CI=1.34~2.67)로 나타났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좋음에 비해 보통이 미 충족 의료의 비차비가 1.46 (95% CI=1.13~1.88), 나쁨이 2.69 (95% CI=2.05~3.5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40세 이상 성인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Table 5와 같다.

논의

본 연구는 한국인 40세 이상의 성인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 발생의 영향요인을 파악함으로써 고혈압 환자의 의료서비스 정책 방향과 의료윤리 차원에서 의료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이용 가능한 각종 사회자원의 불평등 분배는 현대사회에 만연하다. 이러한 현상은 의료자원에 있어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 자원의 부족, 제한된 의료접근성으로 야기되는 의료자원의 이용 제한, 미 충족 의료라는 사회적 문제가 수반된다. 다른 사회자원과 달리 의료자원에서의 평등분배에 관한 윤리적 문제는 아직까지 보건의료계의 숙제이지만 다수를 위한 최선의 선을 도모하려는 입장에서 보면 미 충족 의료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하는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본 연구에서 성인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 발생율은 18.9%로 상당한 수준이다. 선행연구와 비교해 보면 일반 성인의 미 충족 의료 발생율은 16.2%[4], 만성질환자의 경우는 22.8%[5]로 이는 고혈압 합병증과 관련된 편마비[13], 시력저하[14]와 같은 신체적 장애나 우울[19] 등의 심리적 문제가 의료접근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미 충족 의료의 원인은 ‘경제적 이유’가 43.2%로 가장 높았는데 이 결과는 2013년 국민건강 영양조사[6]에서 나타난 결과와 일치한다. 저소득층의 본인 의료부담금은 의료접근성을 떨어뜨리는데 이는 필수적인 의료이용률을 낮추어 뇌졸중,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을 높이며[1320] 결과적으로 추가 의료비가 소모를 발생시키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가진다. 따라서 의료보장을 개선하여 낭비적 의료비 소모를 줄이고 효과적으로 재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응답자수가 많은 미 충족 의료의 원인은 ‘증상이 경미해서’로 19.4%에 이른다. 초기 고혈압 환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검사나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16] 이러한 인식 부족은 낮은 진단율이나 치료율로 귀결되며 결과적으로 미 충족 의료발생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방문시간이 없어서 진료 또는 검사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고 답한 대상자의 비율이 16.4%로 높다. 이를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하면, 첫째, 한국인의 근로시간은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길어 남성의 경우 주당 50시간에 이르며[21], OECD 회원국 중에 멕시코에 이어 2번째로 높아 평균 1.3배에 달한다[22]. 본 연구대상자인 성인은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군으로 근무에 따른 시간적 제약은 의료접근성 저하와 미 충족 의료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고혈압 관련 정기검사나 약물 치료 등은 주로 외래에서 이루어지는데 대부분 병원의 외래 진료시간은 일반인의 근무시간대와 비슷하여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워서 미충족 의료를 경험할 수 있다.
고혈압 대상자의 미 충족 의료 영향요인의 분석결과를 보면 일반적 특성을 투입한 Model I에서 미 충족 의료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는데 이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유사하였다[45]. 여성의 미 충족 의료가 높은 이유는 여성의 경우 경제적 활동뿐만 아니라 육아로 인한 시간 제약으로 의료접근성이 더 낮고[4] 노인여성은 남성에 비해 독거하는 경우가 많고 낮은 경제적 수준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였으리라 본다[23].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미 충족 의료가 높은 결과는 교육수준이 낮으면 건강행위나 고혈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질병관리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로 인하여 미 충족 의료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24]. 또한, 현재 배우자가 없는 자가 배우자가 있는 자보다 미 충족 의료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1인 가구와 독거노인에서 미 충족의료가 높다는[523] 선행연구결과와 유사하다. 독거노인의 경우 병의원 방문에 필요한 보행능력이나 인지능력과 같은 독립적 활동의 제한, 동행자 부재 및 고혈압 관리를 독려하는 사회적 지지 체계가 미흡할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령에 따른 미 충족 의료의 비율은 선행연구와 달리 차이가 없었다. 선행연구에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만성질환의 보유율이 증가되어 의료 필요도와 이용도가 높아짐으로써 미 충족 의료가 낮아진다고 하였지만[5] 본 연구는 고혈압을 진단받은 자를 대상으로 하였기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결과와 달랐을 것으로 추측된다.
Model II에서 신체적 특성 요인을 추가 투입하여 분석한 결과 Model I에서 확인된 여성, 배우자부재 요인 이외에 시력장애로 앞을 보지 못하거나 청력장애와 같은 감각장애가 있는 군의 미 충족 의료의 비율이 높았다. 청력장애의 중증도에 따라 미 충족 의료 비율의 차이는 크지 않아 비차비 분석에서 유의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시력장애는 약간 내지 많이 있는 경우 문제가 없는 경우보다 의료 미충족 비차비가 약 1.5~2배 높았다. 시력장애의 중증도에 따라 유의한 증가 성향을 보인 본 연구결과는 망막변성과 같은 합병증[14]으로 시력장애가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의 미 충족 의료 위험이 심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다고 인식한 군에 비해 보통 혹은 나쁘다고 인식한 군에서 미 충족 의료 비율이 높았는데, 주관적 건강상태가 낮을수록 건강행위 실천도 저조[25]하기에 의료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자신이 건강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반대로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은 평소 의료가 충족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26]. 또한 주관적 건강상태가 낮거나 시력장애를 가진 대상자에서 미 충족 의료발생이 높은 이유는 본 연구대상자 중 12.4%가 거동이 불편하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의료기관 방문이 어렵다고 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사회·심리적 특성을 추가하여 분석한 Model III 결과를 보면 Model I, II에서 유의했던 교육수준은 유의하지 않았으며 여성, 시력장애, 보통~나쁨으로 평가된 주관적 건강상태, 가계소득 하, 우울이 미 충족 의료발생의 주된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의(가구 소득 하, 중하층) 의료 미 충족 경험은 소득이 높은 군보다 1.58~2.04배 높았다. 따라서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 보장률을 높일 수 있는 제도와 정책 마련이 필요하며 특히 빈곤층 중에서 의료보장에서 제외된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9]. 불필요한 진단검사나 고가의 의료비 소비를 줄이고 저비용 고효율 원칙에 따른 치료를 확대하며 제한된 의료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함으로써 미 충족 의료를 해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경제·사회적 지위를 불문한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저소득층에 대한 미 충족 의료 해결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우울감이 있는 군이 우울하지않은 군에 비해 미 충족 의료 비율이 높았는데 우울장애가 있는 경우 건강행위 실천이 낮아[27] 적극적으로 병의원을 찾지 않을 수 있고, 경제수준이 낮은 사람이 우울을 경험할 위험에 놓이며[28], 본인 의료 부담이 커져[29]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본 연구결과는 한국 성인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발생이 성별과 같은 인구학적 특성, 시력장애와 낮은 건강상태를 포함한 신체적 특성 및 가계소득이나 우울과 같은 사회·심리적 요소 등 다양한 요인과 관련됨을 보여주었다.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해결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여성에서의 미충족 의료 발생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육아나 가사 관련 시간적 제약이나 저소득의 문제를 완화시키고 저소득층을 위한 의료보장율을 높이기 위한 국민의료보험제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고혈압 환자의 시력장애로 인한 낮은 의료접근성을 고려하여 편리한 이동 및 수송을 도모하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셋째, 고혈압 관리를 위한 약물복용, 심장 및 혈액검사, 안저검사, 및 신장기능검사 등 의료서비스 요구의 충족으로 주관적 건강상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넷째, 우울대상군의 의료미충족 문제는 독거, 낮은 경제상태, 배우자 부재, 제한된 신체활동과 같은 복합적 문제와 연관되기에 통합적인 접근을 통한 다학제간 중재가 필요할 것이다.

결론 및 제언

한국 성인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발생은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성인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와 보건당국은 의료보험제도 개선 등 정책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 악화로 합병증이 발생하면 의료 미충족의 위험은 더 높아질 수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전국적으로 얻어진 많은 표본수를 가진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2차 분석하였기에 연구결과의 일반화가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자료의 분석내용과 범위가 원자료에 한정된 제한점이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의 병기나 합병증 발생 유무와 같은 대상자의 질환 관련 특성을 분석하지 못한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로 고혈압 환자의 미 충족 의료를 분석함에 있어 환자의 질환별 특성에 따른 차이를 조사하고 미 충족 의료를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할 것을 제언하며 이를 위해 미래의 한국의료패널조사는 보다 포괄적인 항목을 포함할 것을 제언한다. 또한, 자각 증세가 경미한 질병과 심한 통증과 같은 자각증세가 뚜렷한 질환을 가진 환자의 미 충족 의료의 차이를 비교하는 연구와 20~50대의 활발한 뚜렷한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미 충족 의료의 영향요인 분석연구를 제언한다.

Figures and Tables

Table 1

Frequency and Causes of Unmet Healthcare Needs (N=3,386)

kjan-29-22-i001
Table 2

Unmet Healthcare Needs by Sociodemographic Characteristics (N=3,386)

kjan-29-22-i002
Table 3

Unmet Healthcare Needs by Physical Characteristics (N=3,386)

kjan-29-22-i003
Table 4

Unmet Healthcare Needs by Psychosocial Characteristics (N=3,386)

kjan-29-22-i004
Table 5

Risk factors of Unmet Healthcare Needs among Adults with Hypertension (N=3,386)

kjan-29-22-i005

OR=odds ratio, CI=confidence interval; *p<.05, **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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