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Is it necessary to intake anthelmintics every year in Korea? To answer to this question, the recent nation-wide egg positive rate of the intestinal nematodes in Korea was presented. The anthelminthics which are purchasable without physician's prescription were also introduced with their pharmacological reaction and indication. The egg positive rate of Ascaris lumbricoides in 2012 was 0.025%. Those of Trichuris trichiura and Enterobius vermicularis were 0.27% and 0.004%, respectively. In 2018, purchasable anthelmintics without physician's prescription in Korea were albendazole and flubendazole only. Those two anthelmintics were derivatives of benzimidazole that may cause some side effects such as hepatitis, increase of hepatic enzymes, granulocytopenia, or pancytopenia. These anthelmintics showed excellent effect to ascariasis; while, they are not sufficient to treat trichuriaiss. For treatment of enterobiasis, repeated taking 3 times with 3 weeks interval and mass treatment of the family of egg positive person are required. In conclusion, it is not necessary to take anthelmintics every year without specific diagnosis because of negligible egg positive rate of intestinal nematodes and complicated therapeutic module for enterobiasis. There was no specific symptom of ascariasis or trchuriasis if worm burden is not high. The common symptoms of enterobiasis were pain or itching at the perianal area, sleep difficulty, or diarrhea. If intestinal nematode infection is suspected, stool examination or perianal swab should be done before prescribing anthelmintics.
2017년 11월 17일 군사분계선을 차를 운전하여 넘어온 북한군 병사 개복수술 과정에서 장내에서 회충 수십 마리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대중매체에 실리면서 북한 지역 주민의 기생충 감염상과 50년 전인 1960년대 우리나라 기생충 감염상과 비교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1]. 우리나라가 북한 지역 기생충 감염에 관심을 가진 예는 1993년 말라리아 재유행이다. 우리나라 군사분계선 가까운 지역 군인, 주민에게서 말라리아 발생을 보고하면서 알려졌고, 북한 지역에 최대 연 30만 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기도 하였다. 북한 지역의 말라리아 감염 모기가 우리나라 군인이나 주민에게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한다[2]. 그러나 장내 기생충 감염에 대하여 북한에서 국제사회에 제공하는 자료도 없고 국제적인 학술 문헌을 통하여 알려진 내용도 없어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축적감염률(한 명에게 여러 종류 기생충 감염을 누적하여 세는 감염률)은 100%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며 북한의 장내 기생충감염 현황은 인분을 퇴비로 사용하던 우리나라 1960년대 수준이다[3].
우리나라는 장내 기생충 퇴치에 관한 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국가 차원으로 조사하고 관리하여 왔는데 기생충질환 감염이 수치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었다[4]. 1964년 사단법인 한국기생충박멸협회를 기생충학자 중심으로 민간단체로 자발적으로 설립하여 자체 사업도 수행하고 이후 정부가 1966년 ‘기생충질환예방법’을 도입함에 따라 이에 근거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장내 기생충질환 퇴치에 앞장서 정기적인 장내 기생충 조사사업과 구충사업을 시행하여 1971년 축적충란 양성률 147.1%에서 2012년도 2.8%로 감소하였다(Figure 1) [5]. 이 협회는 1982년 ‘한국건강관리협회’로 변경하여 국민 건강증진으로 목적이 바뀌었으나 설립 초기의 정신을 이어받아 기생충질환 조사사업과 연구사업, 나아가서 해외 기생충 조사와 퇴치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67].
이렇게 장내 기생충란 양성률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기생충학 전공자로서 흔히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구충제를 봄가을로 매년 복용하여야 하는가?”이다. 일반인뿐 아니라 가끔 의료인 가운데도 같은 질문을 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장내 선충 중 토양매개성 선충인 회충(Ascaris lumbricoides)과 편충(Trichuris trichiura), 접촉감염성 선충인 요충(Enterobius vermicularis) 감염 현황과 의사 처방 없이 구매 가능한 구충제를 소개하며 흔히 받는 질문에 답을 하려고 한다.
구충제는 흔히 모든 기생충증 치료를 위한 약제로 이해하기 쉬우나 구충제는 영문으로 anthelminitcs로 연충증에 듣는 것을 뜻한다. 연충은 선충, 흡충, 조충을 포함한다. 이질아메바, 람블편모충, 톡소포자충, 리슈만편모충, 말라리아원충 등 원충에 사용하는 약제는 항원충제, 항말라리아제로 부른다. 이외 체외 기생충인 머릿니, 옷니, 사면발이, 옴진드기 등에 사용하는 약제는 머릿니치료제(제거제), 옴진드기치료제(제거제)라고 부른다.
인체 연충 감염에 사용하는 구충제에는 크게 선충증에 사용하는 것과 흡충증이나 조충증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선충증에 사용하는 구충제에는 알벤다졸(albendazole), mebendazole, thiabendazole, 플루벤다졸(flubendazole), pyrantel pamoate, oxantel pamoate, levamisole, ivermectin, diethyl carbamazine 등이 있다. 이 가운데서도 장내 선충, 예를 들면 회충, 편충, 요충 감염에는 알벤다졸, mebendazole, thiabendazole, 플루벤다졸, pyrantel pamoate, oxantel pamoate, levamisole을 투약한다. 선충 가운데 조직 내 기생하는 심장사상충, 선모충, 개회충, 간모세선충, 말레이사상충 등 치료약제로 ivermectin, 사상충증 치료약제로 diethylcarbamazine이 있다. 이외 흡충증이나 조충증 치료에 사용하는 praziquantel이 있다. Ivermectin, diethylcarbamazine, praziquantel은 의사 처방이 있어야 복용 가능하며 전자 두 종은 국내 생산하지 않는다. Ivermectin은 ‘해외유입 기생충감염병 치료용 희귀의약품 관리 규정’에 따라 질병관리본부가 구매하여 국립중앙의료원에 공급하므로 이곳에 요청하여 구할 수 있다.
선충중 가운데서도 장내 선충, 예를 들면 회충, 편충, 요충 감염에 처방하는 약제로 2018년 2월 현재 약학정보원(http://www.health.kr/)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산 유통하여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약품은 알벤다졸, 플루벤다졸, levamisole 세 종뿐이다. 메벤다졸은 해외 수출용 생산만 하여 국내 유통시키지 않으며 thiabendazole, pyrantel pamoate, oxantel pamoate는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수입하지 않는다. 알벤다졸은 6개 제약사에서 생산하는 일반 약품으로, 모두 보험 급여에서 삭제되고 비급여로 전환되었다. 일반인도 의사 처방 없이 구매 가능하다. 플루벤다졸은 국내 7개 제약사에서 생산하면 일반약품으로 의사 처방 없이 구매 가능한 일반약품으로, 비급여 품목이다. Levamisole은 일 개 제약사에서 생산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 처방이 있어야 구매 가능하다. 그러므로 아래에 의사 처방 없이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두 종 구충제의 약리작용과 부작용, 적응증을 다룬다. 즉 여러 구충제 가운데 처방 없이 구매 복용할 수 있는 ‘알벤다졸’과 ‘플루벤다졸’로 한정 짓고 그 적응증도 회충, 편충, 요충으로 제한하여 현황을 설명하려고 한다. 과거 국내 유행하던 구충증(십이지장충증)이나 동양모양선충증 등 다른 장내 선충증은 최근 국내에서 감염 예가 보고되지 않아 제외시켰다.
회충 감염의 전파방식은 주로 사람 손에 흙이 묻으면서 같이 오염된 회충 충란이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며 이런 감염방식은 door yard infection이라고 한다. 오염된 채소를 통하여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에 월동용 김치를 통하여 감염이 많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인분을 퇴비로 쓰는 환경에서 우리나라도 1970년대까지 회충 감염이 유행하였다.
회충 감염된 경우 어떤 증상을 보일까? 대변검사에서 회충 충란을 발견하는 대부분 사람에게 아무 증상이 없다. 그 이유는 수정된 회충란은 체내에 들어와 소장에 기생하고 장폐색을 일으킬 정도로 다수의 충체가 기생하지 않는 한 특별한 위장관 증상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우연히 담도에 기생하여 담도폐색으로 수술 중 발견하는 경우도 있으나 최근에는 증례가 매우 드물다. 충란이 들어와 유충이 되어 간과 폐로 이동하여 다시 식도를 통하여 소장으로 이행하는 경우 기침, 발열 등의 호흡기 증상이 보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회충란 양성률은 1971년 54.9%에서 1992년 0.3%, 2013년 0.06%, 2012년도 0.025%로 감소하였다(Figure 2) [5]. 2012년도 양성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2017년 우리나라 총인구(추계인구) 5,145만 명 가운데 30,870명이 양성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Figure 1 [5]에서처럼 회충감염이 감소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있으나 우선 우리 정부가 1966년 ‘기생충질환예방법’을 도입하여 1971년부터 2012년까지 총 8차에 걸쳐 국가 차원의 장내기생충 조사와 구충제 투여 사업을 시행하여 감염자 자체를 줄이는 동시에 인분을 퇴비로 사용하는 것을 막아 감염원을 차단한 결과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토양매개성 연충인 회충, 편충, 구충, 동양모양선충 관리에 성공할 수 있었다. 회충 감염은 대변검사로 충란을 발견하는 것으로 확진이 가능하다. 구충제 알벤다졸 또는 플루벤다졸 복용으로 쉽게 퇴치시킬 수 있다.
편충은 회충과 같은 토양매개성 연충으로 같은 감염경로를 갖는다. 체내 충란을 섭취할 때, 회충과 달리 다른 기관으로 이행하지 않고 대장에 기생한다. 편충 역시 중감염이 있기 전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 대개 대변검사에서 우연히 발견하거나 최근에는 대장암 검진으로 늘어난 대장내시경검사로 인하여 내시경에서 발견하여 충체를 제거하는 경우가 나타났다.
편충은 1971년 64.5%에서 1992년 0.2%, 1997년 0.04%, 2004년 0.27%, 2012년 0.4%로 감소하다가 약간 증가하였다. 전체 연령대에서 0.1%에서 1% 사이 양성률을 보인다(Figure 3) [5]. 2012년도 양성률을 지금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2017년 우리나라 총인구(추계인구) 5,145만 명 가운데 138,915명이 편충란 양성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진단은 대변검사로 쉽게 할 수 있으며, 대장 내시경검사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치료약제로 알벤다졸과 플루벤다졸을 사용할 수 있으나 이 두 약제로 완치율은 높지 않다.
요충증은 접촉감염성 연충 질환으로 주로 집단생활하는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높은 양성률을 보인다. 즉, 충란으로 오염된 환경에서 공기를 통하여 충란이 체내 들어오거나 아니면 충란으로 오염된 사물을 손으로 만졌을 때 들어오기도 한다. 증상은 항문 주위 통증, 가려움증, 수면장애가 있다. 암컷이 항문 주위에 바늘 모양의 꼬리를 꽂고 산란하는 경우 통증이 있다. 요충은 체내 들어와 대장 그 중 주로 맹장에 기생하며 생활사의 특성으로 암컷이 항문 주위로 나가 산란하면서 생애를 마감하므로 진단이 어렵다. 즉 수컷이 기생하면 충란을 발견할 방법이 없으며 암컷이 대장에 기생하며 항문 주위에 산란하러 체외로 나오지 않는 경우 역시 확진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항문 주위 도말법으로 진단을 시도하여 음성이라고 하더라도 의심을 하면 반복 검사가 필요하다.
요충란 조사는 1971, 1976년도에는 대변검사에서 확인하였기 때문에 낮은 양성률 보였으나 1981년부터 항문주위 도말법을 시행하여 12.0% 양성률을 보였고 이후 1997년 0.6%, 2004년 0.62%, 2012년 0.0042% 양성률을 보였다. 요충은 회충이나 편충과 다르게 접촉감염성 윤충으로 특정 연령 집단에서 유행하는 특성이 있어 주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양성률이 올라가고 그 어린이의 부모 연령과 조부모 연령에서 다시 올라가는 3 개의 정점을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Figure 4) [5]. 이러한 특성은 2012년 조사에서 10-14세 연령대 양성률이 0.068%로 낮아지고 나머지 연령대는 모두 0%임에 따라 워낙 양성률이 낮아서 과거처럼 뚜렷하지 않다. 요충증은 치료 약제로 알벤다졸, 플루벤다졸을 투약한다. 그러나 1 mm 이하 이런 충체는 약제에 듣지 않고, 충란 양성은 요충 암컷이 항문 주위로 나와 산란하고 생활사를 마치면 요충 수명은 한 달이라는 생활사 특성에 따라 1회 복용으로 퇴치가 쉽지 않다. 약제 복용은 가족 동시 치료, 3주 간격 3회 투약하여야 하므로,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 추구 검사가 필요하다. 즉, 일반인이 요충증을 의심하거나 예방목적으로 처방 없이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은 치료효과가 높지 않다.
한 정당 400 mg으로 일반의약품으로 처방전 없이도 구입 가능하며 처방을 받아 구매할 수 있다. 알벤다졸의 약리작용은 충체의 microtubule 생성을 저해하여 충체 내 포도당 흡수를 억제함으로써 사멸시키는 것이다[8]. 약제에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에게는 투약을 금지한다. 과립구저하증이나 범혈구감소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골수기능억제, 재생불량빈혈, 무과립구증을 일으킬 수 있다. 임부에게는 다른 약제 선택 여지가 없는 상황이 아닌 한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약제 투약 후 일부에서 간 효소 증가를 일으킬 수 있으나 투약을 중단하면 보통 정상으로 돌아온다. 약물성 간염을 일으켜 황달이 나타날 수 있어서 투약 후 주위 깊게 관찰하여야 한다[9]. 주의사항으로 임부, 2세 미만의 영아(젖먹이, 갓난아기)에게 안정성이 증명되지 않아서 투약하지 않는다. 또한 약제에 유당(젖당)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갈락토오스 못견딤증 또는 포도당-갈락토오스 흡수장애 등의 유전적인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하면 안 된다. 회충증인 경우 400 mg 1정 복용으로 충분하다. 소아인 경우에도 2세 이상이면 1정을 복용한다. 국내에서 편충증에 특이 약제인 oxantel pamoate 생산이 중단되어 치료약제가 마땅치 않아 1회 1정 아침 저녁으로 3일간 복용하지만 대변검사에서 계속 충란 양성이면 2주 후 반복하여 3일간 복용하기도 한다. 그래도 듣지 않으면 하제를 사용하여 제거하기도 한다. 요충증에도 사용한다.
500 mg 정제 또는 15 mL 액체에 500 mg 들어 있는 현탁액으로 포장하여 판매한다. 국내 7개 제약사에서 생산하며 일반의약품으로 의사 처방 없이 구매 가능하고, 비급여 품목이다. 알벤다졸과 같은 benzimidazole 유도체로 충체의 microtubule 생성을 저해하여 충체의 포도당 흡수를 억제하여 사멸시킨다. 투약할 때 부작용으로 복통, 설사, 두통, 어지러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높은 용량을 사용할 때는 혈액수치와 간기능을 점검하여야 한다. 간질환이 있는 경우 높은 용량 사용하는 것을 주의하여야 한다[10]. 임신 첫 석달에 플루벤다졸을 복용한 임부에서 태어난 신생아에서 기형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보고가 있으나 임부에게 투약은 다른 선택 약제가 없는 경우로 제한하여야 한다. 회충증에는 500 mg 1회 복용으로 치유율이 높다. 편충증에는 회충증만큼 좋은 효과를 보이지 못하여 1회 투약으로 치유율은 82.1%이다[11]. 이 경우 반복 투약이 필요하다. 요충증에도 사용할 수 있으나 요충증은 3주 간격 3회 투약하고 가족이 같이 치료받아야 완치율이 높다.
1961년 1월 1일 동아일보 광고를 보면 다음과 같은 광고가 나온다[4].
“축 신년. 회충 왕국은 한국민의 수치! 새해부터 전 국민이 회충약을 복용합시다. 우리들의 식생활이란 야채를 제 2 주식으로 하고 게다가 인분 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매일 회충알을 먹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회충의 감염을 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전 국민의 90% 이상이 기생충병 환자이나 그중에 대부분이 회충 보유자로 되어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반드시 구충약을 사용해야 한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디게시나’는 그 처방에 있어서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구충제이며며 특히 부작용이 적고 구충률이 높은 구충제로서 학교, 가정, 그 밖의 직장에서 회충 구제 운동의 선봉이 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변검사를 하여 기생충 구충 여부를 알아두시는 것이 긴요한 일입니다> 안전 강력구충제 디게시나. 서울약품공업주식회사”
‘디게시나(digesina)’ 성분명이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1960년대 사용할 수 있는 구충제는 피페라진(piperazine), 산토닌(santonin), 카이닌산(kainic acid) 정도이므로 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문화인은 연 2회 기생충을 구제합니다.’ 1960년 10월 13일 동아일보 2면에 실린 광고 문구다. 유한양행의 구충제 ‘유피라진 시렆’’(당시 표기) 광고다. 유피라진은 현재는 생산하지 않는 1950–1970년대에 사용한 구충제 피페라진의 상품명이다. 구충제 광고는 1992년 전국 장내 기생충 조사사업에서 축적충란 양성률이 3.9%로 떨어짐에 따라 1990년대 중반에 자취를 감추었다[12].
그러나 아직도 일부 인터넷 웹에는 비의료인에 의하여 구충제를 예방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실리기도 한다. 물론 정확하게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기술한 매체가 있어[13] 대부분의 국민이 구충제 복용에 대하여 올바른 인식을 하리라고 여기나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전문가가 작성한 것이 아니거나 전문가의 의견이 아니므로 일반 국민을 오도할 수 있다.
이미 앞에 설명한 우리나라 장내 기생충 양성률을 보면 감염을 의심하여 확진 없이 치료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예방목적으로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하여 복용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까? 이 역시 의학적 의미가 없다. 구충제를 먹는다고 혈중 농도가 오래 지속하는 것이 아니다, 알벤다졸은 반감기가 8–12시간이며, 플루벤다졸 역시 9시간이라서 구충제 복용 후 바로 회충, 편충, 요충에 감염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예방효과가 없고, 혈중 구충제 농도를 유지하려면 지속하여 복용하여야 하므로 현실에서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회충, 편충 양성률이 0.5%를 밑도는 시점에서 더 이상 알벤다졸, 플루벤다졸 등 구충제를 의사 처방 없이 정기적으로 또는 예방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권장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지 않아 토양매개성 선충의 생활환이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회충이나 편충은 수십 마리 이상 많은 충체가 감염되기 전에는 거의 증상이 없다. 회충은 우연히 대변검사에서 발견하거나 드물게 담관에 기생할 때 수술로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편충은 대변검사 또는 대장 내시경검사에서 우연히 발견할 수 있다. 대변검사 경비도 매우 저렴하고 대부분의 의료기관이나 보건소, 건강관리협회 등의 검진기관에서 쉽게 검사가 가능하다. 만약 감염을 의심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 충란 양성이 나올 때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것을 권한다. 토양매개성 선충의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이런 두 종류 구충제는 회충 감염에는 잘 듣지만 편충 감염에는 잘 듣지 않아 반복 투약이 필요하다. 요충증은 충란 양성자의 가족이 함께 3주 간격 3회 구충제를 복용하여야 하므로 역시 진단 없이 예방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권장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인터넷상에서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라는 내용은 2018년 한국에서는 잘못된 내용임을 모두 이해하고 의료인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정확하게 필요 없다고 답하여야 한다.
최근 탈북 북한군 병사 개복 수술 중 장에서 회충 수십 마리가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대중 매체에 실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가 하는 화제가 떠올랐다. 이 원고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매년 구충제를 복용하여야 하는가 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2012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실시한 기생충 충란 양성율을 근거로 구충제를 매년 복용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필요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토양매개성 선충증의 유병율이 0.5% 이하인 상황에서 구충제를 매년 복용하는 것은 감염자를 치료하는 유리한 측면보다, 혹시 나타날 수 있는 약물 부작용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구충제를 매년 복용하기보다는 필요한 경우 보건소나 1차 진료 기관을 방문하여 적절한 검사를 받은 뒤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구충제의 정의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구충제와 필요한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공급받을 수 있는 구충제의 적응증과 효능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에서 저자의 논거는 과학적,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고 이 원고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 의약품의 오남용을 예방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정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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