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suggest signposting strategy for healthcare policy. Analytic hierarchy process analysis was used to classify the decision levels of healthcare policies using the Delphi professional survey and a literature review. National health insurance was identified as a priority healthcare policy. After that, arranged in order of priority, were the healthcare delivery system, health and medical care, and healthcare resources. Among the sub-levels in healthcare policy, the reimbursement system was a priority policy. This study confirmed that healthcare providers are interested in national health insurance. because their greatest concern was the reimbursement system. Consequently, in order to determine and implement healthcare policy efficiently, the government should consider the opinions of healthcare providers.
전 세계 선진국들은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만성 혹은 난치성 질환의 증가로 매우 다양한 보건의료 문제들에 봉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 속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빠르기 때문에 향후 보건의료 분야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에 65세 노인인구가 34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7.2%를 넘으면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15년 1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662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1%를 넘었다. 이대로 고령화 현상이 진행되면 2018년에는 노인인구가 14.46%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고, 2026년에는 20.83%를 넘게 되어 초고령 사회로, 2060년에는 무려 40%대로 늘어나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전망이다[1]. 이와 같은 인구의 고령화는 보건의료 분야 문제들을 심화시킬 것이고 이는 의료비용의 증가로 이어져 정부의 국민의료비 재정에 가장 큰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2016년 보건복지 분야 예산 중 보건의료 분야 예산은 18.1%(약 10조 원)이며 2015년에 비해 약 6.6%(7,100억 원)가 감소하였다[2]. 즉, 보건의료 분야 문제의 심각성과 다양화에 재정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다양한 보건의료정책의 효율적인 해결을 위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연초가 되면 각 정부부처는 그 해에 중심적으로 집행할 정부정책에 대한 업무계획을 발표한다. 보건복지부도 2016년 가장 집중적으로 해결해야 할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업무계획을 발표하였다. 보건복지부는 2016년 추진할 보건의료정책으로 한국의료의 세계적 브랜드화(외국인환자 유치 촉진, 한국의료 해외진출 확대, 디지털헬스케어 해외진출), 정보통신기술 융합기반 의료서비스 창출(국민체감형 원격의료 확산, 진료정보교류 활성화, 의료법 개정), 제약·의료기기 산업 미래먹거리로 육성(신약개발 등 제약산업 육성, 정밀·재싱의료 산업활성화, 첨단 의료기기 개발 지원)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하였다[3]. 보건의료정책 중점 과제들을 보면, 근본적으로 필요한 보건의료정책, 예를 들면 건강보험 정책, 보건의료체계 정책 등과 같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보건의료정책 분야보다는 보건의료를 산업적 측면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건의료 분야의 정책 네트워크는 다른 분야보다 행위자들의 역할이 매우 분명하다. 즉, 보건의료정책의 수요자는 전 국민이고, 공급자는 의료계이다. 정부는 보건의료정책을 기획하고 결정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할 때 단독적으로 할 수 없고, 집행에 있어서도 공급자와의 긴밀한 논의와 협조를 해야 하는 네트워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보건의료정책을 보면 정책의 수요자인 국민도, 공급자인 의료계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 보건의료는 산업으로서 다뤄져야 할 분야가 아니라 공공재의 성격을 띄는 국민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필수 서비스 분야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와 의료계는 대립하는 입장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장하고 있고, 이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는 보건의료분야에 있어서 정책 집행의 속도를 매우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나의 정책 네트워크 안에서 행위자들끼리 서로의 주장과 입장만 내세우게 되면 그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다. 시스템 안에서 행위자들은 정책에 대해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해야 하고 서로 협조해야만 시스템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본 연구의 대상은 보건의료정책이다. 보건의료정책은 보건의료시스템의 유기적이고 하나의 정책이 다른 정책에 연쇄적으로 또는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엄격하게 카테고리를 나누기가 어려운 정책분야이다. 그러나 정책의 우선순위 분석에 있어서 정책을 분류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검토하고, 그 내용 정리 결과를 토대로 보건의료 관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델파이 조사를 통해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제1계층인 측정목표, 제2계층인 측정영역, 제3계층인 측정요소를 선정하여 계층별 의사결정구조를 구성하였다.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은 보건의료정책을 연구하는 대학교수, 의료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는 의사들 중에 다양한 의사단체에서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정부와 논의하는 협의체에 속해 있는 의사들, 보건의료정책 분야 연구자들을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로 선정하였으며, 총 15명이 선정되었다.
델파이 기법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집, 수렴하는 방법으로 익명성이 보장되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정책 의견 수렴 방법이다[45]. 본 연구에서는 보건복지부의 2016 업무보고와 문헌고찰, 전문가 자문을 통해 1차적으로 도출된 보건의료정책을 가지고 설문지를 개발하였고,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로 선정된 15명에게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여 1차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이때 국내 보건의료정책 현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자료들을 함께 제공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는 1차 조사를 통해 정리된 보건의료정책 분류에 대한 동의를 5점 척도로 설문하였다. 1차 델파이 조사는 2016년 3월 2일부터 31일까지 실시하였으며, 2차 델파이 조사는 2016년 4월 15일부터 4월 30일까지 실시하였다.
보건의료정책의 제2계층과 제3계층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체계에 대해서 먼저 정리하여야 한다. 보건의료체계는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건의료서비스의 생산·분배·소비와 관련되는 요인들 간의 구조적·기능적인 체계의 총칭을 말하며, 보건의료시스템은 전체적인 보건의료정책 목표를 위하여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보건의료시스템의 구조 및 기능을 분류하는데 여러 종류의 모델을 학자마다 다르게 제시하고 있지만 세계 보건기구에서 제시한 것이 가장 널리 인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보건의료체계를 의료자원의 개발, 자원의 조직화, 의료서비스의 제공으로 구성되는 3개의 주축 분야와 이 3개를 지원하는 재정지원과 정책 및 관리의 2개 분야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6].
보건의료자원의 개발은 보건의료서비스를 생산하고 제공하는데 필요한 자원들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건의료 자원의 조직은 결국 보건의료 조직을 의미하는데, 보건의료자원을 보건의료 활동으로 전환시키고,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조직을 말한다. 이들은 의료자원의 효과적 연계, 보건의료전달체계를 통한 환자나 지역주민과 보건의료자원의 연결 등을 주요 역할로 한다. 보건의료서비스의 제공은 보건의료체계의 목적이나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으로 국가마다 제공되는 보건의료서비스의 제공형태는 매우 다르다. 의료서비스의 제공 분류는 여러 기준과 측면에서 분류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의료서비스의 목적에 따라 분류한다. 즉, 의료서비스를 건강증진, 예방, 재활, 심한 불구나 치료 불가능 환자에 대한 사회·의학적 서비스 등으로 나누어진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국가 보건의료정책 측면에서는 의료서비스를 복잡성의 정도나 인구집단의 의료 필요의 순차성에 따라 분류하는데 이러한 분류에 따르면 1차, 2차, 3차의료로 나눈다.
재정적 지원은 보건의료재정을 말하는데, 보건의료자원과 의료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필요한 경제적인 지원을 말한다. 정책 및 관리는 보건의료체계가 제대로 움직이는데 필요한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그 범위는 지도, 의사결정(기획, 집행, 평가/모니터링, 정보), 규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보건의료정책은 이러한 보건의료체계 구성요소에 관련되는 정책들을 말한다. 본 연구에서는 보건의료체계 구성요소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의 델파이 의견조사 결과에 따라 보건의료정책의 유기적인 특성상 보건의료정책 제2계층을 크게 보건의료 자원 정책,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인 보건의료전달체계 정책, 재정인 건강보험 정책, 제공되는 컨텐츠인 보건의료서비스 정책으로 나누어 우선순위를 분석하였다.
보건의료전달체계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요구하고 이용하는 의료서비스의 공급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기능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을 주된 구성요소로 하는 사회체계를 말한다. 여기에는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 또는 제공과 이용을 같이 내포하고 있는데 의료서비스는 모든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저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성격을 가진다. 이러한 보건의료전달체계는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가 그 핵심요소이다.
본 연구에서는 보건의료전달체계에서 주요 제공자인 공급자 입장에서 보건의료정책 우선순위를 분석하기 때문에 보건의료전달체계 정책을 공급자 입장에서 의료기관 간 기능 정립과 지역간 균형, 의료기관 간 연계로 그 정책을 분류하였다[8].
의료법 제33조에 의하면 의료기관은 의원, 병원, 종합병원(상급 종합병원)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의료기관은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수준과 질이 다르기 때문에 의료전달체계에서 그 역할이 다르다.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의 종류별 표준업무규정(보건복지부 고시 제2011-69호)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은 주로 간단하고 흔한 질병에 대한 외래진료, 질병의 예방 및 상담 등 포괄적인 의료서비스, 지역사회 주민의 건강 보호와 증진을 위한 건강관리를 주요 표준업무로 한다. 병원과 종합병원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입원과 수술 진료, 분야별로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의 진료, 상급종합병원으로부터 회송 받은 환자의 진료, 장기입원이 필요한 환자의 진료 등을 표준업무로 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시술 등 고난이도의 치료기술을 필요로 하는 중한 질병의 진료, 치사율이 높고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환을 가진 환자의 진료, 다수 진료과목의 진료, 특수시설 및 장비의 이용이 필요한 환자의 진료 등을 표준업무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의료기관 종별 표준업무와 역할의 구분에도 불구하고 대형병원 즉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은 심화되고 있어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들을 정부는 집행하고 있다. 관련된 대표적 정책으로는 경증질환 환자 약제비 부담 정책 등이 있다.
의료전달체계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의료기관의 지역 간 불균형으로 인한 의료접근성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대도시 혹은 수도권에 비해 지역사회에는 의료기관이 부족하다. 특히 중증질환인 경우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의료기관이 지역사회에 부족하다보니 대도시 혹은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하여 지방 병원의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 지역거점병원 지정 등 지역 진료권별 기능 강화를 통해 의료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관련된 대표적 정책으로는 민간병원의 입수합병으로 인한 지역거점병원(500병상 이상) 육성 정책 등이 있다.
의료기관 간 연계는 의료기관의 종별 역할 정립, 지역 간 균형과 더불어 의료전달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즉, 의료기관의 종별 역할 정립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서로의 역할 표준업무에 따라 의원급 의료기관은 종합 혹은 상급 종합병원으로환자를 보내고, 종합 혹은 상급 종합병원은 환자를 회송하게 되어 의료서비스 이용자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 입장에서도 매우 바람직한 의료서비스 전달체계가 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환자의뢰-회송체계 강화를 위한 정책 집행과 다양한 재정지원 등을 하고 있다[8].
보건의료정책에 있어서 재정은 보건의료자원을 마련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재원을 말하는데, 정부가 지출하는 재원, 기업주 부담, 개인가계가 부담, 기타(복권, 기부 등)등의 재원 조달 주체들이 있고, 방법으로는 일반조세, 사회보험, 민간보험, 자선기금 등이 있다.
이 중 건강보험은 우연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고액의 진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험원리에 의거 국민들이 평소에 보험료를 내어 기금화 하였다가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급여를 해줌으로써 국민 상호간에 위험을 분담하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장제도를 말한다[9]. 즉, 재원 조달은 개인가계와 기업주, 관리는 정부주체들이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본 연구에서는 재원 조달 방법 중 의료서비스 재정 중 가장 중요한 건강 보험 정책을 본 연구에서 재정 부분으로 선정하였다. 건강보험은 매우 다양한 체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은 이를 보상체계, 보장성, 급여체계, 관리운영체계로 나누어 보고 있다.
건강보험 보상체계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제공자에 대한 보상과 관련된 정책을 말한다. 즉, 의료서비스를 공급자인 의료기관이 제공하는 대가로 정부에서 건강보험에서 보상해 주는 부분을 말한다. 여기에는 진료비 지불제도, 건강보험 수가 등과 관련된 정책 등이 있다. 진료비 지불제도는 환자가 병원을 이용할 때 진료의 대가로 의료공급자에게 지불되는 의료비의 보상 방식을 말하는데 진료행위수가제, 포괄수가제 등이 있다. 건강보험 수가는 보험자와 의료공급자 사이의 단체 협약에 의한 협정수가를 말하는데 진료행위료, 약제비 및 진료재료비에 관련된 부분이다[10].
건강보험 보장성은 건강보험 적용인구의 범위(전체 인구 중 건강보험 적용대상자의 비중)과 의료이용 시 발생하는 비용 중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은 의료급여 대상자를 제외한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에 강제가입 되어 있기 때문에 적용대상의 범위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다[11]. 따라서 건강보험 보장성의 경우 의료 이용 시 발생하는 비용 중 건강보험이 어디까지 보장해 주느냐와 관련되어 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정책 등이 있다.
건강보험 급여란 건강보험에서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단이 현물 또는 현금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보험 급여체계는 이러한 급여를 적용함에 있어서 기준, 급여 제공 방식 등을 의미한다[10]. 즉, 급여 비용의 청구 및 지급, 제한 및 정지 등과 관련된 정책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건강보험 관리운영체계는 건강보험 운영과 관련된 주체들 간의 역할과 관련된 체계이다. 여기에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요양기관(의료기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가입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 보건복지부는 보험관리업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임하고 있고, 의료서비스 제공 임무는 요양기관(의료기관)에 위임하고 있으며, 심사 및 평가업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임하고 있다. 이런 관리운영체계와 관련되어 건강보험보험자의 운영방식(담당 업무, 회의 주기, 각종 위원회 구성 및 운영), 건강보험 관련 정책들의 의사결정체계 등과 관련된 정책들이 건강보험 관리운영체계 정책에 포함되어 있다[9].
보건의료서비스 정책은 실제로 제공되는 보건의료서비스 컨텐츠와 관련된 정책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중점적으로 집행하고자 하는 정책으로는 공공의료 강화 정책, 필수 의료서비스 확대 정책, 의료서비스 글로벌화와 관련된 정책으로 구분된다[3].
한국에서 의료서비스 제공은 민간의료기관이 90% 이상 제공하고 있다. 민간의료기관은 법적으로는 비영리기관이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윤이 창출되기 어려운 지역에는 민간의료기관의 수가 적은 것이 사실이고, 정부의 입장에서는 의료서비스는 공공재 성격을 띄기 때문에 의료접근성에 대한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정부는 공공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국립 및 공립의료기관을 설립한다던지, 공공의료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공의료 강화 정책은 의료취약지 지원, 공공의료인력 양성 등과 관련된 정책들을 의미한다[7].
의료서비스 중에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본인부담 여부를 떠나서 반드시 제공받아야 할 의료서비스들이 있는데 필수 의료서비스라고 한다. 보건복지부의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2016-2020)에 따르면 분산, 응급, 예방접종과 같은 필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부는 의료계획을 세우고 있다[3].
한국의 의료수준과 의료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정부는 이러한 의료기술을 의료서비스산업 측면에서 세계적인 브랜드화하여 수출하고자 한다. 관련된 정책으로는 외국인 환자 유치촉진 정책, 한국의료 해외진출 확대 정책, 디지털 헬스케어 해외진출 정책 등이 있다[3].
이상의 보건의료정책의 분류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전문가 의견에 따라 Figure 1과 같이 보건의료정책 우선순위 제2계층(측정영역)과 제3계층(측정요소)을 도식화하였다.
보건의료정책의 상대적 중요도와 우선순위 측정을 위해 보건의료정책 전문가 및 연구자,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사들 중 정부와 보건의료정책 협의 및 논의 거버넌스에 포함된 의사들,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20년 이상 실무업무를 맡아온 실무자 중 45명을 선정하였다. 자료수집은 2016년 6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직접방문방식으로 수집되었다. 전체 설문지 45부 중에 36부(80%)를 회수하였고, 36부 설문 응답 데이터를 이용하여 계층의사결정 분석절차 방법인 계층의사결정(analytic hierarchy process, AHP) 기법을 사용하여 보건의료정책의 상대적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분석하였다.
AHP 기법을 사용한 분석방법은 제2계층(4개)과 제3계층(14개)으로 구성되는 각 문항별로 한 번에 2개 요소를 상호 쌍대비교하는 것이다. 쌍대비교에서 사용되는 척도의 범위는 1에서 9까지의 수와 그에 대한 역수로 배열이 되고, 각 문항별로 두 문항 요소 간 상대적 중요도 측정을 하게 된다. AHP 기법은 1970년대 초 Thomas L. Saaty에 의해 개발된 의사결정방법으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나 추구하는 목표나 기준이 다수이거나 복잡한 다기준의사결정문제에 적합한 방법론이다. 현실적으로 합리적 대안 선택, 국가사업 시행의 우선순위 결정, 각종 사업의 평가 등에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12]. 따라서 본 연구의 주제인 보건의료정책의 우선순위를 분석하는데 적절한 방법이라고 판단되어 연구방법으로 적용하였다. AHP 분석은 주요 정책 혹은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기 때문에 특정 문제에 대한 실무지식과 전문적 경험이 충분한 경험이 있는 집단의 표본 수는 집단의 특성이 동질적일 때 10명 이내로도 충분하다[13]. 본 연구에서는 45부를 설문하였고, 성실하게 대답한 36부 중에서도 일관성 비율이 0.2를 초과하는 8부를 제외하여 28부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자료의 응답자 28명 중 연령은 30대와 40대가 전체의 71.4%(각 10명)이었으며, 성별은 남성이 전체의 71.5%(20명)였다. 직업은 의사가 9명(32.2%)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보건의료정책을 연구하는 의과대학 교수가 6명(21.4%)이었다. 이 중 환자를 진료하는 교수는 3명이었다. 학력수준은 박사 졸업이 32.2%로 가장 많았다(Table 1).
AHP 분석 방법을 사용함에 있어서 가장 유의해야 할 부분은 전문가 개인들의 판단상의 오차를 측정하여 평가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 점이다. 이때 신뢰성 검증은 일관성 비율(consistency ratio, CR)을 계산함으로써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CR은 그 값이 작을수록 판단의 일관성이 크다고 보는데, CR이 20%(0.2)보다 작을 경우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이 상당히 일관성 있게 쌍대비교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거에는 CR에 대해서 CR이 0.1인 경우에만 수용가능하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AHP 분석 방법을 사용한 연구들에서는 CR이 0.2미만인 경우에도 전문가 의견조사에 의해 설정된 가중치 사이에 대체로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14]. 여기에서 일관성에 대한 편차는 일관성 지수(consistency index, CI)로 표현하는데 로 계산된다. 여기에서 λmax는 쌍대비교행렬의 가장 큰 고유치를 의미하고, n은 비교되는 기준의 수를 말한다. AHP 쌍대비교에서는 λmax ≥ n의 관계는 항상 성립하며, 일관성이 완벽한 비교행렬의 경우 이 둘 사이의 관계는 동등해지고, 일관성이 클수록 λmax가 n에 가까워진다. 그러므로 CR을 사용하여 일관성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으며 CR은 다음과 같이 일관성 지수를 각 행렬의 크기로 결정되는 임의지수(random index, RI)로 나누어 계산한다.
본 연구의 신뢰성 검증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각 계층의 일관성 비율은 0.2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측정 영역의 정책에 대한 설문 응답자의 쌍대비교 일관성 비율은 모두 0.2 미만으로 측정되었다. 따라서 모두 서수적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0.2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문가 의견조사에 의해 설정한 가중치 사이에는 일관성 있는 쌍대비교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Table 2).
보건의료정책 제2계층에서 상대적 중요도를 보면, 제1순위는 건강보험 정책(0.4205), 제2순위는 보건의료전달체계 정책(0.3041), 제3순위는 보건의료서비스 정책(0.1392), 제4순위는 보건의료자원 정책(0.1362)의 순으로 나타났다(Table 3). 즉,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은 다양하고 제한된 재정범위 내에서 우선적으로 건강보험 정책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건강보험 정책의 특성상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제2계층별로 제3계층 세부정책의 우선순위에 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1순위를 차지한 건강보험 정책의 세부정책 중에서는 건강보험 보상체계(0.3712), 건강보험 보장성(0.2783), 건강보험 급여체계(0.2309), 건강보험 관리운영체계(0.1496) 순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의료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대가인 보상과 관련된 정책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계에서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모든 정책은 수가와 지불체계에 대한 논의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보건의료정책은 저수가로 인해서 발생한다고 극단적으로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보건의료정책을 정부가 결정하고 집행해 나감에 있어서 건강보험 보상체계에 대해 의료계와 끊임없는 논의와 협의가 중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제2순위를 차지한 보건의료전달체계 정책의 세부정책 중에서는 의료기관 기능정립(0.5346), 의료기관 지역 간 균형(0.2432), 의료기관 간 연계(0.2222) 순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의료전달체계의 비정상적인 현황에 대해서 의료계가 매우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례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한국의 의료전달체계의 비정상적인 운영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바 이에 대해 의료계도 정부도 모두 의료기관 간 기능정립을 통한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를 보건의료전달체계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해결 방법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셋째, 제3순위를 차지한 보건의료서비스 정책의 세부정책 중에서는 필수의료서비스 확대(0.5520), 공공의료 강화(0.3105), 의료서비스 글로벌화(0.1375) 순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의료계 역시 필수 의료서비스는 그 부담의 여부와 상관없이 반드시 제공되어야 하는 분야임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특히 분만, 응급, 예방접종 서비스는 다른 의료서비스에 비해 필수 의료서비스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는 정당성을 의료제공자도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4순위를 차지한 보건의료자원 정책의 세부정책 중에서는 보건의료인력 정책(0.5086), 보건의료시설(0.2118), 보건의료기술지식(0.1593), 보건의료장비 및 물자(0.1203) 순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 보건의료인력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정책을 집행하는데 있어서 인력의 역할은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전문성이 강조되는 의료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의사, 약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정부도 의료계도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보건의료정책의 우선순위에 대한 실증적 분석 연구이다.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선행연구와 이론적 검토, 전문가 델파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건의료정책의 측정영역과 측정요소를 분류하였고, 그 정책들 간의 상대적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AHP 분석기법을 사용하여 측정하고 비교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보건의료정책 측정영역에서는 건강보험 정책, 보건의료전달체계 정책, 보건의료서비스 정책, 보건의료자원 정책 순으로 우선순위가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그에 대한 대가와 관련된 정책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즉, 공공의료에 비해 민간의료 분야가 압도적으로 큰 한국의 현실에서 향후 보건의료정책을 정부가 결정하고 집행함에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의료계와 접점을 만들고 심도 있는 논의와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둘째, 건강보험 정책에서는 건강보험 보상체계, 보건의료전달체계에서는 의료기간 종별 기능 정립, 보건의료서비스 정책에서는 필수의료서비스 확대, 보건의료자원 정책에서는 보건의료인력 정책이 상대적으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정책으로 평가되었다.
본 연구는 정부가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함에 있어서 보건의료정책 정책네트워크에서 제공자인 의료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건의료정책의 우선순위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효율적인 보건의료정책의 결정과 집행에 필요한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서 의료계의 의견을 고려하여 주요 추진 업무 계획을 설정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보건의료체계는 관련 이해집단들이 각 집단의 목소리를 크게 내는 분야이다. 보건의료서비스 특성상 제공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제공자들의 협상력 또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결정 및 집행자인 정부는 전체 사회체계 내에서 각 행위자들이 원하는 바를 적절하게 수렴하고, 실행가능성과 효과성의 균형을 맞춘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업무계획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하겠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선행연구와 이론적 검토를 충분히 하고,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통해 보건의료정책의 측정영역과 세부 측정 요소 정책 분류를 하였다. 그러나 보건의료시스템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유기적으로 정책들이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정책이 단독으로 집행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정책들이 동시에 집행되거나 선후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보건의료정책을 엄격하게 분류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전문가 표본 구성에 있어서도 본 연구의 전문가 표본보다 더 전문성을 가지는 풍부한 pool을 구성하여 조사를 하였다면 더 발전된 연구결과를 가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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