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적으로 산전진단과 선별검사에 대한 커다란 변화가 불고 있다. 그중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비침습적인 방법을 통한 산전진단 분야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산전진단검사라고 하면 통상적으로 양수검사, 융모막 검사를 비롯한 침습적 시술이나, 산모혈청 내 표지물질을 이용한 선별검진, 초음파검사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1997년 Lo 등[1]에 의해 모체혈액에서 태아세포가 발견되고, cell free fetal DNA를 이용하여 산전진단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이제 산모혈액 몇 밀리리터로 일부 태아 염색체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와 있다. 태아 염색체검사는 반드시 침습적인 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기존의 발상을 뒤집는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 배아 단계에서부터 태아 염색체나 유전자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기술적 발전까지 뒷받침되고 있어 산전진단검사 분야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수많은 산전진단 분야 중에서도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non-invasive prenatal screening (NIPS), 산전 초음파검사, 산모혈청 선별검진, 착상 전 유전진단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해보았다.
Cell free fetal DNA는 태반으로부터 유래된 trophoblast가 모체혈액에서 apoptosis 과정을 거치며 생성된 DNA 조각이다. 임신 4주 때부터 발견되기 시작되어 임신 10주 이후에는 모체혈액에서 4% 이상 존재하고, 분만 2시간 이내에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산전진단에만 특이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데[2] 이를 이용하여 태아 염색체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가 NIPS이다. 처음 이 검사가 나왔을 때는 NIPD (non-invasive prenatal diagnosis)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침습적인 검사인 양수검사나 융모막 검사를 대치할 수 있을 것으로까지 기대되었으나 여러 연구를 통해 진단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어 현재로선 기존의 모체혈액을 이용한 산전검진보다는 진보된 형태의 산전검진 방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기존의 산모혈청 선별검사(quad, integrated test, sequential test 등)의 경우 다운증후군에 대한 위양성률이 5%, 발견율 85-90%이나 NIPS는 0.08% 미만의 위양성률, 99% 발견율[3]을 보여,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를 하지 않고도 태아 염색체이상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검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가장 발전된 형태의 산전검진인 통합검사의 경우 5% 미만의 positive predictive value를 보이는데 반해 NIPS는 이보다 훨씬 높은 50% 정도의 positive predictive value를 보인다[4]. 다시 말하자면 앞서 시행되고 있는 산전검진은 다운증후군의 고위험군으로 판정된 25-30명 정도를 양수검사를 해서 1명의 다운증후군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반해, NIPS는 고위험군으로 판정되면 양수검사로 2명 중 1명이 다운증후군으로 진단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바꿔서 설명하면 NIPS에서 고위험군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50%는 다운증후군이 아니므로 양수검사나 융모막검사처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검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NIPS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면서 실제 맞닥뜨리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나라에 적합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과제이다[4].
또 다른 산전검사 분야 중 거의 모든 산모에게 적용하고 있는 검사가 초음파검사일 것이다. 최근에는 통상적인 태아구조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임신 1삼분기부터 태아의 구조적 이상을 진단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변화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임신 10-13주+6일에 측정하는 태아 후경부투명대는 3 mm 이상 혹은 95 percentile 이상이면 바로 융모막검사를 하여 염색체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태아 후경부투명대가 3-4 mm이면 모체혈청 선별검사에서 저위험군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바로 융모막검사 등의 염색체검사로 확진하는 것이다[5]. 또한 태아 후경부투명대가 3.5 mm 이상이면 염색체 이상을 비롯하여 유전적 증후군, 심기형을 비롯한 다양한 구조적 이상과 연관되어 있어 태아 염색체 확진검사와 심장을 비롯한 정밀초음파검사를 권고하고 있다[6]. 한가지 주지할 사항은 후경부투명대가 4.5 mm 이하인 태아 중 출생아의 90% 정도가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즉 후경부투명대가 두껍다고 예후를 안좋게만 볼 문제는 아니며, 정밀한 검사 및 추적관찰을 통해 산모와 보호자에게 태아상태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겠다. 기존의 임신 2삼분기에 시행하던 초음파검사에서도 세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어 2014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초음파 단체에서 초음파검사 지침에 대해 새로이 정리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초음파검사가 발달하고 전문가가 시행하더라도 태아기형을 전부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일부 기형은 검사 후에 새로 발생하기도 한다[7]. 따라서 검사 시행 전에 산모 및 보호자에게 임신중기 초음파의 이득과 한계에 관하여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산모에게 적용되고 있는 산모혈청 선별검진은 아직까지도 대체 불가한 대표적인 산전 검진이다. 산모혈청을 이용한 선별검진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이제는 산모의 나이만으로 침습적인 검사를 권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8]. 실제 임상에서 쓰이고 있는 산모혈청 선별검진의 종류만 해도 여러 가지이고, 여기에 초음파검사까지 합세하면서 그 정확도가 향상되고 있는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하겠다. 각 병원마다 상황에 따라 산모혈청 선별검사의 종류는 달라질 수 있겠으나, 태아 염색체이상에 대한 위험도를 산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검사이므로 각 검사에 대한 성격을 파악하여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모체혈청검사의 정확도가 증가하면서 쿼드나 통합검사에 쓰이는 분석물질들을 이용하여 다운증후군검진을 넘어 혹은 NIPS에서는 알 수 없는 임신합병증을 예측하거나 조기에 발견하고자 하는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Preeclampsia, 태아 성장지연, 유산, 조기진통, 조산 등은 손상된 태반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특히 태반호르몬과 연관된 serum marker나 biophysical marker들을 찾아내고자 하는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다[9]. 아직까지는 임신합병증을 예측할 정도의 민감도나 정확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태아 염색체이상에 대한 검진을 넘어 임신합병증을 예측하고자 하는 시도는 분명 이전과 다른 큰 변화라 할 수 있겠다. 향후 특정 표지물질을 이용하거나 다른 영역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큰 분야임은 틀림없다.
이상의 산전진단검사는 임신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산전검사를 통해 태아의 이상여부를 의심하거나 진단할 수 있었다. 착상 전 유전진단은 시험관 시술로 만들어진 배아에서 유전질환이나 염색체이상을 진단하여 정상적인 태아를 선별하여 임신을 진행하는 것으로 어쩌면 가장 이상적인 산전진단으로 볼 수 있다[10]. 유전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whole exome 혹은 genome sequencing(전체 유전체 혹은 exome염기서열 분석)등의 기술적인 면이 뒷받침해 주면서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해진 것이다[11]. 하지만, 검사방법이 점차 정교해지면서 유전체검사를 하다 보면 처음에 의도했던 것 외의 유전자정보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12], 모두가 문제없는 태아를 임신하거나 출산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신기술을 이용하려고 할 수도 있어 윤리적 문제가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이전에는 산전검사 자체를 개발하거나 정확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발전된 산전검사에 대해 점차 윤리적, 도의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태아의 정보까지도 보호해야 한다는 윤리적인 면까지 대두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산전검사 분야에 또 다른 변화가 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까지 해결해야 하는 당면과제가 많지만 향후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산전진단으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덜 침습적인 방법으로 산전진단검사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