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The Korean government is preparing the Basic Law on Service Industry Development(BLID). The final aim of the BLID is to improve competition and productivity in service industries. Industrialization and privatization generally result in the pursuit of profit. Health services are one of the services covered by the BLID. There are arguments that health services areone of the service industries that pursue profit on a preferential basis. Health services first pursue equity and then efficiency. There is an existing law for health services called the Basic Law on Health Care(BLHC). The BLHC contains the main contents of the BLID, but the aims of these two laws are different. Therefore, health services should be regulated by the BLHC, not the BLID, because health services are means of ensuring citizen's health, not profit.
정부는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성을 향상하여 서비스산업이 국가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게 하도록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이하 법안)은 서비스산업발전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의 수립·시행 및 추진상황의 점검,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서비스산업 분야의 정보통신 관련 기술 및 서비스 활용 촉진, 서비스산업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활성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비스산업 관련 교육기관의 지원과 연구기관의 운영 등이 포함되어 있다.
우선 법안의 적용 범위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법안(제2조)은 "서비스산업"을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을 제외한 경제활동에 관계되는 산업이라고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소위 3차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의료서비스도 당연히 포함된다. 이에 반하여 기존의 보건의료기본법(제3조)은 "보건의료서비스"를 국민의 건강을 보호ㆍ증진하기 위하여 보건의료인이 행하는 모든 활동으로 그 활동의 목적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결과는 시기적으로 후발 법률이 기존 법률의 규정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의 법률로 작용하여 두 법률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갈등은 두 법률의 목적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법안(제1조)은 "서비스산업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서비스산업의 선진화와 그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추진체계 및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함으로써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하여 영리추구를 위한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보건의료기본법(제1조)은 보건의료에 관한 국민의 권리·의무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보건의료의 수요와 공급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보건의료의 발전과 국민의 보건 및 복지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하여 국민 건강·복지의 효율적인 실현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 보건의료기본법(제2조)은 보건의료를 통하여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국민 개개인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을 조성하며, 보건의료의 형평과 효율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하여 보건의료서비스 제공과정에서 추구하여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법안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경제활동인 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경제활동인 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해서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은 필연적이다. 따라서 법안에 의료서비스가 포함되는 것은 의료의 민영화 정확하게 의료의 영리화를 의미한다.
민영화는 사업 등의 주체가 정부를 포함한 공공에서 개인으로 단순하게 변화하는 것뿐 아니라, 공공적인 사업보다는 영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포함하고 있다. 작금에 사용하는 의료민영화는 사업주체의 민간으로 변화보다는 사업의 지향성이 공공에서 영리를 변화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 등 경제성을 강조하는 법안의 취지가 의료서비스에 적용된다면 이는 의료의 영리화를 위한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다.
법안이 법률로 제정될 경우 시행과정에서 문제도 예상된다. 우선은 법률의 위상과 법률을 집행하는 주무부처의 위상에 관한 문제이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법안이 제정될 경우 해당 법은 보건의료기본법의 상위법으로 작용할 것이다. 법안(제3조)에 포함된 다른 법률과의 관계에도 이러한 우려는 예상된다. 즉, 다른 법률에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서비스산업법이 우선 적용되고, 다른 법령에 의한 계획 등도 서비스산업발전 계획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서비스산업법을 운용할 정부부처는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지닌 기획재정부이다. 보건의료기본법을 근간으로 의료서비스를 관장하는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을 할당받아야 할 부서이다.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방향과 내용에 어느 부처의 힘이 더 작용할 것인가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기본법을 근간으로 한 의료서비스 관련 정책은 유명무실한 정책이 될 것이다.
법안은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가 관련 정책과 제도개선 등을 심의·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동 위원회 위원장은 기획재정부장관이 공동위원장으로 되어 있고, 위원 30명 중 20여 명은 당연직 공무원이고 10여 명만이 민간위원이어서 민간위원의 영향을 기대할 수 없다. 더군다나 민간위원도 해당 부처의 추전에 의하여 위원장이 위촉하게 하여 실질적으로는 정부 내부위원회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기본법의 규정에 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원회에 비하여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동 위원회에서 의료서비스가 그 특성이 고려되어 논의되기는 불가능한 구조이다.
국가경제 발전을 위하여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분야의 서비스에 산업의 개념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상품으로서 서비스를 생산하는 경제활동인 산업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하여 무한경쟁과 과도한 생산성 향상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의료서비스는 산업 육성 이전에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사회적 수단이다. 때문에 보건의료기본법(제10조)은 헌법(제36조 제3항)에 명시된 국민의 보건권 보장을 구체화한 건강권을 강조하고 있다.
현 상황은 건강보험 등 국민에 대한 건강 보장이 미흡하고, 의료공급체계도 불안정하다. 산업이라는 경제성을 강조하는 개념이 의료서비스에 우선 적용될 경우 의료서비스의 근본 목적인 국민 건강권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 날 수밖에 없다. 의료인은 자본주에 의하여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향상 즉 이윤창출을 강요받아 의료행위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자본의 이윤추구는 의료비용의 증가를 유발하여 국민의 부담을 증가시키면서 의료서비스 종사자들에 대한 보상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제정은 정부가 2014년 말에 발표한 "규제기요틴"에도 포함되어 있다. 규제기요틴은 경제단체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산업 내지는 상업적인 것으로 경제적 규제의 완화를 의미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규제를 강화하여야 하는 사회적 규제안에 의료서비스 분야도 포함되어 있다. 의료산업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고, 의료서비스는 국민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수단이다. 따라서 의료서비스는 경제규제와 동일 시 되어서는 안 된다. 의료서비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제외되어, 보건의료기본법 취지에 따라 보건의료 관련 산업의 진흥(제48조) 측면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