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List > J Korean Med Assoc > v.58(8) > 1042980

나, 김, Na, and Kim: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지방의료원과 보건소 중심 신종감염병 대응체계 선진화 방안

Abstract

Healthcare system in Korea was found to be very vulnerable to public health emergency preparedness and response as demonstrated in the recent outbreak of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We need to redefine the function of and improve the capability of local district public hospital and local health center to cope with potential threats by newly emerging infectious disease in the nearer future. While central government may be responsible for early detection of newly emerging infectious disease transmitted from outside of the country, local government and its district-level public healthcare agencies need to primarily control over spread of the disease among the local residents. Governance setting for rapid response required in public health crisis situation appears to be possible based on strong local public health infrastructure for health promotion and disease prevention at si-gun-gu district level. Proper and sustainable investment is also needed for local public hospital with high standard facilities and skilled healthcare manpower since there seems little economic incentives to maintain such facilities in private hospitals. In conclusion, it would be urgent task to improve prevention activities for infectious disease of local health centers and clinical activities of local public hospital. Especially, role and competencies of public health physicians working at the public health center need to be specified as an essential component of public health infrastructure.

서론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메르스) 집단발병이라는 큰 사건을 겪은 한국 사회는 그동안 간과했던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실체를 똑똑히 보게 되었다. 한국은 아라비아 반도 바깥에서 가장 큰 메르스 유행을 겪은 국가가 되었다[1]. 숙주인 낙타가 많은 중동지역 국가를 제외하고는, 미국, 캐나다, 영국, 여러 동남아 국가 등 십여 국가에서의 메르스 전파는 모두 5건 미만으로 그쳤다. 신종감염병의 하나인 메르스는 어느 나라로도 갈 수 있지만, 어떤 보건의료환경과 만나는지에 따라 소수의 환자 발생으로 끝날지, 아니면 우리나라와 같이 집단발병으로 확산될지가 결정된다. 따라서 이제는 메르스 집단발병에서 드러난 우리나라 보건의료환경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앞으로 닥칠 또 다른 신종감염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메르스라는 신종감염병 유행에 적절한 대비와 대응이 되지 못한 원인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가 여러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공공의료와 공중보건인프라의 취약성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하거나 혹은 단순히 지역공공병원과 보건소의 기능이 감염병 방역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는 다분히 상황 대응적인 의견만이 제시되고 있는 수준이다. 이 글에서는 지역단위 공공의료기관과 공중보건조직의 기능개편을 통해 방역을 포함해 일상적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한 지역보건의료 거버넌스의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병원 및 보건소를 중심으로 신종감염병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신종감염병 대응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신종감염병 대응에서 지역보건의료체계 역할이 필요한가?

신종감염병 대응은 중앙정부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고, 주민과 가까운 행정단위인 지방자치단체도 신종감염병의 위험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확산을 저지하며, 주민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각종 생필품 및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지역사회 주민의 두려움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의사소통하는 책임을 지니고 있다[2]. 이번 메르스 대응과정에서도 목격한 것이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협력과 보완의 역할을 수행하며 신종감염병에 대응하고 있는데,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환자에 대한 치료와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격리를 담당할 뿐 아니라 일반 지역주민의 불안과 두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실제 접촉하기 때문에 그들을 설득하고 안정화 하는데 현장에서 일차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정부와도 긴밀한 연계가 되어야 하지만 광역과 기초라는 두 행정단위로 이원화 되어 있어 각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긴밀한 협력과 보완도 있어야 한다.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크게 1) 조절과 통제, 2) 조기발견과 감시, 3) 지역사회 확산방지라는 세 가지 주요 정책수단이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인데, 주요 관리 포인트로는 보건의료 행정체계의 소통 및 협력 체계와 각종 위원회를 통한 전문가 및 주민참여의 기전 그리고 빠른 진단 검사와 역학조사, 나아가 신종감염병 유행에 관한 타국 및 타지역 정보를 수집하여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시에 제공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환자에 대한 격리치료와 접촉자 격리 등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신종감염병 유행을 대응할 수 있도록 담당자에 대한 교육 훈련도 제공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3].
중앙 및 지역보건의료체계는 위의 신종감염병 대응기능과 인프라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신종감염병이 주로 해외에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신종감염병 대응에서 중앙보건의료체계는 최초 신종감염병 유입억제와 조기진단이 주요 임무라면, 지역보건의료체계는 발생한 신종감염병의 확산방지가 주요 임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학교의 휴교, 공장 및 상가 등 경제활동의 정지 등 타 분야와 협력 및 공동 결정이 이루어지는 곳도 바로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지역보건의료체계의 신종감염병에 대한 준비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막연히 국가 차원에서 신종감염병 대응능력 강화라는 명제만으로는 충분히 충족되기 어려우며 지역보건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4). 특히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한데 바로 중앙정부와 기초자치단체의 신종감염병 대응체계가 만나는 접점이면서, 교육, 상업, 공업 등 신종감염병의 영향을 직접 많이 받는 보건 이외 분야 행정의 지역사회 기반 통합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한 지역보건의료체계 주요 기능과 인프라

그렇다면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한 지역보건의료체계는 무슨 기능을 갖추어야 하는가? 2005년 세계보건기구가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을 대비하여 권고한 체크리스트에는 우선 주요 신종감염병 유행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참여하는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신종감염병 유행을 가정한 회의와 준비상황 점검도 이루어져야 하며 이때 파악된 문제점을 계획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다음으로 갖추어야 할 것은 신종감염병 유행 시 예상되는 주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한 지휘 및 의사결정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공중보건위기상황에서 요구되는 지역단위 신속 대응을 위한 거버넌스 구축은 평상시 광역단위 또는 시군구 단위의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을 위한 지역보건의료체계의 강화된 역할과 기능에 기반하여야 가능할 것이다. 한편 기존 응급의료대응체계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안도 권고되고 있다. 또한 신종감염병 유행에 의한 불안과 공포는 불필요한 소문과 경제 및 사회활동 위축으로 이어져 필수 생활서비스 접근성 저하와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의적절한 의사소통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신종감염병 발생 감시 및 역학조사 역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되어야 하고, 신종감염병 발생 시 진단과 치료 역량 향상도 중요하다. 이때 안전한 공간에서 감염 걱정 없이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음압이 형성되어 있는 병원시설이 있어야 하며, 치료를 위한 임상진료지침도 정립되어야 한다. 그리고 의료전달체계가 만들어져서 단순접촉자, 의심자, 경증환자, 중증환자, 사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자군에 맞는 진료소, 단순격리시설, 입원실, 중환자실, 시체안치소 등 보건의료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이들 시설에서의 장비와 재료, 약재 등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5].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서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인프라는 바로 공공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위의 신종감염병 대응정책을 성공적으로 마련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의 협력과 연계가 있어야 하겠지만 실제는 신종감염병 유행 대비와 유행 시 환자 및 의료진 격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갈등과 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6]. 실제 신종감염병에 대비하여 갖추어야 할 음압시설 및 장비는 물론이고 시설유지비와 유사시를 대비한 교육훈련비용 등은 민간병원에서 따라하기 어렵다. 그리고 신종감염병 유행시기 공공병원은 신종감염병 환자를 위해 정책당국의 요구에 따라 일부 비필수 병원기능을 폐쇄하거나 전환하는 등 비상 보건의료전달체계를 가동하기도 하고 비상의료인력을 편성하는데[7], 이러한 희생 역시 충분한 비용보상과 법적 규제 등이 동반되지 않는 한 역시 일반적으로 민간병원에서 수행하기 곤란한 일들이다. 물론 공공병원이라도 평소 충분한 교육훈련과 시설장비 등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러한 대응이 가능하지 않겠지만, 신종감염병 유행을 대비한 정책과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역시 공공의료체계이다.
한편 지역보건사업의 조정자로서의 시군구 단위 보건소의 기능과 역할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보건소는 감염병 예방관리를 위한 방역사업뿐 아니라 통상적인 지역사회건강을 위한 건강증진사업을 위해서도 지역소재 민간의료기관을 포함한 유관 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이들이 지역사회건강에 기여할 수 있게끔 하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특히 보건소 근무 의료인들은 이를 위한 역량 강화와 리더십을 높이기 위한 교육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따라서 보건소 근무 의료인들의 감염병 예방관리 및 지역사회 건강증진과 지역내 의료기관 조정자로서의 핵심 역량을 구체화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반복된 교육을 통해 실제 지역현장에서 이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할 공중보건의료인력의 역량강화 및 양성 방안은 메르스 사태 후속 대책의 하나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한국의 메르스 유행과정에서 지역보건의료체계의 신종감염병 대응문제와 개선방향

이번 한국의 메르스 유행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크게 나누어 보면 국가 방역체계의 미비, 한국의료시스템의 감염관리 취약성 등이 주된 내용이다[8]. 하지만 지역보건의료체계의 관점에서 신종감염병 대응문제를 깊게 다룬 분석은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보건의료체계를 분석하는데 쓰이는 틀을 활용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거버넌스(참여적 계획 수립과 조절 및 통제), 2) 서비스전달체계(환자 분류 및 심각도에 따른 진료체계), 3) 자원관리(인력, 물자, 재정, 약품 등), 4) 정보관리 (질병통계분석 및 의사소통 등)의 틀이 그것이다. 특히 지역보건의료체계의 역량을 평가하는데서 중요한 점은 자원의 지속성, 부서간 협력성, 지역사회 참여성 등을 들 수 있다.
이번 메르스 유행에서 지역보건의료체계의 신종감염병 대응의 첫 번째 문제는 바로 신종감염병에 대한 참여적 계획수립이 없었으며, 이에 따라 신종감염병 준비 및 유행 대응에 대한 조절통제기능이 미흡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이 점은 평상시 지역의 감염병관리를 중심으로 방역 및 병의원 감염관리가 체계적으로 통합 연계되고 있지 않음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며, 신종감염병 발생을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로 부서 담당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건당국 전체 차원에서 파악하고 준비되어야 하는 중요한 업무로 분류되어있지 않음과도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신종감염병 유행이라는 비상시 환자 분류 및 치료기관 연계, 접촉자 관리 등 전체적인 조절 및 통제기능이 미흡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매뉴얼 등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종감염병 상황은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가능한 신종감염병 유행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그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 훈련을 시행하여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 참여했던 감염병관리 지도자들이 실제 신종감염병 유행 시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수 있다. 앞으로 지역보건의료계획 수립 지침에 신종감염병 대응계획이 별도의 장으로 편성되도록 하고, 이때 시나리오 훈련 및 대응체계 구축 등을 내용으로 포함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또한 이를 위해 지역보건당국, 공공병원장, 보건소장 등이 정기적으로 지역의 보건의료문제를 협의하고 집행을 조절하는 협의체가 만들어져 상시 운영되는 것도 필요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공공병원과 보건소를 중심으로 환자 분류 및 심각도에 따른 대응이 이루어지도록 인프라가 구비되어야 한다. 이번 한국의 메르스 대응과정에서 심각했던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지역의 공공병원 부족과 이미 있는 공공병원의 신종감염병 대응체계 부족(음압시설과 훈련된 의료인력 등 부족)을 들 수 있다. 특히 광역자치단체별로 공공병원이 없는 지방자치단체(대전, 세종, 울산, 광주)도 있는데 이런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병원을 설립할 경우 그리고 이미 있는 공립병원이 감염병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시설투자 등을 계획할 때 국비가 지원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더구나 공공병원을 평가할 때 이러한 신종감염병 대비 노력(시설 구축과 유지 및 교육훈련 시행 등)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재정문제에서 일반 의료기관회계기준이 아닌 별도의 공공병원 특성에 맞는 평가기준이 만들어져야 수익성에 좌우되어 공공의료기관 다운 의료사업을 못하는 일이 방지될 수 있다.
보건소도 감염관리 등 문제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건소 업무 가운데 감염병관리, 방역, 의약무 지도 등 업무에 충분한 정규직원이 투입되도록 업무조정이 있어야 하고, 보건소장 등 업무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감염병관리 현장업무 대응 교육훈련이 제공되어야 한다. 최근 건강증진법제정과 담배값을 통해 조성된 건강증진기금제도 도입 등으로 보건소에 건강증진업무가 많아졌지만 기존 보건소직원들의 업무량 할당 및 인력투입이 감염병관리 등 전통적 업무에서 신규 건강증진 업무 쪽으로 이동하였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감염병관리 등 업무가 위축된 경향도 있어왔다. 또한 과거 보건소장 등을 대상으로 FMTP(field management training program)가 제공되기도 하였으나 지속되지 못하였다. 이제 지역의 공공병원장 및 담당자들과 함께 신종감염병 대응 등 내용을 추가하여 감염병 예방관리 교육과 훈련을 체계화 하고 지속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보건소는 신종감염병 유행 시 지역사회의 일차의료기관이 선별진료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관리감독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공공병원은 의심자 및 다른 질환이 있어 민간병원에서 진료하기 곤란한 접촉자 등을 입원진료하고, 중증환자는 지역의 대학병원 등에 보내는 등의 환자진료체계를 만들고 환자 분류 및 입원기준 정립과 환자 이송체계 등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공공병원은 어느 정도 중증환자의 진단과 치료에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즉, 감염내과 및 호흡기내과, 신장내과 등 특수 전문과목을 갖추고 감염병환자 진단을 위한 진단검사의학시설 및 이동식 X-ray 촬영장치도 구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체처리기관도 지정하고 사체이송방법 등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강원권 메르스 환자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음압병실이 있어 확진환자가 이송되어 온 지방의료원에서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자 이를 치료할 전문의료인력이 없어 다시 서울지역으로 중증환자를 이송해야만 했던 위험천만한 상황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인력, 장비, 재정, 약품 등 각종 신종감염병에 필요한 자원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인력에 대해서는 신종감염병 유행 시 일정부분의 의료진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추가 투입을 준비하고 신종감염병 진료에 필요한 대응방법을 교육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일정기간 투입 시 피로감 누적으로 인해 판단착오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근무시간 조정 및 심리지원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이외에 비상 시 재정문제도 반드시 검토되어야 하는데 이는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투자가 함께 검토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은 신종감염병 감시체계와 의사소통팀에 관한 사항이다. 이번 메르스 대응에서 경기도가 처음 평택에서 메르스 발생으로 인한 타격을 심대하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원만하게 메르스 대응을 해 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투자하여 설치한 경기도 감염병 관리본부의 역할이 있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2014년에 감염병 위기 상황 발생시 지역실정에 맞는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국내에서 처음 설치된 경기도 감염병관리본부는 감염병감시, 역학조사, 도차원의 감염병 현황 분석, 감염병 홍보 등 역할을 맡았다. 이러한 기능을 가진 감염병관리본부는 경기도뿐 아니라 타 시도에도 만들어져야 한다. 다만 감염병감시뿐 아니라 역학조사 등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들 직원이 민간인 신분이어서는 곤란하다. 특히 병원폐쇄, 환자격리 등 법적 규제를 시행하는 주체가 행정당국 즉, 공무원 신분이어야지 단지 조사와 분석만 담당하는 민간인으로 감염병관리본부가 구성 된다면 실제 신종감염병 유행 대응에서 많은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판단된다.
신종감염병 대응에서 끝으로 중요한 것은 신종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가지게 될 주민 및 유관기관에 대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신종감염병은 일반적으로 그 역학적 특징과 예방법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은 커지기 쉽다. 이러한 공포와 불안을 방치하면 각종 유언비어가 만연하게 되고 이것은 경제활동의 위축 혹은 예측하지 못한 군중행동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신종감염병 환자 및 접촉자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어 적시에 루머에 대처하고 신종감염병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신종감염병 관련 의사소통이 적절하지 않으면 이번 메르스 유행에서 보았듯이 환자와 의료인 및 그 가족들에게까지 차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적절한 의료기관 안내가 안 되어 병을 키우는 일까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신종감염병 의사소통 담당은 광역자치단체의 감염병관리본부 등에서 감염병 홍보와 함께 담당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시도 및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방역담당이 주민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에 관해 조사하고 어떤 사람들이 지역사회 내 의사소통의 핵심인물인지를 파악하여 그들을 중심으로 잘못된 정보의 오류점을 지적하고 바른 정보를 유통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신종감염병 초기에는 SNS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SNS에도 적극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메르스 유행에서 환자발생 병원을 공개하는 시점을 놓쳤다는 비판도 평소 이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시나리오 연습이 부족했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의사소통도 훈련과 경험이 더 나은 대응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결론

이번 메르스 유행은 한국 사회에 많은 교훈을 주었다. 특히 지역보건의료체계의 신종감염병 대응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방역체계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심이 모이고 있고 개선 가능성이 높지만, 지역보건의료체계의 신종감염병 대응능력에 관해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지방자치, 주민자치에 대한 이해부족과 지역보건의료체계의 힘을 잘 모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하는 의료기관이나 가장 심각한 증상에 걸렸다가 회복된 환자들이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지, 심각한 상황을 예방하는 체계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향은 무척 아쉽게 생각된다. 최근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러한 신종감염병 등 공중보건 관련 업무에 대한 의료인의 관심 소홀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공중보건영역에서 지역보건소의 감염병 예방관리능력과 공공병원에서의 진료기능이 어떠해야 하는가, 나아가 공중보건위기대응 상황에서 공공영역의 기능과 역할이 민간의료기관의 기능을 어떻게 통합적으로 리드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사회차원에서 공중보건 전문의료인이 지역보건의료체계 및 공중보건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더욱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최근 국가적 문제가 되었던 메르스 사태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향후 공공의료 측면에서 신종감염병의 예방 및 사후관리를 위한 대책 방향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한 논문이다. 메르스 등 신종감염병 발생 시 지역보건의료체계 인프라로서 공공병원과 보건소의 역할 및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이 논문은 메르스 사태를 이들 두 기관을 중심으로 지역보건의료체계 관점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 방안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감염병 발생 이후의 신속한 대응과 함께 지역 내 선제적인 준비와 공중보건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논문이라 생각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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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LS
ORCID iDs

Baeg Ju Na
https://orcid.org/http://orcid.org/0000-0002-3742-6035

Dong-Hyun Kim
https://orcid.org/http://orcid.org/0000-0002-1492-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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