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is an emerging zoonosis caused by the novel MERS corona virus isolated in 2012. Most MERS cases have been reported from Arab countries of the Middle East, including Saudi Arabia, United Arab Emirates, Qatar, and Jordan. There have been a few imported cases in many countries, but the exception is Korea, which reported 186 confirmed cases originating from one imported case in a two-month outbreak in 2015. There are many lessons to be learned from the MERS outbreak in Korea, among them, management of contacts. The definition of "close contact" used by the Korean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KCDC) for MERS response was not clear and not compatible with the definition of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This incorrect definition allowed the KCDC make serious mistakes in contact tracing and management in the early epidemic stage of MERS. After the rapid expansion of the outbreak, the KCDC redefined a "close contact" according to the definition of the US CDC. The total number of close contacts was 16,693 in this outbreak, and they were all forced to conduct a self-quarantine for 14 days after the last contact with a MERS patient. It was not clear whether self-quarantine of close contacts was effective to control the outbreak. Given the lack of prepared guidelines or a social support system for them, these measures for the massive number of asymptomatic contacts caused a great deal of confusion in the field A clear response guideline is needed for contact management based on robust evidence from this MERS epidemic in Korea.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메르스)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MERS coronavirus)가 처음 분리된 것은 2012년이다[1]. 이후 2015년 7월 7일까지 세계보건기구에 메르스 환자를 보고한 나라는 26개국이고, 총 메르스 환자수는 1,368명인데 이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1,037명(75.8%)으로 가장 많고, 아랍에미레이트(76명), 카타르(13명), 요르단(12명) 등 아라비아반도 내 중동 국가에서 주로 발생하였다[2]. 중동아시아 국가로서 매개동물인 낙타를 키우고 있는 이란이나 쿠웨이트도 이 3년 동안 각각 6명, 3명 정도 보고된 것에 비해서 알려진 메르스 매개동물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유행 2달 만에 186명이 보고되어 중동 외 국가 중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것은 물론, 중동 국가들을 포함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많은 환자수를 보고하게 되었다. 중동지역 이외의 보고 사례들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유입사례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1-2명의 산발 환자 보고로 그쳤고, 최초로 사람 간 감염을 보고한 영국에서 4례가 보고된 것이 최다였다[3].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2015년 메르스 유행은 유입환자 1명에 의해서 불과 2달 만에 186명의 확진자를 보고한 것으로 신종감염병에 취약한 방역체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 하다.
메르스 유행 이후 대응과정 중 가장 중요한 핵심활동은 환자관리와 접촉자관리라고 할 수 있다. 환자관리와 접촉자 관리는 유행통제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환자는 격리(isolation)를, 무증상 접촉자는 검역(quarantine)을 기준으로 하는 방역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 글에서는 2015년 우리나라 메르스 유행과정 중 접촉자관리에 대한 중요한 논점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메르스 확진환자 또는 의심환자와 접촉한 노출자에 대해서는 시도 또는 중앙역학조사반에서 그 명단을 파악하여 역학조사과에 보고하고, 역학조사과에서는 보건소에 통보하여 실제 접촉자에 대한 관리는 보건소에서 이루어지게 된다[4]. 보건소에서는 메르스 증상 및 질병특성 등에 대한 보건교육과 밀접접촉자는 자가격리 및 능동모니터링, 기타 접촉자는 능동모니터링을 수행하였다. 질병관리본부 지침서에는 의심환자와 접촉한 경우 '무증상 밀접접촉자는 의심환자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자가격리조치 또는 필요 시 임시격리소 마련 후 격리조치' 하도록 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도 '무증상 밀접접촉자는 자가격리 조치 또는 필요 시 임시격리소 마련 후 격리조치'하도록 되어 있다[45]. 즉, 접촉자 중 밀접접촉자의 경우는 자가격리 및 능동모니터링을 하고 그 외의 접촉자는 능동모니터링을 통해서 증상 발생여부를 매일 체크하는 것이다.
여기서 자가격리는 본인의 집에서, 시설격리는 병원이나 기타 수용시설에서 접촉자를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그 기간은 잠복기인 14일이다. 능동 모니터링이란 증상여부를 매일 보건소에서 전화로 연락하여 감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지침의 이러한 용어들은 정의상 혼동이 있다. 격리란 증상이 있는 환자를 전염기 동안 타인과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고 위의 지침처럼 무증상 접촉자를 잠복기(여기서는 14일)동안 일정한 장소에 머물게 하여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검역에 해당한다[6]. 따라서 우리나라 메르스 대응지침에서 사용하는 '자가격리'라는 용어는 모두 자가검역에 해당하며, 그 목적이나 내용으로 보아도 검역에 해당한다. 이것은 접촉자 시설격리라는 용어에도 해당되어 내용은 검역을 의미하고 있다. 지침에 나타난 이 개념의 혼란은 뒤에 기술하듯이 지침내용에서도 혼동을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지침상의 자가격리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메르스 대응지침 상 접촉자를 밀접접촉자와 그 외의 접촉자로 분류하고 그에 따라 관리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우리나라 초기유행단계에서 접촉자를 어디까지 보아야 하며 밀접접촉자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야 하는지 명료하지 않아서 유행확대의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 정의는 매우 중요하다. 유행 처음에 대응지침대로 '2 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한 것을 밀접한 접촉이라고 적용하였다가 유행이 확대되자 2015년 6월 7일 발간한 3-3판에서는 '적절한 개인보호장비(가운, 장갑, N95 동급의 마스크, 고글 또는 안면보호구 등)를 착용하지 않고, 환자와 2 m 이내에 머문 경우 또는 같은 방 또는 진료/처치/병실에 머문 경우(가족, 보건의료인 등) 또는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과 직접 접촉한 경우'로 밀접접촉자가 확대된다[4]. 이것은 미국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번역한 것으로 판단되는데[7], 다른 것은 모두 같지만 미국의 지침에서 '감염성 분비물(infectious secretion)'에 직접 접촉한 경우를 '호흡기분비물'에 직접 접촉한 경우로 의미를 축소해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호흡기분비물이 전파에 가장 중요하지만, 비말이 손이나 개달물 등 접촉을 통해서 전파될 때 이와 접촉했는지의 여부를 역학조사 및 방역에 적용하거나 호흡기분비물 이외의 체액 을 포함하기 위해서는 원문의 '감염성 분비물'이 정확한 개념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질병관리본부가 2015년 8월 4일 발간한 3-5판 지침에서도 수정되어있지 않다[5].
그런데 초기지침이나 정부의 설명에 있었던 '2 m 이내 1시간 이상'의 접촉을 밀접한 접촉으로 보는 것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 세계보건기구의 메르스 환례정의에 나와 있는 밀접접촉의 정의는 Table 1과 같다. 세계보건기구는 2012년 처음 역학조사를 통해서 메르스 환례정의를 만들었고[8], 그 이후 새로운 유행에 대한 정보가 얻어질 때 마다 환례정의를 수정하면서 밀접접촉자의 정의도 수정하였는데 2013년부터는 밀접접촉이라는 용어를 '직접 역학적 연관성(direct epidemiologic link)'으로 수정하였다[9]. 2014년 환례정의에 포함된 '직접 역학적 연관성'을 가진 사람의 정의는 더 포괄적이다[10].
Table 1에서 보는 것처럼 세계보건기구의 메르스 환례정의에 나타난 밀접접촉은 2012년 처음 정의부터 매우 포괄적으로, 접촉 시간과 공간을 정의하지 않았다. 환자를 치료한 의료인뿐 아니라 방문객, 같은 환경에 머무른 사람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같이 일하거나 교실환경을 공유하는 사람, 여행을 같이한 사람, 같은 가구에서 생활하는 사람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환례정의에 나타난 밀접접촉의 정의이고, 우리나라 지침도 세계보건기구의 환례정의를 기준으로 해야 하므로 당연히 세계보건기구의 이 정의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메르스 지침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의 메르스 환례정의에는 '2 m 이내 1시간 이상'과 같은 접촉의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우리나라의 메르스 대응지침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인데, 만약 방역당국이 2014년 세계보건기구의 메르스 환례정의만 제대로 알고 있었어도 초기 유행에서 접촉자의 범위를 제대로 설정했을 것이며 유행을 확대시키는 방역의 실수는 없었을 것이다.
메르스 유행관리에서 접촉자나 밀접접촉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우리나라에서 밀접접촉자에게 수행하는 자가격리는 무증상접촉자를 잠복기동안 관찰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지를 보기 위한 자가검역의 개념이다. 자가격리자는 메르스 최대잠복기인 14일 동안 자택에서 나올 수 없으며, 자택 내 가구원들과도 접촉을 하지 않고 생활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개인자유와 경제생활에 큰 속박이 되는 조치이나 2015년 5월 20일부터 7월 25일까지 이렇게 자가격리로 분류되어 수행한 누적 격리자 수는 16,693명이다[11].
밀접접촉자에게 자가격리를 수행하는 이유는 정부가 운영하는 메르스 포털의 FAQ에 '밀접접촉자가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 타인에게 메르스를 감염시킬 수 있으나, 감염시키는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11]. 그러나 같은 메르스 포털의 감염부분에는 '잠복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전염력이 없고,'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증식하는 기간을 거쳐 몸 밖으로 배출되기 시작하는 때가 바로 증상이 발생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11]. 즉, 잠복기 때 전염력이 없고, 증상이 시작될 때 감염력이 있다면 왜 잠복기 때 무증상 접촉자를 자가격리 시키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감염시키는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는 합리적이지 않다.
세계보건기구가 2013년 발간한 '가벼운 증상자와 접촉자를 위한 메르스지침'에는 '증상기 이전이나 초기에는 전염력이 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증상 접촉자는 검역이나 격리가 현재로서는 불필요하다'고 하고 있으며 '접촉 후 14일간 건강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12].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밀접접촉자에 대한 관리지침은 건강상태를 14일간 모니터링 하는 것이며 발열, 기침, 숨참, 그리고 오한, 근육통, 목 아픔, 두통, 설사, 구역이나 구토, 콧물 등의 증상에 대해서 체크하도록 되어 있다. 주로 발열과 호흡기증상을 모니터링 하는 우리 기준보다 다양한 증상을 포괄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접촉자라 하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직장이나 학교와 같은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고 명시해서 역시 우리와 같은 검역을 권고하지는 않고 있다[7]. 캐나다의 메르스 접촉자 지침에서도 마찬가지로 접촉자에 대한 검역은 불필요하며 보건요원에 의한 능동모니터링을 14일간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13]. 메르스와 관련해서 유행을 겪은 나라가 많지 않아서 우리나라와 같은 밀접접촉자를 자가검역 시킨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렇게 자가검역을 시켰을 때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근거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5년 6월 세계보건기구의 방문단이 한국을 방문하여 평가 후 권고내용에는 밀접접촉자에 대해서 증상발현에 대한 모니터링기간 중 여행을 자제하도록 하는 내용과, 모든 접촉자와 의심환자에 대해서 강건한 검역/격리와 모니터링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14], 우리나라의 접촉자 추적을 설명하는 다른 자료에 '한국의 MERS-CoV 유행과 같은 경우에 일부 접촉자에 대해서 검역이 필요하다'는 설명이 있다[15]. 그러나 같은 자료에서도 밀접접촉자 관리에서 14일간 증상을 모니터링 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기타 메르스지침에서 무증상 접촉자의 검역 필요성에 대한 자료는 찾기 힘들다.
밀접접촉자의 자가격리가 개인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유행통제 상 필요가 있다면 이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과 근거가 필요하다. 단순히 감염시기를 잘 알 수 없어서라면 감염력이 있는 시기를 알기 위해서는 건강상태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불확실한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국민정서를 감안한 설득이 필요했으나 이번 유행에서 대규모 자가격리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과 근거가 없었다.
접촉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능동모니터링이다. 이를 통해서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격리와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가격리자나 능동모니터링 대상자에서 우리나라 메르스지침에서 체크하는 것은 발열과 호흡기증상이다[45]. 발열은 체온계를 나누어주어서 직접 체크하게 하고 호흡기증상 여부는 유선상으로 확인을 하는데 모두 하루 2회씩 수행하였다[45]. 그런데 세계보건기구나 미국, 캐나다가 메르스 접촉자에게 모니터링 하는 것은 '증상'이 아니라 '건강상태'(health status)이고 세계보건기구는 발열, 호흡기증상과 설사[12], 그리고 미국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이외에 오한, 근육통, 목아픔, 두통, 설사, 구역이나 구토, 콧물 등 포괄적인 증상을 모니터링 하는 점이 다르다[7]. 우리나라도 자가격리자에게 나누어주는 준수사항에는 '건강상태 확인하기' 부분에 기침, 호흡기 증상, 소화기 증상여부를 확인하도록 되어 있어서 대응지침의 내용과 다르다. 만약 환자가 근육통이나 기타 증상으로 메르스 증상이 처음 시작할 경우 우리나라 대응지침 기준으로는 놓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 지침 상 자가격리 시 수행해야 하는 준수사항은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기, 가족 또는 동거인과 대화 등 접촉하지 않기, 마스크사용, 전용물품(개인용 수건, 식기류, 휴대전화 등)으로 사용하기, 건강수칙 지키기, 기침에티켓, 14일 동안 건강상태 매일 확인하기 등이다[11]. 그런데 무증상 시기에 감염력이 없는 접촉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침으로 독립된 공간과 전용물품 사용, 기침 에티켓 등은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다.
이러한 자가격리 준수사항은 미국 질병관리본부에도 있는데 이 지침은 메르스 환자이기는 하나 입원이 필요 없는 가벼운 증상자를 대상으로 수행하는 자가격리 시 준수사항이다(Table 2) [7]. 즉, 증상이 경해서 입원이 필요 없는 메르스 환자나 경한 증상이 있지만 아직 메르스로 확진 받기 전의 환자들이 자택에 격리하면서 지켜야 할 생활 수칙이지 무증상 접촉자들의 자가검역수칙이 아니다. 즉, 증상이 있어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독립된 공간사용이나 가족과 접촉차단, 기침에티켓 등의 지침이 필요하며, 현재 증상을 모니터링 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증상이 있으면 바로 입원격리이기 때문에 자가격리는 실제로 무증상자의 자가검역이라는 것을 앞에서도 밝힌바 있다. 이 경우 다른 것보다도 건강상태의 변화가 있는지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것이 주요 내용이 되어야 원래의 목적에 더 맞을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우리나라에 경증환자를 위한 자가격리 수행지침이 있다면, 현재의 자가검역용 수행지침과 차별을 두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가 접촉자에 적용한 이러한 지침의 효과와 근거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밀접한 접촉자에 대해서 자가격리가 필요한가, 그 수행지침이 우선순위대로 잘 만들어졌나 하는 것은 차치하고 일단 자가격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들을 노정시켰다. 자가격리를 수행하는 사람이 2015년 6월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가격리에 대해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즉, 자가격리자에 대하여 수행지침이나 내용에 대한 교육이 없이 단순 통보만으로 진행하거나 아예 늦게 통보가 가거나 하면서 자가격리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대상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비해서 보건소나 메르스 핫라인에서 상담을 하기 어려워서 자신이나 가족의 불안은 커져 갔고, 일부 격리자는 아예 지침을 무시하고 외출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자가격리 수행자에 대한 생활필수품 지원이 뒤늦게야 시작되었고, 생활지원비 지급, 자가격리자가 배출한 폐기물에 대해서 의료폐기물에 준하는 처리지침 등은 유행이 거의 끝난 시점인 6월 중순 이후부터 이루어 질 정도로 준비되어 있는 것이 없었다. 자가격리자에 대한 소득의 보전 또는 긴급 생계비 지원문제도 처음에는 무직이나 영세자영업자 등에 국한하여 상담 및 지급한다고 발표하였다가, 이에 대한 반발이 크자 일단 모두 지급 후 나중에 재산이 많은 경우 환수한다고 발표하였다가 역시 반발이 일자 환수제외에 대한 지침을 발표하는 등 원칙 없는 혼선의 거듭이었다. 시행기간인 보건소 역시 아무런 교육이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급하게 쏟아지는 격리자와 거듭되는 지침의 수정, 부족한 인력과 인프라로 어려움을 겪었다.
자가격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실제 환자가 늘어난 탓도 있고, 밀접접촉자에 대한 정의가 처음부터 제대로 설정되지 않아 적용하는 기준이 나중에 완화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접촉자 자가격리의 혼란은 시설격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데, 한 병원의 환자가 메르스 양성으로 판정되면 같은 병동의 환자들은 퇴원도 못하고 코호트로 시설격리를 받아야 했다. 이때 보호자나 다른 환자지원체계가 없이 진행하면서 의료인력 부족문제, 의료인력부족으로 타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전원시 생기는 문제, 환자의 코호트 격리 비순응문제, 정신적 지원프로그램의 부재로 생기는 불안 등 현장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이처럼 기준이나 내용의 혼동, 수행과정의 혼란 그리고 사회적 지원체계의 부재는 사회전체를 메르스 공포와 혼란으로 빠뜨리는데 일조하였다.
2015년 5월 우리나라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는, 2012년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분리 후,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유행에서 병원감염 형태로 유행이 일어난다는 것[16], 병원이나 중환자실에서 환자집락을 이룬다는 것[17], 그리고 2014년 제다 지역의 대규모 환자발생이 결국 병원감염과 관련 있다는 것[18] 등이 알려져 있었다. 즉, 메르스가 병원감염을 통한 환자집락 발생과 전파가 잘 이루어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던 시기였다. 이런 바이러스 전파특성과 질병의 역학특성이 2015년 우리나라 메르스 대응지침에 반영이 안되어 있고, 방역당국이나 관계자들이 잘 알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이것이 초기 방역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사실과 맞지않는 메르스 대응지침이 만들어지고 어떤 점검과정을 거쳤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메르스 대응지침에는 병원감염 중심의 메르스 역학특성에 대한 이해는 차치하고 환례와 접촉자에 대한 정의도 세계보건기구 정의나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정의를 사용하면서 초기에 유행을 더욱 키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던 것이다. 처음에 적용했던 밀접접촉자의 대한 정의가 맞지 않자 나중에는 밀접접촉자의 범위가 커지면서 자가격리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밀접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의 원칙이나 목적, 필요성이 뚜렷하지 않았고, 자가격리자 지원에 대한 준비가 없었기 때문에 시행 현장에서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하였다. 피격리자는 피격리자 대로, 격리를 담당하는 일선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서로 힘들게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밖에 없었다. 원칙은, 이러한 자가격리의 지침과 내용, 그리고 지원책도 모두 대응지침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가격리라는 초강수의 방역대책을 쓰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초기 지침에 없었다는 것에 대해서 어떤 변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더욱이 이번 유행기간에는 접촉자 자가검역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제대로 된 근거와 설명조차 없었다.
밀접접촉자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할 필요가 있으며, 자가검역과 자가격리의 구분, 자가검역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거나 효과를 판정하는 것, 자가격리자 교육방법과 내용의 개발, 자가격리 시 생활지원 프로그램 수립, 자가격리자 정신지지 프로그램 지원, 시설격리 지원체계 등 접촉자 추적과 관리에서 많은 과제를 남겨 두게 되었으며, 2015년 우리나라 유행자료 분석을 통해서 이들 과제들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이 논문은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밀접접촉자의 정의와 범위를 근거에 기반을 두어 선정하지 못하여 초기 대응을 시작으로 진행 과정 중 계속적으로 부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졌다고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자가검역을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도 없이 너무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자가격리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실시하였다고 지적하였다. 밀접접촉자를 명확히 정의하고, 자가검역과 자가격리를 구분하여야 하며, 자가검역의 효과를 판정하여야 한다는 등 메르스 유행 과정 중 반성할 점을 명확히 지적하여 앞으로 메르스와 같은 해외 유입 감염병의 대응 체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크게 기여할 논문이라고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Figures and Tables
Table 2
From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Preventing MERS-CoV from spreading to others in homes and communities [Internet]. Atlant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2015 [7].
a)These steps are not for asymptomatic close contacts but for those who have symp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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