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0일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메르스)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7월 6일 현재 확진 환자 1,860명, 사망자 33명이 발생하였다[1].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가장 많은 확진 환자가 발생한 국가이며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클러스터가 병원을 중심으로 발생하여 우리나라의 감염병관리 역량의 부실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2]. 이번 사태는 메르스 바이러스에게 낙타보다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가 더 좋은 숙주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는 지적과 같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 보건의료체계 문제점이 드러났다[3].
메르스 사태의 경험과 교훈에 관한 본 특집은 향후 재발방지와 정책마련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한감염학회가 제시한 의견에 의하면 노출된 환자와 의료진의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숫자이며, 메르스는 지역사회에서는 밀접접촉에 의한 비말전파가 감염경로이지만 병원의 경우 에어로졸이 생성되는 상황에서 더 먼 거리에서 전파가 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관리와 격리시설 확보유지가 매우 중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발열 환자에 대한 선별치료 기능과 폐렴 환자를 선제적으로 격리치료하는 것이 필요 하다는 지적은 앞으로 우리나라 감염관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개선방향이다[4].
응급실 감염관리 역량강화의 경우 3차병원 응급실 체류기간 증가, 응급실 감염에 취약한 감염방지시설 및 장비, 환자와 보호자들이 통제가 되지 않는 개방형 응급실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는 Lee [5]의 연구는 주목할 만하다. 특히 우리 나라 상위 20개 응급센터의 평균 재실기간은 14.5시간, 응급실 인력부족문제, 그리고 응급실 과밀화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응급의료에 대한 보험수가 원가보전율이 72%인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여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응급실 과밀화와 체류시간 감소, 응급실 의료인력 확충을 시급히 해결하여야 한다. 응급실 의료인력 확충의 경우 권역응급 의료센터는 내원환자 30,000명당 최소 5명의 전담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는 인력기준은 주목할 만한 내용이다[5].
국민들의 병원이용문화와 간병 및 방문문화의 개선은 의 료전달체계의 정상화라는 목표 하에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포괄간호제도의 도입, 격리실 이용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기준확대, 일차의료의 활성화와 상급종합병원 이용 기준 조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대안으로 경증환자가 동네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진료비 본인부담금액을 낮추어 주거나 혹은 대형병원이 중증환자를 치료할 경우 진료비를 가산하는 등과 같은 의료전달체계를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한 감염관리 정상화를 위하여는 감염관리 수가를 대폭 인상하여야 하며 이를 위하여 입원 환자 1인당 감염관리료를 6만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3].
감염병 관리를 위한 공공보건의료의 기능과 역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는 질병관리본부 역량강화이다. 국가감염병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청으로 개편하고 인사와 예산의 권한을 주어야만 할 것이다. 지역거점 공공병원과 기초자치단체 소속인 보건소 역시 방역에 있어서 중요한 기능을 감당할 수 있도록 역할과 기능전환이 필요하다. 지역거점 공공병원에 증설과 관련하여 현재 전국에 33곳의 지역거점병원이 있고 3곳이 추가 건립 중이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병상 초과 상태인 상황을 감안할 때 지역별 병상 총량제를 도입하여 지나친 병상 증설은 막아야 한다. 대안으로 기존의 지역 공공의료원을 대상으로 유사 시 감염병관리를 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춘 감염병 거점치료병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기존 공공병원의 역량과 기능을 정상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감염병 거점병원 확보방안이라고 판단된다[6].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난 공중보건 위기관리 소통의 문제점과 정책 실패는 매우 뼈아픈 경험이며[2] 향후 우리나라에서의 감염병 위기관리소통의 개선과 소통 전문가가 상주하는 조직개편이 이루어져야함은 매우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첫째, 정확한 정보를 가장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 둘째, 정보의 정확성이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에게 혼란과 두려움을 유발한다. 근거 없는 낙관론이 위기관리 소통의 메시지가 되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병원 내 공기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기 보다는 불확실성에 대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이에 따른 대응지침을 국민들과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 것이라는 지적은 매우 중요하다[7].
현대사회는 국가 간 유동인구의 증가로 인하여 특정 지역의 토착 감염병이 범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H1N1 독감,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그리고 메르스 바이러스 등과 같이 감염병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우리 의료계를 위협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공중보건의 위기는 과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의료계와 국민들의 불안 증대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향후 신종 감염병 위기관리 대응역량을 긴급히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공중보건 위기대응을 위한 질병관리청 승격, 보건소 기능 재조정, 선진국형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활동과 역량강화 그리고 위기관리소통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정부 부처 내 전담부서를 확보하는 등, 우리 의료계에 던져진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과제에 대하여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아가야만 한다. 메르스 사태의 경험과 교훈에 관한 본 특집은 그러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References
1. KBS Digital News Division. Current state of MERS infec-tion [Internet]. Seoul: KBS Digital News Division;2015. cited 2015 June 30. Available from: http://dj.kbs.co.kr/resources/2015-06-08/.
2. Choi JW, Kim KH, Cho YM, Kim SH. Current epidemiological situation of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clusters and implications for public health response in South Korea. J Korean Med Assoc. 2015; 58:487–497.
3. Kim Y. Healthcare policy and healthcare utilization behavior to improve hospital infection control after the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outbreak. J Korean Med Assoc. 2015; 58:598–605.
4. Kim TH. Institutional preparedness for infectious diseases and improving care. J Korean Med Assoc. 2015; 58:606–610.
5. Lee KH. Emergency medical services in response to the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outbreak in Korea. J Korean Med Assoc. 2015; 58:61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