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1] 발생자 수가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2]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질병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암의 발생과 사망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들은 매우 중요하며 국제보건기구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2차 예방인 암검진과 1차 예방인 건강위험 관련 행태개선을 제안하고 있다[3].
이 중에서 암검진사업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전부터 활발하게 전개되어 유방암 사망률의 감소와 자궁경부암 발생률의 감소 등 구체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45]. 이러한 효과를 얻기 위하여 수준 높은 질관리, 검진대상자들에 대한 동일한 수검기회제공 및 관련 정보제공 등 몇 가지 요소들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몇 세부터 검진을 시작하고 몇 년 간격으로 수행하며 어떠한 검사방법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검진권고안이 적절하게 제시되어 있어야 만이 암검진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암검진사업으로 발생될 수 있는 위해를 최소화하게 된다[6].
우리나라에서도 대한가정의학회(2009)[7]와 대한소화기학회(2011)[8] 그리고 대한부인종양학회(2012)[9], 대한흉부영상의학회(2012)[10]에서 해당 암에 대하여 암검진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암검진 권고안은 증상이 없는 대다수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전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권고안에 따라 대규모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특성 때문에 관련 전문가 집단의 이해관계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 만큼 미국을 포함한 서구 선진국 그리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국가단위의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하여 암검진 권고안을 체계적으로 개발하여 제시하고 있다[11].
우리나라에서 국가암검진 권고안이 체계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에 설립된 국립암센터의 주도 하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암조기검진사업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부터이며 이를 위하여 첫 단계로 2002년에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대상으로 5대 암검진 권고안을 각 해당학회와 함께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약 2년 간의 논의 끝에 2004년에 현재 실시하고 있는 국가 5대 암검진 프로그램이 확립되어 현재까지 그 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암검진 권고안은 의사가 한 개인을 대상으로 검진을 상담할 때의 권고안을 의미하며,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은 국가가 해당연령 국민 전체에게 암검진을 제공하는 국가사업에서 관련법규정에 명시되는 내용을 의미한다.
이러한 암검진 권고안과 암검진 프로그램은 암검진 검사 방법의 발전과 질병양상의 변화 등의 이유로 지속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에서는 암검진 효과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이 발표되고 암종별 최신 검사방법이 제시되는 것을 감안하여 주기적으로 암검진 권고안을 새롭게 개정하여 발표하고 있다[12].
이러한 국가암검진 권고안 수정의 필요성을 배경으로 2012년에 보건복지부에서 국립암센터에 요청하여 권고안 개정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개정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기획연구를 진행한 바 있으며, 2013년 하반기부터 국립암센터가 중심이 되어 관련 학회들과 함께 '국가암검진 권고안 제·개정 위원회'를 구성하여 국가암검진 권고안 제·개정 연구사업을 시작하였다. 이번 국가암검진 권고안 제·개정 연구사업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국가암검진사업의 대상이 되는 5대암 이외에도 현재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갑상선암과, 사망률 1위인 폐암을 추가하여 모두 7대 암종을 다루고 있다[13].
본 국가암검진 권고안 특집에서는 이러한 국가암검진 권고안 제·개정 연구를 위한 전문가위원회의 구성과 추진체계 및 개발과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하였으며[14], 국가암검진 권고안 재개정 사업은 엄격한 근거중심의학적 방법론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위원회가 어떠한 방법론을 사용하였는지를 과정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하였다[15].
그리고 현재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여 발생률 1위 암종인 갑상선암의 경우 급격한 발생 증가의 원인으로 검진으로 인한 암발견율 증가가 상당히 기여하고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검진의 효과와 근거를 평가하고 검진에 대한 적절한 권고안을 앞에서 설명한 절차와 방법론을 통하여 도출하고 그 결과를 제시하였다[16].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경우 지금까지는 효과적인 폐암 조기 검진방법이 제시되지 못하였으나.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통해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폐 컴퓨터단층촬영을 이용한 폐암검진을 받은 경우 단순 흉부X선 검사를 받은 대조군과 비교하여 폐암 사망률을 약 20%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폐암검진에 대한 권고안이 미국에서 제시한 바 있어[17] 이러한 권고가 우리나라에서도 적용가능한지를 체계적으로 평가하여 그 결과를 제시하였다[18]. 이어서 다음 호에서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간암의 검진 권고안을 게재할 예정이다.
지난 10여 년간의 국가암검진사업 경험과 종합검진센터 등을 중심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민간검진, 그리고 이러한 검진사업이 지속적으로 발전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진행된 국가암검진 권고안 제·개정의 노력들은 몇 가지 의의를 지닌다. 1) 이번에 제·개정된 권고안은 전 세계적으로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GRADE (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 방법을 이용함으로써 근거중심의학적 방법을 통하여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동일한 방법이 7개 암종에 공통적으로 적용됨으로 인하여 표준화된 작업이 가능하였고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자료들을 수집하고 검토하고 추출하고 결과를 정리한 후에 등급을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각 위원회에서 결정함으로서, 제시된 권고안의 타당성을 극대화하였다. 2) 권고단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미국의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권고안방식을 도입함으로서 원칙적으로 우리나라 기존체계에 일치시킴과 동시에 이해도 및 수용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3) 국가 암검진사업이 시행된 지 10여 년이 지났으나 암검진사업 수행 및 평가의 기본요소중의 하나인 위해에 대하여는 논의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 각 검진마다 위해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논의하게 되었다. 4) 외국의 현황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향후에는 권고안과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개정하기로 결정하여 시대변화에 적합한 권고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5) 개발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관련 자료가 충분하지 못함을 공감하고 향후 어떠한 연구들이 필요한지를 논의하게 되어 관련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6) 민간검진과 국가검진이 동시에 발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상황에서 민간검진에 대한 권고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 등이다.
위에 제시된 권고안들을 바탕으로 하여 이후 다음 단계로 현행 국가검진 프로그램을 어떻게 재개정할 것인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권고안 및 국가검진 프로그램의 제·개정은 국가 암검진사업의 효과를 극대화시킴에 있어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이에 더하여 검진사업의 질관리가 보다 더 활성화되어야 하며 현재 상승 중에 있는 검진수검률이 더 높은 수준에 이르렀을 때에 암검진사업의 효과를 충분하게 누릴 수 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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