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In April 2013, the Korean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designated 10 hospitals as "Research-driven Hospitals" for 3 years, which meant that these hospitals met the predefined government standards for research in terms of organization governance, human resources, equipment, etc. The project on Research-driven Hospitals comprises two programs: one is the Evaluation and Designation Program, and the other is the Systems and R&D Budget Support Program. The latter is composed of two tasks: making and improving the support systems, such as a tax system, to foster research in the designated Research-driven Hospitals; and allocating the R&D Budget to only the winners of the competition among the designated hospitals according to the National Health Technology Plan. The R&D funding will be about 1.2 trillion KW ($1 billion US), and half of this funding will be allocated during the first 9 years. The former program is to formulate the standards and rules for Research-driven Hospitals and to evaluate and designate a qualified hospital as a research-driven hospital. Although there have been many concerns regarding the project, we are hoping that this project will go well and achieve great success, making the Research-driven Hospitals in Korea among the world's best. In fact, we hope that the Research-driven Hospitals will not only foster research that will bridge the current gap between basic and clinical research but also improve the current health care environment and develop the health technology industry, and finally help people lead healthier lives as well as help patients and their families recover faster from disease.
2013년 초 보건복지부는 국내 10개 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처음으로 지정하였다. 이에 따라 선정된 병원들은 '연구중심병원'이라는 법정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다양한 지원과 더불어 향후 시행될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 R&D'에 대한 지원자격도 함께 얻게 되었다. 그러나, 연구중심병원이라는 용어가 갖고 있는 일반적 의미로 인하여 또는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하여 여전히 많은 오해와 편견을, 심지어는 불신을 낳고 있다. 우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대하여 간단한 소개 후, 필자의 개인적 소견을 밝히도록 하겠다.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본격적 논의는 2009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도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으며,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대하여 제시하는 기대나 목표 또한 매우 달랐다. 이후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관계자들의 노력과 각계의 민간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하여, 공청회나 포럼 등의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의견들이 취합, 분석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가진 체계적인 사업으로써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수립되게 되었다. 사업은 2가지의 중심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연구중심병원 지정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이다. 우선 후자부터 설명하면, 육성사업은 연구중심병원에 대하여 각종 제도적 지원과 '연구중심병원 육성사업 R&D 연구비'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과 주의할 점은 각각 정부가 주도적으로 국가 보건의료산업 중점 투자분야가 고려되어 만들어진 R&D 연구비를 조성하고 조성된 연구비는 연구중심병원에 투자한다는 점과 한편으로는 모든 연구중심병원은 조성된 R&D 연구비를 일정비율 또는 일정액수를 지원받을 수 없는 대신 연구중심병원들 간에서도 경쟁 및 심사를 통하여 분야별로 재선정된 병원들만이 해당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전자의 연구중심병원 지정사업은 일종의 자격시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갖추어야 시설, 인력, 장비, 조직, 제도 및 네트워크 등의 지정요건을 정하고, 지원 신청한 병원들이 이러한 법정요건을 갖추어졌는지를 확인하고 선정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자격조건조차 매 3년마다 재평가를 통하여 갱신 또는 탈락한다는 점에서 다른 사업보다 강화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즉, 연구중심병원은 지정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을 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포함하고 있다. 2013년 3월 지정사업에 따라 10개의 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첫 지정을 받았으며, 이후에도 지정요건에 맞는 병원은 추가지정을 받을 수 있다.
한편, 가장 논란이 되었던 육성사업 R&D 연구비의 경우, 2013년 9월 한국개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과 사업타당성 종합평가 기준을 통과함에 따라 2014년도 정부예산에 연구중심병원 예산이 신규사업비로 편성될 수 있게 되었다. 조금 더 설명하면, 육성사업 R&D 연구비는 총 사업비 1조 2,220억 원(정부 9,425억 원, 민간 2,795억 원)의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이 중 약 50%에 해당하는 9년간 6,240억 원(정부 4,712.5억 원, 민간 1,527.5억 원)의 1차 지원사업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과 사업타당성 종합평가가 기준을 통과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의 사업에 대한 R&D 투자가 가능해지게 됨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2014년도 예산에 우선 100억 원이 반영되었으며,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였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대하여 몇 가지 이유로 의구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 우선은 병원의 가장 중요한 사명과 역할은 환자의 진료인데 병원이 연구중심이라는 또는 진료보다 우선하여 연구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사업개념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에서 회의적 시각이 존재한다. 다양한 연구분야가 있으며 연구의 내용이나 방향, 그리고 이를 위한 기반시설과 제도 등은 각 기관이 각자의 연구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며 국가 또는 정부 주도로 법령으로 특정기관을 지정하고 연구비까지 지원하는 사업시행방법의 적절성에 대한 우려도 있으며, 대형병원들로 환자와 진료수익이 집중되는 의료현실에서 국가 연구비마저 집중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반대로 외부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어려워지는 의료상황에서 도리어 당분간 그 성과를 가늠할 수 없는 사업에 상당한 병원역량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 병원의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 등도 극복해야 하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이미 시작되었고, R&D 연구비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예정된 현실에서 향후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러한 방향에서 몇 가지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병원 중심의 사업이다. 병원은 다른 기관, 가령 대학이나 연구소와 달리 환자가 중심인 곳이다. 그러므로, '환자와 진료'라는 병원의 특성을 바탕으로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많은 새로운 의료기기나 기구들이 개발되는 것을 보아 왔고, 언론보도를 통하여 많은 혁신적인 기초 연구성과들이 소개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다양한 증명되지 않는 치료법 들이 하루 종일 방송되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이 우리 의료 수준을 향상시켰는지 우리 환자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는지 물어본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하여 의문을 표시할 것이다. 성공하지 못한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환자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었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므로 연구중심병원 사업에서는 '환자와 진료'를 통하여 정말 중요한 미충족수요를 우선 확인하고 이를 연구 방향에 반영하여야 하며, '환자와 진료'를 통해서 얻어지는 다양한 임상정보 및/또는 인체유래물의 적극적 활용을 통하여 보다 효율적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여러 산학연 기관들과 다양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킹을 통하여 이들로부터 얻어진 훌륭한 기초 또는 중개 연구성과들이 진료 현장에 보다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그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병원의 매우 중요한 자산인 임상의사를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비록 이들이 직접 연구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이들의 임상경험이나 의견이 연구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연구중심병원은 임상시험심의위원회, 피험자보호센터, 이해상충위원회 등의 강화를 통하여 과학성과 동시에 연구자와 연구대상자에 대한 윤리성을 반드시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연구중심'의 사업이다. 즉, 연구중심병원은 진료중심 병원모델에서 연구중심 병원모델로 그 중심이 옮겨가야 한다. 우리나라 병원의 운영은 대부분 진료수입, 즉 환자와 국민이 지불하는 비용에 의존하고 있다. 획일화된 국가의료보험제도는 병원들이 의료의 질을 높이는 노력보다는 환자의 수를 늘리는 쪽으로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하였다. 이는 병원 간의 환자유치를 위한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게 되었고, 결국은 수도권 대형병원들의 환자 쏠림현상과 이어지는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지역간 또는 계층간 의료불균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병원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병원모델이 필요하다. 그러한 모델 중의 하나가 연구중심병원 모델이다. 이미 미국의 선도병원들은 연구중심병원 모델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경우 1년 연구비 6억 2,000억 달러(약 6,800억 원)과 이를 통한 기술료 수입 6,300만 달러(약 700억 원)을 올리고 있다. 물론 모든 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탈바꿈할 필요는 없으며, 전문 또는 특성화된 진료중심병원은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미국의 하버드의대 중심의 보스턴 메디클러스터나 MD앤더슨병원과 텍사스 휴스턴메디컬센터 중심의 휴스턴메디클러스터에서처럼 메디클러스터를 이끌어나가는 진료중심에서 벗어나 연구중심으로 성장 발전하는 병원들이 필요하다.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지정된 병원들이 현재의 진료중심에서 연구중심으로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필요한 뒷받침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우선은 연구중심병원만을 위한 새로운 또는 별도의 규정이 필요하다기 보다는 현재 연구중심 기관이나 기구들에 적용되는 각종 규정, 가령 세제라든지 연구비 규정, 등을 연구중심병원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며, 불필요한 규제나 규정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연구중심병원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다양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수정보완해 나아가야 한다.
셋째,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국민들의 세금이 투자되는 국가사업이다. 그러므로 국가 보건정책(공공성)과 국가발전전략(산업화 전략)에 맞추어 진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국가의 중, 장기 전략수립과 동시에 전략에 따른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연구중심병원은 이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한편으로는 목적지향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불필요한 중복투자는 반드시 최소화해야 한다. 고령인구의 가파른 상승과 신생아의 감소 등 인구구조의 빠른 변화와 동시에 의학기술의 빠른 발전에 따라 등 보건의료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국민들의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과 첨단 의료기술에 대한 요구는 점점 높아지는 한편 가파른 의료비 상승은 개인과 가정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이를 완화하고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생명, 보건 및 의료 분야는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시에 고용 및 산업파급효과가 큰 분야로 인식되면서 많은 선진국가에서는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으로 제시되고 있다. 연구중심병원은 국가 보건의료산업에 기여하는 동시에, 기존 시장의 좁은 틈새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나 지역에서 보다 넓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상반된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공공성 강화와 산업화 촉진은 실제로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가령, 고가의 분자표적항암치료제 들의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보다 빠르고 정확하며 저렴한 진단기반기술을 개발하고 진료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면, 새로운 진단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불필요한 고가의 검사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으며 고가의 약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환자에게는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됨과 함께 결국은 국가적으로도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일정기간 후 종료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연구중심병원은 사업의 종료와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연구중심 병원들은 스스로 성과를 창출하고 얻어진 성과를 재투자하는 선순환구조를 가진 지속적 성장, 발전모델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사업기간 동안 연구중심병원은 지속과 성장이 가능한 사업화 모델들을 다각도로 구축해야 한다. 물론 사업기간 동안 각 연구중심병원들이 구축하는 사업화 모델들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하며 이를 통하여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감독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의 이윤추구모델과 달리, 얻어진 성과물과 부가가치는 반드시 연구중심병원으로 재투자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함께 만들어야 할 것이다.
연구중심병원은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해외의 상당수의 유명한 병원들과 그 병원들을 중심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는 메디클러스터들을 통하여 이미 연구중심병원의 모습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모델이 현재의 우리의 모습보다 발전된 모델이며 반드시 참고할 모델임에 틀림없지만 그 모습이 진정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중심병원을 통하여 보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고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마냥 늦추거나 멈출 필요는 없다. 도리어 사업진행 과정에서 정말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또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발전을 잘 하는지를 끊임없이 살펴보고, 때로는 칭찬과 성원을 때로는 비판과 질타를 보냄으로써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들에게 빚을 지고 진행되는 사업이다. 그러므로, 연구중심병원 사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그 성과와 혜택은 반드시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