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아토피피부염은 국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15-25%의 유병률을 보일 만큼 매우 흔한 질환으로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보고되어 있다[123]. 최근 선진국의 경우에는 증가추세가 둔화되었거나 정점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있지만[45],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전국적인 유병률에 대한 보고는 없지만, 피부과의사의 직접검진을 바탕으로 한 최근의 보고를[678] 근거로 전 소아인구의 약 10%, 성인인구의 3%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생각되는 매우 흔한 질환이고, 아직은 증가하는 추세로 생각된다[9].
우리나라 현황 및 특징
1.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유병률
지역적으로 시행한 여러 연구가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 일정한 진단기준을 가지고 시행한 전국적인 역학연구의 결과는 없다.
우선 유병률에 대한 연구가 설문에 의한 것인지 의사들이 직접 검진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유병률 조사를 위하여 사용한 진단기준은 1980년 Hanifin과 Rajka [10]가 제안한 기준이 기본적인 근거가 되고 있다. 소아연령에서 의사들의 직접검진에 의한 보고를 보면 1979년 Kim 등[11]은 유사하지만 이전의 Hanifin과 Lobitz [12]가 제안한 진단기준을 근거로 피부과 의사들이 검진한 결과 6세 이하 어린이에서 11.2%의 유병률을 보고한 이래 여러 보고에서 6세 이하의 소아에서 6.1%, 초등학교 연령에서는 3.7% 이후에는 좀 더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13].
설문지에 의한 유병률 보고는 저자에 따라 2-15%로 더 다양하게 보고되어 있어[1415], 의사검진에 의한 유병률이 좀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후 International Study of Asthma and Allergies in Childhood (ISAAC) 연구는 설문연구이지만 설문을 국제적으로 표준화하여 전 세계적인 추세와 국가간의 유병률을 비교하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1998년 ISAAC 대단위 연구로 Lancet에 보고된 13-14세 소아에서의 12개월 유병률을 보면 영어권 서방국가에서의 유병률이 10-15% 이상으로 높고, 한국은 5% 정도로 높지 않게 보고된 바 있다[1]. 이 결과를 근거로 보면 한국은 적어도 13-14세 연령에서는 상대적으로 서구 선진국에 비하여 유병률이 상당히 낮고,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태국, 필리핀, 말레이지아)보다도 낮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2004년에 발표한 국내 논문에 의하면 1995년 동일한 연령대의 소아에서 보고한 유병률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9].
의사검진에 의한 유병률은 일반적으로 검진 시점의 유병률인데 비하여 설문에 의한 유병률 조사는 어떤 기간의 증상(예: 12개월 유병률)을 묻는 설문항목이고 기억에 의존하는 연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유병률이 의사검진의 경우보다 일반적으로 높게 나올 수 밖에 없거나 다소 과장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2010년 건강검진을 받는 건강한 성인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을 설문지로 조사한 경우에는 7.1%, 의사검진에 의한 경우에는 2.6%로 보고하여 설문에 의한 유병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6]. 2012년에 서울지역에서 취학이전의 소아를 대상으로 유병률을 보고한 자료를 보면, 동일 대상군에서 설문지로 유병률을 조사하였을 때 19.1%의 유병률을 보였으나 의사들이 그 환자들을 직접 재검진하였을 때는 9.2%의 유병률을 나타내어 역시 설문에 의한 유병률이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7]. 2012년 제주지역에서 초등학생의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의사검진에 의한 검진 시점의 유병률로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10-14%, 고학년으로 가면서 점차 감소하여 전체적으로 약 9.5%의 유병률을 보고하고 있으며, 남아보다는 여아에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조금 더 호발한다고 언급하였다[8]. 모든 보고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심한 정도는 대부분 경한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보인다고 하였다.
2. 한국인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는가?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은 일반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318]. 1946, 1958, 1970년에 태어난 소아들의 습진에 대한 3개국 코호트연구에서 각각 1946년에 5.1%, 1958년에 7.3%에서 1970년에는 12.2%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하였고[19], 비록 1980년 이전에는 아토피피부염을 정의하는 일정한 진단기준이 제안되기 이전이긴 하지만 아토피습진이 증가하는 양상임을 잘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구 선진국의 경우와 일본의 경우에 국가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이제는 거의 정점에 도달하였다는 보고도 있다[45].
국내의 경우에는 2004년에 발표한 국내 논문에 의하면 1995년 15세 이하 소아에서 나이가 들면서 감소는 하지만 유병률이 10% 정도에서 2000년에는 거의 15%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9]. 따라서, 아직 한국에서는 서구식 주거환경으로의 변화, 공해 등의 환경적인 영향의 결과로 아토피피부염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3. 치료의 현황 및 문제점
아토피피부염은 매우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라 장기적인 치료에 의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고, 완치를 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으며, 국소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잘못된 공포심 때문에 국내에서는 많은 환자들(80% 이상)이 대체의학을 적어도 한번 이상 시도해 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20].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너무 치중함으로써 오히려 부작용의 우려가 커지고, 치료효과는 없으면서 비싼 치료비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이다[20]. 대체의학의 치료효과는 과학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고, 환자들은 반드시 효과가 입증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교육이 매우 필요하다.
4. 한국인 아토피피부염의 특징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양상은 과거부터 특징적으로 접히는 부위의 습진 같은 공통적인 증상이잘 기술되어 있지만 기타 부증상의 빈도는 인종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저자들이 보고한 임상양상을 보면[21222324], 연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원래 Hanifin과 Rajka가 제안한 아토피피부염의 진단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증상들이 있다. 둔부하 습진(infragluteal eczema), 머리 비듬(scalp scaling)과 귀주위 습진(periauricular eczema)이 한국인에서 특징적으로 흔하게 관찰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최근에 심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증가하여 면역억제제 같은 특별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결론
한국인에서의 아토피피부염의 실제 유병률은 학령기 이전의 소아연령에서는 약 10%, 이후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여 성인에서는 3% 정도일 것으로 추정되고, 여자에 다소 호발하며, 한국에서는 아직 아토피피부염이 증가하는 추세로 생각된다. 임상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제안된 진단기준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둔부하 습진, 머리 비듬과 귀주위 습진이 한국인에서 좀 더 특징적으로 보고되었으며, 최근에 심한 성인형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많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교육이 매우 필요한 실정이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국내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 증가 현황, 치료 현황 및 한국인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적 특징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논문이다. 다른 나라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과 비교하여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을 기술하였으며 치료 현황을 분석함으로서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문제점을 보고하였다. 국내의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을 여러 논문을 바탕으로 분석하여 증가 추세임을 확인하였으며 치료 현황의 문제점을 제기함으로서 국내 아토피피부염 관리에 있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논문이라 생각한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