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은 전 세계적으로 15-25%의 유병률을 보이는 매우 흔한 질환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 아토피피부염은 소양감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재발성습진으로 완치가 힘든 경우가 대다수이다.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양상은 매우 다양하고, 병의 중증도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며, 최근에는 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한 아토피피부염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천식, 비염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아토피 행진'이 나타나게 되며, 아토피피부염에서는 면역반응의 불균형으로 인해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의 피부 감염이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특히 황색포도알균과 단순포진 감염은 전신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으며 이러한 피부 감염 합병증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 등의 심각한 상태로도 발전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받지 못하면 피부 이외에도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안구에 백내장, 원추각막, 망막박리, 녹내장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이외의 합병증과 동반증상으로 영양장애, 성장발달장애, 정신과적인 문제 및 치료약제에 의한 부작용도 흔히 관찰된다.
하지만 아토피피부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오진되고 있는 질환 중의 하나이며, 따라서 불필요한 치료, 잘못된 치료도 많이 행해지고 있고, 의료비 외에 환경개선, 건강보조식품 등의 막대한 사회적 및 간접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사회적 손실 조사를 통해 추정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1인당 연간 직접비용(건강보험 본인부담금, 건강보험 외의 비급여 진료비, 기타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위한 보조제 구입비, 교통비, 간병비 등)은 2,646,372원이었으며, 2010년 1인당 대한민국 국민총생산을 20,000달러로 추정하고 환산한 추정 간접비용은 376,767원이었다.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을 합산한 아토피피부염 환자 1인당 연간 비용은 3,023,139원으로 추정할 수 있었고, 2010년 대한민국 인구 4천 820만 명으로 추산하고,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을 29.2%로 보고, 이 중 10%의 환자가 비슷한 의료이용 형태를 보인다면, 약 5조 8000억 원 가량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5%의 환자가 비슷한 의료이용 형태를 보인다고 가정하면, 약 2조 9,000억 원 정도의 사회적 손실이 추정되고, 3%로 보수적인 접근을 하여도 사회적 손실은 1조 7,000억 원 가량이 되어서, 우리나라의 아토피피부염 질병부담은 직접의료비로는 1조 원에 육박하고, 간접비까지 포함하면 1조 원이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이번 특집에서는 첫째, 우리나라 아토피피부염의 현황 및 특징을 파악하고, 둘째, 아토피피부염의 병인에 대하여 다시 한번 짚어보며, 셋째, 아토피피부염의 진단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아토피피부염의 특징적인 임상소견과 한국인에서 특징적인 아토피피부염의 소견, 그리고 아토피피부염의 진단기준에 대해 설명하고, 넷째,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위한 아토피피부염의 치료와 관리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에 대한 여러 연구가 시행된 바 있으나, 일정한 진단기준을 가지고 전국적으로 시행한 연구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한국인에서의 아토피피부염은 학령기 이전 소아연령에서 약 10%, 이후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여 성인에서는 3% 정도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심한 성인형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2].
영유아 환자들의 경우 보호자들의 아토피피부 치료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성인형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증상이 심하고 치료에 대한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국내 많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대체의학 치료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80%가 대체의학 치료를 적어도 한번 이상 시도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많은 치료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3]. 이에 본 특집의 필자는 대체의학의 치료효과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으며, 환자들을 반드시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받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4].
아토피피부염은 환자에 따라 다양한 임상양상을 보이며, 진단에 특이한 검사소견이 없어, 임상양상을 종합하여 진단한다[5]. 한국에서는 2005년 대한피부과학회에서 Hanifin & Rajka의 진단기준을 한국인의 임상양상을 토대로 변형시켜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진단기준을 설정하였고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다[6].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소견은 '전형적인 부위의 습진 병변'이므로, 나이에 따른 아토피피부염의 전형적인 호발 부위에 대한 지식이 진단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화폐양 아토피피부염 등은 비전형적인 분포를 보이기도 하므로, 다양한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양상에 대한 지식의 습득이 정확한 아토피피부염의 진단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7].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초기에 병력, 질병의 범위 및 중증도에 대한 분석과 환자의 심리적인 측면 및 가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피부 보습을 위하여 피부 연화제를 충분히 사용하도록 교육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악화요인을 찾아내어 회피하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또한 급성기의 아토피피부염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환자나 보호자들이 스테로이드 사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 의사와 환자, 보호자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치료의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특집의 필자는 주장하고 있다[8]. 국소 스테로이드제뿐만 아니라 국소 calcineurin 억제제가 급성기의 소양감과 염증을 조절하기 위한 대체수단이 될 수 있으며, 병변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유지요법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그 외에도 항히스타민제의 사용, 피부 감염의 조절, 감마-리놀레익산과 같은 보조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으며 환자의 증상이 심한 경우 광선치료, 경구면역억제제의 복용, 면역반응조절제 등과 같은 전신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지만, 그 임상증상이 다양하고, 질병의 중증도도 국소적으로 발생한 경증의 아토피피부염에서부터 전신을 침범하는 중증의 아토피피부염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 환자마다 달라 진단과 치료가 간단하지 않다. 또한 치료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들의 치료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대체의학에 대한 과도한 기대 등은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하여 정확한 진단과 환자와 의사간의 대화를 통한 신뢰의 구축이 필요한 때이다. 향후 객관화된 진단기준의 사용을 통한 체계적인 진단과 환자 개별 맞춤 치료, 그리고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가족의 심리치료 등의 복합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