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List > J Korean Med Assoc > v.57(12) > 1042765

이 and Lee: 재난 시의 심리과 정신건강 지원

Abstract

The importance of behavioral health after disaster must not overlooked when responding to an event. After disaster, victims experience various difficulties, which responders must keep in mind. They may frighten and confused to cooperate properly with assistance. Persistent distorted blame of self or others for the cause and result of the event is common while different degrees. Behavioral health, which major role is to relieve peoples suffering, also could help cooperation of rescues and accelerate fast recovery after the trauma. Distress of disaster victim could be presented with somatic complaints. Sudden increase of nonspecific physical complaint could be result of somatization of mental stress, which is often observed in disaster victims. After 'Sewol ship sunk' there were lots of need for behavioral health. We now know that how disastrous it could be and how desperate it would be while considering issues of peoples in need for psychological support after disaster. Not to end up in this hopeless situation, it is time to think about how to establish persistent framework to help disaster victims hidden overwhelming sufferings.

서론

재난이란 흔히 홍수나 태풍,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만을 연상하기 쉬우나 실제는 태안기름유출사고와 같은 환경문제, 전염병과 같은 의료문제, 대규모 파업으로 인한 교통, 의료 등의 마비 상태 등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모든 대형사건들을 포함한다. 각 재난은 그 양상에 따라 재산피해나 생명, 신체적 손상의 정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어느 하나 예외 없이 피해자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고 뉴스를 접하는 국민들에게도 심한 스트레스를 준다는 점에서는 예외가 없다.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닌 일반 국민이나 구조자들도 이차적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나 공감 피로(compassion fatigue) 등을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1] 재난정신지원은 포괄적이고 필수적인 재난 준비사항 중 하나이다. 여기에는 피해자들을 상담과 치료를 통해 안정시키는 부분도 있으나 일반 국민들이 안정을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소아와 노인과 같은 스트레스 취약계층에서 주의할 사항은 무엇이고, 방송이나 매체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국민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한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신종 전염병, 방사능, 테러 등 예기치 않은 위협들이 나타나고 있고 이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대응 매뉴얼이 존재해야 하고 여기에는 필수적으로 재난정신지원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각 재난상황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피해자와 일반 국민의 심리과 반응에 대해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재난 시의 일반적인 심리와 중요성

재난상황에서의 피해자들의 심리는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 이에 대한 이해가 재난 관련 종사자에게는 필요하다. 재난 초기에 가족과 재산을 잃고 기본적인 생활이 제한된 피해자들은 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는 분노, 슬픔, 자포자기와 같은 극단적인 감정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을 구조하거나 돕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재난 피해자들이 일반인들과 같은 자기조절능력, 판단력, 합리적 사고 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일을 진행할 경우에 예상치 않은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때로는 이러한 심리적인 문제들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두통이나 소화불량, 가슴 두근거림이나 어지러움 등 비특이적인 증상들을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재난 지역에서 많이 늘어난다면 이는 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 수 있어 재난정신지원의 영역에서 대처할 부분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재난을 당한 피해자들은 기본적으로 세상이 안전하지 않고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모르며 그 누구도 이를 막아줄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갖는다. 도와주려는 사람을 믿지 않고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거나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재난 피해자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반응이다. 이는 개인의 재난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높은 경계수준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사고 이후 나타나는 정신적 후유증의 하나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의 경우 그 진단기준에 사고의 원인이나 결과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하거나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 대한 지나친 부정적인 사고가 지속된다는 점이 포함된다는[2] 것을 생각해 볼 때 피해자들이 자신들을 도우려는 사람들에 대해서 의심하거나 공격적으로 나오는 경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심리상태를 고려할 때 재난 피해자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를 위해서는 재난심리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필요하며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인 태도가 있어야 한다. 이 점이 재난 정신지원이 교육을 통해 경험있는 사람들이 담당을 해야하는 이유이다. 재난이후의 감정이 격해진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상황에 맞는 조언과 도움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훈련된 사람들이 초기에 개입이 되었을때 효과가 높다. 재난 초기부터 피해자들의 손발이 되어 피해자 편에서 도움을 주는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고 의사-환자 관계가 아닌 가까운 가족이나 이웃처럼 느껴져야 실질적인 도움을 요청하고 또 받아들일 수 있다. 재난정신지원은 재난 이후에 관련 종사자를 소집해 즉흥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재난 전에 재난 상황을 대비해서 교육과 훈련이 된 인력이 피해자의 상황에 맞게 배치되어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난 초기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심리현상은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대규모의 공황상태나 혼란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재난 초기에는 재난으로 인한 피해자들을 돕고자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재난상황에서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타인을 구조하는 구조대원의 영웅담과 어려운 현실을 꿋꿋이 이겨나가려는 피해자들의 의지 등이 언론에 부각되면 전국적으로 함께 이겨나가자는 의식이 생기고 각지에서 구호물품이나 자원봉사자가 몰려들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피해자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며 힘든 시기를 이겨나갈 수 있는 심리적인 동력이 된다. 하지만 초기에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는 수개월 내에 나빠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3]. 구조기관에 대한 원망과 비난, 효율적이지 못한 재난대응활동에 대한 비판, 재난피해의 책임문제에 대한 논의 등이 일어나면서 부정적인 기운이 팽배하게 된다. 특히 재난으로 인해 터전을 잃은 피해자들은 임시 주거에서의 변화된 생활과 불확실한 미래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여러가지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일반의 관심이 줄고 초기 재난대응팀의 철수하는 시기가 되면서 버려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재난정신지원은 초기 재난 피해자들의 사건에 대한 충격과 피해에 대한 위로와 안정이 우선 목표이며 이후로도 남아서 삶을 유지해 나가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회복력을 복원시키고 사회적 유대감과 자신감을 강화시키는 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초기에 피해자들을 접촉하는 것 만큼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다른 의료지원이 철수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재난 지역의 재난정신지원에서 지역내에서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정신건강증진센터 등의 기능을 빨리 회복시키는 것이 필요하고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면 새로운 기관(트라우마센터)을 설치에 장기적으로 재난피해자들을 추적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재난 정신지원에서 또 하나의 간과해서는 안되는 특징이 방문 지원이다. 피해자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구호소나 진료소와 달리 재난정신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은 위축되고 혼란스러운 심리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심리상태는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자포자기 하거나 혼자 고립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고 이런 경우가 사고의 위험이나 향후 후유증이 가장 클 수 있어 특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대상이다. 재난정신지원은 진료실을 개소하고 이를 알려 필요한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형태도 필요하지만 진료실을 찾을 여건이 안되는 고위험군을 직접 찾아가서 방문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신체질환들과는 달리 정신적인 외상은 사고 직후에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사회적인 인식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찾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의료체계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찰과 지원은 대형재난에서는 3년간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며 여건이 안되더라도 최소 1년간 지속되어야 한다. 또한 향후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지역의료기관과도 연계도 필요하다.

세월호 사건으로 본 우리나라의 재난심리 지원 현황

세월호 사건은 재난정신지원의 큰 전환점을 가져왔다.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유람선의 침몰로 300여 명이 사망 혹은 실종된 이 사건은 이전의 다른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사고 이후 해당 고등학교 교감선생님을 비롯하여 관련된 4명이 자살하였고 수많은 가족들과 방송을 지켜본 국민들이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 방송을 통해 이러한 부분이 자주 비춰지면서 사고 충격으로 인한 재난정신지원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었고 정신적인 외상에 대한 인식도 크게 변하게 되었다.
세월호 사건에서 재난정신지원이 더욱 문제가 된 이유는 우선 많은 피해자가 어린 학생들이었다는데에 있다. 자녀의 죽음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개별사건 중 가장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임상에서 보면 부모가 이를 극복하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 또한 사고의 원인이나 책임에 대한 문제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정신적 외상을 회복하는 과정은 그 사건이 갖는 의미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소화해 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아무런 이유없이 피해를 입었다거나 고난의 이유를 모른다면 이를 받아들이는 것 또한 어렵다. 선의를 위한 희생으로 부상당한 사람들은 심리적 충격이 크지 않은 반면에 원한 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가해를 당할 경우 정신적 후유증이 오래가게 된다. 이러한 부분에서 진상규명은 책임소재의 규명을 넘어 살아남은 사람들의 회복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재난정신지원의 관점에서 볼 때 세월호 사건에서 이전 재난과는 다른 두드러진 변화라고 한다면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자원봉사와 참여라고 할 수 있다. 워낙 규모가 크고 안타까운 사연이 많은 사건이라 안산 택시기사들을 비롯해 생업을 포기하고 돕기위해 발벗고 나선 사람들이 여러 영역에서 있었고 재난정신지원 부분에서도 놀라운 일들이 있었다. 사고 이틀만에 100명이 넘는 정신과 전문의들이 자원봉사를 신청하여 300명 이상이 직접 안산의 사고 피해자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상담을 하였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총인원 544명은 피해가 가장 심한 단원고등학교에 직접 들어가 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선생님들을 위해 재난정신지원과 교육을 담당했다[4]. 또한 체계적인 정보전달을 위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안에 재난정신건강위원회를 설립하고 이를 중심으로 대국민 보도자료, 교육, 정책자문 등을 제공하였다. 재난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국회, 정부기관, 정신과 전문의 등 재난정신지원 관련 담당자들의 요구에 맞추어 수차례의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관련 영역에서 다양한 인적교류와 정보공유를 시행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안산트라우마센터가 만들어져 안산지역의 피해자들을 위한 장기적인 지원 환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재난정신지원에 대한 준비는 아직 미비하며 여러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도 드러났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난정신지원시스템에서 가장 큰 문제 두 가지는 첫째로 재난정신지원을 책임 있게 담당할 권위 있는 기관이 없다는 것이며, 둘째로 재난정신지원을 위해 체계적으로 충분히 교육되고 훈련된 조직이 없다는 점이다.
우선 기관(컨트롤 타워)의 부재는 다른 정부부처와의 협력을 가로막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세월호 사건에서도 전라도청,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다양한 정부부처에서 전남대병원, 경북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각기 다른 경로로 재난정신지원을 요청했으나 실제로 현장의 통제는 해양경찰에서 시행하고 있어 도착한 지원인력이 피해자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이 찾기 힘든 위치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있었다. 재난 직후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고려하면 한편 이해할 수도 있으나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는 자원하여 봉사를 하는 사람이나 도움을 받는 피해자들 모두를 실망시킬 수 있다. 부실한 제도로 인해 미비하게 시행된 재난정신지원은 부정적인 평가가 동반될 수 있고 이 경우 지원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재난정신지원을 위해 훈련된 전문인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재난정신지원에 대해서는 현재 소방방제청에서 만든 '재난심리지원센터'가 전국조직으로 있기는 하나 부족한 지원으로 인해 상근인력이 없는 열악한 상태로 위탁 운영 중이며 이번 세월호 사건처럼 유람선 침몰과 같은 인재사고에 있어서는 소방방재청의 역할이 배제되면서 재난심리지원센터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 보건복지부 산하의 '정신건강증신센터'도 전국조직으로 분포되어 있으나 사례관리와 같은 기존의 업무가 과부하 상태로 있어 초기 대응보다는 지속적인 추후 관리에 더 적합한 상태이며 재난에 대한 부분은 현재 담당하고 있지 않다. 세월호에서 사고 이후 피해자들이 입원해있는 병원으로 많은 심리지원 전문가가 왔으나 이들의 자격 여부에 대해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적절하게 연결되지 못했다. 정신과 전문의, 임상심리사, 사회사업가, 종교인 등 다양한 자원봉사 지원인력이 있었으나 일회성의 검증되지 않은 접촉은 피해자들을 오히려 힘들게 할 수 있으며 정신과 전문의라고 하더라도 재난정신지원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경우 진단에 치중하거나 피해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처방으로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가져올 수 있다. 재난 피해자들은 큰 위기를 경험하는 사람들이고 다양한 상실과 결핍으로 현재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라 기존의 치료프로그램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도움을 바라면서도 자신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진단되는 것에 대해서는 심한 거부감을 갖는다. 치료자들은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점에 촛점을 맞추어 스스로의 반응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재난정신지원과 관련된 정신적 지원을 생활건강(behavioral health)으로 일본에서는 마음케어(こころのケア)라는 거부감 없는 이름으로 별도로 사용하고 있다.

개선점과 향후의 나아갈 방향

재난이 발생한 이후의 재산상의 손실, 인명의 손실 등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던 것이 이전 재난복구의 양상이라면 피해자들의 정신적인 손상과 회복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것이 현재 선진국의 추세이다. 과거의 재난은 태풍이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와 이로 인한 건물의 붕괴와 인명피해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고도로 분화한 현재에는 인재가 동반되어 충격이 가중되는 경우가 많다. 동일본 대지진을 예로 든다면 재난의 시작은 해일로 시작된 '천재'이지만 부적절한 원전관리와 초기 미숙한 대응으로 실제 피해는 방사능 유출이라는 '인재'가 더 주가 되었다. 천재보다 인재가 보다 많은 정신적인 문제를 가져오는 것으로[5] 알려져 있으며 자연재해의 경우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선정적인 방송 등으로 인재로 생각되는 부분들이 부각될 경우 국민들의 혼란과 불안이 증폭될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기운은 피해자와 구조자간의 협력을 약화시키고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구조를 위축시키며 재난 초기 극복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강한 응집력을 분산시킨다. 이러한 전체적인 부분에서의 인식의 변화와 조율은 재난정신지원의 중요한 역할이며 개별 피해자들을 추적 지원하는 것 만큼 재난회복에 있어서는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재난정신지원은 의료서비스의 일부로 위치나 역할이 제한되어서는 안되고 재난안전대책위원장을 직접 지원하며 홍보, 현장관리 책임자에게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외국에서는 현재 재난정신지원에 대한 교육, 훈련 및 연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이를 담당할 기관을 설립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재난정신지원은 각 재난사건마다 상황별로 매뉴얼이 있어 재난정신지원을 담당하는 기관이 정해져 있으며(예를 들어 비행기 조난 사건의 경우 적십자사가 초기 대응을 담당) 이들 기관은 재난 상황에서 도움을 줄 인력을 평소에 교육하고 훈련시키는 일을 담당한다. 또한 사전에 다양한 훈련을 통해 재난 상황에서 유관 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효율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전 조율을 통한 기관의 상호 신뢰와 교육, 훈련으로 준비된 인력은 재난상황에서 유기적 대응으로 불필요한 자원의 낭비와 혼란을 막고 피해자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도록 할 수 있다. 사전에 등록되어 교육받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피해자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는데 이러한 제도는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재난피해자를 이용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여 지원팀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진행되도록 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재난정신지원 인력은 대개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는데 최근에는 병원에 일정의 인센티브를 주고 병원인력을 훈련시키는 방식도 같이 활용하고 있다[6]. 이러한 지원은 가장 전문성 있는 인력을 사전에 훈련된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지만 개별의사의 환자진료의 부담이 많고 가용인력이 상당히 제한된 국내 병원의 경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고려사항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지진과 태풍이 많은 일본의 경우 재난정신지원의 필요성이 강조되어 '마음케어센터'[7]라는 이름으로 기관이 설립되어 연구, 교육, 훈련 등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심기관의 설립은 국내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재난대응에 대한 연구, 개별 재난대응에 대한 자문과 지원 노하우의 축적, 전문인력 양성 등을 담당할 상시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재난 관 련 교육자료와 평가도구 등도 공개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은 보훈처 산하에 'National Center for PTSD'라는 기관을 두고[8] 사고 이후 심리적 충격의 처치에 대한 다양한 연구, 교육 자료 등을 개방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이 보편화된 현대에 앱을 이용한 다양한 자료들을 제작 배포하여 누구나 재난 초기 나타나는 심리반응을 이해하고 치료의 필요 여부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공적인 자료에 대한 준비와 보급도 향후 재난정신지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위기와 곤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일은 의사로서 보람있는 경험이다.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서 의사의 역할은 어느 부분보다 중요하다. 이제 도입기를 지난 우리나라의 재난정신지원은 앞으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재난대응에 관련된 유관기관에 재난정신지원의 범위와 역량을 알리고 적재적소에서 개입하여 최대한의 성과를 내도록 할 수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회 내에 준비된 인력과 공감대를 만들어 내고 어떠한 재난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사전 준비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 모든 과정을 중심적으로 진행할 상설기관이 설립되어 흩어진 역량을 모으고 연구, 교육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이런 과정들이 진행되면 향후 재난에서는 피해자들이 빨리 회복하여 일상으로 복귀하고 재난 구조 시스템도 훨씬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결론

재난이 닥친 이후에 뭔가를 준비해서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많은 사전교육과 훈련이 동반되어야 하고 아직까지 그 중요성이 외국에 비해 덜 알려진 재난정신지원 분야는 더욱 그러하다. 국가 재난대응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세월호 사건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우리의 수준에 맞는 국가 재난대응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 재난정신건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준비는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재난 후 심리반응과 정신건강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포괄적인 리뷰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는 세월호사고 등 여러 사회적 재난을 경험한 바 있다. 많은 의료인의 자원봉사가 있었으나 통합적인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이 논의되었으나 아직까지는 해결할 과제가 산적하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시스템적 접근을 위한 종설로서 논문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정책적 제안을 담고 있다.
[정리: 편집위원회]

References

1. Stoddard FJ, Pandya AA, Katz CL. Disaster psychiatry: readiness, evaluation, and treatment. 1st ed. Washington, DC: American Psychiatric Pub;2011.
2.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DSM 5. 5th ed. Washington, DC: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2013.
3. Raphael B. When disaster strikes: how individuals and communities cope with catastrophe. New York: Basic Books;1986.
4. Disaster Mental Health Committee. First 100 days report after Sewol disaster. Seoul: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2014.
5. Garakani A, Hirschowitz J, Katz CL. General disaster psychiatry. Psychiatr Clin North Am. 2004; 27:39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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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Emergency preparation and planning [Internet]. Atlanta: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2014. cited 2014 Oct 25. Available from: http://emergency.cdc.gov/planning/.
7. Hyogo Institute for Traumatic Stress. About Hyogo Institute for Traumatic Stress [Internet]. Kobe: Hyogo Institute for Traumatic Stress;2004. cited 2014 Oct 25. Available from: http://www.j-hits.org/english/.
8. US Department of Veteran Affairs. National Center for PTSD [Internet]. Washington, DC: US Department of Veteran Affairs;2014. cited 2014 Oct 25. Available from: http://www.ptsd.va.gov.
TOOLS
ORCID iDs

Boung Chul Lee
https://orcid.org/http://orcid.org/0000-0002-0968-08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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