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간세포암의 가장 근치적인 치료는 암종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암종 병변과 주변의 정상 간조직을 함께 절제하는 일반적인 암수술의 원칙을 적용하여 충분한 절제를 통해 재발의 가능성을 낮춘다. 수술적 절제는 암주변 구역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간세포암의 다른 국소 치료법들에 비해 치료효과가 뛰어나다. 그러나 간경변증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간이식은 간 전체를 제거하고 새로운 건강한 간으로 대체해주기 때문에 잔존 간기능을 걱정하지 않고, 병든 간과 간세포암을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외과적 치료법이다. 그러나 간이식 후 간세포암 재발의 위험이 있고, 재발 시에는 빠르게 진행하기 때문에 재발의 위험도가 낮은 환자가 간이식의 대상이 된다.
간세포암 환자에서의 간절제술
1. 수술 전 안전성 평가
간절제술은 간경변증이 없는 절제 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에서 1차적으로 선택하는 치료법이며,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에도 잔존 간기능이 충분하다고 예상되는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최근 수술 전 검사 및 수술술기의 발전, 수술 후 환자관리의 향상으로 국내 전문기관의 간절제술 사망률은 1-3% 이하로 감소하였고 5년 생존율은 50% 이상으로 높아졌다[12].
절제술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수술 전 검사로는 간상태에 대한 질적 검사와 간절제율을 평가하는 양적 검사가 포함된다. 국내에서는 간의 기능적 예비능을 측정하는 질적 검사로 indocyanine green 15분 정체율(ICG-R15)이 주로 시행되고 있다. 양적 검사로는 computed tomographic(CT) volumetry를 이용해서 간절제 후 잔존 간 실질의 크기를 평가한다. 실제적으로는 잔존 간에 대한 질적 및 양적 평가를 통해 간절제 수술 후 간기능부전의 위험을 평가하게 된다. 대부분의 주요 전문기관에서는 이미 1,000예 이상의 간절제 경험을 축적하였기 때문에 간절제 수술 후 간기능부전은 1% 미만에서만 발생하고 있다[34].
2. 절제가능성 평가
간세포암의 절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시행되는 수술전 영상학적 검사로는 역동적 조영증강 CT 검사가 가장 기본적이며,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검사는 primovist 등 간세포-특이 조영제 개발로 그 유용성이 증가하고 있다. 간외전이 병소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수술전 필수적인 평가 사항이고, 폐 CT, 뼈 스캔 및 18F-FDG 양전자방출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CT 검사가 주로 시행된다[4567].
병기감소(downstaging)이나 수술중 조작에 따른 암세포의 전파 방지 목적으로 간절제술 전 경동맥화학색전술(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을 시행하는 것은 간절제 후 예후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다[89].
우간절제 등 대량간절제술 대량간절제술 전에 문맥색전술을 시행하여 잔존 간의 대상성 비대를 유도하면 간절제 후 간기능부전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410]. 문맥색전술을 시행하면 동맥혈의 공급이 증가하여 간세포암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경동맥화학색전술 먼저 시행하고 2-3주 후 문맥색전술을 시행한다[1112]. 매주 간CT를 촬영하여 간 재생 정도를 파악하고 대개 문맥색전술 2-4주 후에 간절제술을 시행한다. 문맥색전술에 반응해서 간재생이 일어나는 자체가 간의 기능적 예비능을 반영하기 때문에, 문맥색전술 후에도 간재생 정도가 미미한 경우에는 간절제 수술의 위험도가 높다고 판정하게 된다. 문맥색전술 후 간재생을 촉진할 목적으로 추가적인 간정맥색전술을 시행하기도 한다[13].
3. 간절제 수술 및 범위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에는 정상 내지 만성간염 간에 비해 간절제 시 출혈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선택적 간혈류차단술, 낮은 중심정맥압 유지, 수술 전 계획에 따른 정교한 간실질절리 및 간절리면 지혈 도포 약제의 개발 등을 통해 최근 간절제술 시의 수혈률은 10% 이하로 감소하였다[14]. 수혈은 항암 면역기전을 저하시키고 간절제 후 간세포암 재발을 증가시키는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수술 중 출혈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15].
해부학적 구조에 따른 계통적 절제가 종양병리학적 관점에서는 절제연을 확보하고 미세전이를 제거하여 재발을 줄이는 이론적인 장점이 있어 권장되고 있지만, 재발률과 재발 양상이 비계통적 절제술과 비교해 장점이 분명하게 입증되지 않았으며, 계통적 절제가 대개 간절제 범위가 더 넓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따른 적합한 수술법을 개인별로 적용하고 있다[161718]. 절제연에 암세포 침범이 남아있지 않게 수술하는 것은 장기 예후에 중요하고, 1 cm 이상의 절제연을 확보하는 것이 국소 재발을 줄인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간세포암이 주요 혈관에 인접한 경우 환자안전을 위해 혈관의 동반 절제보다는 종양 피막을 벗겨내는 방법 등도 드물지 않게 시도된다[19].
4. 복강경 및 로봇 간절제
최근 최소침습치료로서 복강경 간절제술이 자주 시행되어 현재 전국 누적 증례수가 1,000예 이상이 되었다[26]. 수술의 안전성과 외과 종양학적 측면에서 개복술과 거의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2728]. 그러나 수술 도중 출혈이나 의인성 손상의 위험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적응 대상의 선정에 아직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복강경 간절제술은 다른 위장관의 수술 시와 달리 절제된 간 실질을 그대로 체외로 빼내기 위해 상당한 길이의 복부 절개창을 내어야 하기때문에 최소침습치료로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좌간절제술의 경우 상복부 정중절개 만으로도 대부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 종양학적 측면 및 비용을 모두 고려하면 복강경 간절제술이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수술 방법의 결정은 병변의 위치와 크기, 간절제의 범위 뿐 아니라 과거 수술력, 동반 질환 여부 등 환자의 상태를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내려지게 된다.
5. 간절제 후 예후
간절제 후 간세포암의 재발률은 병기와 간실질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5년 재발률은 58-81% 정도로 보고되고 있고, 이들 중 80-95%가 간 내에서 재발된다[13132]. 수술 후 재발에 관련된 TNM (tumor-node-metastasis) 병기 등 여러 위험인자가 보고되었는데, 그 중 조직병리학적 미세혈관 침범(microvascular invasion)과 위성 결절(satellite nodule)이 존재하는 경우 간절제 후 재발이 많다. 최근 분자생화학적기법의 발전을 통해 간세포암의 예후인자를 찾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고, 이미 국내에서도 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gene signature에 대한 검사방법이 상용화되었다[33].
6. 간절제 후 추적검사
간절제 후의 추적검사도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경우와 유사하다[1]. 혈청 alpha-fetoprotein (AFP) 측정은 간세포암 수술 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종양표지자검사이고, 혈청 protein-induced by vitamin K absence or antagonist-II(PIVKA-II)도 수술 전 의미 있는 증가가 있었다면 재발 추적을 위한 유익한 표지자이다. 간 절제술 후 재발의 조기 발견을 위해 2-3달 간격으로 종양표지자검사 및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 부하가 간세포암 재발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를 병행한다.
수술 전 후의 보조요법에 대해서는 최근 많은 임상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나 현재까지 확실히 효능이 검증된 보조요법은 없다[1]. 문맥혈전이 있거나 큰 크기의 암종 등 수술 후 조기 재발의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수술 후 1개월 경과 시 예방 및 진단 목적으로의 경동맥화학주입술(transarterial chemoinfusion)을 시행하기도 하는데, 그 효과는 아직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간세포암 환자에서의 간이식
1. 간세포암 환자의 간이식 대상 선별기준
간이식은 간세포암을 포함한 병든 간을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간을 이식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재발 시에는 대개 조기에 재발하고 일단 재발하면 매우 빠르게 진행하기 때문에 재발 위험이 낮은 환자를 신중하게 이식대상으로 선정하여야 한다.
이탈리아의 밀란그룹은 이식 전 영상검사에서 간 외 전이와 혈관침습이 없고, 단일결절인 경우 5 cm 이하, 다발성인 경우 결절이 3개 이하이면서 각 결절이 3 cm 이하인 간세포암 환자에서 간이식 후 4년 생존율 75%, 무병 생존율 83%라는 우수한 성적을 발표하여 간세포암 환자에서의 간이식 기준을 제시하였다[34]. 이후 소위 밀란척도라 알려진 이 기준은 여러 나라에서 간세포암의 간이식 기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 그룹은 단일 종양인 경우 6.5 cm 이하, 다발성인 경우 3개 이하에서 최장 직경이 4.5 cm 미만이면서 각 직경의 합이 8 cm 미만인 환자군에서 5년 생존율이 75%에 이른다고 보고하였다[35]. 이후 여러 간이식센터에서 나름대로의 확대된 간이식 기준을 발표하였고, 거의 대부분 밀란 척도와 유사한 재발률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군에서 70-80%의 환자는 밀란척도에 포함되기 때문에 간이식 기준의 확대된 영역의 의미가 적절하게 평가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앞서의 밀란과 UCSF 척도는 뇌사자 전간 이식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러한 기준이 사용되는 주된 이유는 제한된 뇌사자 공여 간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최적의 이익을 얻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에, 간이식 후 좋은 성적을 보일 수 있는 일부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는 혜택을 못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생체간이식 시에는 공여자와 수혜자의 1:1 관계를 통한 특수성이 있어서 이식센터 별로 좀더 확대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통일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생체간이식 시에는 간세포암으로 간이식 후 5년 생존율 50% 이상을 근치적 치료의 최소 기준선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간이식이 필요한 간세포암 환자에서 대부분의 기저 질환이 만성B형간염이기 때문에 구미와는 양상이 상당히 다르다. 특히 간세포암 환자에서는 간이식기증자가 대부분 수혜자의 가족인 생체간이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여건을 고려하면, 외국 기준을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어 실제 밀란척도보다 확대된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가 드물지않고 또한 양호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36].
2. 간세포암에 대한 이식 전 검사
이식 전 간세포암 환자에서는 간이식을 위한 일반적인 전신검사 외에 간세포암의 병기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를 포함한다. 간 자체에 대한 영상검사는 역동적 조영증강 CT 혹은 MRI를 시행하며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영증강 뇌, 폐 및 골반 CT와 뼈스캔을 시행한다. 18F-FDG PET-CT는 종양 전이 여부를 판단하는 일반적 선별 목적 외에도 간세포암의 생물학적 특성을 판단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혈액검사로는 종양표지자인 혈청 AFP와 PIVKA II 등을 시행한다.
간이식 전 간세포암이 진단되지 않았지만 절제된 병든 간에서 간세포암이 약 5%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간세포암이 의심되지 않는 경우라도 간세포암에 준하는 선별검사가 시행된다. 최근 영상진단의 발달로 간세포암의 진단적 감수성은 매우 높아졌고, 이러한 선별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암종은 이식 후 재발의 위험이 매우 낮다[37].
간이식 대기 중 종양이 진행하여 간이식을 못하게 되는 이탈률은 6개월에 15%, 1년에 25%이다[38]. 종양의 진행을 막아서 이탈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경동맥화학색전술, 고주파 열치료술 등의 국소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밀란 또는 UCSF 척도에서 벗어나는 경우 경동맥화학색전술 등 시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이식 전 병기감소를 시도할 수 있다. 생체간이식이 주로 시행되는 국내에서는 기다린다고 해서 공여자가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기감소 목적이 아닌 근치적 치료 목적의 국소치료가 주로 시행되고 있다. 간세포암을 치료하다가 더 이상 치료반응이 없거나 간기능이 급속하게 나빠지는 경우 간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3. 생체간이식
최근 국내에서 뇌사자 장기기증이 인구 백만 명당 8명 선으로 상당히 높아졌지만, 아직도 절대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특히 뇌사자 간이식은 60-70%가 응급 대기자에 우선적 으로 할당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신상태가 양호한 간세포암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뇌사자 장기를 할당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39]. 따라서 국내에서는 간세포암 환자들에 대해서는 생체간이식이 주가 된다.
최근 성인 생체간이식 수혜자의 절반 정도가 수술 전 간세포암으로 진단될 정도로 간이식이 간세포암의 궁극적 치료로 정착되고 있다. 간이식후 간세포암이 재발하면 재발 후 정중생존기간이 8-12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게 악화되는 경과를 보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이식 후 재발 위험이 낮을 환자를 객관적 기준으로 선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뇌사자 간이식에서는 장기의 공정한 분배라는 특성상 장기 생존이 목표이지만, 생체간이식 시에는 조기재발 방지가 일차적인 목표가 된다.
생체간이식 후 5년 생존율은 밀란척도를 충족하는 경우에는 76-80%, 밀란척도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45-60%로, 뇌사자간이식 때와 비슷한 생존율을 보인다[1]. 따라서 생체간이식에서도 뇌사자간이식 자료에 근거한 간세포암 환자 선정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밀란척도를 넘는 경우에도 생체간이식은 수혜자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공여자가 간을 기증하는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재발 위험을 감수하고 이식을 시행하기도 한다.
가족 중 공여자를 찾지 못하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혈액형 부적합이다. 최근 B형임파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rituximab을 주입하고 또한 이미 만들어진 항체를 제거하는 혈장교환술을 시행하여 ABO혈액형 부적합의 벽을 넘고 있고, 국내에서의 단기 이식 성적은 ABO혈액형 적합 시와 비슷한 양호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40].
한국에서 생체간이식이 흔히 시행되는 수술로 자리를 잡았지만,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건강 공여자의 안전이다. 세계적으로 적지 않은 수의 주요 간이식센터에서 공여자 사망 또는 주요 합병증을 보고하였기 때문에, 건강공여자를 선별하고, 적절한 간절제 범위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또한 안전한 수술이 되도록 하는 지침에 대해 대다수의 생체간이식센터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이다. 생체간이식 기증자의 기증 후 수술 합병증 발생률은 8-78%로 다양하게 보고되었다[4142]. 합병증 중에서도 중증 합병증 발생률은 경험이 축적된 간이식센터에서는 대개 1-3%로 낮기는 하지만, 동아시아에서도 지금까지 적어도 3명의 건강공여자가 기증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사망하였다. 따라서 건강공여자 선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공여자를 선정하고, 적절한 간구득 범위를 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4. 구제간이식
간세포암에 대해 일차적으로 간절제가 선행된 환자에서 종양의 재발이나 간기능 저하로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는데 이를 구제간이식(salvage liver transplantation)이라 한다. 간세포암으로 간절제 후 재발한 환자 중 밀란척도 내에서 재발한 경우 근치적 치료목적으로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구제간이식과 연관된 수술 합병증은 보고에 따라 다르지만 소규모 간절제가 시행된 경우에는 일차간이식 시와 비슷하다. 특히 경험이 축적된 주요 간이식센터에서의 성적은 주요간절제 후에도 합병증 빈도가 낮다[43]. 적절히 선별된 환자군에서는 간이식후 종양 재발률도 일차 간이식과 비슷하다. 따라서 구제간이식 결정 시에도 대상 선정기준은 일차간이식 시와 유사하다. 간절제 후 재발까지의 시간과 구제간이식후 생존기간을 합하면 치료 후 생존기간이 된다.
5. 간이식 후 간세포암의 재발 및 연관 인자
밀란척도에 적합한 경우 간이식 후 간세포암의 재발은 5년에 10-20% 정도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50% 이상으로 높다[1]. 이식 후 간세포암 재발은 첫 1년 이내에 주로 발생하고, 거의 대부분 3년 이내에 발생한다. 밀란척도를 벗어나는 경우에는 10년 경과한 이후에도 드물게 재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재발 장소로는 간 외 전이가 가장 많고, 간 외 및 간 내 동시 재발 및 간내 재발의 순서로 발생한다. 간 외 전이 장소로는 폐와 뼈가 흔하고, 그 외에 주위 림프절, 부신, 뇌 등 체내 모든 곳으로 전이된다.
아직까지는 간세포암에서 간이식 후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발견된 재발암의 위치에 따라 간동맥색전술, 방사선치료, 화학요법 등 시도 가능한 모든 치료법이 시도되고, 경우에 따라 폐, 부신, 간 등의 외과적 절제도 시행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 시에도 재발 후 정중 생존기간은 1년 부근이다. 대개 빠른 진행을 보이기 때문에 장기 생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최근에는 3년 이상 생존한 경우도 드물지 않게 관찰된다. 다발성 전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표적치료제인 sorafenib를 우선적으로 시도하고, 환자가 부작용을 견딜 수 있고 어느 정도의 치료효과가 있으면 계속 투여한다[44]. 한편, 재발암이 조기에 발견된 경우에는 가용한 여러 치료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 간이식 후 재발 간세포암의 치료 시 장기생존은 기대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생명연장은 가능하기 때문에 발견 당시부터 적극적인 병합요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간세포암의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는 혈관침범 여부, 크기 및 개수, 종양의 분화도, 혈청 AFP 및 PIVKA-II, 18F-FDG PET-CT의 간세포암 양성 여부 등이 있다. 이들 중 가장 강력한 예측 인자는 종양의 육안적 또는 현미경적 혈관침범인데, 종양의 크기, 개수가 증가하거나 분화도가 나쁠수록 혈관침범 빈도가 증가한다[1].
6. 간이식 후 면역억제요법 및 항바이러스요법
간세포암 환자의 이식 후 면역억제제에 대해 아직까지는 정립된 기준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calcineurine inhibitor(tacrolimus, cyclosporine)를 기본으로 하는 면역억제제가 사용된다. 간이식 후 간세포암의 재발과 급속 진행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는 면역억제제의 사용에 따른 수혜자 면역능의 저하인데, 너무 낮은 면역억제 수준은 거부반응을 유발하여 스테로이드 충격요법을 필요로 할 수 있어 도리어 불리할 수 있다.
최근 sirolimus가 항증식 효과를 가져 간세포암의 재발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나 아직은 근거가 부족하다[45]. 국내에서는 간이식후 sirolimus가 아직 보험급여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약제 자체의 부작용도 적지 않기 때문에 광범위한 사용에는 제한이 있다. 따라서 대개 간세포암이 재발한 경우에 sirolimus를 선별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또한 간세포암 재발 시 기저 질환인 B형간염이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강력한 항바이러스요법이 필요하다[46].
결 론
간절제술과 간이식은 간세포암 병변을 외과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근치적 치료법이 된다. 간절제술은 간경변증이 진행하여 간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시행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간이식은 공여자가 있어야 하는 전제 조건이 있고, 이식 후 간세포암의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저위험군 환자에 대해서 선별적으로 시행된다. 간세포암 환자에 있어서 간절제술과 간이식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간절제 후 재발 시 구제간이식이 시행될 수 있다. 간절제술과 간이식은 다른 국소 치료법과 더불어 간세포암에 대한 다학제적 치료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간세포암의 진단, 치료, 간이식에 대한 최근의 발전과 국내 현황에 대해 필자의 오랜 외과적 경험을 바탕으로 잘 기술되어 있다. 간세포암의 치료에 있어 환자 상황에 맞는 적절한 시기와 치료법 선택이 중요함을 강조했으며 간세포암의 수술적 치료에서는 간절제술의 최근 역할, 복강경, 로봇을 이용한 간절제술에 대해 잘 설명되었다. B형 간염이 대부분의 원인이므로 간절제술, 간이식 후에 항바이러스 치료의 병행이 필요한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기술하였다. 또한 생체 간이식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 국내에서는 밀란척도를 넘는 간암에 대한 간이식이 확대 시행되고 있어 신중하게 이식대상을 정해야함을 강조하였고 간절제술과의 상호보완 관계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본 종설은 간암이 주요 암질환인 국내의 여건상 시기적절하며 간절제술과 이식에 대한 최신 진단, 외과적 치료의 이해를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