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Stem cell therapy has been taken as a highly promising area of future medicine due to its potential for providing new therapeutic modalities for debilitating, incurable diseases. In addition, stem cell therapy holds promise for its great industrial value due to the rapid growth of the market size. Recently, various types of stem cells such a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are being developed based on the conceptual revolution with regard to cell fate decisions. However, so far, most stem cell therapies have been performed using tissue-specific adult stem cells. Nevertheless, except for a few cases of stem cells such as hematopoietic stem cells that can regenerate hematopoietic tissue, a large proportion of stem cells, especially mesenchymal stromal cells, primarily work through paracrine functioning. The short life span of the injected stem cells and their paracrine mode of action pose a limitation to the maximum therapeutic efficacy that can be achieved from the current stem cell therapy model, warranting further research and development to enhance their efficacy. Despite the fact that stem cell therapies largely remain in the research stage, the public has expectations of rapid results and even fanaticism, leading to unauthorized stem cell practices and medical tourism. Moreover, the temptation to expedite the industrialization of stem cell therapeutics by simplifying the authorization process could increase the risk of endangering the rights of patients. Thus, stem cell therapy can become a 'hope' when society can overcome the stem cell 'hype'.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이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욕구는 끊임없이 추구되어 왔다. 현대의학에 들어와서도 여러 첨단과학이 발전한 양상 가운데 대표적인 성과 중 하나가 줄기세포의 발견이다. 줄기세포는 질병으로 손상되거나 퇴화된 조직을 새로이 재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인해 미래의학의 핵심적 요체로 꼽힌다. 더구나 의료가 주요 신산업으로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줄기세포에 의한 세포치료와 재생의학은 새로운 경제적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신산업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기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과 비전에 대한 실체적 이해를 위해 그 과학적 가능성과 현황을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최근 의료계 각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서의 줄기세포에 대한 현실적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의료의 현장에서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도 줄기세포에 관련된 희망적 요소와 극복해야 할 문제들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손상된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줄기세포는 몸 안에 들어가서 필요한 세포 및 조직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하여, 과거 약물이나 수술에 주로 의존하던 치료의 패러다임에 '재생(regeneration)'이란 새로운 형태의 치료모델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줄기세포는 단지 치료적 측면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고 생명현상과 세포의 본질을 이해하는 패러다임 역시 바꾸고 있다. 즉, 과거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 몸의 모든 장기에서 재생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과 우리 몸의 곳곳에 이러한 재생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세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세포들을 내인적 줄기세포(endogeneous stem cell)라 하는데, 이들의 기능에 이상이 생길 경우 regeneration-degeneration의 균형이 깨져 퇴행성 질환 또는 종양질환과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많은 부분에서의 질환을 이제는 ‘stem cell disorder’로서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개념적 틀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발견은 이러한 줄기세포의 특성은 일정한 신호조건을 갖추면 역동적으로 획득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 이 개념을 토대로 2012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유도 역분화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 즉 일반 체세포를 미분화 상태로 역분화시켜 전분화능을 갖게 한 새로운 줄기세포가 탄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iPS의 성공으로 인해 이제는 배아줄기세포와 동일한 수준의 전분화능을 가지는 줄기세포를 환자 자신의 세포로부터 직접 만들어 낼 수 있는 맞춤형 줄기세포가 탄생할 수 있게 되었다. 줄기세포를 자신의 유전자와 동일하게 하기 위해서 과거엔 난자에 체세포 핵을 치환하는 이른바 '배아복제'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럴 필요도 없이 손쉽게 역분화를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임팩트로 인하여 줄기세포 연구는 과학적, 의학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도 커다란 변화를 유도하면서 세계 각국이 줄기세포 분야의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하여 국가적 역량을 기울이며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줄기세포가 연구의 측면에서 새로운 발전을 계속하고 있는 것과 함께 또 다른 축의 변화는 이들을 실제 의학적 치료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현격히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시도들은 특히, 배아줄기세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생각되고 있는 성체줄기세포들을 대상으로 집중되었고, 거의 모든 종류의 난치병에 대해 줄기세포를 통해 치료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현재 clinicaltrial.gov 등에 등록된 임상시험 건수가 500건이 넘는다). 성체줄기세포들 중에는 조혈줄기세포처럼 이미 백혈병 치료 등에서 활발히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세포들도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산업계에서 개발하고 있는 줄기세포는 골수, 제대혈, 지방조직 등에서 얻어지는, 바닥에 부착되어 증식하는 세포들인 중간엽기질세포(mesenchymal stromal cell)들에 해당한다.
중간엽 기질세포들은 비교적 배양하기가 쉽고, 많은 양의 세포를 증식시킬 수 있으며, 이들은 연골, 뼈, 근육과 같은 중배엽성 조직의 세포로 주로 분화할 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신경세포를 포함한 다양한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다고 하여 한때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중간엽 기질세포의 세포 치료효과에 대해 주된 기능은 손상받은 조직의 재생을 위한 '미세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이 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조혈줄기세포처럼 실제로 골수의 주요 성분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고, 대신 손상받은 부위에서 생물활성 물질을 분비하는, 이른바 paracrine 효과가 주된 기능임이 밝혀지고 있으며, 이들은 세포사멸을 줄이거나, 염증을 억제하고 신생혈관을 촉진하며 내인성 줄기세포의 증식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중간엽 기질세포를 이용하여 다양한 질환에 대한 세포치료 임상시험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한국에서는 2012년도 기준으로 약 16종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세포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임상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줄기세포 임상시험에서 실제로 현재 얻어지고 있는 세포치료가 얼마나 되는 것인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각 질환과 세포치료제의 적응증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으나, 최근의 임상시험 결과들과 그 효과를 검증하는 메타분석의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보다 객관적인 판정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적어도 현재까지의 대표적 사례를 살펴보면, 중간엽 기질세포의 세포치료 효과를 철저한 이중맹검(double blind test)을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해 보면 그 효과가 marginal한 상황이어서 그 치료적 유효성(therapeutic efficacy)이 10% 이내의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현재로서는 보다 안전하고 치료효율이 높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줄기세포 치료가 이러한 과도기적 개발단계에 있음에도 우리사회에서는 줄기세포의 효과를 과신한 나머지 줄기세포에 대한 열풍이 불어 이에 대한 후유증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거쳐야 할 안전성이나 치료효과에 대한 객관적 검증도, 제도적 승인절차도 거치지 않은 줄기세포를 해외에 나가서 불법 시술하는 사례들로 인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환자들의 인명 피해사례도 발생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이러한 원정치료(medical tourism)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는 와중에도 줄기세포 열풍은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과 일부 산업계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일부 정치권에서는 국제적 기준을 벗어나 가면서까지 한국의 줄기세포 치료제 허가절차를 손쉽게 하려는 제도적 변화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과 치료효과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통해 국민의 재산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에 반하는 것이어서, 자칫 산업적 효율성을 위해 환자의 인권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음이 지적되어 왔다.
결국, 줄기세포에 관련된 여러 형태의 열풍들은 줄기세포가 현재 완성된 치료제라고 보기보다는 연구개발과정 중에 있는 상태임을 인식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기에, 지금 현재 줄기세포는 '시술'이 아닌 '시험'단계에 있다는 것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환자에 대
한 임상시험 때 준수해야할 국제적 가이드라인에서도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현재의 임상시험에서는 효과가 확증된 어떠한 것도 없음을 명확히 알려주는 것을 의무화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어떠한 금전적 지불도 요구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으며, 이것은 아직 확증되지 않은 신약에 노출되고 있는 난치병 환자에 대한 기본적 인권차원의 배려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에서 줄기세포와 관련되어 겪었던 많은 사회적 진통들은 실은 줄기세포에 관련된 학문적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겪은 혼란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진통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가 새로운 미래의학으로서, 또 신산업 성장 동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재 미국, 일본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에서 줄기세포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국가적 힘을 집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미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적 노력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줄기세포에 대해 과학적 연구발전을 지속한다면 보다 안전하고 치료효과가 증진된 세포치료제의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고, 이는 보다 객관적인 치료효과의 입증을 통하여 국가적 인증과 상업화를 통한 실용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방식으로 설계된 임상시험에 의해 증명된 효과야말로, 국민에게 제시할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이며,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당당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줄기세포에 대한 열풍을 차분한 과학적 노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이다. 더불어 줄기세포 열풍을 밑받침 하는 요인들 중에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건강에 대한 지나친 불안도 기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기에 사회문화적 측면의 접근도 필요할 것이다. 결국, 줄기세포에 대한 과장된 광고와 기대로 얼룩진 허상(hype)을 극복하고 합리적인 과학발전을 통해 재생의학의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줄기세포의 희망(hope)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