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List > J Korean Med Assoc > v.56(9) > 1042737

홍 and Hong: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

Abstract

The number of healthcare professionals (HCPs) abusing propofol has been steadily growing, while recreational use of propofol among the general public has become a social concern. Propofol was once believed to be unsuited for the purpose of abuse because it wears off too quickly and induces unconsciousness more frequently than euphoria. However, studies have demonstrated the abuse potential of propofol. Animal studies have shown that propofol increases dopamine levels in the mesolimbic dopamine system, which is a putative mechanism of addiction for most addictive drugs. Behavior studies, not only with animals but also with human beings, have demonstrated that administration of propofol induces conditioned rewards and reinforcement. Although the incidence of propofol abuse among HCPs seems to be lower than that of abuse of common addictive substances, multiple articles and case reports have documented cases. Easy access to the drug is closely associated with its abuse among HCPs. In addition, the pharmacologic properties of propofol, specifically its short onset and offset, is one of reasons HCPs start to abuse this drug without any serious consideration and makes propofol abuse difficult to detect. To reduce propofol abuse among HCPs, we should develop a strict pharmacy control system for limiting access to propofol. Adopting 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system for controlled drugs could be an effective option. However, substance dependent HCPs are quite resourceful even in obtaining controlled drugs. Therefore, a multilateral approach to stem the rising tide of propofol abuse among HCPs is needed: a combination of preventative education, early identification and intervention, aggressive treatment, and consistent rehabilitation.

서론

최근 프로포폴(propofol) 남용으로 법정 공방 중인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일반인의 프로포폴 남용이 커다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2009년 프로포폴 남용으로 사망한 마이클잭슨 사건 이후 국내 언론 및 일반인들은 의료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에 의한 프로포폴 남용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고, 이후 프로포폴 남용 사건, 사고가 연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며 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11년 2월 세계 최초로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지정하였다.
하지만 프로포폴은 이 약이 개발되어 상용된 직후부터 의료종사자의 남용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어 왔다. 1992년 프로포폴 자가투여로 인해 의식불명인 채로 발견된 마취과의사의 사례가 첫 프로포폴 중독 사례로서 학계에 보고된 이후에 1992년부터 2009년까지 학술지에 보고된 프로포폴 남용 사례는 총 45건이었으며 이중 40건(89%)이 의료종사자의 사례였고 프로포폴 남용에 의한 사망 18건 가운데 15건(83%)이 의료종사자의 사망이었다[12].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부터 주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이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일반인의 프로포폴 남용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최근에도 피부과 여의사가 자택에서 피로회복용으로 프로포폴을 자가투약하다 사망한 사건, 성형외과 의사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프로포폴에 중독되어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건, 외과의원에서 일하던 간호사가 프로포폴 등의 마취제를 60여 차례 투약해온 혐의로 입건된 사건 등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 사건이 연이어 신문 지상을 장식하였다.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례 중 프로포폴과 관련되어 사망한 36례를 분석한 결과, 16례는 의료시술 중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이었고 나머지 20례가 자살이나 자가투여에 의한 사망이었는데 이 중 15례(75%)는 의사, 간호사 등 프로포폴을 접하기 쉬운 의료종사자의 사례였다[3].
이상으로 볼 때 최근 들어 일반인의 프로포폴 남용 사례가 사회적인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없다. 2010년보다 2011년 적발된 전체 마약사범의 수는 6.9% 감소하였으나 의사 마약사범은 64%나 증가하였다는 경찰청의 통계 발표는 간접적으로 이 추정을 뒷받침해 준다[4].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은 일반인 프로포폴 남용보다 훨씬 사회적으로 노출되기 힘들어 언론에 보도되거나 학계에 보고된 사건이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추정되고, 또한 이들의 국민 보건의료에 대한 책임을 고려할 때 사회적인 해악은 지대하다 하겠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우선 프로포폴의 약리학적 특성과 중독의 기전을 알아보고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 실태를 살펴본 후 의료종사자들이 프로포폴 남용에 취약한 이유를 고찰하여 보고 남용 방지 대책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프로포폴의 약리학적 특성과 중독기전

프로포폴(2,6-diisopropylphenol)은 구조적으로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barbiturate 등 흔히 쓰이는 다른 정맥마취제와 유사한 점은 없지만 이들 마취제들이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type A γ-aminobutyric acid (GABAA) 수용체에 주로 작용하여 임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Figure 1) [56]. GABAA 수용체는 가운데에 chloride channel을 가지는 pentamer 구조인데 프로포폴은 이 중 베타소단위(β-subunit)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프로포폴은 또한 GABAA 수용체와 유사한 구조의 glycine 수용체에 작용하여 억제성 신경전달을 매개하고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glutamate의 N-methyl-D-aspartate 수용체에 작용하여 활성을 억제한다[6]. 프로포폴은 큰 분포용적과 분포반감기로 인해 효과 발현이 1-2분, 지속시간은 2-8분으로 매우 짧다[8]. 일 회 주입 혹은 저용량의 지속 주입으로 사용될 때 각성(emergence)은 재분포(redistribution)에 의해 일어나며, 짧은 상황민감성반감기(context-sensitive half-time)로 인해 회복이 빠르다. 프로포폴의 가장 흔하고도 치명적인 부작용은 호흡억제인데 마취 유도 용량에서 프로포폴은 25-30% 환자에서 무호흡을 유발하고 심하면 무호흡이 30초 이상 계속될 수도 있다[9]. 지속 주입 시에도 일 회 호흡량과 호흡수를 감소시키며 이산화탄소 증가나 저산소증에 대한 반응을 둔화시킨다. 또한 마취 유도 용량을 투여하였을 때 혈관확장을 일으켜서 저혈압을 유발하지만 심박동수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일반적으로 중독을 유발하는 약물들은 중변연계 도파민 시스템(mesolimbic dopamine system)에 영향을 미쳐 보상체계(rewarding system)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약물은 다양한 기전을 통해 중변연계 도파민 시스템에서 도파민 뉴런(dopamine neuron)의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편양제제(opioid), 코카인(cocaine), barbiturate, 벤조디아제핀 등은 GABA 수용체에 작용하여 도파민 뉴런에 대한 억제성 조절을 감소시켜 도파민 뉴런의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킨다[10].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프로포폴 또한 중변연계 도파민 시스템에 작용하여 중독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물실험에서 프로포폴은 쥐에게 마취 역하(subanesthetic) 용량 및 마취(anesthetic) 용량으로 투여되었을 때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에서 세포 외 도파민 농도를 증가시켰다[11]. 다른 생체 외 실험에서 프로포폴은 임상용량 이상으로 투여되었을 때 시냅스전(presynaptic) 도파민 흡수를 방해하였다[12]. 그러므로 고용량의 프로포폴 투여가 도파민 재흡수를 방해함으로써 중격의지핵에서 도파민의 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Conditioned place preference (CPP)는 동물모델에서 조건부 보상을 평가하기 위해 널리 쓰이는 방법인데 실험동물을 약물이 공급되는 공간과 위약이 공급되는 구분된 공간에 각각 일정 시간 머물게 하고 이후 공간의 구분을 없앴을 때 실험동물이 약물이 공급된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CPP가 유도된 것으로 본다[13]. 프로포폴은 이러한 동물 행동실험에서 마취 역하 용량(subanesthetic dose)을 쥐에게 주었을 때와 마취로부터 회복될 때 CPP를 유도하여 프로포폴 자극이 보상효과를 나타냄을 보여 주었다[1415]. 강화(reinforcement)는 보상보다 넒은 의미로 어떤 자극(reinforcer)이 특정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약물에 대한 자가투여로 평가될 수 있다[16]. 쥐와 개코원숭이(baboon)를 이용한 실험에서 프로포폴 자가투여는 다른 약제의 선투여 없이도 일어나 프로포폴의 강화작용을 시사하였다[1617].
프로포폴의 보상작용은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되었다. Discretetrial choice procedure는 남용 약물의 보상능을 평가하는데 이용되는 것으로 이를 이용한 임상시험에서 12명의 건강한 자원자들을 두 군으로 나누어 0.6 mg/kg의 프로포폴 혹은 soy-based lipid emulsion을 두 차례씩 투여하였다[18]. 다음으로 자원자들에게 투여받고 싶은 약제를 선택하도록 하였는데 50%의 자원자들이 프로포폴을 선택하였다. 이는 프로포폴이 인간에서도 보상작용을 나타냄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프로포폴은 짧은 반감기, 좁은 안전역, 그리고 도취감보다는 무의식의 빈도가 높은 이유로 인하여 다른 마약제와 달리 남용 약물로서 한계가 있다고 간주되었다. 그러나 건강한 자원자들에게 프로포폴을 마취 역하로 투여하고 감정의 변화를 관찰한 임상시험에서 자원자들은 어지러우면서도 고조되는 기분을 느끼고 멍한 느낌이 든다고 하였다[13]. 임상시험에 따라 20%에서 60%의 대상자가 프로포폴 투여 후 꿈을 꾸었다고 대답하였고 40%의 대상자가 각성 후 꿈이 기분 좋았다고 대답하였으며 성적인 환상 및 탈 억제감을 느꼈다는 보고도 있다. 금단현상의 유무에 대해선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고 신체적 의존보다는 정신적 의존이 남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물내성은 청소율의 증가와 약제 효과에 대한 감수성의 변화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보여진다[2].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 실태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의 보고에 의하면 2011년 전체 미국 인구의 8.7%인 2,250만 명이 불법적인 약물(illicit drug)이나 처방받은 정신치료약물(phychotherapeutic) 남용에 노출되어 있다[19]. 의료종사자의 약물남용에 대해 체계적이고 대규모적인 통계조사나 연구가 되어있는 것은 거의 없지만 소규모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의사의 경우 6%에서 8%가 약물남용에 노출되어 있고 알코올 남용까지 포함한다면 14% 정도로 일반인의 약물남용 통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20]. 하지만 아편양제제나 벤조디아제핀 등 의료인이 취득이 용이한 약물의 단순 복용까지 포함한다면 이 수치는 일반인의 다섯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도 있다[21]. 의료종사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아편양제제와 벤조디아제핀을 더 많이 남용하고 마리화나(marijuana)나 코카인 같은 불법 약물은 더 적게 남용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전자의 약물이 의료종사자에게 친숙하고 병원이나 의원에서 쉽게 취득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20]. 2005년 발표된 프랑스 마취과의사들의 약물남용에 관한 전국적인 조사에서(담배 제외) 약물남용 유병률은 10.9%였고 그 중 알코올이 59%, 항불안제 및 수면제 41%, 마리화나 6.3%, 아편제 5.5%, 코카인과 암페타민(amphetamine) 1.9%, 케타민(ketamine) 및 프로포폴을 비롯한 마취제가 1.9%를 차지하였다[22].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 유병률이 대규모로 조사된 바는 없지만 현재까지의 문헌으로 볼 때 프로포폴의 남용 유병률은 다른 중독약물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보인다[2223].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당일 수술의 마취나 내시경검사, 미용시술 등을 위한 시술진정(procedural sedation)에 프로포폴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고 프로포폴 남용 관련 보도의 증가세로 볼 때 남용 유병률도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2324].
첫 프로포폴 남용 사례는 1992년에 보고되었는데 프로포폴 투여 이전 마리화나, 코카인 등의 마약을 남용한 경험이 있는 30대 초반의 남성 마취과의사의 사례였다[1]. 이 마취과의사는 하루 10회에서 15회까지 프로포폴을 자가투여하였는데 프로포폴을 선택한 이유는 의사용 탁상편람(physician's desk reference)에서 중독에 대해 알려진 보고가 없었고 프로포폴이 통제 약물이 아니어서 쉽게 구할 수 있었으며 약효가 단시간에 사라져 약물 남용 사실이 눈에 쉽게 띄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992년부터 2009년까지 나온 프로포폴 남용 관련 문헌을 분석해본 결과 총 45건의 프로포폴 남용 사례에서 89%는 의료종사자의 사례였고 사망 18건 중 83%가 의료종사자의 사망이었다[2]. 미국의 126개 마취과 수련병원에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프로포폴 남용 빈도를 알아본 연구 결과 18%의 병원에서 10년간 프로포폴 남용 사건이 1번 이상 있었고 10년 남용 유병률 0.1%로서 과거 10년 유병률보다 5배나 증가하였다[23]. 최근 보고에 의하면 미국에서 마취 업무를 담당하는 의사, 간호사 중 3%가 프로포폴을 남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25]. 국내 보고로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례 중 프로포폴 사용과 관련되어 사망한 것으로 진단 감정된 36례를 분석한 연구에서 16례는 의료행위 중 사망한 사고사였고 나머지 20례는 자살 혹은 원인 미상이었는데 이 중 15례에서 사망자가 의료종사자였다[3]. 의사의 경우 성형외과 전문의 2례, 내과 전문의 1례, 마취과 전공의 1례로서 모두 프로포폴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전문과목에 종사하는 의사들이었고, 간호사, 간호조무사, 병원사무장 및 병원 거주인 등도 내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에 근무하거나 거주하였던 자로서 이들 역시 프로포폴을 쉽게 취득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 또한 2009년 전국 61개 병원에 근무하는 마취과학회 평의원들에게 이들이 속한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남용하였던 의료인이 있었는지 서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7개 병원에서 총 9명의 프로포폴 남용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26]. 서면조사에 참여한 72명의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중 81%는 3차병원에 근무하였는데 목격된 프로포폴 남용자는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4명을 포함하여 전공의가 6명이었고 마취통증의학과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1명, 그리고 무응답으로 직업을 알 수 없는 경우가 2명이었다. 프로포폴 남용자라고 알려진 계기로서 6명은 남용 현장이 목격되었고 2명은 프로포폴로 인해 사망함으로써 알려졌다. 총 9명의 남용자 중 2명만이 재발방지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응답한 자료가 없었다. 남용자로 알려진 이후 근무상황을 보면 사망한 2명 외에 한 달 이내 두 명이 사직하는 등 모든 남용자들이 1년 이내에 사직하였다. 프로포폴 취득방법이 밝혀진 6명은 본인이 직접 탈취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의료종사자가 프로포폴 남용에 취약한 이유

의료종사자는 일에 의한 스트레스가 크고 약물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이 의료종사자 약물남용의 주요 원인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근거는 부족하다[2023]. 약물남용의 가족력, 직장과 가정에서의 스트레스, 감정 및 행동의 장애 등이 의사의 약물남용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고, 이상적인 믿음, 완벽주의 성향, 높은 학업성과 등이 의사 약물남용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의 경우 약물에 대한 접근성은 결코 간과될 수 없다.
프로포폴 남용 실태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은 블랙마켓과 같은 중간 전달자 없이 본인이 일하는 병원을 통해 프로포폴을 직접 취득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들은 관리가 허술한 틈을 노려 프로포폴을 탈취하거나 환자에게 과량의 프로포폴을 처방하기도 하고 쓰고 남은 잔량을 이용하기도 하며 심지어 별다른 조치 없이 프로포폴을 남용하거나 오용하기도 한다[27]. 우리나라의 한 신문 기사에서 경찰 관계자는 "장부 상으로 마약성분 마취제가 100개 있어야 하는데 남은 게 50개밖에 없어도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한 뒤 처방전에 기재하지 못했다고 하면 가벼운 처벌만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마약성분 약품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러도 해당 사건이 적발된 뒤에야 마취제를 본인에게 투약했거나 다른 사람에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해 의료종사자가 얼마나 쉽게 프로포폴을 습득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4].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회에 보고한 사고 마약류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료용 마약류 사고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 2009년 396건, 2010년 548건, 2011년 850건이었으며 2012년에는 상반기에만 547건이 보고됐다. 2011년부터 마약류로 지정해 관리하는 프로포폴의 경우에도 2011년 132 앰플이, 2012년에는 상반기에만 260 앰플이 도난 또는 분실되었다[28].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자발적으로 보고된 마약류 사고 건수로 실제로는 훨씬 많은 양이 도난 또는 분실되는 것으로 추청할 수 있다. 특히 프로포폴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보다 병의원급에서 관리가 허술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의원급에서 전체 프로포폴 사용량의 절반에 가까운 양이 사용되므로 사실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프로포폴이 도난 또는 분실된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용이나 중독을 일으키는 약제들은 투약 시 도취감이 오래 지속되어야 선호되는데 프로포폴은 작용시간이 짧고 도취감보다는 무의식의 빈도가 높아 다른 마약제와 달리 남용약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프로포폴의 첫 남용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프로포폴의 이러한 특성이 오히려 남용자 입장에서는 약물남용 사실이 동료의 눈에 쉽게 띄지 않고 자신이 약물을 이용해 도취감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잠깐 자고 일어날 뿐이라는 안도감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프로포폴에 대한 접근성과 프로포폴의 약리적 특성에 대한 이해는 의료종사자가 프로포폴 남용에 취약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이는 일반인이 주로 의사의 처방이나 반복적인 시술 진정에 의해서 프로포폴에 중독되는 것과 구별된다 하겠다[24].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방지 대책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남용 및 중독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병원 내에서의 철저한 약제관리를 통해 환자에게 쓰이는 분량 외의 약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프로포폴 남용의 심각성 및 약제관리에 대한 의료종사자 대상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며 프로포폴을 남용하는 의료종사자가 발생하였을 경우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 및 재활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병원 내에서의 철저한 약제 관리를 위해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마약류에 대한 무선주파수인식기술(radio-frequency identification)의 빠른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행정적, 재정적인 문제들의 해결이 필요하지만 마약류의 오남용 및 도난을 방지하고 도난 발견 시 약제의 추적을 가능하게 해 차후 관리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무선주파수인식기술이 도입된다고 해도 환자에게 여분의 처방을 낸다든지 환자에게 쓰이고 난 잔량을 모으는 등의 방법은 방지할 수 없다. 이의 방지를 위해서는 병원 내에서의 철저한 관리감시 시스템이 필요하다. 예컨데 통상적인 용량 외의 마약류가 처방되는지 감시하고 잔량을 철저하게 회수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의 마련은 병의원급에서는 마련되기 힘들 뿐 아니라 이런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된다 하더라도 마약류를 환자에게 사용하는 현장에서 처방된 용량보다 적은 용량을 투여하고 잔량을 모은다든지 하는 방법 등은 예방할 수가 없다. 따라서 프로포폴 남용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동료 중에 프로포폴 남용 의심자가 생겼을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료종사자 대상의 주기적 교육이 필요하다.
프로포폴 남용 의료인의 직장 내에서의 증상 및 징후에 대해서 보고된 바는 없지만 일반적인 약물남용 의료인의 증상, 징후는 다음과 같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자주 직장에 나오지 않거나 지각이 잦고 환자나 동료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자주 발생하며 이들을 피한다.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약제를 처방하거나 가족 이름으로 처방을 자주 내기도 하며 부적절한 오더(order)를 내리고 오더를 자주 잊어 버린다. 하지만 의료종사자의 이러한 직장 내에서의 증상, 징후는 대게 심각한 약물남용의 단계에서 나타나고 일반적인 약물남용의 감정적, 신체적, 행동적 증상들이 이에 선행한다[20]. 따라서 병원 내에서 과도한 프로포폴 처방이 있거나 잔량 회수에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위와 같은 특성을 갖는 동료가 있다면 프로포폴 남용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병원 내 마약류 남용 의심 의료종사자가 생겼을 때 이들을 치료하고 재활하며 일에 다시 복귀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의 마련은 중요하다. 외국의 경우 병원 내에, 혹은 주(state)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약물남용 의료인을 따로 치료하는 것이 좋으냐는 이견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의료인이 직장 내에서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고 약물에 접근이 일반인에 비해 대단히 용이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필요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대학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병원 내에 약물남용 직원들에 대한 치료, 재활을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고 병의원급의 경우 시도 단위로 의료인 약물남용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약물남용 의사의 경우 약물남용이 완전히 치료되는 비율은 70%에서 90% 정도로 일반인보다 대체로 높고 전보다 위험성이 적은 일을 하게 되더라도 대부분은 의업에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호사의 경우 복귀 비율은 70.2%에서 97.4%로 보고되고 있다[20]. 재발의 위험인자는 아편양 제제의 남용, 동반된 정신질환, 가족력 등이다[29].

결론

의료종사자의 약물남용은 의료종사자들이 국민의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다는 면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지만 실제로 업무강도와 스트레스가 높은 일의 특성, 약물에의 접근용이성 등으로 이들이 약물남용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 특히 프로포폴은 마약류로 지정되기 전 관리도 매우 허술하였고 중독 약물로 인식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의료종사자의 남용 및 이로 인한 사망 사고가 많았다. 이제 프로포폴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프로포폴 남용에 대한 의료종사자들의 인식을 높여줌과 동시에 이를 계기로 약물남용 의료종사자의 치료, 재활에 대한 사회적인 프로그램 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프로포폴의 중독 기전과 그 심각성, 그리고 언론을 통해 발표된 일부 의료종사자의 프로포폴 오남용 및 중독 실태를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의료종사자들이 프로포폴 오남용에 취약한 이유를 의료현장에서 약물을 쉽게 획득할 수 있다는 ‘접근의 용이성’에 두고 해당 약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의료종사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으며, 오남용 방지 대책 및 중독자 재활프로그램 등의 시급한 도입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향후 의료종사자들의 프로포폴 오남용 및 중독 예방을 위해 동기를 부여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Figures and Tables

Figure 1
Chemical structure of propofol (2,6-diisopropylphenol). From Wikimedia Commons. File:Propofol.svg [Internet]. [place unknown]: MediaWiki.org, according to the Creative Commons license [5].
jkma-56-771-g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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