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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and Lee: 우리나라 의료종사자가 주의해야 할 약물 오남용
2009년 미국에서 팝스타 마이클잭슨이 소위 ‘우유주사’라 불리는 프로포폴 남용으로 사망한 사건과 2012년 우리나라에서 어느 산부인과 의사의 정부가 향락을 목적으로 프로포폴 등의 약물을 과량 투여받고 사망 및 사체유기된 사건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도 비로소 약물 오남용 문제가 표면화되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의료종사자의 약물 오남용 문제가 최근에 언론에서 심각하게 다루어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사실 이전에도 의료종사자의 약물 오남용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간간히 보고되고 있었기 때문에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그 빈도도 낮지 않아서 미국의 마취과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프로포폴 오남용 빈도는 약 3%에 달할 정도이다[1]. 더구나 약물 오남용자가 설문에 솔직히 응답하지 않았을 개연성을 감안하면 그 빈도는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2년 동안 다른 약물은 배제하고 오로지 프로포폴 투여와 관련된 사망 건수는 총 36건 이었는데, 그 중 70% 이상이 의사, 간호사, 기타 병원 직원 등 의료종사자였다고 한다[2]. 마취과 수련 병원 61 곳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조사에서는 7개의 병원에서 동료 의사의 프로포폴 오남용을 목격하였다고 하였다[3].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나라 의료종사자의 약물 오남용 빈도가 결코 낮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종사자의 약물 오남용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여 솔직하게 그 현황을 조사하고, 문제점을 파악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이번 특집에서는 첫째, 우리나라 의료종사자의 약물 오남용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먼저 그 현황을 파악하고, 둘째, 오남용에 사용되는 약물들이 어떠한 신경생물학적 기전으로 중독을 일으키는 지에 관해 설명하며, 셋째, 오남용 약물 중 최근에 특히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포폴의 오남용 실태와 의료종사자들이 프로포폴 오남용에 취약한 이유, 그리고 그 방지대책에 관해 논의하고, 마지막으로 약물 오남용에 빠진 의료종사자의 치료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의료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약물 오남용과 관련된 조사가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다. 다만 외국의 경우를 참고하여 우리나라에서의 빈도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의 약물 오남용의 유병률은 약 4%로 알려져 있으며, 의료종사자의 경우에서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다[4]. 그러나 중요한 점은 2010년보다 2011년에 적발된 전체 마약사범의 수는 6.9% 감소하였으나 의사의 마약사범은 오히려 64%나 증가하였다는 경찰청의 통계 발표에서 드러나듯이[5] 그 추세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의 국민보건의료에 대한 책임을 고려할 때, 그 사회적인 해악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의료종사자에서의 약물 오남용이 늘어나는 데에는 가족력이나 개인의 성격, 동반된 정신질환의 영향 외에도 사회, 환경적 요인들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이번 호 특집의 필자는 주장하고 있다[6]. 즉,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 수면부족, 고위험 환자 관리의 어려움, 환자들의 과도한 기대, 그리고 증가하는 정부의 간섭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유발되었고, 이것이 진료에서 꼼꼼함과 완벽함을 지향하는 의료종사자 특유의 성향과 맞물리면서 정서적 불안이 초래되고, 결국에는 약물 오남용의 유혹에 빠진다는 것이다.
약물이 뇌에 어떠한 작용 메커니즘으로 오남용을 유발시키는지에 관한 이해는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 반드시 이해되고 있어야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성행위, 도박, 음식 탐닉과 마찬가지로 약물 오남용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뇌의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에서의 도파민 증가가 기분을 황홀하게 하는 주범이다. 이러한 도파민의 증가 정도는 성행위나 음식 탐닉 때보다 약물 남용 시에 훨씬 급격하며 증가량도 많다[7]. 그러니 약물 중독에 쉽게 빠지게 되고 벗어나기는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초기 단계의 약물 남용 시 관찰되던 도파민 중심의 신경체계는 점차 강박적이고 억제되지 않는 약물 중독 단계로 진행되면서 글루타메이트 중심의 체계로 변화하게 된다[8]. 이로 인해 전전두엽피질(prefrontal cortex)의 기능이 상실되면서, 결국에는 자제력 상실, 충동적 행동, 부적절한 의사결정 등 무시무시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약물 중에서도 단연 프로포폴 오남용이 사회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도대체 왜 프로포폴 오남용에 빠져드는가? 건강한 자원자들에게 마취가 유도되지 않을 정도의 프로포폴을 투여하고 감정의 변화를 관찰한 임상시험에서 자원자들은 어지러우면서도 고조되는 느낌을 느꼈고, 지원자들의 40%는 기분 좋은 꿈을 꾸었고 성적인 환상 및 탈억제감(해방감)을 느꼈다고 응답하였다[9]. 이러한 점 때문에 자꾸만 프로포폴에 탐닉하게 되는데, 프로포폴 투여 후 이러한 쾌락을 느끼는 기전은 앞에 설명한 바와 동일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2000년대 이후 당일 수술, 당일 퇴원의 마취나 내시경검사, 미용시술 등을 위한 시술 진정(procedural sedation)의 증가로 프로포폴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고, 프로포폴 오남용 관련 보도의 증가세로 볼 때 오남용의 유병률도 급증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사실 비슷한 쾌락감을 느끼게 하는 다른 약물들도 많이 있는데, 유독 프로포폴이 오남용의 대상이 된 이유는 그 접근성이 다른 약물에 비해 쉽기 때문이다. 즉, 다른 마약류와 달리 프로포폴은 그 관리가 이제까지 허술했기 때문에 의료종사자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일하는 병원을 통해 직접 취득하기가 수월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프로포폴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은 약물의 철저한 관리인데, 약을 자물쇠가 있는 약장에 보관하고, 입고와 출고 및 잔고에 관한 내용을 장부에 철저히 기입함은 물론, 나아가 무선주파수인식기술(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 특집의 필자는 주장하고 있다[10].
마지막으로 일단 약물 오남용에 빠진 의료종사자의 치료와 재발 방지 또한 중요한 이슈인데, 본 특집의 필자는 조기 발견이야말로 치료의 시작일 뿐 아니라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11]. 사실 조기 발견은 상당히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의료인은 특정 약물에 대한 증상을 알고 있기에 그것을 은폐할 가능성이 크며,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집착 때문에 자발적 보고를 회피하고, 직장 동료들도 의심은 하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재발의 위험성이 크고, 재발된 경우 자괴감에 의한 자살이 급증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은 매우 필수적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의료종사자의 경우 그 치료율이 70-90%로 일반인에 비해 매우 높다는 점이다[12]. 이는 아마도 자신의 직업과 사회적 지위의 회복에 대한 강력한 동기 부여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완전한 회복과 진료로의 복귀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것은 효과적인 재발 방지책에 있다. 효과적인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치료와 교육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이고도 면밀한 감시가 필수적인데, 단순한 징벌제는 자살률만 증가시키는 반면, 효율적인 모니터링은 치료율을 높인다고 본 특집의 필자는 주장하고 있다[11].
의료종사자의 약물 오남용 문제는 해당 의료인 개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자신이 치료하고 있는 환자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의 예방, 조기 발견, 치료 그리고 재활은 중요한 문제이다. 우선 의료계에서 의료종사자의 약물 오남용 문제에 관해 치부를 숨기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솔직히 드러내고 개선 및 해결을 위한 사회적인 프로그램 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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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ark JH, Kim HJ, Seo JS. Medicolegal review of deaths related to propofol administration: analysis of 36 autopsied cases. Korean J Leg Med. 2012; 36:5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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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Lee S, Lee MS, Kim YA, Ahn WS, Lee HC. Propofol abuse of the medical personnel in operation room in Korea. Korean J Leg Med. 2010; 34:101–107.
4. Korean Association Against Drug Abuse. World research: analysis of public perception on severity of drug abuse 2012 [Internet]. Seoul: Korean Association Against Drug Abuse;2012. cited 2013 Aug 12. Available from: http://drugfree.or.kr/drug_bbs/board.php?board=datatext&config=&command=body&no=144.
5. Jung YJ. The number of doctors arrested for drug-related offences increased by 64%. The Munwha Ilbo. 2012. 08. 14.
6. Park SS. Medical environment and drug abuse among physicians: current state and problems in Korea. J Korean Med Assoc. 2013; 56:755–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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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Wise RA, Bozarth MA. Action of drugs of abuse on brain reward systems: an update with specific attention to opiates. Pharmacol Biochem Behav. 1982; 17:239–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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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Gallegos KV, Lubin BH, Bowers C, Blevins JW, Talbott GD, Wilson PO. Relapse and recovery: five to ten year follow-up study of chemically dependent physicians: the Georgia experience. Md Med J. 1992; 41:31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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