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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and Lee: 진정요법
진정요법은 진단적 검사나 치료적 시술들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의식상태 저하를 유도하여 환자가 불쾌한 검사나 시술을 견뎌낼 수 있게 약물을 투여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러한 진정요법은 검사나 시술을 하는 동안 환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진정, 진통 효과를 발휘하며, 환자의 움직임을 조절하기 위해 필요하다. 최근 다양한 진단적 검사법의 도입과 치료적 시술들의 발달로 인해 진정요법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검사자 또는 시술자가 진정요법에 관한 구체적 방법론을 숙지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이에 본 특집에서는 진정요법의 현황, 구체적 방법론 및 유의할 점을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경제적 형편이 개선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정기건강검진 등의 활성화에 따라 내시경검사 등의 빈도가 급격히 늘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 외에, 보다 편안하게 시술 받고자 하는 환자의 욕구가 많이 증가하고 있고, 의료공급자들도 이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이 서로 맞물리면서 진정요법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그 중, 진단적 내시경검사, 미용성형시술 등에 시행하는 시술진정 (procedural sedation), 중환자실에서의 진정, 그리고 소아 환자들을 위한 진정요법이 대표적이다.
진정요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를 평가해야 하는데, 진정 전 환자평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에 대한 평가이다. 병적 비만, 만성폐쇄성폐질환, 수면 중 코골이나 무호흡 등에 대한 병력청취와 기도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형유무, 치아의 상태, 목의 굵기나 목의 운동범위 등을 검사하여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동반될 경우, 진정요법 중 상기도폐쇄 및 호흡저하의 위험도가 커짐을 유념해야 한다. 소아에서 감기를 앓고 있는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고 시술이 기도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교적 안전하나 기침, 가래와 콧물 등의 증상이 심하고 상기도가 민감한 상태라면 4주 정도 시술을 연기하는 것이 안전하다[1]. 다음 단계인 실제 진정요법을 실시할 때에는 환자의 심폐기능을 감시하기 위한 장치들을 이해하고, 사용되는 약물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약물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투여하려면 약물과 관련된 기초적인 약동학(pharmacokinetics)과 약력학(pharmacodynamics)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수, 분포, 제거를 포함하는 약동학적 과정은 실제 임상에서 진정요법에 사용되는 개별 약제들의 용량과 부작용을 이해하고 투여경로를 정하거나 병용투여를 결정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한편, 진정요법에 사용되는 약물들에 대한 중독(addiction)에 관한 문제는 요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정도이다. 프로포폴 남용에 의한 의사 및 간호사 등 의료인의 사망, 프로포폴 불법유통, 일반인들의 프로포폴 상습투여 및 중독 등의 문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본 특집의 후반부에서는 진정요법에 쓰이는 약물들이 남용이나 중독을 일으키는 기전, 중독의 실태와 현황, 그리고 의료종사자와 일반인의 약물남용, 중독이 서로 어떠한 연결 고리를 형성하는 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진정요법과 관련되어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한 이해와 그 대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부분의 합병증은 기도폐쇄나 호흡억제와 연관되어 있다. 수술실 밖에서 시술진정을 시행할 때 발생하는 합병증의 빈도와 정도는 수술실에서 시행할 때보다 더 심각한데, 그 중 부적절한 호흡이 진정요법과 관련된 의료소송의 가장 흔한 원인이었으며, 소송 중 62%는 시술 중 신중한 감시(모니터링)를 통해 충분한 예방이 가능했었던 것으로 분류되었다[2]. 진정요법 중 호흡기 계통의 경미한 합병증은 흔히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처를 빠르고 적절하게 할 경우에는 안전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표준화된 지침과 철저한 환자 감시, 시설과 장비의 구비 및 의료인 교육과 훈련 등이 필수적이다[3]. 의료기관 인증평가에도 진정요법에 대한 여러 기준들이 제시되고 있다[45]. 어떠한 경우라도 진정에 따르는 합병증의 예방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진정요법 시행 전 환자 선택, 설명과 동의, 병력청취와 신체검사, 환자감시, 회복, 귀가 결정의 모든 단계가 자격을 갖춘 의료인에 의해서 행해져야 하며, 공통된 지침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교육과 권한을 부여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Korean Institute for Healthcare Accreditation)이 300병상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는 표준화된 진정관리 지침을 세우도록 권고하고 있다[6].

References

1. Tait AR, Malviya S. Anesthesia for the child with an upper respiratory tract infection: still a dilemma? Anesth Analg. 2005. 100:5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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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Metzner J, Posner KL, Domino KB. The risk and safety of anesthesia at remote locations: the US closed claims analysis. Curr Opin Anaesthesiol. 2009. 22:50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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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ravero JP, Blike GT, Beach M, Gallagher SM, Hertzog JH, Havidich JE, Gelman B. Pediatric Sedation Research Consortium. Incidence and nature of adverse events during pediatric sedation/anesthesia for procedures outside the operating room: report from the Pediatric Sedation Research Consortium. Pediatrics. 2006. 118:1087–1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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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Kweon TD. Update of sedation in view of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standards. J Korean Med Assoc. 2011. 54:1284–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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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Kweon TD. Sedation under JCI standard. Korean J Anesthesiol. 2011. 61:190–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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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Korea Institute for Healthcare Accreditation. Guidebook for healthcare accreditation version 1.2. 2011. Seoul: Korea Institute for Healthcare Accred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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