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시안화물은 세포 질식제로 알려져 있으며 인체에 노출 때 치명적 중독증상을 초래한다[1]. 고의로 시안화물을 음독하는 예가 많지 않아 그 중독의 위해성이 간과될 수 있으나 시안화물은 우리 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 유통되고 있는 물질로 생활 주변에는 시안화물을 함유한 많은 제품들이 있어 테러나 산업재해, 화재 등에 따른 시안화물 중독 발생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화재는 시안화물 중독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1,891명으로 이 중 60%는 연기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되므로 혈액검사 등을 통해 확진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도 시안화물 중독에 의한 사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2]. 미국 및 유럽 국가들에서는 시안화물 중독에 의한 대랑인명피해의 발생을 대비하기 위해 병원 전 및 병원 단계에서 적정해독제를 선정하여 구비하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345].
시안화물은 고체, 액체, 기체의 성상으로 단독 및 여러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가장 빨리 흡수되어 급격한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시안화물의 종류로는 시안화수소(HCN)와 시안화나트륨, 시안화칼륨 등이 있다[1]. 시안화수소는 액체 상태이나 끓는점이 25.6℃로 낮아 상온에서 기체로 쉽게 기화할 수 있다[6]. 시안화물은 메타크릴산염(methacrylate)과 헥사메틸렌디아민(hexamethylenediamine)의 제조에 중간재로 사용되며 금의 제련이나 도금, 세척, 사진인화 등에 이용되고 나일론이나 플라스틱의 제조 등에도 사용된다[16]. 브롬화시안(CNBr), 염화시안(CNCl) 등과 같은 시안화물 선구물(cyanogens)은 인체에 흡수될 경우 체내에서 분해 산물인 시안화물을 형성하여 독성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산업체에서 화학중간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6]. 시안유기화합물(R-CN)은 유기용제나 폴리머, 플라스틱, 살충제의 제조 등에 사용된다[6]. 이런 시안화물이 함유된 제품들은 연소될 때 시안화물을 발생시키고 그 연기를 흡입할 경우 일산화탄소 중독과 함께 시안화물 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3456]. 폴리아클리론나이트릴, 나일론, 멜라민, 폴리우레탄폼, 울, 실크, 그리고 많은 합성제품이나 천연제품들도 연소할 때 시안화물을 발생시킨다[6]. 시안화물중독은 살구속 식물(Prunus)의 씨앗이나, 카사바(cassava) 씨앗 등 음식물을 섭취한 후에도 생길 수 있다[16]. 시안화물은 니트로프루시드(nitroprusside) 치료 중 비효소 반응에 의해 세포외액에서 산화질소(nitric oxide)와 함께 생성되어 중독을 일으키기도 하며 체내 티오황산염(thiosulfate)의 함유량이 독성 발생의 정도를 좌우한다[7]. 1995년 일본 오움진리교 지하철 테러의 경우 사린가스가 인명피해의 주요 원인이었으나 시안화물도 테러에 같이 준비되었던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테러에 의한 시안화물 대량 중독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3].
시안화물의 급성중독
1. 독성작용기전
자연적으로 체내에 소량 흡수되는 시안화물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해독된다. 주요 대사 과정은 체내에 존재하는 로다네즈(rhodanese)라는 효소가 시안이온을 황을 가진 보조물질인 티오황산염(thiosulfate)을 이용하여 독성이 적은 티오시안산염(thiocyanate)으로 변환시켜 신장을 통해 배설시키는 과정과 시안이온이 시스틴(cysteine)과 반응하여 2-amino-2-thiazoline-4-carboxylic acid (ACTC)로 변환되는 과정이 있다[8]. 이 두 가지 탈독성 과정이 과잉될 경우 체내 존재하는 알파-케토글루타레이트(alpha-ketoglutarate)가 시안이온과 반응하여 비독성인 알파-케토글루타레이트 시안히드린(alpha-ketoglutarate cyanohydrin)을 형성하는 탈독성 과정이 중요해진다[8] (Figure 1). 흡수된 시안화물의 양이 정상적 해독능력을 초과하거나 해독과정이 억제될 경우 중독증상이 발생하고 제거 반감기 또한 길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시안화물은 흡수되는 경로에 따라 독성작용의 발현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 호흡, 경구, 피부, 주사 등 모든 방법으로 인체에 흡수되어 독성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시안화수소는 그 분자량이 매우 작고 상온에서 비이온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흡입하는 경우 폐포막을 쉽게 통과하여 노출 수 초 내에 중독증상이 발현되며, 고체인 시안화염(cyanide salt)을 음독한 경우 수 십분 내에, 시안화물 선구물에 노출된 경우에는 수 시간 지난 후 중독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9]. 시안화수소의 치사량은 음독하는 경우 50 mg, 흡입의 경우 2,500-5,000 mg/min/m3이고 피부 흡수의 경우 100 mg/kg로 알려져 있다[310]. 시안화칼륨의 경구 치사량은 200 mg 정도로 알려져 있다[1]. 인체에 흡수된 시안화물은 이온이나 비이온 상태로 균형을 이루어 존재하게 되며 비이온형태가 많아질수록 세포막의 투과력이 증가한다[1]. 흡수된 시안화물은 빠르고 넓게 체내에 분포하게 되고 대부분 단백질과 결합된 상태(60%)를 유지한다[3]. 인체에서의 제거 반감기는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1.2-66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1]. 세포 내에서 시안이온은 미토콘드리아의 사이토크롬 산화효소와 가역적으로 결합하여 세포수준에서 산소 이용을 방해하여 미토콘드리아의 호기성 산화 대사 및 인산화에 장애를 초래하고 adenosine triphosphate 에너지 생성을 막아 혐기성 대사로 인한 젖산산증을 유발한다[1]. 세포 내 젖산산증이 적절히 교정되지 못할 경우 시안화물의 이온변환이 더욱 증대 되어 세포호흡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되고 다발성 장기 기능의 장애와 부전으로 사망하게 된다.
2. 급성 중독의 임상양상
독성 증상의 중증도는 노출된 시안화물의 양과 형태, 노출기간, 노출 경로에 좌우된다.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구역, 구토, 두통, 현기증, 의식혼돈, 의식장애, 혼수, 간질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의식이 명료하더라도 빠른 호흡이나 혈압의 저하 등 비정상적 생체징후를 보이는 경우 시안화물 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19]. 시안화물 중독은 동맥 산소분압이나 헤모글로빈의 산소운반 능력이 감소되지 않더라도 심각한 저산소증으로 인한 증상을 초래하고 맥박산소포화도가 정상이더라도 환자는 호흡곤란과 빠른 호흡을 보인다. 초기에 대사성 산증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빠른 호흡과 과호흡이 나타나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호흡근육이 마비되어 느린 호흡이나 무호흡이 발생한다[9]. 중독 초기에는 카테콜아민 과다하게 분비되어 빈맥과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후 빈맥과 함께 저혈압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중증으로 진행할수록 서맥을 동반한 저혈압과 무수축이 나타난다[9]. 흔한 신경학적 이상 소견은 두통과 기면 상태의 의식저하가 있고 중증의 중독에서 간질 발작이나 혼수로 진행한다[9]. 대사이상으로 심각한 젖산산증이 나타나며 혈청 젖산 농도는 혈청 시안화물 농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11] 혈청 젖산농도가 10 mmol/L 이상일 경우 시안화물 중독을 가능성이 높다[1213]. 관상동맥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폐질환이 있는 경우 시안화물 중독에 더욱 민감하며 심각한 중독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9].
3. 급성 중독의 진단
시안화물 중독은 질식제에 의한 중독 증상을 특징으로 나타내나 고유한 임상적 특징을 한정해서말하기는 어렵다. 쓴 아몬드향이 시안화물 중독을 암시하는 소견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시안화수소의 경우 냄새가 없고, 화재에 의한 시안화물 중독의 경우 특징적 냄새를 맡기 어려우므로 냄새만으로 시안화물 중독을 진단하거나 배제하기 어렵다[1]. 혈청 농도를 측정하여 진단하기 또한 쉽지 않기 때문에 중독의 발생환경에 대한 조사가 도움이 된다(Table 1). 시안화물에 노출된 병력이나, 검사실이나 산업체 근로자가 갑자기 쇼크에 빠지거나, 대사성 산증이나 혼수 상태를 보이는 화재 희생자, 대사성 산증이나 설명할 수 없는 혼수를 보이는 자살 시도자, Pruss 종의 열매나 씨앗의 섭취, 니트로플루시드로 치료 중인 환자가 심각한 대사성 산증과 함께 혈역학적 불안정 상태에 빠질 경우 시안화물 중독을 강력히 의심하여야 한다[1]. 많은 시안화물 중독이 화재와 관련하여 발생하며 화재현장에서 구조된 사람의 경우 일산화탄소 중독과 함께 시안화물중독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12]. 시안화물은 일산화탄소와는 달리 혈청검사를 통해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시안화물은 반감기가 1시간 정도로 짧고 실온에서 매우 불안정하여 혈청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노출 후 신속한 혈액의 채취와 즉각적인 검사가 필요하다[39]. 일산화탄소 중독과 비교되는 시안화물 중독의 특징은 의식저하의 정도가 심하고 간질, 동공확대, 저혈압, 느린 호흡, 심각한 젖산산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114]. 시안화물중독은 조직에서의 산소이용 장애로 인해 동맥과 정맥에서의 산소 농도의 차이가 감소하고 중심정맥 산소포화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ScvO2>90%)가 많으나 특징적 검사소견은 아니다[1].
시안화물 중독의 해독치료
1. 지지치료
시안화물 중독의 치료는 크게 중증의 중독 증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기능장애에 대한 집중치료와 흡수경로를 고려한 제독치료, 그리고 시안화물 해독제의 투여가 있다. 시안화물은 활성탄에 잘 흡착되지 않아 활성탄 치료의 효용성은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1]. 산소치료는 시안화물 중독치료의 기본으로 다른 해독제 없이 산소치료 만으로도 시안화물 중독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115]. 고농도의 산소 투여가 권장되며 고압산소치료의 효과는 현재 불분명하다[1]. 대사성 산증은 중탄산염의 치료와 충분한 환기를 통해 반드시 치료하여야 한다. 혈액의 알칼리화는 시안화물이 시안이온으로 전환되는 것을 줄여 독성을 늦출 수 있다[6].
2. 해독제치료
시안화물 중독은 그 독성작용의 발현시간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노출 후 즉시 병원 전 단계에서부터 전문적 해독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증 중독 환자의 예후 향상에 중요하다. 따라서 작용시간이 빠르고 비교적 사용하기 쉬우며 부작용이 적은 해독제를 선택하여 신속히 사용하는 것이 시안화물중독환자의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시안화물은 간에서 황의 공급에 의존하여 느리게 대사되므로 해독제 치료의 목표도 시안화물과 직간접적으로 결합하여 비독성 또는 저독성의 화합물을 만들어 직접적 독성 작용을 차단하거나 간에서의 제독 속도를 최대화하는데 있다. 시안화물 중독의 해독제는 그 작용 기전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메트헤모글로빈 유도제(amyl nitrite, sodium nitrite, 4-dimethylaminophenol)이고, 둘째는 황을 공급하여 체내 제독 과정을 증대시키는 티오황산 나트륨(sodium thiosulfate), 셋째는 시안이온과 직접 결합하는 히드록소코발아민(hydroxocobalamin), 넷째는 시안화물의 킬레이트로 작용하는 디코발트 에데테이트(dicobalt edetate)가 있다[9] (Figure 2). 이 외에 현재 시안화물 중독의 해독제로 연구중인 물질들로 알파-케토글루타레이트(α-ketoglutarate), 코빈아미드(cobinamide), 디하이드로아세톤(dihydroacetone), 수산화아민(hydroxylamine), 설파네겐(sulfanegen), S-메틸 메틸티오황산염(S-methyl methylthiosulfate)등이 있다. 이 중 아질산 아밀(amyl nitrite)와 아질산 나트륨(sodium nitrite), 티오황산 나트륨은 시안화물 해독제 키트(Lilly kit, Taylor kit)로 아질산 나트륨와 티오황산 나트륨는 Nithiodote로 히드록소코발아민은 5 g/100 mL의 상품이 Cyanokit의 이름으로 생산, 판매되고 있다[19].
1) 아질산 제제
시안화물은 미토콘드리아의 사이토크롬 산화효소보다 메트헤모글로빈에 더 친화력이 강하기 때문에 시안이온은 메트헤모글로빈에 더 많이 결합하여 시안-메트헤모글로빈을 형성하고 사이토크롬 산화효소는 시안이온과 해리되므로써 정상적 세포호흡을 할 수 있게 된다. 아질산 제제 해독제로는 아질산 아밀, 아질산 나트륨가 있다[169]. 아질산아밀은 분말형 제제로 최소한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그 작용효과가 낮다. 아질산 나트륨은 정맥투여를 하여야 하며 의료진에 의해서만 사용될 수 있다. 시안화물해독제 키트로 알려진 Lilly나 Taylor에 두 아질산 제제가 포함되어 있다. 최근에는 아질산 제제가 메트헤모글로빈 혈증을 유발하여 시안화물 독성을 줄이는 역할 외에 산화질소를 생성하여 혈압을 조절하고 시안화물로부터 미토콘드리아의 사이토크롬 산화효소를 직접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도 보고되나 반대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616]. 아질산 아밀은 앰플을 깨고 헝겊에 쏟은 후 15초간 환자의 입 앞에 두고 호흡을 통해 흡입되도록 한다. 한번에 1 앰플 흡입한 후 15초간 휴식기간을 가져야 한다[16]. 이런 과정을 아질산 나트륨이 투여될 때까지 반복한다. 아질산 나트륨의 성인 용량은 300 mg (3% 용액 10 mL)을 75-150 mg/min으로 정맥주사 한다[6]. 첫 투여 2시간 후 시안화물 중독 증상이 지속될 경우 첫 용량의 1/2을 반복 정주할 수 있고 증상의 호전이 불충분 하다면 30분 간격으로 반복할 수 있다[6]. 아질산 나트륨의 소아용량은 0.6 mg (0.2 mL)/kg이며 최대 허용량은 300 mg이다[6]. 아질산 제제에 의해 유발된 메트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운반할 수 없어 과도하게 생성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메트헤모글로빈 농도를 20-40% 범위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 메트헤모글로빈은 혈액가스분석법(Co-oxymetry)으로 측정이 가능하지만 시안이온과 결합된 시안-메트헤모글로빈은 측정되지 않는다[1]. 시안-메트헤모글로빈도 산소를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메트헤모글로빈 농도 측정만으로 환자의 산소운반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화재 후 시안화물 중독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일산화탄소 중독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질산 제제를 해독제로 사용할 경우 메트헤모글로빈과 시안-메트헤모글로빈의 생성이 헤모글로빈의 산소운반능력을 더욱 악화시켜 환자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화재 연기 흡입 후 시안화물 중독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아질산 제제를 해독제로 사용하여서는 안된다[1615].
2) 티오황산 나트륨
티오황산 나트륨은 셀페인 황(sulfane sulfur) 분자를 체내 로다네즈(rhodanese)에 공급하여 티오시안화물(thiocyanate)의 생성을 촉진시키고 로다네즈 효소의 재생산을 도와 시안화물 중독을 치료한다[17]. 시안화물은 메트헤모글로빈 보다 티오황산염(thiosulfate)에 더 친화력이 강하여 저독성인 티오시안화물을 형성하고 형성된 티오시안화물은 콩팥을 통해 배설된다. 치료는 효과적이나 작용이 느리게 일어나 일차 해독제로 사용하기에 제한이 되므로 작용시간이 빠른 아질산 제제와 같이 사용한다. 티오황산염은 아질산 제제의 투여 없이 단독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연기 흡입에 의한 시안화물 중독이 의심되거나 시안화물 중독이 심각하지 않은 경우 단독 사용의 적응증이 될 수 있다. 티오황산 나트륨의 권장 성인 용량은 12.5 g (25% 용액 50 mL)으로 정맥으로 천천히 주사한다[6]. 소아의 경우 7 g/m2(체표면적), 최대 12.5 g을 정주한다[6]. 첫 정주 2시간 후 중독증상이 재발하거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첫 용량의 1/2를 반복 투여할 수 있다[6]. 티오황산 나트륨은 안전한 약물이나 티오시안화물 농도가 높아질수록(>10 mg/dL) 구토, 정신병적 양상, 안절부절 못함, 관절통, 근육통, 의식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신기능 장애를 가진 환자에서 부작용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19]. 티오시안화물은 항갑상선 호르몬 작용을 가지고 있어 티오황산 나트륨 치료를 받은 환자는 수 주 후 갑상선 기능검사를 받아야 한다[9].
3) 히드록소코발아민
히드록소코발아민은 비타민 B12a로 1970년 초부터 시안화물 해독제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1996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시안화물 해독제로 승인되었고 2007년 유럽연합에서 승인되었다[4]. 시안화물과 빠르게 결합하여 OH-와 CN- 이 1 대 1의 비율로 비가역적으로 치환되어 시안-코발아민(비타민 B12)을 형성하고 콩팥에서의 대사과정 없이 소변을 통해 배설된다[16]. 히드록소코발아민은 산화질소와도 결합하여 중독환자에서 혈압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 아질산 제제에 비해 부작용이 없고 시안화물 중독이 확진 되지 않았더라도 의심되는 경우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작용 시간이 빨라 화재 연기 흡입에 의한 시안화물 중독이 의심되는 경우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시안화물 중독에 의한 대량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 병원 전 단계에서 일차치료 약제로 히드록소코발아민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345]. 첫 성인용량은 5 g을 15분에 걸쳐 정맥주사하고 중독증상이 지속될 경우 총 10 g까지 반복 투여할 수 있다[6]. 두 번째 투여의 속도는 15분에서 2시간에 걸쳐 투여한다. 소아의 경우 70 mg/kg를 투여한다[6]. 히드록소코발아민의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드물게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키거나 알러지 반응이 일어날 수 있고 피부나 혈장을 붉게 변화시키거나 치료 후 5-7일 동안 소변이 붉게 보일 수 있어 혈관 내 용혈반응이나 횡문근 융해증으로 오인될 수 있다[69].
4) 4-디메틸아미노페놀
4-디메틸아미노페놀(4-dimethylaminophenol)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시안화물 중독의 해독제로 사용되고 있다. 시안화물 해독제 중 가장 가격이 저렴하다. 아질산 나트륨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메트헤모글로빈을 형성한다. 성인의 경우 3 mg/kg를 정맥이나 근육을 통해 주사한다. 소아 용량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부작용으로는 간효소를 상승시키고 용혈반응과 주사부위의 국소적 피부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18]. 작용시간이 빠르고 근육주사가 가능하여 병원 전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해독제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나 4-디메틸아미노페놀은 과도하게 메트헤모글로빈을 형성할 수 있고 중증의 시안화물 중독이 없는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19].
5) 디코발트 에데테이트
디코발트 에데테이트는 영국에서 시안화물 해독제로 사용되고 있으며[6] 시안화물의 킬레이트로 작용하여 안정된 결합물을 만든다. 코발트(cobalt) 원자의 독성 때문에 중증시안화물 중독이 확진된 경우에만 사용하며 성인 투여량은 300 mg을 1분에 걸쳐 정주하고 50% 포도당 수액 50 mL를 곧이어 주사한다. 이 용량을 2회 반복한다. 소아 용량은 확립되지 않았다. 부작용으로는 안면부종, 구토, 흉통 등의 경미한 증상부터 저혈압, 심실부정맥, 혈관부종, 과민반응 등 중증의 증상까지 발생할 수 있고 뇌혈류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결론
현재 밝혀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시안화물 중독에서 100%의 산소 투여와 함께 히드록소코발아민을 신속히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나 히드록소코발아민을 구하기 힘든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아질산 아밀 아질산 나트륨, 티오황산나트륨제제가 포함되어 있는 시안화물해독제 키트도 사용할 수 있겠다. 화재 연기에 의한 시안화물 중독이 의심되는 경우 병원 전 단계에서부터 히드록소코발아민을 투여하는 것이 권장되나, 사용할 수 없는 경우 메트헤모글로빈 유도제인 아질산 제제는 사용 때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티오황산나트륨 단독 치료를 고려하여야 한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시안화물 중독은 그 독성작용의 발현시간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노출 후 즉시 병원 전 단계에서부터 전문적 해독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증 중독 환자의 예후 향상에 중요하며 해독제는 현재 많이 사용되는 히드록소코발아민과 시안화물 해독제키트 외에 여러 약물들이 연구되고 있다. 이 논문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화재연기에 의해 일산화탄소 중독과 시안화물 중독이 동시에 의심되는 경우에는 시안화물 해독제 키트 내에 포함된 티오황산나트륨만을 단독으로 투여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한다. 히드록소코발아민은 병원에서 1 mg/1 mL 제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해독용량인 5g을 투여하기 위해서는 5,000앰플 (5 L)이 필요하나 일선 병원의 보유량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따라서 국가에서 재난이나 테러 등 시안화물 중독에 의한 대량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으로 농축된 히드록소코발아민을 생산하여 비축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