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이전에 널리 사용되었던 만성 신부전(chronic renal failure)이라는 용어 대신에 2000년대 들어서는 만성 신질환 혹은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1]. 미국신장재단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CKD라는 용어는 병리학적, 검사실 결과에서 단백뇨와 같은 신장 손상의 증거가 있거나 신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를 지칭하는 것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한 신질환을 모두 포함한다. 정의상으로는 아직 신기능이 정상인 환자도 이에 속한다.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일반인의 신장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여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통하여 신질환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다[234]. 이에 비해 이전에 사용하였던 만성 신부전은 그 정의상 정상 신기능으로의 회복이 불가능한 비가역적인 신기능의 저하 상태를 의미하는데, 원발성 혹은 전신성 질환에 속발하여 신장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유발되고 진행하여 결국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즉, 단백뇨나 혈뇨와 같은 신장병의 증거가 있지만 신기능이 정상인 경우는 만성 신부전에 해당하지 않으며 CKD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만성 신질환의 원인과 진단
CKD의 원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성 신증이 가장 흔하며 고혈압성 신경화증과 만성 사구체신염이 2,3위로 흔한 원인 질환이다[345]. 상염색체우성 다낭신종을 포함하는 낭성 신질환, 루푸스신염, 그리고 간질성신염 등이 뒤를 잇고 있다. CKD의 치료 목표는 조기에 발견하여 정상으로 회복시키거나 가급적 신기능을 정상으로 오래 유지시키거나 혹은 신기능 상실의 속도를 늦추어 말기 신부전에 이르는 시기를 연장하며, 합병증의 발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다.
CKD는 첫째,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신손상의 증거가 있거나, 둘째, 3개월 이상 사구체여과율이 60 mL/min/1.73 m2미만으로 지속될 때 진단할 수 있다. 병리학적인 이상이 있거나, 혈액, 소변, 방사선학적인 검사에서 손상의 지표가 있는 경우에 신손상의 증거가 있다고 한다. CKD의 병기는 다음의 표와 같다(Table 1). 최근에는 CKD의 병기가 환자의 예후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지적되어 사구체여과율과 더불어 단백뇨의 정도를 감안하여 병기를 정하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너무 범위가 넓은 제 3기를 3a기(사구체여과율 45-59 mL/min/1.73 m2)와 3b기(30-44 mL/min/1.73 m2)로 세분하자고 주장하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167].
원발성 신질환에 의한 것과 다른 원인에 의하여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신질환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발성 신질환은 신생검으로 확진할 수 있지만 이미 많이 진행한 상태에서는 원발 질환을 감별하기 힘든 경우도 있으며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흔한 이차성 원발 질환인 당뇨병성 신증과 고혈압성 신경화증은 병력과 다른 합병증 검색(예, 당뇨병성 망막증, 고혈압성 막망증)으로 추정 진단할 수 있으며, 루푸스나 유전성 신질환은 혈청학적 검사, 방사선학적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48].
치료의 기본 원칙
CKD의 치료 목표는 지속적인 신기능 악화를 유발하는 신질환을 예방하거나(1차 예방), 만성적인 신기능 악화가 일단 시작된 이후에는 그 진행 속도를 정지시키거나 뚜렷이 감소시킴으로써(2차 예방) 말기 신부전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 이다[2348].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히 신대체요법을 연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환자가 말기 신부전에 도달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다. 이미 신기능이 상당히 저하된 환자에서는 발생이 예상되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이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CKD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치료와 더불어, 기존의 신기능 저하를 지닌 환자들이 더 이상의 신독성 손상을 입지 않도록 하면서 보존적 치료를 철저하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질환의 경과 중에 발생하는 신부전의 악화를 유발할 수 있는 일과성 질환의 치료 시에는 신독성이 있는 약물들을 가능한 한 피하고, 필요한 약물을 잔여 신기능에 맞추어 적정한 용량을 사용하여 즉시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독성이 있는 약물을 불가피하게 사용하게 될 때에는 가능한 한 짧은 기간 사용하며, 필요시 혈중 약물 농도를 측정하여 용량 및 투여 간격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신장에서 대사되거나 배설되는 약물을 사용할 때에는 현재의 신기능에 맞추어 용량과 간격을 조절한다[48].
고혈압은 그 자체로 말기 신부전을 유발하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혈압이 높을수록 말기 신부전 발생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9]. 현재까지 알려진 CKD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이차성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혈압의 철저한 조절(목표 혈압 130/80 mmHg)과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 약제(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 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ARB)의 사용이다[4810]. ACEI와 ARB는 당뇨병성 신증을 포함한 여러 신질환에서 혈압 조절의 정도를 넘어서는 단백뇨 감소 효과와 신기능 보호 효과를 보인다[1112]. 하지만 일부 연구나 메타분석에서는 혈압의 적극적인 치료나 ACEI 혹은 ARB의 신기능 보호 효과에 대해서 부정적인 결과를 보이기도 하여 실제 환자 진료에 있어서는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어서 목표 혈압을 설정하고 항고혈압제도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131415]. 일반적으로 CKD 환자의 혈압 조절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항고혈압제의 병용 요법이 필요하다. 환자 순응도 향상을 위하여 두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 성분이 함유된 복합제의 사용이 점차 늘고 있는데 특정 복합제가 다른 복합제보다 우월하다는 보고도 있다[16]. 신기능 보호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ACEI와 ARB를 같이 사용하는 것이 단백뇨 감소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이전에 많이 이용되었지만, 대규모 임상 연구인 Ongoing Telmisartan Alone and in Combination with Ramipril Global Endpoint Trial 연구에서는 신기능측면에서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 두가지 약제의 병용은 신중하게 제한적인 경우에만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17].
Modification of Diet in Renal Disease 연구결과가 보여주듯이 식이 단백의 제한이 신장 보호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증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단백 제한 자체는 일부 환자에서 신부전의 진행을 지연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18]. 당뇨병 환자에서는 철저한 혈당 조절이 당뇨병성 신증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19]. 신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환자에서는 metformin과 같은 약물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신기능 정도에 맞추어 저용량부터 사용하여 증량해야 하는 약물도 많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20]. 고지혈증은 CKD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데, 이는 전신적 죽상경화증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사구체 손상의 진행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투석 단계에 이른 말기 신부전 환자에서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제제를 이용한 임상시험에서는 스타틴 제제의 사용이 심혈관계 합병증 등에 있어 별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였는데[2122], 최근의 CKD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of Heart and Renal Protection연구에서는 효과적임이 증명되었다[23]. 따라서 CKD 환자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의 교정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CKD가 진행하여 신기능이 저하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한다. 즉, 체내 수분량의 증가에 의한 부종과 신장에서 생성되거나 활성화되는 호르몬의 부족이나 대사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빈혈, 신성 골이영양증(최근에는 '만성 신질환-무기질과 골질환'으로 지칭), 고칼륨혈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CKD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유병률과 치명률의 원인인 심혈관계 합병증이 흔히 동반되는데 이에 대한 적절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4824].
CKD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 신부전 및 이에 동반되는 합병증의 병태생리 및 치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CKD가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우선 이를 유발한 원인 질환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다.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이 확실하게 의심되는 질병이 동반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초기에 큰 병원에 의뢰하여 신장조직검사 등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CKD로 진단되었지만 아직 신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는 환자에서는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시행하며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치료법을 동원하여 관찰하도록 한다. 신기능이 점차 감소하여 CKD 3-4기에 이르면 신대체요법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한 준비를 위해 너무 늦지 않게 신장병 전문의에게 의뢰하도록 한다.
약물 치료의 실제
1. 고혈압
국제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저염 식이(하루 식염 5-6 g이하)를 지키도록 강조해야 하는데 특히 부종이 동반된 환자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혈압 강하로 인한 증상이 발생하는 등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래의 각종 항고혈압제로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혈압을 130/80 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직 신기능이 정상이라면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이요법을 권장한다.
1)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당뇨병성 및 비당뇨병성 신증을 포함하여 단백뇨가 동반된 다양한 신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신기능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CKD 환자의 항고혈압제로 우선적으로 선택된다. 사용 시에 고칼륨혈증, 마른 기침이나 혈관신경성 부종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양측성 신혈관성 고혈압 환자에서는 이 약제의 사용으로 급성 신손상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특히 사용 초기에는 혈청 크레아티닌과 혈중 전해질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약제가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신기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는 환자에서는 통상 용량의 반으로 줄여서 시작한다. 여기에 속하는 약제로는 captopril, enalapril, lisinopril, perindopril, ramipril, fosinopril, benazepril, alacepril, imidapril, moexipril 등이 있다. 초기에 개발된 오래된 약제들은 하루 2-3회 사용하지만 나중에 개발된 약제들은 하루 1회 복용이 원칙이다.
2) 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ACEI와 동등한 신기능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시 단백뇨가 동반된 여러 CKD 환자에서 도움이 된다. ACEI의 흔한 부작용인 마른 기침의 발현 빈도가 낮은 장점이 있다. 대개 간에서 대사되므로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통상 용량을 사용한다. 부작용으로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ACEI보다 빈도는 적지만 마른 기침도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속하는 약제로는 losartan, irbesartan, valsartan, candesartan, eprosartan, olmesartan, telmisartan 등이 있으며, 하루 1회 복용이 원칙이다.
3) 칼슘 통로 차단제
Nondihydropyridine 계열의 약제가 신기능 보호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dihydropyridine 계열의 약제에서는 신기능 보호 효과가 아직까지 증명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L-type 뿐만 아니라 T-type, N-type 칼슘 통로에도 작용하는 dihydropyridine 계열의 약제(cilnidipine, efonidipine 등)는 단백뇨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칼슘 통로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CCB)는 CKD 환자의 혈압 조절에 효과적이다. 심장 전도장애가 있는 환자에서는 가급적 nondihydropyridine 계열의 약제(diltiazem, verapamil)는 피하는 것이 좋다. 두통과 하지부종, 안면 홍조와 같은 부작용이 있다. 대부분 간에서 배설되므로 통상의 용량을 사용한다. Dihydropyridine 계열의 약제로 nifedipine, nicardipine, amlodipine, felodipine, lacidipine, lercanidipine, cilnidipine, efonidipine, barnidipine 등이 있으며 대부분 하루 1회 복용이 원칙이나 혈압 조절이 힘든 경우에는 하루 2회 사용할 수 있다.
4) 이뇨제
CKD 환자에서는 체내 수분량이 증가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로 인해 고혈압의 조절이 힘들고 체액의 저류로 인해 폐울혈 및 하지 부종이 발생한다. 따라서 적절한 이뇨제의 사용은 증상의 개선과 고혈압의 조절에 있어 유용한 경우가 많다.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원위요세관 및 집합관에 작용하는 이뇨제(thiazide 계열과 칼륨보존 이뇨제)는 이뇨 효과가 적거나 고칼륨혈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고 헨레 고리에 작용하는 이뇨제를 사용한다. 부작용으로는 전해질 및 무기질 대사 장애에 유의해야 한다. Furosemide를 장기간 고용량 사용할 때에는 이독성으로 인하여 청력을 상실할 수 있다. 헨레 고리에 작용하는 이뇨제로는 furosemide와 torasemide가 있다. Thiazide계열이지만 metolazone은 중등도의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인다. 보통 하루 1-2회 분복한다.
5) 기타
CKD 환자에서는 혈압 조절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약제 외에도 α-차단제(prazocin, doxazocin, terazocin 등), β-차단제(atenolol, bisoprolol, metoprolol, betaxolol, nebivolol 등), α, β-혼합 차단제(labetalol, carvedilol 등), 혈관 확장제(hydralazine, minoxidil 등) 등도 적절하게 병합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새로 개발된 direct renin inhibitor (aliskiren)도 기대되는 약제이다.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위하여 ARB와 이뇨제 복합제나 ARB와 CCB 복합제와 같은 약제의 사용도 고려한다.
2. 빈혈
CKD 환자에서는 요세관 세포에서의 erythropoietin의 생산 감소와 철분과 같은 영양소의 결핍 등으로 인하여 빈혈이 흔히 동반된다. 특히 사구체여과율이 30 mL/min/m2 미만으로 감소된 진행된 CKD 환자에서는 많은 경우에 빈혈이 나타난다.
유전공학적으로 생산하는 조혈호르몬(erythropoietin, 최근에는 erythropoiesis-stimulating agents [ESA]로 통칭)이 신성 빈혈에 가장 효과적인 약제이다. 최근에는 신대체요법을 받지 않는 환자에서도 사구체여과율이 30 mL/min/1.73m2 미만인 경우에는 보험 급여가 되기 시작하여 이전보다 훨씬 빈번하게 사용된다. Epokine, espogen, eporon, aropotin이나 recormon과 같이 작용 시간이 짧은 약제는 대개 2,000-4,000 IU를 일주일에 2-3회 피하 주사하며 혈색소치를 추적하며 용량과 빈도를 조절한다. Aranesp나 mircera와 같이 작용시간이 긴 약제는 1-4주에 1회씩 주사한다. 목표 혈색소치는 11-12 g/dL이고 피하나 경정맥으로 주사하지만 혈액투석을 하지 않는 환자에서는 피하주사가 간편하다[25]. 부작용으로 고혈압이 악화되거나 혈전증이 유발될 수 있다. 빈혈을 교정하여 혈색소치를 정상화하는 것의 이점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오히려 심혈관계 합병증 등의 측면에서 더 나쁜 결과를 보여 이전의 목표 혈색소치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혹은 그보다도 더 낮게 유지하는 것을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262728]. ESA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는 경우에 용량이나 투여 빈도를 조절하기보다는 만성적인 염증, 철분 부족 등과 같은 원인을 먼저 찾아보고 교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CKD 환자에서는 영양 결핍 및 실혈 등으로 철분이나 비타민 부족이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것이 빈혈을 악화시키거나 ESA에 대한 반응을 나쁘게 할 수 있다. ESA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철분 요구량이 높아지므로 경구나 혹은 경정맥으로 철분을 보충하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 경구철분제는 feroba와 같은 약제를 하루 2회 복용하면 되는데 간혹 위장 장애로 복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액상제제가 도움이 된다. 경구제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100-200mg의 venoferrum을 식염수 100 mL에 혼합하여 정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투여 빈도는 반응을 보면서 조절하면 되는데 2-8주 간격으로 외래 방문시마다 주사하면 편리하다.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비타민 A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의 과다 복용은 피해야 하므로 renalmin과 같이 신기능저하 환자용 비타민제를 투여하는 것이 좋다.
3. 만성 신질환의 무기질과 골질환
신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 신장에서의 인산 배설에 장애가 발생하고 무기질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비타민D와 fibroblast growth factor-23, parathyroid hormone 등에 이상이 나타나며, 이는 결국 무기질과 골대사에 이상을 초래한다. 이러한 대사 이상은 CKD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므로 CKD 환자에서 신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 이의 예방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2930].
1) 인의 조절
하루 600-800 mg으로 식이 인 섭취를 제한하면 인의 축적을 피할 수 있다. 주로 육류와 유제품의 섭취를 피하여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신기능이 어느 정도 이하로 저하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식이 제한 만으로는 인의 축적을 피할 수 없으므로 인 결합제를 사용하여야 한다[31] . 인 결합제로는 알루미늄이 함유된 약제보다는 칼슘을 포함하는 약제(탄산칼슘 혹은 초산칼슘), 혹은 칼슘과 인이 모두 높은 경우에는 칼슘과 알루미늄이 모두 포함되어 있지 않은 sevelamer (renagel, renvela)나 lanthanum (fosrenol)을 사용하여 식이에 들어 있는 인의 장에서의 흡수를 억제한다. 이는 식사 중에 혹은 직후에 복용하도록 하며, lanthanum은 반드시 분쇄하여 섭취하도록 교육한다. Sevelamer와 lanthanum은 투석 치료중인 환자에서만 보험 적용이 된다. 알루미늄이 들어있는 암포젤은 한달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2) 비타민 D (calcitriol)와 그 analogs
이전 2003년도 Kidney Disease Outcomes Quality Initiative 진료 지침에 따르면 CKD의 병기에 따라 적정 intact parathyroid hormone (iPTH) 농도가 다르게 설정되어 있었다. 제3기에서는 iPTH가 35-70 pg/mL 보다 높으면 비타민 D 농도를 측정하며, 비타민 D 농도가 낮으면(<30ng/mL) 비타민 D (ergocholecalciferol, cholecalciferol)를 보충하고, 비타민 D가 부족하지 않을 경우에는 활성화 비타민 D (calcitriol, alfacalcidol, paricalcitol, doxer calciferol 등)를 사용하여 iPTH 농도를 정상화시킨다. 이때에도 칼슘과 인의 농도를 측정해야 하는데, 칼슘과 인의 농도가 높아지면 비타민 D를 중단하여야 한다. 제4기에서는 적정 iPTH 농도가 70-110 pg/mL로 이보다 높으면 제3기에서와 동일하게 치료한다. 제5기에서는 iPTH가 300 pg/mL을 넘으면 활성화 비타민 D를 처방하여 iPTH 농도를 150-300 pg/mL 범위로 조절하여야 한다. 경구 calcitriol은 하루에 0.25-0.5 µg 투여하며 1-2개월 간격으로 0.25 µg씩 증량한다. iPTH 농도를 추적하여 적정 농도를 유지하도록 용량을 조절한다. 정맥으로도 투여할 수 있지만 혈액 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시행하기 곤란하다. 과도하게 iPTH를 억제하는 것은 오히려 골대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부작용으로 고칼슘혈증과 고인산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32]. 이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 calcitriol로 조절이 되지 않거나 고칼슘혈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paricalcitol과 같은 비타민 D analog를 사용하여 조절해본다. Cinacalcet과 같은 calcimimetics도 통상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이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의 조절에 있어 기대가 되는 약제인데 저칼슘혈증의 발생에 주의하여야 한다.
이후 2009년도에 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KDIGO)에서 새로 만든 진료 지침에서는 CKD 제3-5기 환자에서 적정 iPTH 농도를 설정하는 것이 어려우며 정상 수치에 가깝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또한 투석 환자에서도 정상 상한치의 2-9배 정도(130-580 pg/mL)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그 범위를 넓게 설정하였다[33]. 아직까지 CKD의 무기질과 골질환은 밝혀져야 하는 것이 많은 미지의 영역이다.
4. 이상지질혈증
이삼지질혈증도 CKD의 진행에 관여하는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CKD 환자에서 심혈관계 합병증이 흔히 동반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이삼지질혈종을 조절하여야 한다. Hydroxymethylglutaryl coenzyme A reductase 억제제인 스타틴(pravastatin, fluvastatin, simvastatin, atorvastatin, rosuvastatin, pitavastatin, vytorin [simvastatin과 ezetimibe 복합제] 등)이 총콜레스테롤 및 low-density lipoprotein (LDL) -콜레스테롤 조절에 효과적이며 널리 사용된다.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에는 fibrate (fenofibrate, gemfibrozil)를 사용하여 조절한다.
5. 고칼륨혈증 및 대사성 산증
사구체여과율이 현저히 감소하면 고칼륨혈증이 나타난다. 우선 칼륨이 많이 함유된 음식물의 섭취를 제한하고, 변비가 있는 경우 이를 교정하며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약제의 사용을 제한한다. 그래도 고칼륨혈증이 지속되면 양이온 교환 수지인 polystyrene sulfonate calcium (kalimate, argamate, casuit)을 처방한다. 최근 들어 알칼리 보충으로 대사성 산증을 교정하는 것이 CKD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된 바 있다[34]. 하지만 소규모 연구이며 연구 설계에도 문제가 있어 보여 향후 대규모 연구 결과가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는 혈청 bicarbonate가 22 mEq/L보다 낮을 경우에 sodium bicarbonate를 보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6. 심혈관계 합병증
협심증, 심근 경색,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 및 말초혈관질환은 CKD가 진행함에 따라 흔히 동반된다. 이의 예방 및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심혈관계 질환에 대하여 잘 알려진 위험인자 및 CKD에 특이한 위험인자에 대한 교정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을 시행하고 당뇨병 환자에서는 적절하게 혈당치를 유지해야 하며 혈압도 목표에 맞추어 조절한다. LDL-콜레스테롤치를 70-100 mg/dL 미만으로 낮추고, 빈혈이 있는 경우에는 E S A 등의 사용으로 혈색소치를 11-12 g/dL로 유지한다. 식이 인 제한, 인결합제의 사용 및 적절한 비타민 D 혹은 analog의 사용으로 CKD의 무기질과 골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시행한다. 허혈성 심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MIBI-SPECT 및 심혈관조영술 등의 진단적 검사를 통하여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여야 한다.
결론
CKD는 전세계적으로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질병으로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여 신대체요법을 시행하여야 하고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따라서 CKD의 조기 진단 및 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CKD는 일반적인 검진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고혈압의 적절한 조절과 같은 치료법은 CKD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으며 또한 사구체여과율의 감소에 따르는 합병증을 줄일 수 있어 생명을 연장하거나 삶의 질을 높일 수도 있다. CKD 환자 진료 시에는 약물 요법을 포함하여 현재까지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최근 임상적으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만성 신질환 환자에서의 약물 치료를 전반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특히, 신질환을 예방하거나 만성적인 신기능 악화가 시작된 이후에 그 진행 속도를 정지시키거나 완화시키기 위한 기본 치료 원칙을 포함하여, 만성 신질환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고혈압, 빈혈, 무기질-골질환, 이상지질혈증, 고칼륨혈증, 대사성 산증, 그리고 심혈관계 합병증에 대해서도 세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기술하였다. 일반적으로 볼 때, 신기능은 약물의 흡수, 체내분포, 대사과정과 신장을 통한 약물 및 약물 대사물의 배설 과정에 영향을 준다. 적절한 약물 사용은 신기능의 보호 및 개선을 가져오나, 부적절한 약물 사용은 만성 신질환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은 물론이고, 신기능 자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사구체여과율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거나, 투여간격을 늘임으로써 약물의 농도를 조절하여야 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본 논문은 최근 고령화, 당뇨병 및 고혈압의 증가로 급증하고 있는 만성 신질환 환자 관리에 중요한 치료의 기본 원칙을 제공하여, 말기 신부전에 도달하지 않게 올바른 약물 치료지침을 강조한 임상논문이다. 결론적으로 만성 신질환은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질병으로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의 필요성이 제시된다.
[정리: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