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List > J Korean Med Assoc > v.55(11) > 1042501

권, 이, 정, Kwon, Lee, and Jeong: 농업인의 건강유해요인

Abstract

Farmers have suffered from a variety of work-related injuries and diseases. They are exposed to a number of hazards related to farming activity. Farm machines like tractors and small cultivators and animal-related injuries are the primary causes of acute injuries and fatalities. Pesticide exposure is another dominant concern among farmers that can result in acute poisoning or some chronic health outcomes such as neurological diseases or some types of cancer. Farm work can also involve toxic chemicals such as gases (methane, ammonia, H2S, etc.), diesel exhaust particulates, miscellaneous chemicals, and heavy metals, any of which may cause respiratory disease, systemic poisoning, and other health effects in farmers. Some ingredients of pesticides, several plants (poison ivy and poison sumac), and sun and heat exposure can be causes of skin disease. The most frequent cause of respiratory disease is organic dust from livestock production and handling grain or hay. Furthermore, low back pain and osteoarthritis of the hip and knee are common problems among farmers. These are caused by poor ergonomic working conditions like heavy weight lifting, repetitive movement, and awkward postures which involve squatting for long periods of time while working near the ground, long working hours, and a heavy workload. Farmers are also vulnerable to a number of infectious diseases (avian influenza, scrub typhus, leptospirosis, etc.) that may be transmitted from animals or the farm environment. Noise and vibration from powered farm machinery, heat and cold, and a stressful environment due to diminished profit margins can affect farmers' health. Even though farmers are working under very poor working conditions, social and institutional support is insufficient. Greater interest and effort is required to improve farmers' working conditions.

서론

농업은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직업의 하나로 식량을 생산하는 가장 기본적인 생산활동의 한가지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농업국가였으나 2011년 현재 농업인구는 전체 인구의 6.3%에 불과하고, 농촌지역의 고령화율은 33.7%로 전체 인구의 고령화율 11.4%에 비해 매우 높다[1]. 농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는 1인당 경지면적의 증가, 농업의 기계화, 농약사용량의 증가를 유발했으며 비닐하우스의 보급과 복합영농법 등으로 농업인의 노동강도의 증가와 그로 인한 각종 사고와 중독의 위험성을 가중시켰다. 가족 중심으로 일하는 농업인은 한 사람이 다양한 작업 장소를 이동하며 다양한 유해요인에 노출되지만 이에 대한 인지도가 낮으며 각종 위험에 대한 대처 능력이 낮다. 대부분 자영농이나 가족농으로 이루어진 농업인들은 2004년 현재 산업재해 보험 가입자가 전체 농림어업인의 5.7%에 불과하여 농작업으로 인한 사고성 재해와 질병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2].
농업인들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질병 및 사망에 대한 독특한 특성을 가진다. 일부 선진국의 연구결과, 일반 인구 집단과 비교하여 전체 사망률과 전체 암, 심장질환, 폐암 등의 사망률은 낮은 반면 사고성 재해, 암을 제외한 호흡기질환과 몇 가지 종류의 암(백혈병, 입술 및 피부암, 다발성 골수종, 비호지킨 림프종, 호지킨 림프종, 전립선암, 뇌암, 연부조직 육종 등)에 대한 사망률은 높은 양상을 보인다[34]. 또한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근골격계 질환, 인수공통 감염병, 신경계 질환 등과 사고로 인한 손상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5]. 이와 같은 사망 및 질병양상의 차이는 농업인이 일반 인구집단과 다른 생활양식(낮은 흡연율 등)뿐만 아니라 농작업에서 노출되는 다양한 유해요인이 원인으로 지목되었다[6]. 분진, 화학물질, 농기계의 배기가스가 비암성 호흡기계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7], 일부 악성종양의 원인으로 태양광선, 농약, 다른 화학물질과 미생물 등이 보고된 바 있다[46]. 이밖에도 하우스 시설 및 옥외작업 시 발생하는 온열, 한정된 공간 작업 시 생길 수 있는 유해가스와 저산소증, 농기계 사용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부적절한 자세와 중량물 취급 등에 의한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농작업 스트레스 및 피로 등 다양한 유해요인들이 농업인들의 독특한 질병양상과 관계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논문의 목적은 농업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건강유해요인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다.

물리적 유해요인

1. 농작업으로 인한 손상과 사망

농업은 광업, 건설업과 함께 가장 위험한 산업에 속한다. 2005년 농업인 안전공제 자료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 농업인의 손상 발생률은 16.67/1,000인년이며, 사망률은 30.59/1,000인년으로 같은 해의 일반근로자들의 산재 천인율인 7.7과 사망 만인율인 1.26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또한 사망의 원인으로는 남자에서는 농기계(35.6%), 농사용 장비에 의한 교통사고(23.3%), 기타 교통사고(16.8%) 순이었으며, 여자에서는 농사용 장비에 의한 교통사고(23.5%), 농기계(17.7%) 및 기타 교통사고(17.7%) 순으로 많았다. 손상의 원인으로는 남자에서는 농기계(45.3%), 추락(21.1%), 여자에서는 추락(45.4%), 농기계(25.1%) 순이었다[8].
농기계뿐만 아니라 가축사육, 과수작업 등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과수나 시설유지 보수작업 및 사다리 사용 등에 의해 추락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고압전선 근처에서의 기계, 사다리, 파이프의 사용으로 인한 전기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가축에 의해 차이거나 깔리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2. 실외작업 시의 유해요인

농작업은 실외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실외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경우 자외선과 고온환경에 쉽게 노출된다. 자외선 및 태양 복사열은 작업능률을 저하시키고 불쾌감 증가, 심부온도 상승, 심박수 또는 피로도 증가 등 생리적 부담 변화 및 탈수증, 염분부족 등으로 인한 열사병, 열경련, 열피로, 열신실 등의 건강장해나 피부 질환 등의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집중력 감소가 동반되어 농기계 사용 부주의로 인한 추락, 충돌 등의 안전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겨울철에는 동상, 참호족, 저체온증 등이 생길 수 있다[5].

3. 실내작업 시의 유해요인

시설재배와 같이 실내작업을 하는 농업인의 경우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된 곳에서 높은 온도와 분진이 발생하는 작업환경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닐하우스 내부는 겨울철의 경우 바깥과의 기온차가 16–23℃에 이르고 봄철에는 최고 50℃까지 상승하며 습도도 90%가 넘는 경우가 많은 고온 다습한 환경이므로 장시간 일을 할 경우 탈수 상태가 되기 쉽다. 내외부의 온도와 습도 차이가 크므로 더운 비닐하우스 내에서 일하던 사람이 갑자기 추운 외부로 나가면 생리적 불균형이 발생해 감기증상, 두통,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비닐하우스 내부의 환기 상태가 나쁘고 산소농도가 낮아 저산소증이 유발되어 호흡곤란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밀폐된 공간에서의 농약살포도 비닐하우스병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9]. 특히, 한국의 비닐하우스는 대체로 크기가 작고 낮으며, 반원형의 협소한 내부 구조 때문에 부적절한 자세에 의한 근골격계 질환의 발현에 취약하다. 밀폐된 환경에서는 토양에서 증발하는 각종 가스들과 농약 성분들이 더해져 산소부족 상태가 되기 쉽다[10]. 생강 저장굴에서 산소부족증이 발생하여 사망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생강의 저장과 온도와 습도의 유지를 위해 황토로 이루어진 땅에 수직으로 5-7 m 깊이의 굴을 파고 생강을 저장하는데 생강 저장굴 내의 온도가 상승하여 부패가 진행되면서 산소 소모 및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산소분압 감소를 일으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11]. 그 외 시설원예를 하는 버섯 농작업자의 경우에는 작업 자세, 밀폐된 환경, 포자 등의 위험 요인에 노출될 수 있다.

4. 소음과 진동

소음과 진동은 대부분의 농작업에서 존재하는 유해 요인으로 농기계류는 대표적인 소음과 진동의 발생원이다. 트랙터의 소음수준은 최대마력에서 98 dB(A)를 초과할 수 있으며, 농작업자에게 심각한 청력손실을 준다. 수확기, 곡물건조기, 잡목 깍는 기계, 전기톱도 100 dB(A)이상의 높은 소음수준을 나타낸다[12].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한 농작업 안전모델 시범사업에서 3년(2006-2008년)간 2,027명의 농업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순음청력검사에서 피검자의 16.9%에서 3분법상 30 dB 이상이면서 4,000 Hz에서 50 dB 이상의 청력손실을 보였다[13]. 미국 산업안전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NIOSH)에서 2000-2008년 사이에 조사한 산업별 청력손실에 대한 후향성 코호트연구에서 NISOH 기준(양쪽 어느 귀에서든지 1,000, 2,000, 3,000, 4,000 Hz의 평균 청력손실이 25 dB 이상일 때를 청력손실로 정의)을 적용하였을 때 농림어업인의 청력손실 유병률은 16.22%, 유병비교위험도(prevalence ratio)는 1.49 (95% confidence interval, 1.40-1.58)로 부동산 및 임대업, 광업, 건설업 다음으로 높은 순위였다[14].
또한, 다수의 농기계는 위험한 정도의 진동을 발생시키는데 경운기, 트랙터 등에서 발생하는 전신진동과 예초기, 전기톱 등에서 유발되는 국소진동을 통해 인체에 영향을 준다. 전신진동은 요통, 척추의 조기 퇴행성변화, 추간판 탈출, 요추 탈골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15], 국소진동은 레이노 현상, 수완진동증후군(hand arm vibration syndrome)을 일으킬 수 있다.

화학적 유해요인

1. 농약

우리나라 농약중독에 대한 국가적인 통계자료는 희박하고 일부 지역에서 실시된 조사연구를 통해 그 양상을 추정 해 볼 수 있는데 특정시기의 급성 농약중독 경험률이 7-86.7%로 다양하게 보고되었다[16]. 또한, 지난 10년간(1996-2005년) 농약에 의한 사망률을 조사한 국내 연구에 의하면 총 25,360명(약 2,500/년)이 농약중독으로 사망하여 사망률이 5.32/10,000명에 달하고 이는 전체 중독사의 58.6%를 차지하였다. 대부분 자살목적의 고의적 음독이 원인이지만 일부 농약을 직업적으로 취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급성 중독사도 포함되어 있다[17].
농업인들은 급성 농약중독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인 농약사용에 의한 만성 질환의 발병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다. 만성적인 농약노출에 의한 건강영향은 아직 명확하게 구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다양한 종류의 가능성이 제기되고있다. 각종 악성종양들을 비롯하여 천식, 만성 기관지염과 천명 같은 호흡기질환, 우울증, 파킨슨병과 말초신경염 같은 신경계 질환, 망막변성 같은 인과적 질환, 그 외에 당뇨, 재해, 여성에서의 호르몬 관련 질환(폐경 시기의 변화 및 불임), 면역독성 등 현재 농업인들이 흔히 앓고 있는 다수의 질환들과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18].
농업인에서 악성종양 문제는 대부분 농약의 직업적 노출에 기인된다. 백혈병, 입술 및 피부암, 다발성골수종, 비호지킨 림프종, 호지킨 림프종, 전립선암, 연부조직육종, 뇌암 등이 대표적으로 농업인에서 호발하는 악성종양들이다. 농업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부 농약들은 이미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에 의해 발암물질(definite carcinogen) 혹은 발암 추정 물질(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로 인정되고 있으며[19], 최근, 농업인들에게 흔한 노출상황인 '살충제의 직업적 폭로'를 Group 2A (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로 분류한 바 있다[20]. 일부 유기염소계 살충제(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 chlordane, lindane, methoxychlor, toxaphene), 페녹시계 제초제(2,4-dichlorophe-noxyacetic acid, 2,4,5-trichlorophe-noxyacetic acid, 2-methyl-4-chlorophenoxyacetic acid), 트리아진(triazine)계 제초제(atrazine, simazine, propazine, terbutylazine, cyanzine), 유기인제 살충제(crotoxyphos, dichlorpyrifos, famphur) 등이 악성종양 발생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최근에는 carbofuran(카바메이트계 살충제)이 비호즈킨 림프종, 뇌종양, 폐암 발생과, alachlor(아세트 아닐라이드 제초제)는 백혈병과의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다[5].
많은 농약들이 내분비장애물질에 해당되는데 이들 농약이 갖고 있는 호르몬 작용에 의해 생식기계 질환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ibromochlorpropane, ethylene di-bromide, carbaryl 등은 남성에서 정자 수 감소, 기능저하, 비정상 정자 증가, 테스토스테론 감소 등을 초래하고, atrazine, lindane, mancozeb 등은 여성에서 폐경을 늦추거나 월경주기를 혼란시킨다는 연구들이 있다. 그 외에 농약노출과 유산, 선천성기형, 결손 및 발달장애 등과의 관련성도 보고되고 있다[2122].
일부 유기인제, 유기염소제 및 카바메이트계 농약들은 면역글로불린, 보체, T-세포 수의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 국내의 일부 고농도의 농약에 노출되는 농업인에서 CD4와 CD4/CD8 값의 감소와 CD8 값의 증가가 관찰되어 농약노출에 따른 면역억제의 가능성이 시사된 바 있으며, Agent Orange라는 TCDD에 오염된 제초제에 노출된 베트남 참전군인들에서 면역기능의 변화가 관찰되기도 하였다[23]. 또한, 일부 농약노출과 심혈관계 질환 및 망막변성(retinal degeneration)과 시력손실과 같은 안과적 질환들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기도 하였다[21].
농약노출은 농업인에서 일부 신경계 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단기간 고농도의 농약에 노출된 경우 신경계에 작용하여 팔과 다리의 감각이상, 마비, 경련 등을 일으키고 관련부위의 신경전도장애를 흔히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반복적이고 만성적으로 농약에 노출되는 농업인에서 일부 중추신경계 질환(우울증, 신경행동장애, 파킨슨병 등)의 발병 위험이 증가되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18]. 우리나라에서 최근까지 많이 사용되고 있는 파라콰트(paraquat)와 파킨슨병의 관련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고, 이외에도 rotenone, dieldrin, maneb, dithiocarbamates, cyclodienes, pyrethroids 등도 의심을 받고 있다[24]. 최근엔 농약에 오염된 식수를 장기 섭취한 경우 파킨슨병의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가 보고되기도 하였다[25].

2. 농약 이외의 화학적 유해요인

비료사용, 농기계 사용 및 수리, 살균소독과 훈증, 가축시설 및 저장품 사용으로 인해 농작업 중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 가축 배설물과 무수 암모니아로부터의 슬러지나 슬러지 형태로부터 암모니아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폐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2,500-6,500 ppm의 암모니아가스에 노출되면 얼굴, 목, 상기도 등에 화상이 생길 수 있고 그보다 낮은 농도인 100-2,500 ppm에서도 기관과 기관지에 화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농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납, 크롬, 니켈과 같은 유해한 중금속에 노출될 수 있으며, 농기구 수리를 위한 용접작업 과정에서 금속 흄, 오존,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이 생성될 수 있다[12].
한정된 밀집 공간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경우가 많다. 밀폐된 공간에 거름이 쌓여서 혐기성 분해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독성 가스가 발생된다. 주로 문제되는 가스는 메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포스겐, 인 화합물 등이지만 이외에도 약 150여 종의 가스가 생성된다. 황화수소는 가축의 분변이나 퇴비의 분해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가장 독성이 강한 가스이다. 곡물의 경우 수확할 때 흔히 사일로에 저장되는데 사일로를 개방할 때 사료의 분해로 인해 NO, N2O, N2O4와 같은 질소산화물에 노출되어 사일로 농부병(silo filler's disease)이 발생된다. 또한,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농기계나 장비에서 배출되는 디젤연소물 질은 최근 국제암연구소에서 'Group 1 (carcinogenic to humans)'으로 분류되었는데 폐암이나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비닐하우스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고농도로 노출되는 경우 위험이 가중된다[26].

생물학적 유해요인

농업인들은 주로 야외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병원체에 노출되거나 가축을 돌보는 과정에서 인수공통 감염병에 이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감염성 질환에는 절지동물매개감염병으로 분류되는 말라리아, 쯔쯔가무시병 등이 있고 인수공통 감염병으로고 분류되는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브루셀라증, 탄저병, 큐열, 공수병, 야토병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쯔쯔가무시병,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은 추수기와 야외작업이 왕성한 계절인 가을에 자주 발생하는 발열성 질환이다. 쯔쯔가무시병의 경우 수확기인 9-10월경 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어 전파되고, 신증후군출혈열의 경우 10-12월경 들쥐의 배설물에 있던 한탄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렙토스피라증은 9-11월경에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들쥐 등 야생동물의 배설물에 오염된 물이나 흙을 통하여 감염된다[5]. 말라리아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Plasmodium vivax 에 의한 삼일열 말라리아가 강화군 및 김포시, 연천군, 파주시, 철원군 등의 경기북부지역에 유행하고 있다. 브루셀라증은 도축장 종사자, 수의사, 농부 등 감염된 동물과 이들의 조직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공수병은 광견병 바이러스(rabies virus)에 감염된 개, 너구리, 오소리 등에 의해 물려서 감염되며 잠복기는 통상적으로 3-8주이나 바이러스의 양과 침입부에서 뇌까지의 거리에 따라 9일에서 7년까지 다양하다. 야토병은 Francisella tularensis 에 의해 토끼 등의 야생동물과 접촉하거나 진드기 등의 매개체를 통해 감염된다[27].
농업인들은 짐승과 벌레에 물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독사에 의한 교상이 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살모사, 까치 살모사 및 불독사가 주요 원인이며 주로 활동이 많은 하절기에 흔하게 발생한다. 동식물을 사육하거나 취급하는 사람들은 가금진드기, 곡물진드기, 참진드기와 같은 진드기에 물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의한 라임병의 발병이 가능하다. 또한 모기, 벌, 지네, 페레더스, 침개미에 의한 자상도 발생할 수 있다[27].

호흡기질환 유해요인

농업인들은 가축 취급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의 털, 분비물이나 배설물을 비롯해서 곡물, 건초나 퇴비와 같은 다양한 유기성 분진뿐만 아니라 유해가스(암모니아, 황화수소, 질소산화물, 디젤연소물질 등), 용접 흄, 세균 및 농약 등의 유해환경요인에 노출됨으로써 일반 인구집단보다 호흡기질환에 많이 이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8]. 농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일반 산업현장에서 발생되는 무기먼지와는 달리 곡물, 화분, 가축, 버섯, 화훼류 등으로부터 나오는 유기 먼지가 대부분이다. 이들 중에는 미생물이나 내독소 등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인체에서 생물학적인 반응이 유발되는 경우가 흔한데 특히 알레르기성 질환이 자주 문제가 된다. 농업인에서 호발하는 호흡기질환에는 비염, 천식, 만성기관지염, 과민성 폐장염, 유기먼지독성증후군, 농부폐증 등이 해당되며 대부분 임상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원인을 구명할 수 있는 특이적인 검사수단이 미비하여 확진이 쉽지 않다[29].

피부질환 유해요인

농업인들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가 피부질환이다. 대부분 접촉성 피부염(contact dermatitis)이며 야외식물(옻나무, 은행나무, 국화꽃, 앵초류, 무화과 등), 동물의 털, 분비물, 배설물, 장갑, 장화, 운동화 등의 고무성분, 농기구 등에 포함된 중금속(니켈, 크롬) 및 다양한 농약성분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30]. 이외에도 옥외작업으로 인한 자외선 노출은 일광화상, 피부노화,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 많은 수의 농약(pyrethrum, phenothiazine 같은 살충제, propachlor, alachlor, maleic hydrazide 같은 제초제, thiram, captan, captafol, imidazole 등 진균제)들이 피부에 닿았을 때 자극성 혹은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시킬 수 있다[31]. 파라콰트(paraquat)의 경우 한 방울만 닿아도 피부에 궤사를 일으킬 수 있고, 살충제로 널리 쓰이는 칼탑 수용제의 경우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유기염소제에 의해서는 염소성분은 염소여드름(chloracne)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비닐하우스 내부와 같은 고온다습한 환경은 곰팡이균이 서식하기 쉬운 조건이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농작업자의 일하는 농작업자의 경우 사타구니, 발, 손 등에서 진균성 질환이 쉽게 발병할 수 있다[32].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농작업을 수행하는 과정 중에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장시간 서 있거나, 부적절한 자세를 취하거나 유사한 동작을 반복하는 등의 인간공학적인 위험요인에 노출되는 조건들이 많아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의 발생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작업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부적절한 자세는 장시간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구부리는 자세이다. 특히,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허리를 60도 내외로 구부리거나 무릎을 편 상태에서 극단적으로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가 문제가 되며 수박, 딸기, 참외와 같은 작목에서 흔히 관찰된다. 또한, 무릎을 바닥에 꿇고 작업하는 자세도 무릎에 접촉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시간 바닥에 앉아서 작업하는 경우에도 허리에 부담을 주게 된다. 사과, 배, 복숭아, 포도등과 같은 과수작목의 경우, 대부분의 작업이 머리 위쪽이나 팔을 90도 이상 올린 자세에서 이루어지므로 목, 어깨, 허리등에 부담을 주게 된다. 목 부위는 20도 이상의 신전 자세와 목의 최대 굴절상태가 15분간 지속될 경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포도, 사과, 배, 참외, 수박과 같은 과수작목의 수확과 출하과정에서 중량물 들기 작업이 흔히 관찰되는데 10-20kg 가량의 무게를 반복적으로 들고 내리는 작업이 이루어지며 이는 NIOSH의 중량물 권고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과수작목에서의 알솎아내기와 수확작업에서처럼 상지를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동작도 농작업에서 흔히 관찰되며, 포도작목에서의 순치기 작업처럼 오랜 시간 절단가위를 반복 사용함으로써 손가락과 손바닥 부위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게 되고 손목을 과도하게 꺾는 자세를 취하게 되어 손과 손목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지기도 한다[33].

심리사회학적인 스트레스

농업은 NIOSH에서 조사된 바에 의하면 130개의 고위험 스트레스 직업군 중 12번째로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직업이다. 경제적 압박감, 예측하지 못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 국제곡물시장, 자본의 영세화, 정부정책의 비연속성 등이 농업인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인은 비슷한 수준의 도시 근로자들에 비해 자살률이 1.9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인의 직무 스트레스는 피로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노동시간 및 강도, 작업환경, 사회적 지지, 사회적 고립, 경제적 문제, 불확실성, 건강문제가 피로수준과 관계가 있었다[34].

결론

농업인들은 일반 인구집단이나 다른 직업군에 비해 사고로 인한 손상이나 사망, 호흡기질환, 피부질환, 근골격계 질환, 인수공통 감염병, 신경계 질환 및 일부 악성종양(백혈병, 입술 및 피부암, 다발성골수종, 비호지킨스 림프종, 호지킨스 림프종, 전립선암, 연부조직육종, 뇌암)에 상대적으로 많이 이환되고 있다. 농업인에서 관찰되는 이런 독특한 사망 및 질병 양상의 원인은 농업인들과 일반 주민들과의 생활양식의 차이뿐 아니라 농촌의 자연환경과 농업에 내포된 직업적 유해요인에 기인한다. 농작업과 관련된 유해요인에는 다양한 성분의 농약(살충제, 제초제 등), 독성가스나 디젤연소물질 같은 화학물질과 중금속, 곡물, 건초, 퇴비나 가축에서 기인하는 유기분진, 옥외작업으로 인한 태양광선과 열악한 온열환경, 중량물 취급, 부적절한 자세와 같은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생물학적 요인, 농기계나 장비 사용에 의한 소음과 진동 및 농작업 스트레스 등 매우 광범위한 요인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농업인의 건강을 유지, 증진하기 위해서는 농촌의 자연환경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농작업 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유해요인들 각각에 대해 적절한 예방관리대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하겠다.

Peer Reviewers' Commentary

본 논문은 직업으로서 농업인의 위험요인을 직업의학적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기술한 논문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3차 산업의 증가로 농업은 소외 산업으로 인식되었고, 그 결과 농업인은 많은 직업적 위험요인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업인으로서의 위험이 간과되어 왔다. 이 논문은 농업인의 노출상황(실내, 실외 작업 등)에 의한 위험과 유해요인별(농약, 인간공학적 요인, 사회심리적 요인 등) 위험에 대하여 최신 자료를 체계적으로 기술하여 농업인의 보건관리 정책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근거로 사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에서 보다 체계적인 농업인 보건관리를 위한 농업관련성 질환의 감시체계가 구축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보건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정리: 편집위원회]

Acknowledgement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Academy of Agricultural Science,(Project No. PJ007455032012),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Republic of Korea.

References

1. Statistics Korea. Agriculture, forestry and fishery census [Internet]. 2012. cited 2012 Apr 17. Daejeon: Statistics Korea;Available from: http://kostat.go.kr/portal/korea/kor_nw/2/7/2/index.board.
crossref
2. Ahn YS, Lim HS. Occupational diseases among agricultural, forestry and fishery workers approved by Korea Labor Welfare Corporation. Korean J Occup Environ Med. 2007. 19:1–16.
crossref
3. Blair A, Sandler DP, Tarone R, Lubin J, Thomas K, Hoppin JA, Samanic C, Coble J, Kamel F, Knott C, Dosemeci M, Zahm SH, Lynch CF, Rothman N, Alavanja MC. Mortality among participants in the agricultural health study. Ann Epidemiol. 2005. 15:279–285.
crossref
4. Blair A, Dosemeci M, Heineman EF. Cancer and other causes of death among male and female farmers from twenty-three states. Am J Ind Med. 1993. 23:729–742.
crossref
5. Lee SJ. The occupational diseases of agricultural workers. Hanyang Med Rev. 2010. 30:305–312.
6. Shaver CS, Tong T. Chemical hazards to agricultural workers. Occup Med. 1991. 6:391–413.
7. Respiratory health hazards in agriculture. Am J Respir Crit Care Med. 1998. 158(5 Pt 2):S1–S76.
8. Lee SJ, Kim I, Ryou H, Lee KS, Kwon YJ. Work-related injuries and fatalities among farmers in South Korea. Am J Ind Med. 2012. 55:76–83.
9. Zuskin E, Schachter EN, Mustajbegovic J. Respiratory function in greenhouse workers. Int Arch Occup Environ Health. 1993. 64:521–526.
crossref
10. Mestres R, Francois C, Causse C, Vian L, Winnett G. Survey of exposure to pesticides in greenhouses. Bull Environ Contam Toxicol. 1985. 35:750–756.
crossref
11. Lim HS, Bae GR. Investigation of health hazards in the underground storage facilities of ginger roots. Korean J Prev Med. 2002. 35:72–75.
12. Kim HA. Rural Developmental Administration. Exposure assessment and improvement of chemical, physical, biological hazards in agriculture. Development of prevention strategy of agricultural safety and health in Korea. 2006. Suwon: Eulji Global;81–132.
13. Kwon SC, Lee SJ, Lee KS. Korean Society of the Occu-pational and Environment Medicine. Characteristics of hearing ability in Korean agricultural workers. Proceedings of the 45th conference of the Korean Society of the Occupational and Environment Medicine. 2010. Seoul: Korean Society of the Occupational and Environment Medicine;269–270.
crossref
14. Masterson EA, Tak S, Themann CL, Wall DK, Groenewold MR, Deddens JA, Calvert GM. Prevalence of hearing loss in the United States by industry. Am J Ind Med. 2012. 07. 05. [Epub]. DOI: 10.1002/ajim.22082.
crossref
15. Lings S, Leboeuf-Yde C. Whole-body vibration and low back pain: a systematic, critical review of the epidemiological literature 1992-1999. Int Arch Occup Environ Health. 2000. 73:290–297.
crossref
16. Lee WJ, Cha ES. Overview of pesticide poisoning in South Korea. J Rural Med. 2009. 4:53–58.
crossref
17. Lee WJ, Cha ES, Park ES, Kong KA, Yi JH, Son M. Deaths from pesticide poisoning in South Korea: trends over 10 years. Int Arch Occup Environ Health. 2009. 82:365–371.
18. Alavanja MC, Hoppin JA, Kamel F. Health effects of chronic pesticide exposure: cancer and neurotoxicity. Annu Rev Public Health. 2004. 25:155–197.
19. Siemiatycki J, Richardson L, Straif K, Latreille B, Lakhani R, Campbell S, Rousseau MC, Boffetta P. Listing occupational carcinogens. Environ Health Perspect. 2004. 112:1447–1459.
20.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World Health Organization. Occupational exposures in insecticide application, and some pesticides. IARC monographs on the evaluation of carcinogenic risks to humans. 1991. Volume 53. Lyon: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World Health Organization.
21. Spiewak R. Pesticides as a cause of occupational skin diseases in farmers. Ann Agric Environ Med. 2001. 8:1–5.
crossref
22. Fleming LE, Gomez-Marin O, Zheng D, Ma F, Lee D. 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 mortality among US farmers and pesticide applicators. Am J Ind Med. 2003. 43:227–233.
crossref
23. Lee W, Lim CS, Lee KS, Chang SH. Immunotoxicity among farmers exposed to pesticides. Korean J Prev Med. 1999. 32:347–354.
crossref
24. Costello S, Cockburn M, Bronstein J, Zhang X, Ritz B. Parkinson's disease and residential exposure to maneb and paraquat from agricultural applications in the central valley of California. Am J Epidemiol. 2009. 169:919–926.
crossref
25. Gatto NM, Cockburn M, Bronstein J, Manthripragada AD, Ritz B. Well-water consumption and Parkinson's disease in rural California. Environ Health Perspect. 2009. 117:1912–1918.
crossref
26.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World Helath Organization. Diesel and gasoline engine exhausts and some nitroarenes. IARC monographs on the evaluation of carcinogenic risks to humans. 2012. Volume 105. Lyon: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World Health Organization.
crossref
27. Lim HS. Health hazards of farming and fishing in Korea. Korean J Rural Med. 2002. 27:197–215.
28. Gomez MI, Hwang SA, Lin S, Stark AD, May JJ, Hallman EM. Prevalence and predictors of respiratory symptoms among New York farmers and farm residents. Am J Ind Med. 2004. 46:42–54.
29. Frank AL, McKnight R, Kirkhorn SR, Gunderson P. Issues of agricultural safety and health. Annu Rev Public Health. 2004. 25:225–245.
30. Mathias CG. Occupational dermatoses. J Am Acad Dermatol. 1988. 19:1107–1114.
31. Kwon S, Ryou H, Song J, Lee K, Kim K, Lee S. Korean Society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 Medicine. Contact dermatitis following working with grape farming. Proceedings of the 37th conference of The Korean Society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 Medicine. 2006. Seoul: Korean Society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 Medicine;341–342.
crossref
32. Kim CY, Joo R, Sakong J, Chung JH, Kwak TH. The patterns of medical utilization on dermatoses among rural inhabitants. Korean J Rural Med. 1999. 24:103–113.
crossref
33. Lee SJ, Park HJ. Work-related musculoskeletal disorders among agricultural workers. J Ergon Soc Korea. 2011. 30:525–534.
crossref
34. Lee KH, Koh SB, Kang D, Chung JJ, Kim HR, Kim IA, Lee KS, Hyun SJ, Lee KM, Yoon JH, Kim SK, Cho IJ, Choi JK, Oh SS, Cha BS, Chang SJ. Job stress and self-perceived fatigue in Korean farmers. Korean J Occup Environ Med. 2011. 23:213–224.
crossref
TOOLS
Similar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