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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치료의 장기적 위암 예방 효과: 누구를 우선 치료해야 하는가?
요약: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갖는 위암은 correa cascade라고 하는 발병기전을 거쳐 발생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1 이 기전에 따라 표재성 위염은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 단계를 거쳐 위선암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은 그 첫 유발 요인으로 여겨진다.2,3 역학 연구들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감염은 3배 높은 비분문부 위암 위험과 관련되어 있다.4,5 따라서, 헬리코박터 감염에 대한 제균 치료는 위암 예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간 제균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에 대한 다수의 무작위 배정 전향 연구들이 있었으나, 각각 서로 다른 대상 인구와 샘플 크기를 가졌으며, 추적 기간이 상이하고 기저 위점막의 상태 차이가 달랐기에 각 연구별로 그 정량적 효과가 서로 매우 큰 차이를 보여왔다. 이로 인해 제균 치료의 효과에 대한 일각의 의문부호가 남아 있었고, 따라서 장기적으로 검증된 연구 결과가 요구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위암 고위험 지역에서의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와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전향적 연구를 시행하였다.
이 연구에는 1994년 중국 푸저우 7개 지역에서 모집된 35세이상 65세 이하의 2,423명의 연구 참여자가 참여하였다. 위점막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조직 샘플은 전정부(antrum) 3점, 위체부(corpus) 1점, 위각부(angle) 1점 등으로 총 5점 채취되었으며 rapid urease test 및 조직 검사 모두 헬리코박터 감염에 상응하는 결과를 보일 때 보균자로 정의되었다. 이 중 미란 혹은 소화성궤양, 위용종, 위절제술 과거력, 식도암 환자들(n=373, 15.4%), 헬리코박터 음성(n=420, 17.3%)을 제외한 총 1,630명의 환자들이 제균 치료(2주간의 표준 3제 치료, n=817) 혹은 위약(n=813)으로 무작위 배정되었다. 제균 치료군에서는 일차 3제요법이 실패한 경우 1주간의 4제요법을 시행 받았다(최종 제균 성공률=83.7%). 이후 가림 처리된 내시경의들이 주기적인 추적 내시경을 시행하였고, 제균 치료군에서 보균이 확인된 환자들은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균을 추가 시행하였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의 위암 발생 유무 및 사망 원인을 2020년 12월까지 추적하였다.
최장 26.5년의 추적 기간 동안 56예의 위암이 진단되었다. 이 중 21예(2.57%)는 제균 치료군에서, 35예(4.31%)는 위약대조군에서 발생하였다. 이를 10만 명당 발생률로 환산하면제균 치료군은 10만 명당 115명, 위약 대조군은 10만 명당 198명이 된다. 이를 표준화 위험도로 환산하여 일반 인구와비교하면 제균 치료군은 0.72, 위약 대조군은 1.20이었다. 기저(baseline) 위조직 샘플분석 결과에 따라 진행된 하위 그룹분석에 따르면, 양 군의 위암 예방효과의 차이는 기저 전암성위병변이 없는 경우(정상점막 혹은 표재성 위염, p=0.032)에서만 유의하였고, 기저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 등을나타낸 경우는 유의하지 않았다(p=0.416). 흥미롭게도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이형성을 나누어 분석하면 위암 발생 위험 감소는 여전히 통계적 유의성은 없지만, 위축성 위염군에서 더 분명하였다. 이와 유사하게 기저 소화불량 증상이 없는환자에서만 제균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편, 253명의 환자(15.5%)가 추적 기간 동안 사망하였는데, 이 중 116명이 암으로 사망하였다. 이 중 32명이 위암으로 사망하였는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제균 치료군에서 낮은 위암기인 사망률을 보여주었다(p=0.421). 이를 다변량 콕스분석으로 조사해보면, 제균 치료군은 위약 대조군에 비해 위암기인 사망률이 24%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 원인(all-cause mortality)을 분석하였을 때는 양 군의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또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는 종양의 위 내 위치(cardia 혹은 non-cardia)나 추적 기간 길이에 상관없이 일관적으로 나타났다.
해설: 본 연구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위암 예방 효과는 특히 전암성 위 병변이 없고, 소화불량 증상이 기저에 없던 환자들에게서 통계적으로 뚜렷하였다. 또한 특히 재감염에 대한 예방을 철저하게 진행한 환자군에서 가장 컸다. 이는 10개의 무작위 배정 연구들을 분석한 최근의 메타분석 결과6와도 상응하는 모습이었는데, 해당 메타분석에서는 제균 치료가 위암 발생률을 낮추는 것(RR, 0.54; 95% CI, 0.40 to 0.72; number needed to treat [NNT]=72)으로 보고한 바 있다. 또한,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RR, 0.61; 95% CI, 0.40 to 0.92; NNT=135) 효과도 같은 경향성을 보였으며, 제균이 전체 사망 원인(all-cause mortality)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점도 본 연구 결과와 같았다.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증이 있는 환자에서도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을 예방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일부 연구들은 이 경우에도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이 전암성 위 병변들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하여 왔다. 이들 전암성 병변을 가진 환자들에게서의 제균 후 14.7년간의 위암과 사망률에 관한 장기 추적 결과를 보여준 산둥 중재 연구7는, 39%의 위암 발생률 감소를 가져온 바 있다. 이 산둥 연구는 특히 조직학적으로 진행된 전암성 병변을 가진 환자군에서도 제균 효과를 보여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진행된 위염 단계에 있는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는 종양 발생의 진행에 영향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기에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8
본 연구의 강점은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군 연구로서 가장 장기간 추적하였다는 점과 표준화된 기저 내시경 결과 기록과 샘플 채취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도 존재하는데, 일부 1990년대의 의무기록의 조사에 있어 비전산화된 기록지 등의 영향으로 세부적인 기록 수집이 어려웠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물론 해당 국가의 암 레지스트리와 사망보고 시스템 등으로 보완이 되었기에 연구 결과의 전반적인 신뢰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약점은 위암 발생 예가 수십 예 정도로 적은데다, 이를 하위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데 있어서는 그 통계학적 power가 약하여 연구 결과의 설명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또한, 대조군 그룹에서 25년이 넘는 연구 기간 동안 순수하게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였을지 확실하지 않기에 결과 해석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정리하면, 본 연구는 위암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중요성과 그 치료 효과가 전암성 위 병변이 기저에 없는 환자로 국한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조기 제균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 결과로 볼 수 있다. 연구가 장기간 진행되면서 갖는 구조적인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 결과는 헬리코박터 보균 비율이 특히 높고 위암 발생률이 높은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조기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적극적인 보급을 통해 진행성 위암 발생 감소와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Notes

Article

Effect of Helicobacter pylori Eradication on Gastric Cancer Prevention: Updated Report from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with 26.5 Years of Follow-up (Gastroenterology 2022;163:154-162.e3)

Financial support

None.

Conflict of interest

None.

REFERENCES

1. Bray F, Ferlay J, Soerjomataram I, Siegel RL, Torre LA, Jemal A. 2018; Global cancer statistics 2018: GLOBOCAN estimates of incidence and mortality worldwide for 36 cancers in 185 countries. CA Cancer J Clin. 68:394–424. DOI: 10.3322/caac.21492. PMID: 30207593.
2. IARC working group on the evaluation of carcinogenic risks to humans: some industrial chemicals. 1994; Lyon, 15-22 February 1994. IARC Monogr Eval Carcinog Risks Hum. 60:1–560. PMID: 7869568. PMCID: PMC7681540.
3. Konturek PC, Konturek SJ, Brzozowski T. 2009; Helicobacter pylori infection in gastric cancerogenesis. J Physiol Pharmacol. 60:3–21. PMID: 19826177.
4. Kwak HW, Choi IJ, Cho SJ, et al. 2014; Characteristics of gastric cancer according to Helicobacter pylori infection status. J Gastroenterol Hepatol. 29:1671–1677. DOI: 10.1111/jgh.12605. PMID: 24730518.
5. Helicobacter and Cancer Collaborative Group. 2001; Gastric cancer and Helicobacter pylori: a combined analysis of 12 case control studies nested within prospective cohorts. Gut. 49:347–353. DOI: 10.1136/gut.49.3.347. PMID: 11511555. PMCID: PMC1728434.
6. Ford AC, Yuan Y, Moayyedi P. 2020; Helicobacter pylori eradication therapy to prevent gastric cancer: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Gut. 69:2113–2121. DOI: 10.1136/gutjnl-2020-320839. PMID: 32205420.
7. Ma JL, Zhang L, Brown LM, et al. 2012; Fifteen-year effects of Helicobacter pylori, garlic, and vitamin treatments on gastric cancer incidence and mortality. J Natl Cancer Inst. 104:488–492. DOI: 10.1093/jnci/djs003. PMID: 22271764. PMCID: PMC3309129.
8. Rugge M, Meggio A, Pravadelli C, et al. 2019; Gastritis staging in the endoscopic follow-up for the secondary prevention of gastric cancer: a 5-year prospective study of 1755 patients. Gut. 68:11–17. DOI: 10.1136/gutjnl-2017-314600. PMID: 29306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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