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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and Min: 우리나라 암진료체계의 명과 암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등장인물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순간 여자 주인공이 갑자기 쓰러진다. 바뀐 장면에서 여자 주인공은 병원 침대에 누워있고 담당의사가 침통한 표정으로 암진단을 내리고 가족들은 울음 바다에 빠진다. 20여 년 전까지도 TV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하던 설정이다. 당시 암진단은 사형선고와도 같은 의미였다. 실제 국가 통계 자료에 의하면 1990년대에 전체 암의 5년 생존율은 약 40% 정도였다[1].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는 사회·경제 분야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였으며 암치료 부문에서도 성과를 이루었다. 암환자의 생존율은 매년 증가하여 2009-2013년 기준 전체 암 생존율은 약 70%까지 상승하였으며 2012년 암 사망율은 100만 명당 183.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하는 고무적인 결과이다[12]. 이 같은 발전은 2차례의 암정복 10개년 계획, 국가암검진사업 등 관주도의 의료정책 성과와 함께 민간 의료부분에서 이루어낸 전반적인 의료기술의 발전이 맞물린 결과일 것이다. 특히 2002년부터 시작된 국가암검진사업은 위암과 유방암으로부터 시작해서 현재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을 포함한 5대암 검진사업으로 확장되었으며 조기암의 발견을 증가시키고 저소득층의 암진단을 지원하여 전체적 암치료 성적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되고 있다[3].
그러나 이 같은 발전과 더불어 새롭게 등장한 풀어야 할 문제들도 발생하였다.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 가능성이 없는 소위 말기 암환자의 수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현재 약 8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이들 중 완화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이는 약 14% 정도에 불과하다[4]. 또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전에는 치료가 불가능하였던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연장되었으나 이들의 대부분은 긴 치료기간을 필요로 하며 치료기간 중 환자들과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하다. 현재 5년으로 국한되어 있는 산정 특례 이후에 암치료의 생존자들의 관리에 대한 필요성 인식과 제도는 거의 전무한 상태나 다름이 없다. 암진료 전달체계의 양극화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암치료가 더욱더 고도화·전문화되어 감에 따라 암환자들의 수도권 대형병원 집중화와 지방 및 중소병원의 소외현상은 심화되어 가고 있으며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말기 암환자들은 민간요양시설에 의지하게 되고 여기서 시행되는 비급여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은커녕 실태파악조차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특집은 명암이 교차하는 현재 우리나라 암치료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개선책을 도출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세 편의 논설은 각기 다른 관점으로 우리나라 암치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안을 제안하고 있다. 첫 번째 논설을 통해서 그간 암치료 성적 향상을 위해 시행해온 국가정책들의 의의를 되짚어 보고 미래의 정책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5].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암치료 성적의 비약적 향상을 이룬 데는 국가정책이 기여한 바가 크다. 이러한 국가정책의 순기능을 이어 나가기 위해 20여 년 전과 달라진 암 발생의 패턴에서부터 ‘정밀의료’로 대변되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까지를 반영할 수 있는 미래의 정책 방향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두 번째로 암 관련 진료전달체계의 양극화 문제를 심도 깊게 살펴보고자 하였다[6]. 양극화는 비단 암진료뿐 아니라 우리 의료체계 전반에 걸친 문제인 만큼 매우 복잡한 뿌리를 가지고 있다. 이 복잡한 문제를 객관적인 견지에서 세심하게 살펴보기 위해 의료서비스 전달자인 대형병원, 민간요양병원, 의료서비스의 수혜자인 환자, 그리고 중간자인 민간보험회사 각각의 입장에서 살펴보고 문제점을 진단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는 암치료의 큰 축으로서 대형암전문병원들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 암치료의 통합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지향해야 할 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7]. 암진료의 고도성과 전문성을 앞세워 소위 빅5 대형병원에서 시작된 전문암병원 건립 현상이 수도권의 대학병원들에게까지 번지고 있으며 이미 우리나라 암진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세번째 논설에서는 이러한 암전문병원의 역할과 이로 인한 쏠림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암진료의 통합체제의 필요성과 실현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암은 전세계적으로도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는 중대한 질환으로 수명연장으로 인한 인구의 고령화에 따르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과거 사망선고와도 같던 불치병은 괄목할만한 치료성적의 향상을 이루었으나 환자들의 사회적 삶의 질 저하, 말기환자들의 소외, 의료체계의 양극화와 같은 부작용을 낳았다. 이러한 부정적인 면들은 여태껏 이룬 성과를 부정하는 의미라기 보다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볼 때 현 암진료의 문제점들을 새로운 목표로 승화하여 미래의 도전에 대한 응전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References

1. Oh CM, Won YJ, Jung KW, Kong HJ, Cho H, Lee JK, Lee DH, Lee KH. Community of Population-Based Regional Cancer Registries. Cancer statistics in Korea: incidence, mortality, survival, and prevalence in 2013. Cancer Res Treat. 2016; 48:436–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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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Mortality from cancer.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Health at a glance 2015: OECD indicators. Paris: OECD Publishing;2015. p. 52–53.
3. Lee WC. Evidence-based national cancer screening program of Korea. J Korean Med Assoc. 2011; 54:1028–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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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National Cancer Center. Government supporting project for selected hospice palliative facility [Internet]. Goyang: National Cancer Center;2016. cited 2017 Feb 28. Available from http://www.ncc.re.kr/main.ncc?uri=manage01_8.
5. Kim HJ. Proposal for improving the outcomes of cancer treatment. J Korean Med Assoc. 2017; 60:219–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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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Kim KS. Polarization of cancer patient management. J Korean Med Assoc. 2017; 60:22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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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hoi SK. Current status of the management of cancer patients in Korea. J Korean Med Assoc. 2017; 60:228–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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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LS
ORCID iDs

Byung Soh Min
https://orcid.org/http://orcid.org/0000-0003-0180-8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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