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List > J Korean Diabetes > v.26(2) > 1516092241

간과된 당뇨병의 또 다른 얼굴: 자살 위험과 통합적 진료의 필요성

Abstract

Diabetes is a chronic disease with increasing global prevalence, yet its psychological impact remains underrecognized in clinical practice. Individuals with diabetes have a 2∼3 times higher risk of suicide than the general population, yet structured mental health screening and intervention remain limited. Recent Korean data indicate that suicide incidence in type 1 diabetes is even higher than in cancer, underscoring the urgent need for targeted approaches. Suicidal risk is particularly increased among patients with low income, mid-range disease duration (2∼9 years), and comorbid depression. However, current diabetes management models rarely integrate mental health assessment or intervention. This opinion highlights the necessity of routine psychological screening, interprofessional collaboration, and structural policy reforms to address suicide risk in people with diabetes. It calls for expanding national disease management programs to incorporate mental health metrics, supporting healthcare providers, and establishing digital behavioral alert systems. A comprehensive approach to diabetes management should encompass both physical complications and mental health, recognizing the full spectrum of patient needs. Managing the ‘invisible complication’ of suicide is the next frontier in comprehensive diabetes management.

서론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1]. 국내 통계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의 6명 중 1명꼴로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2]. 기존의 당뇨병관리 전략은 혈당조절과 심혈관질환, 당뇨병신장병증, 당뇨병신경병증, 당뇨병망막병증 등 이른바 ‘전형적인 신체적인 합병증’ 예방과 치료에 집중되어 왔다[3]. 그러나 당뇨병환자의 삶의 질, 정서적 고통, 심리적 소진은 실제 임상에서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살은 당뇨병환자에서 빈도와 위험도가 모두 높은 중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환자는 일반 인구보다 자살 위험이 2∼3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진료 현장에서는 자살 위험 요인을 선별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 본문에서는 당뇨병환자의 자살 위험이 왜 간과되어 왔는지,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임상적·정책적 접근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론

1. 당뇨병환자의 높은 자살률 현황

당뇨병환자들의 자살 위험은 일반 인구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한 국내 1만 인년당 자살 발생률은 1형당뇨병 환자에서 25.3건, 암 환자에서 14.1건, 일반인에서 13.0건으로 확인되어, 1형당뇨병 환자의 자살 위험은 일반인 대비 약 2배, 암 환자에 비해서도 약 1.8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5].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당뇨병환자의 자살률은 1만 인년당 2.4건으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94,000명의 당뇨병환자가 자살로 생명을 잃는 것으로 추정된다[4,6]. 자살 생각(suicidal ideation)의 유병률은 당뇨병환자에서 17.5%, 자살 시도(suicide attempt)의 유병률은 3.3%로 조사되었다[7].
당뇨병환자의 자살률은 당뇨병 유형, 연령, 소득 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당뇨병이라는 만성질환이 환자에게 주는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부담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의미한다. 1형당뇨병 환자의 자살 위험은 일반 인구보다 약 2.3배 높은데, 장기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7.7%로, 2형당뇨병 환자(1.3%)보다 훨씬 높다[6]. 이는 1형당뇨병이 주로 어린 연령에 발병하고, 평생 인슐린주사에 의존해야 하는 치료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5].

2. 당뇨병환자의 자살 위험 요인

1) 사회경제적 요인과 자살 위험

경제적 어려움은 당뇨병환자의 자살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당뇨병환자의 자살 위험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8]. 특히 당뇨병이 있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자살 위험은 당뇨병이 없는 고소득층보다 4.34배 높게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집단에서도 당뇨병환자는 비당뇨인보다 자살 위험이 1.25배 높았으며, 소득 수준이 낮아질수록 그 격차는 더 컸다. 또한 저소득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자살 위험은 더욱 높아져, 10년 연속 하위 25% 저소득층에 속한 당뇨병환자는 지속적 저소득 경험이 없는 환자보다 자살 위험이 1.56배 높았다[8]. 소득의 불안정성 역시 자살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소득 변동성이 가장 큰 그룹의 자살 위험은 변동성이 낮은 그룹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이 당뇨병관리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이로 인해 자살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 당뇨병 유병기간과 자살 위험의 관계

당뇨병 유병기간에 따른 자살 위험은 역 U자 형태(inverted U-shaped)를 보인다[9]. 당뇨병 진단 후 1년 이내, 그리고 10년 이상이 된 환자보다 2∼9년 사이의 환자에서 자살 생각(자살 위험비 2.035), 자살 계획(자살 위험비 3.507), 자살 행동(자살 위험비 7.130)의 위험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초기 진단 충격에서 벗어난 후, 장기적인 질병 관리의 부담과 합병증 발생이 시작되는 시기에 정신적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3) 정신건강 문제와 자살의 연관성

당뇨병환자에서 스트레스, 우울증, 자살 생각은 모두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10].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환자 중 중등도 이상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비율은 53.8%, 경도 이상의 우울증을 경험하는 비율은 57.9%, 자살 생각이 있는 비율은 10.4%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은 당뇨병환자의 스트레스와 자살 생각 사이에서 완전 매개 효과를 보여, 스트레스 자체가 직접적으로 자살 생각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우울증을 통해 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뇨병은 질병 관리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반대로 우울증은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고 혈당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6]. 또 다른 연구에서는 1형당뇨병 환자가 일반인보다 음주 및 약물 오남용 위험이 4배, 우울증 발병 위험이 3배, 성격 및 행동장애 위험이 2.6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5].

3. 당뇨병환자의 자살 예방 전략

1) 정신건강 평가 및 관리

당뇨병환자의 자살 위험을 낮추기 위한 중요한 의료적 접근은 정기적인 정신건강 평가와 체계적인 관리이다. 특히 우울증이 스트레스와 자살 생각 사이에서 완전 매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울증 선별검사와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당뇨병환자의 정기적인 진료 과정에서 우울증과 자살 생각에 대한 평가가 포함되어야 하며, 의료진은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데 필요한 교육과 자원을 갖추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부분의 진료 현장에서 자살 위험에 대한 선별이나 개입은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미국 식품의약국(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은 ‘RES-CUE 협력 커뮤니티’를 설립하여 당뇨병환자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11]. 이 커뮤니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의료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당뇨병 진료 시 우울증과 자살 생각에 대한 논의가 적절하다고 믿지만,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진료 시간의 제약,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임상의의 낮은 인식, 정신건강의학과와의 연계 부재 등이 주요한 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당뇨병 진료의 일상적인 흐름에서 간단한 정신건강 선별(예: PHQ-9, GAD-7 등)을 정례화하고, 고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자살 위험이 높은 환자의 공통적인 특징에는 감정표현의 제한, 상담 회피 경향, 낮은 약물 순응도, 외래 중단 등의 행동 양상이 포함된다. 이러한 징후를 보이는 환자에 대해 단순히 환자의 ‘비협조’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중대한 경고 신호로 인식해야 한다. 진료실 내에서 감정 상태에 대한 짧은 확인 질문, 정서적 지지 제공, 심리 상담 안내 등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의료진의 역량 강화 교육이 필수적이다.
의료인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신건강 문제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영역이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관심과 배려에서 시작되는 기본 진료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환자가 “요즘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을 때, 그것을 단순한 하소연이 아닌 구조적 개입의 시작이 되도록 하는 시스템, 그것이 우리가 구축해야 할 미래의 통합적 당뇨병관리 모델이다.
학술적 근거 창출도 장기 전략으로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당뇨병환자의 정신건강 개입 효과를 입증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며, 대부분 해외 연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신건강 개입 전후의 혈당조절 지표 변화, 약물 순응도, 합병증 발생률, 삶의 질 점수 등을 포함하는 장기 종단 연구와 중재 기반의 무작위 연구를 통해 근거 기반의 정책 설계가 가능해져야 한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지역 기반 코호트, 병원 환자 관찰연구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2) 사회적 지원 및 제도적 대책

1형당뇨병과 같은 난치성 질환 환자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1형당뇨병을 장애로 인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1형당뇨병을 중증난치질환으로 선정하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췌도부전당뇨병 TFT (task force team)’를 조직하여 인식을 제고하는 노력을 꾀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당뇨병환자들의 당뇨병합병증 검사를 위한 지원책 등 필수적인 합병증 검사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당뇨병관리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겠다. 앞선 진료실에서의 정서적 지지와 상담이 지속될 경우 치료 순응도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현실은 이러한 개입을 실행할 구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제한점이 있다. 건강보험 수가 체계는 대부분 약물 투여나 시술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임상의의 당뇨병환자에 대한 정신건강 개입 시 보상은 전무하다. 이로 인해 당뇨병환자를 진료하는 많은 임상의는 의학적 필요성을 인식하더라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에 직면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신건강 개입을 포함하는 포괄적 당뇨병관리 모델이 필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시범사업, 제도적 지원, 교육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 정신건강 관리에 참여하는 의료기관과 담당자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 성과 기반 보상 시스템, 정신건강 연계 프로세스를 포함한 포괄수가제 시범 적용 등 구체적 제안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일선 병원 및 1차의료기관에서 활용 가능한 표준 프로토콜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정신건강 자원과의 연계를 촉진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정신건강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낙인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지원 강화에 대한 캠페인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만성질환 등록관리사업은 주로 고혈압과 당뇨병의 혈압·혈당 관리에 국한되어 있으며, 정신건강 항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향후에는 당뇨병 등록군 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정신건강 선별검사 항목을 추가하고, 필요한 경우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후속 연계가 가능하도록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디지털 헬스 기술을 활용한 원격 모니터링 기반 조기 경고 시스템이 유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이나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통해 자가보고 기반의 심리 상태 추적, 수면 패턴 변화 감지, 스트레스 지표 파악 등이 가능하며, 비정상적 변화를 감지할 경우 의료진 또는 가족에게 자동 알림이 전송되는 구조로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접근성이 낮은 농어촌 지역이나 노인 단독 가구 등에서 특히 유효하다.

결론

당뇨병환자들의 자살 위험은 일반 인구에 비해 현저히 높으며, 이는 완치가 어려운 질병의 특성과 장기적인 치료 부담, 경제적 어려움, 정신건강 문제 등 다양한 요인에 기인한다. 당뇨병환자의 자살 위험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유병기간이 2∼9년 사이일 때, 우울증이 동반될 때 더욱 증가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뇨병 치료에 정신건강 관리를 통합하고, 사회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며,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당뇨병환자의 자살 예방은 의료적 접근만으로는 불충분하며, 포괄적인 사회적 지원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당뇨병환자들이 사회적 차별 없이 질병을 관리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과 함께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이를 위해 임상의, 의학 연구, 지역사회,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통합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당뇨병 진료의 중심에는 환자의 삶과 존엄이 있어야 하며, 정신건강이라는 ‘보이지 않는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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