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Objective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influence of the local Vietnamese government initiative, the ‘invisible healthcare system’, on the activities of Organization A, which focuses on oral health projects.
Methods
Since 2000, Organization A has conducted preventive care and oral health-focused activities in central Vietnam, with formal and informal interventions from local Vietnamese governments. This study conducts an in-depth analysis of the relationship between local Vietnamese governments and oversea non-government organizations (NGOs) from the perspective of the recipient country.
Results
First, the initial step involves aligning intentions with the local Vietnamese government through negotiations, such as reaching agreements on the operation of oral health programs. Second, efforts should be made to understand the implicit aspects of Vietnamese policies regarding oversea NGO activities. For instance, it can be the People’s Aid Coordination Committee (PACCOM), which has a policy to manage oversea NGOs. The policies of PACCOM inherently reflect an ‘invisible healthcare system’ and a ‘nationalist-oriented character’.
한국의 해외원조활동은 1990년대 들어 원조공여국으로 전환하게 되면서 양적으로도 확대된다1). 치과계 역시 많은 해외의료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해외봉사사업은 양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어냈지만 2008-2009년 경기침체로 인해 지원자 수가 감소하면서 질적 성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2).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무관하게 바라봐야 할 양적성장과 질적 성장을 대립되는 개념으로 파악하고, NGO 활동을 한국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성장’ 담론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현지 중심적 사고가 필요하다. 해외 NGO 활동을 현지에서 통제하면서 활동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정부와의 관계는 이를 파악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이다. 해외 활동은 공식적인 의료체계에 속하지 않은 한국 NGO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현지 지방정부의 행정적 절차를 통과하고 그들의 통제를 따라야만 가능하다. 해외 NGO는 ‘보이지 않는 의료체계’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국과는 다른 정치체계, 문화, 그리고 관행을 가지는 현지 지방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이를 통해 해외 NGO는 갈등과 합의라는 과정을 거쳐 현지에서 활동을 수행한다. 이러한 과정이 한국 NGO 관점에서는 맥락에 따라 관료적, 불합리적, 그리고 자국 이기주의적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문화상대주의적인 관점에서 고려해야만 할 지점이다.
본 논문은 ‘해외의료 NGO활동에서 현지 지방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본 논문에서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베트남 중부지역에서 예방과 지속유지관점으로 치과진료를 수행한 A 단체의 사례를 검토한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의료체계의 틀은 갖추어져 있다. 베트남은 1차 의료시설, 즉 사(Xã, Commune)급 단위의 보건소를 중심으로 예방 및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다3). 지역마다 보건소가 존재하며 담당 공무원도 파견되어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시스템을 채울 자본과 인력이 부족하다. 본 논문에서는 이를 베트남 의료의 특징으로 정리한다.
베트남에서의 해외 NGO 활동은 시스템이 질적, 양적으로 내용을 채울 때까지 빈자리를 채워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향을 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베트남이 원하는 의료체계의 목표를 갖출 때까지 시간을 버는 차원에서의 활동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를 베트남에서의 해외 NGO 활동의 특징이라고 정리한다.
진료를 처음 시작한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A 단체활동에 개입하는 지방정부의 방침은 비공식적에서 공식적으로 변한다. 예를 들면, 베트남 현지 사무소개설, 상근자고용, 현지 사무실설립, 정규통역선발, 베트남에서 인정된 진료물품사용 등이다. 이는 해외 NGO관리주체가 베트남 외교부로 이전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2016년부터 시행된 해외 NGO 단체를 관리하는 파콤(PACCOM: People’s Aid Coordination Committee)이 분기점 역할을 했다. 본 논문에서는 파콤을 기준으로 A 단체 활동을 3가지 시기, 4가지 항목을 통해 분석했다.
A 단체진료는 베트남 중부지역 꽝응아이성(Quảng Ngãi province: 4년), 빈딘성(Bình Định province: 5년), 꽝남성(Quảng Nam province: 4년), 푸옌성(Phú Yên province: 3년)을 거친 이후 2016년부터는 꽝남성에 정착한다. A 단체 진료방향은 3개의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2000-2007년)는 의료활동 시작 단계이다. 두 번째(2008-2015년)는 내부 판단에 의해 진료의 관점을 바꾸고 이를 현지에 적용시킨 기간이다. 세 번째(2016-2024년)는 파콤에 기반 한 베트남 중앙정부의 NGO 활동에 대한 개입이 극대화된 시기이다.
본 논문은 각 시기를 ‘진료관점’, ‘사전준비’, ‘베트남의 해외 NGO 정책’, ‘진료수행과정’의 관점으로 살핀다. 진료관점 항목은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진료 자체의 관점이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 진료에 대한 접근이다. 셋째, 현지 의료체계와 결합하는 방식과 정도이다. 사전준비 항목은 진료를 위해 베트남 당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모습이다. 진료수행과정에 관한 항목은 미리 정해놓은 원칙과 방식이 현장에서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정책에 따라 진료의 주체가 어떤 변화를 경험했는지에 관한 사항이다.
위의 분석 관점을 통해 A 단체 활동에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1) 베트남 지방정부가 어떻게 개입했고, 2) A 단체는 어떻게 반응했고, 3) 이러한 상황이 A 단체 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서술하고자 한다.
베트남전쟁에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을 추모할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인 A 단체는 2000년부터 2024년까지 베트남 중부지방에서 20번의 진료활동을 수행했다. 진료활동과 더불어 전쟁관련 위령비, 증오비를 참배하고 생존자를 만나는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A 단체의 진료는 치과 및 한방으로 나뉜다. 한국 측 참가자는 치과의사, 한의사, 치위생사, 간호조무사, 치대 및 한의대 학생, 그리고 일반인으로 구성된다. 베트남 측 참가자는 베트남인 통역(호치민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 다낭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 한국어학과 졸업생, 후에 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 그리고 한국과 사업을 하는 일반인) 등으로 구성되었다. 진료기간은 8박 9일이며 이 중 4일 또는 5일이 의료활동 기간이다. 우기를 피하기 위해 매년 3월 중순 활동을 한다.
본 논문은 A 단체가 작성한 문헌조사와 연구자의 참여관찰을 통한 질적연구방식을 취했다(Table 1). A 단체는 2000년 첫 진료부터 가장 최근의 2024년 진료까지 환자 인원을 비롯하여 준비회의 및 현지회의를 기록했다. 또한 A 단체는 ‘시뮬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진료시작 전 8박 9일 일정을 시간별 행사별로 정리했다. 그리고 진료가 끝난 후 실제 기록과 비교하여 평가에 이용했다. 실제 기록은 기록 담당자를 따로 두어 정리했다. A 단체는 1회의 진료를 위해 9개의 문서를 만들었다(A 단체 일상사업 문서는 제외 예를 들면, 총회 자료집, 외교부 보고문서).
8번째 작성 문서인 평가회 자료집에는 총무의 총평, 진료부장의 진료결과 및 평가 및 일반참가자의 평가에 관한 기록이 담겨있다. 여기에는 진료당시 상황과 준비과정의 어려움 등이 모두 기재되어 있다. Table 2의 문서를 모두 정리하여 A 단체는 2023년 ‘창립 20주년 백서’를 발간하였다.
연구자는 본 연구를 위해 위와 같은 문서와 참여관찰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이용하였다. 자료를 통해 연구자가 기록 이면의 흐름에서 분석지점으로 삼은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NGO를 대하는 베트남 지방정부의 공식, 비공식 태도에 대한 기술과 이에 대응하는 A 단체의 태도이다. 둘째, 베트남 개별주체인 통역학생, 주민, 지방정부가 베트남 지방정부 또는 중앙정부 정책에 따라 A 단체 활동에서 나타난 변화의 모습이다. 셋째, 베트남 지방정부의 정책에 따라 변화된 A 단체 활동이다. 이러한 조사 방향은 베트남 정부의 정치적 수사에 내재된 의미를 파악하여 해외 NGO가 현지 활동에 있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A 단체가 치과진료를 위해 접촉해야만 했던 베트남 지방정부의 부서는 인민위원회, 우정연합회, 외교청, 교육청, 교육투자청, 현, 싸의 인민위원회이다. 이들과의 회의는 의전에 관한 양식이 있을 정도로 공식적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태도 이면에는 비공식적 태도가 숨어있다. 이러한 양면성은 사회주의 체제인 베트남 지방정부 관료들과의 접촉에서 한국 NGO가 의료를 제공하는 입장이고 베트남은 받는 입장이라고 단순히 규정하고 일방적으로 접근할 수 없게 만든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체제가 다른 만큼 행정적인 일처리 방식이나 사무적인 결정에 있어 우리와 다르다. 관료적인 부분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그들의 자존심이 완고해 보일 때도 있었다. 가난한 그들의 여건상 많은 부분을 도움요청 하다가도 진혼제나 주민 접촉 부분에서는 대단히 완고하게 대응한다. 물론 명분은 외국인의 신변안전을 내세우고 있다. 또 책임소재에 대해 대단히 민감한 듯하다.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각자 담당부분에 있어서는 발언권이 강하게 보였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은 반드시 상부의 결정이 있어야 가능했다(선띤현 주석은 답사 때 매우 인상 깊은 인물이었으나 MBC 다큐 촬영팀의 협조요청 거절 이후 우리 팀의 방문기간 내에도 결코 만날 수가 없었다).” 2000년(1기) 진료단 평가 중에서(출처: A 단체 백서)
‘사회주의 특징’으로 포장된 ‘인맥관계’이다. 이는 베트남 지방정부와의 관계에서 ‘관행’과 ‘부패’의 혼동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면, ‘현금무상지원’ 사례이다. A 단체는 1기(2000년)와 2기(2001년) 진료 때 구순구개열 환자의 수술비 지원을 현금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지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려지지 않았고 A 단체에게 베트남 지방정부가 알려주지도 않았다. A 단체는 3기(2002년)에 현금지원을 중단한다. 그런데 갑자기 꽝응아이성 빈선현 의료청으로 계획되어 있던 2003년 4기 진료를 진료준비 미비를 이유로 베트남 지방정부는 거부한다. 베트남 지방정부의 부패가 진료의 틀을 갖추기 위한 전략 수립 시 고려대상으로 등장한 셈이다4).
진료허가를 위한 공문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베트남이 마음만 먹는다면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진료를 막을 수 있다. 예를 들어 Table 3은 꽝남성에 보내는 진료허가 공문의 흐름이다.
암묵적으로는 서열이 높은 기관에서 결정하면 허가가 나오지만 거부하려고 하면 진료승인과정에 존재하는 모든 관청이 찬성을 해야만 하는 구조를 이용하여 베트남 지방정부가 노골적으로 반대를 하지 않더라도 정치적 수사를 만들어 해외 NGO를 압박하기 좋은 구조이다. 꽝응아이성의 경험은 A 단체로 하여금 Table 4처럼 베트남 지방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공식적인 틀에서 지방정부와 관계를 맺고자 하는 노력 이외에 ‘보이지 않는 관행’을 감안해야 할 필요성을 A 단체는 경험한다. 다음과 같은 3가지 사례가 여기에 해당된다.
첫째, ‘OOOO’ 강연 무산이다. A 단체는 진료회의, 베트남 저명인사 초대강연, 생존자 증언 듣기, 자체 세미나 등의 저녁행사를 갖는다. A 단체는 2008년 베트남 여성작가 OOOO를 초대했다. 하지만 행사는 베트남 지방정부의 요청으로 무산되었다. OOOO는 메콩강 일대의 여성들의 비참한 삶을 고발한 작품을 써서 베트남 당국에게 ‘반정부인사’처럼 여겨진 상태였다. 진료단이 머무는 숙소에서 저녁에 강연을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는데 베트남 지방정부의 공안은 이걸 문제 삼았다. 내부 강연이 아닌 대중집회처럼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강연 취소를 요구했다.
둘째, ‘자유’ 발언이다. 2009년 진료 후 세미나에서 베트남 통역학생 OOO은 발언 중 ‘자유’에 대한 발언을 했다. OOO씨는 베트남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설명을 위해 ‘자유’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마침 그 자리에 참석한 베트남 꽝남성 우정연합회 부주석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베트남의 공식문서에 자유라는 말이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북한의 공식명이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해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지 않는 것처럼 베트남에서 ‘자유’라는 발언은 맥락에 따라 체제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셋째, A 단체진료 매년 마지막 날 진료를 도와준 베트남 지방정부 관리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행사인 만찬이다. 만찬은 진료를 함께 진행했다는 의미와 함께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친선을 꾀하려는 목적을 공식적으로 내세우지만, A 단체 입장에서는 진료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도와달라는 의미가 강하다. 만찬에서는 밥만 먹는 게 아니라 양측이 준비한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만찬 전 준비에서는 의전 서열에 따른 자리 배치 및 소개가 통역배치와 더불어 이루어진다. 행사의 마지막에는 한국에서 준비해 간 선물을 개인별 맞춤형으로 전달하고 단체 사진을 찍는 걸로 마무리한다. Table 5는 2015년 만찬에 대한 평가이다.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 없이’의 한 예는 한국 여성진료단원에 대한 베트남 지방정부 남자 관리들의 스킨쉽이다. A 단체 집행부는 이러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으면서도 단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만남을 위한 행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만찬과 같은 행사는 지방정부와의 접촉이 단순히 진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행과 비공식적 태도를 이해하고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진료를 수행함에 있어서 베트남 지방정부에게 A 단체의 의도를 납득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빈딘성에서 시작한 구체성이 담겨있고 사후보고체계를 갖추기로 한 ‘구강보건교육프로그램 지원(2008년)’이다.
“...‘구강보건예방프로그램’ 또한 ‘따이선현의료센터’의 예방 담당 부센터장이 프로그램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있었으며 개선점과 향후 방향 등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아서 이후 진행 또한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07년(8기) 진료 후 평가 중에서(출처: A 단체 백서)
베트남 지방정부와 A 단체가 의도와 행동을 서로 일치시키기를 본격화한 해는 2009년(10기)이다. 2007년의 경험 때문이었다. A 단체는 일회성 진료의 한계를 상설진료와 같은 방식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2007년 한의사파견사업을 통해 실현가능성의 문제를 떠나 베트남 지방정부와 A 단체 모두 장기적인 체계에 따라 이루어지는 진료를 원한다는 점에서 일치된 입장을 확인한다.
2009년 A 단체는 진료지역을 꽝남성으로 옮겨 학생들에 대한 구강보건사업에 집중한다. 기존의 성인진료에서 학생들 대상의 구강보건사업으로 활동이 변화하면서 지방정부와의 협력은 강화되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학생들을 진료시간에 맞춰 진료공간에 이동시키기 위해 수업시간을 조정하고 학부모에게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꽝남성 지방정부는 성인진료를 하지 않는 A 단체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했지만, 이면에는 늘어난 행정업무에 대해 불만이 느껴졌다. 관계자들의 협조도가 좋았던 것으로 평가되는 2010년(11기) 평가를 보면 양측이 의도를 일치시키는 과정의 이면의 모습이 나타난다.
“...현지에서의 충분한 협조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추후 보강조사를 위하여 꽝남성 측에 전담자를 추천해 줄 것을 요구해 놓은 상태이므로 올해는 내년에 보건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준비가 필요로 합니다. 꽝남성 측이 상당히 우호적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요구가 시설이나 장비 등 재정적 뒷받침이 큰 부분들에 대한 요구이기에 한계가 있으며...” 2010년(11기) 진료 후 평가 중에서(출처: A 단체 백서)
이는 베트남 지방정부와 의도를 일치시키는 과정이다. 여기에서는 ‘할 수 있는 부분’과 ‘실질적인 도움’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암묵적인 동의와 합의의 모습이 관찰된다.
2016년부터 A 단체 활동은 이전의 베트남 지방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중앙정부에서 관리하는 파콤에 영향을 받는다. 이때부터 베트남 지방정부의 역할이 축소된다. 베트남 정부지침에 따라 A 단체는 파콤허가를 받은 C 단체에 의료활동을 기재하여 파콤을 위한 지위를 획득한다.
파콤을 정리하면 ‘베트남에서 NGO 활동을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이다.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내포되어 있다. 첫째, ‘시혜적 성격의 NGO활동을 베트남은 바라지 않는다’이다. 둘째, ‘질 낮은 NGO 활동은 베트남에서 할 수 없다’이다. ‘파콤설립조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Table 6, 7).
심사기간은 26일로 규정되어 있고 주무관청이 베트남 외교부인 파콤 허가는 분명한 자격 조건과 베트남에 이익이 되는 지에 대해 철저히 검증한다. Table 8은 서류 심사과정이다.
A 단체는 2021년 코로나 기간 C 단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파콤 허가를 받기로 결정한다. A 단체는 Table 9의 과정을 거쳐 2023년 파콤등록증을 받는다. 서류심사 과정에서 베트남 중앙정부는 자국중심주의로 움직인다는 점이 확인된다. A 단체와 겹치는 사업을 진행하던 C 단체는 사업의 상당수가 베트남에서 허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A 단체는 베트남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허가해 주었다고 실무자들은 판단했다. 베트남 담당자는 이러한 이유로 C 단체와의 연관성을 기재함은 A 단체가 파콤허가를 받는 데 유리하지 못함을 우회적으로 지적한다.
이전에 자유롭게 활동하던 통역 또한 등록대상이 되었다. 파콤체제 이후 영어통역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만 진료가 승인되었다. A 단체는 통역에 참여한 베트남 학생 출신을 섭외하여 현지에서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돕는 과정을 만든다.
파콤은 베트남에서의 해외 NGO 활동이 공여국단체의 ‘의지’의 문제에서 베트남 중앙정부의 ‘허가’의 문제로 넘어갔음을 의미한다. 허가를 위해 과거에 없던 절차인 재료 및 장비 증빙 및 의료인 신원증명이 필수가 되었다. 공식적으로 베트남에서 일회성, 단발성 진료에 담겨있는 시혜 차원에서의 접근이 어려워졌다는 걸 뜻한다. 파콤으로 인한 변화는 Table 10에 수록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어떤 의료체계도 속해있지 않던 해외 NGO의 의료활동이 파콤이라는 체계 속에서 움직이게 되었다. 오랫동안 베트남이 해외 NGO를 접한 경험이 파콤에 집약되어 있다. 또한 A 단체의 상대가 베트남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로 바뀌었고 해외NGO 활동을 자신들의 규칙 범주에 국한시켰다.
파콤은 두 가지 이유로 ‘진료준비의 현지화’에 영향을 미쳤다. 첫째, 장기적인 진료관점에 적합한 구강보건사업에 기반을 둔 진료관점변화이다. 한국 내 단체들끼리 해외 의료활동을 하면서 장비를 ‘품앗이’하는 과정에 내재해 있는 경제논리 극복노력은 파콤 체제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몇 년 동안 학생들의 예방진료를 통해 비록 일회성의 해외진료이지만 진료의 성과를 인식한 까닭으로 진료장비를 현지에 구입 보관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감염관리를 위한 오토클레이브를 갖추는 등 진료장비와 진료재료준비의 진전이 일어난다. 비록 이는 파콤 이전의 결정이긴 하지만 파콤으로 인한 해외 NGO에 대한 베트남의 규제가 이를 촉진시켰다.
둘째, 공항통과 간소화이다. 초기 진료에서 A 단체는 장비와 재료를 현지에서 준비하지 못한 까닭에 많은 짐을 가지고 베트남에 가야만 했지만, 통관의 어려움은 없었다.
“...귀국할 때 가지고 나갔던 기계임을 확인받기 위해 출국시 세관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시엔 기계와 기구, 재료로 나누어 목록을 제출하여야 하고 세관은 주로 기계류에 한정해서 특히 치과용 체어정도만 확인하고 싶어했다.” 2001년 진료 평가서 중에서(출처: A 단체 백서)
A 단체는 지방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장비와 재료를 쉽게 통과시켜주기 위한 ‘세관협조공문’이라는 행정절차를 만든다.
“공무비자 발급은 매우 중요하며 이 비자가 사실 많은 사소한 업무들을 별 문제없이 처리해 주었다. 국제공항 통과 시 공무비자는 거의 완벽하게 힘을 발휘하였다. 공무비자 발급 시 가장 난점은 사전에 이름, 직위, 여권번호가 완벽해야 하고, 또 먼저 말한 의약품 및 장비가 변경 불가능한 상태로 확정된 다음에야 발급된다는 점이다...(중략)...” 2000년 1기 진료단 평가서 중에서(출처: A 단체 백서)
장비와 재료준비의 진전과는 달리 세관협조공문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진행하던 통관은 점점 어려워졌다. 초기 진료단처럼 기계류에 한정하지 않고 물품리스트 모든 항목에 관한 사항이 베트남어로 번역된 공문처리가 되어야만 했다. 베트남 측은 Table 11처럼 지속적으로 수정을 요구했다. 베트남어를 감수해 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도 통관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았다.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A 단체와 협상하던 시기가 지나고 파콤으로 인해 중앙정부가 A 단체를 관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방정부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도 함께 담겨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진료가 중단된 시기 A 단체는 1만 불의 성금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A 단체가 파콤에 아직 가입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들어 거부한다. 진료 초기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구개구순열 지원금 사례와 비교해보면 지방정부의 권한이 축소되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 측의 태도는 A 단체로 하여금 두 가지 사항을 깨닫게 했다. 첫째, 과거 A 단체와 지방정부가 정치적관계로 해결하던 부분이 파콤의 등장으로 인해 중앙정부의 영역으로 이관되었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후에 언급되어질 ‘진료준비의 현지화’에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A 단체 입장에서 ‘베트남화’는 진료주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A 단체의 활동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두 가지 있다. 첫째, 장비 및 재료의 현지 업체 이용이다. 둘째, 진료단 프로그램 준비와 평가에 대한 통역의 역할 변화이다.
A 단체는 2016년부터 꽝남에 정착한다. 진료방침은 ‘한 명의 중학교 1학년 학생을 3년 동안 예방진료한다’이다. A 단체는 베트남에서는 해외 NGO들과 현지 의료인들의 의료활동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등장한 치과장비 대여업체를 이용한다. 함께 진료를 수행한 대여업체는 그들의 활동을 Table 12와 같이 평가한다.
그런데 진료장비 대여업체는 베트남 지방정부에서 ‘통관과 공문작성의 어려움은 모두 피할 수 있다’면서 A 단체를 소개시켜주었다. 점점 베트남에서의 해외진료는 인력과 시스템만을 요구하고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이와 같은 모습은 원조에 의지해 국내 경제기반을 무너뜨렸다고 평가되는 아프리카의 원조사업과 대비된다5).
통역의 역할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역은 단순한 언어 전달자에서 진료단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평가하는 주체가 되었다. 초기 진료에서는 통역학생들을 위한 자료가 준비되지 않았지만 2005년 진료부터는 이들을 위한 교육이 따로 추가되었다(Table 13).
진료가 끝난 후 진행되는 평가에서 베트남인 통역은 가감 없이 진료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 한다. 치과와 같이 진행되는 한의과진료에서 통역활동을 한 OO씨는 다음과 같이 진료를 평가했다.
“...미리 잡아서 더 많은 환자들이 오면 통보된 시간에 치료받은 환자들이 왔어도 진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몇 분 그냥 집에 돌아가고 치료를 못 받았습니다. 이것은 좀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날에 비슷한 경우가 생겨서 그때 저랑 통역원들이 협조해서 각 부서에 빠르게 독촉해서 진행하여 환자들이 다 치료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돈이 없고 병도 많이 걸어서 먼 곳에서 보건소까지 걸어서 치료 받기 위해서 일찍 출발했습니다. 근데 치료 못 받고 그냥 집에 돌아가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저랑 통역한 사람들이랑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아마 한국 의사 선생님들이 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근데 우리 진료단 이미지를 나쁘게 보이지 않도록 그렇게 노력했습니다... 마지막 날에 한의 선생님이 갑자기 없고 남은 2분만 치료하니까 더 바빴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주의하고 책임있게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2024년(22기) 진료단 통역참가자 OO O OO(출처: A 단체 2024년 평가회 자료집: 베트남어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자료집에 넣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미가 불명확한 부분 연구자 재정리)
해외의료활동이 시혜적 접근이 아닌 공동의 목표를 향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베트남인 통역이 은연중에 보여주고 있다. 호치민대학 출신들 통역은 졸업 후 회사에 취업을 한 상태에서 꾸준히 진료단에 참여하면서 진료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베트남인 통역이 준비주체로 나서면서 사전교육은 초기보다 강화된다. 이는 자체적으로 기획한 교육을 통해 통역참가자가 자발적으로 진료에 참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OOO씨는 호치민대학교 한국어학과 4학년 학생으로 2024년 진료에 참여하였다.
“ ....(중략)...처음에는 그냥 힘듦과 졸림을 느꼈습니다... 근데 화요일 때 어느 학생이 저한테 “언니 왜 이런 한국 사람들 우리 학교에서 치료를 해요?”라고 물었습니다. “아 여기 학생들 나이 아직 적어서 모르구나. 근데 나중에 학살에 대해 알게 되면 지금 한국 의사선생님이 아주 따뜻하게 진료해 준 모습을 생각이 날 것 같아. 그럼 애기들은 나처럼 한국을 미워하지 않겠다” 그런 생각이 제 머리에서 떠올랐고 저도 많은 것들 깨달았습니다. 그 질문 후에 통역할 때, 의사선생님이 일하는 게 지켜볼 때 단순히 치과 치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대에 한국 사람들 옛날에 전쟁 때 한국의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보충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전 그 때 의사선생님들의 사소한 행동에서 베트남과 화해하고 있는 노력을 보았고...“
2024년 진료 참가자 호치민 대학 한국어과 학생 OOO씨(출처: A 단체 2024년 평가회 자료집: 베트남어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자료집에 넣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미가 불명확한 부분 연구자 재정리)
통역모집과정은 단순한 사람을 뽑는 것만이 아닌 ‘절차를 통한 모집’을 통해 활동의 동기와 의도를 공유하는 교육이 되었다. 한국인은 참관인 정도의 역할만 하고 모집, 면접, 합류결정을 베트남인 준비주체가 담당했다. 이들은 면담과 이력서 검토를 통해 이들의 자발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위해 진료 전 계획된 ‘4번의 교육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진료단에 참여할 수 없다’라는 규칙도 만들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역의 역할은 단순참가자에서 준비주체로 변화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는 파콤에서 요구한 조건이다. 파콤 허가조건에는 ‘베트남에 사무실이 있고 여기에 상근자가 근무해야만 한다’가 있다. 파콤 조건에 맞춰 A 단체에서 고용한 상근자는 예전 단순 통역을 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통역교육을 담당했다. 이러한 상황변화는 베트남인으로 구성된 통역들이 스스로를 진료에 수동적 참여가 아닌 능동적 참여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해외 보건사업 지원의 경우 인도주의적 활동과 공적개발원조 개념이 혼재되어 있다. 예를 들어, ‘국경없는 의사회’와 ‘KOICA’이다. A 단체는 정부지원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국경없는 의사회와 비슷하다. 반면 활동의 동기가 베트남전쟁의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을 추모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저개발국가 지원의 의미를 갖는 코이카와 목적 면에서는 다르지만 대상 주민들은 비슷하다. 이런 전제는 NGO 활동 단체의 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관계 및 효과에 관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
첫째, 해외 활동 단체가 행하는 원조의 동기이다. 원조는 목적 없이 당연하게 이루어져야 할 ‘의무’라고 인식하는 주장이 있다. 피터싱어는 선행의 의무를 들어 해외원조활동의 정당성을 주장한다6). 피터싱어와 다르지만 존 롤스의 ‘최소수혜자 최우선 배려’ 주장 역시 원조의 철학적 기반이 된다7,8). Lee9)는 제 3세계 국가에 대한 의무를 내포하고 있는 세계시민주의를 해외원조의 철학적 기반으로 설명한다. Lee10)는 목적 없는 원조의 이유에 대한 사례로서 구조적 모순 또는 긴급한 위험에 대해 국경없는 의사회의 철학적 배경인 ‘상프롱티에리즘’에 대해 설명한다. Park11), Son12), Kim13)의 연구도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종교봉사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14)과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연구를 통해 ‘시혜적 접근에서 전략적 선택으로’ 해외활동이 진행되고 있음을 밝힌 연구15)는 ‘의무’와는 다른 ‘원조목적’에 관한 해석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의무가 아닌 목적을 띤 해외원조활동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 Cho16), Kwon17)은 대학생봉사활동, 기업원조활동의 증가를 통해 나타나는 봉사활동의 상품화, 봉사여행 등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들은 해외활동이 현지 주민들을 위해서는 동기부터 ‘의무’로부터 시작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철학적 기반 없이 단순히 저개발국가의 발전을 위한 ‘봉사’차원으로 진행하는 활동에서 나타나는 관점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국내에서 NGO 활동에 관여하는 이들과의 ‘관계’에 관한 연구이다. 해외활동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이들과의 접촉을 통해 구체화된다. 따라서 정부지원을 전제로 한 NGO 활동에서 정부기관, NGO 사이의 네트워크 강화가 요구된다18). 이러한 맥락으로 Hong19)은 공여국 정부와 민간의 거버넌스 구축을 중심으로 논의를 펼친다. 네덜란드에서의 개발원조와 관련한 정부-NGO파트너쉽에 관한 사례20) 역시 보건의료지원에서 지방정부의 관계에서 참조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적 맥락에서 해외활동을 바라보는 관점은 활동 당사자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21-24). 하지만 공여국 중심의 평가25,26)는 정부지원 없이 진행되는 한국의 민간 NGO들의 해외의료활동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예를 들어, 해당국 지방정부의 ‘부패’ 문제이다27). 지방정부와의 관계에서 ‘부패’는 어떻게 NGO가 관리해 나가야 하는가를 나타내는 시금석 역할을 한다.
셋째, 수원국을 중심에 둔 원조효과에 관한 연구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조시스템28)과 더불어 수원국 중심의 해석29)이 필요하다. Cho30)는 원조활동이 수원국 주민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프리카 또는 아이티와 같은 최빈국연구와 같은 맥락을 취한다. 이는 공여국 중심의 원조가 아이티 크리올 돼지들이 사라지게 된 현상처럼 수원국주민에게 득이 되기보다는 해가 되었음을 의미한다31). 이를 극복하고 수원국 주민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지 중심적 접근이 필요하다32,33). 보건의료분야의 최종목표인 지속가능한 지원체계는 이를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34).
수원국 중심의 해석이란 원조활동에 내재해 있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에이즈가 만연하여 지원이 필요했던 아이티에서 이들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가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는데 방해가 되었던 사례가 있다35). 잘못된 수원국 이미지 담론화는 구조적 모순해결보다는 개인의 노력에 의거한 해결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36).
이를 감안한다면 다음과 같은 두 부분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NGO 활동의 ‘동기’이다. 정부 지원 없이 자체역량만을 이용하여 활동하는 NGO를 견인하는 건 단체의 ‘동기’이다. 빈국의 가난한 주민들을 위해 시혜적 입장 또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활동 등 공여국 입장에 치중된 연구로는 이점을 밝히기 힘들다고 생각된다. 둘째, 베트남 개별주체에 관한 면밀하고 구체적 관찰이다. A 단체의 진료는 성인진료에서 구강보건사업과 예방사업 및 지속가능진료의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베트남 지방정부의 행정력의 개입이 극대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A 단체는 베트남 지방정부의 통제를 받으면서도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의 결과를 통해 진료의 방향뿐만 아니라 베트남 지방정부, 통역, 베트남 의료진 그리고 주민들과의 관계 또한 달라졌다. 해외NGO활동 연구에 이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본 연구의 한계는 다음과 같은 2가지이다. 첫째, 통역학생 및 진료단 참가자에 관한 설문조사와 같은 양적 연구는 존재했지만, 지방정부에 관한 양적연구는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조사의 어려움과 실제 경험을 통해 베트남 지방정부의 공식적인 수사와 내재된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트남 지방정부 관리들의 해외 NGO에 관한 태도를 양적으로 조사했다면 좀 더 심층적인 결과를 도출해 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25년간의 활동을 통해 A 단체는 목적을 위해 베트남 개별주체 특히 지방정부와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베트남 지방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목적으로 해외 NGO를 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베트남이 경제성장을 통해 의료자원이 계속 확충되는 모습 속에서 이러한 활동의 지속이 적절하느냐는 의문을 낳는다. 이러한 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 점은 본 연구의 한계로 지적할 만하다. 이는 베트남 내의 의료체계의 질적 수준과 양적 수준을 정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양적검사를 통해 밝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A 단체는 2000-2024년까지 베트남 중부지역에서 예방 및 구강보건사업 중심의 치과치료를 수행하면서 베트남 지방정부의 공식적, 비공식적 개입을 경험한다. A 단체 사례를 통해 해외 NGO가 베트남 활동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베트남의 지방정부의 공식적 비공식적 관행을 파악하고 극복하려는 태도이다. 둘째, 진료에 관계하는 베트남 주체들(베트남 지방정부, 통역, 베트남 의료진, 주민)이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표현과 행동의 이면을 해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고려사항을 전제로 베트남의 해외 NGO 정책에 대응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베트남 지방정부와 협상을 통해 ‘의도’를 일치시키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구강보건프로그램운영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다. 둘째, 베트남의 해외 NGO 활동에 대한 정책 이면을 해석하려는 노력이다. 예를 들면, 해외 NGO를 관리하는 정책인 파콤이다. 파콤은 해외 NGO에 대한 관리가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로 권한이 이양되었음을 뜻한다. 파콤의 성격을 분석하면 ‘보이지 않는 의료체계’, ‘자국중심주의적 성격’ 등이 내재해 있다. 셋째, 베트남에서의 해외 NGO활동은 베트남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공여국의 시혜적 태도를 경계하는 구조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베트남의 공식적인 대응은 상당부분 의료보편성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베트남의 지침은 해외 NGO활동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NGO의 유지를 위한 활동이 아니라 베트남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한 세계시민주의 역할을 위해서는 현지의 이해와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야만 한다. 이는 NGO활동의 ‘현지화’와 ‘베트남화’를 통해 의료공백을 베트남이 자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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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A’ organization activity process and results (2000-2024)
Table 2
Contents of documents prepared by ‘A’ orgarnization
Table 3
Flow of treatment permit official documents (researcher summary)
Table 4
Among evaulation after 2003 4th ‘A’ organization activity was cancelled (source: white paper of ‘A’ organization)
Table 5
Among evaluation of the dinner to 2015 ‘A’ organization activity (source: white paper of ‘A’ organization)
Table 6
Future plans of Group A submitted by PACCOM: ‘A’ organization’s activity added when ‘C’ organization registered its incorporation in Vietnam (2017) (source: white paper of ‘A’ organization)
Table 7
Conditions for establishment of PACCOM (source: white paper of ‘A’ organization)
Table 8
PACCOM’s document screening process (source: white paper of ‘A’ organization)
Table 9
A organization’ s PACCOM registration process (source: white paper of ‘A’ organization)
Table 10
Changes due to PACCOM
Table 11
Among the document to 2016 treatment evaluation (source: white paper of ‘A’ organization)
Table 12
Evaluation of Vietnamese equipment company participants in the 22nd medical group in 2024 (source: group A 2024 Evaluation Meeting Data Book)
Table 13
Among the event document of 2005 (6th) ‘A’ organization launch ceremony (source: white paper of ‘A’ organization)